러 브 인 스 쿨
L o v e I n S c h o o l
- 0 2 -
박지민이 복도에서 한 말이 계속 떠올라 괜히 낯이 뜨거워져 너와 맞추어 걷던 발걸음을 빨리했다.
어릴 때부터 나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입에 물고 있던 것들은 다 망가뜨려놓는 습관이 있었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생기면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나서 나무 막대기를 깨물어 반으로 가른다든지, 지금처럼 빨대를 씹어 지그재그 모양으로 만든다든지. 그렇게 아무 죄 없는 빨대만 꼭꼭 씹으며 걷다 보니 오늘은 이상하게 더 스트레스를 받는 듯 했다. 그렇다고 내가 물어봐도 쟤가 날 안다는 보장도 없으니까 말도 먼저 못 꺼내겠긴한데, 아니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날 모를 수가 있냐고.
그렇게 속으로 박지민은 듣지 못할 화를 내며 걷던 도중 뒤에서 걸어오는 인기척이 없는 것 같아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혹시나 마음속으로 화낸 게 입으로 튀어나왔나 싶어 슬쩍 뒤를 돌아보니 언제부터 멈춰있었던 건지 저쪽 복도에서 웃으며 멈춰있던 발걸음을 내 쪽으로 다시 옮기기 시작하는 박지민이었다.
"와, 김탄소 언제까지 그쪽으로 가나 했네."
"빨리 안 오면 나 먼저 갈 거야."
"그쪽으로 가면 1학년 층인데. 1학년 한 번 더하려고?"
"...아."
"알았으면 빨리 와. 1교시 쌤 무섭다?"
다행히 내가 한 박지민 욕은 못 들은 것 같고, 학교 구조부터 외우든가 해야지... 저만치에 있다 언제 온 건지 내 손에 들려있던 초코우유 통을 들고 가 빨대도 먹을 지경이라며 화장실에 들러 빈 우유곽을 버리고 오는 너였다. 얜 친절한 것도 여전했다.
넌 변한 게 없는데, 나만 너 때문에 모든 게 다시 바뀌려 하는 것 같았다. 생각을 할수록 마음만 복잡해져 이제부터 쓸데없는 생각은 그만하자는 생각에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괜히 내가 예전에 너랑 아는 사이였다며 잘못 아는 척을 했다가는 박지민이랑 어색해질 게 뻔했기 때문이다.
교실까지 도착하는 동안 겨우 마음을 정리했고, 다행히 종이 치기 전이었다. 김태형은 아직도 꿈나라를 펼치는 중인 것 같았다.
김태형은 자게 냅두기로 하고 무의식적으로 교과서를 꺼내려 책상 서랍에 손을 넣었고 텅 비어있는 책상 서랍에 아까 선생님이 한 말이 떠올랐다. 학교 마치면 교과서 받으러 오렴, 이라고 하셨었지...
어떻게 해야 하나 주변을 둘러보는 순간, 선생님이 들어왔고 저 선생님이 박지민이 무섭다고 한 선생님인 것 같았다. 생긴 것부터 약간 깐깐하게 생긴 것 같은데. 책 안 들고 왔다고 뭐라 하면 어떡하지. 전학 첫날이라고 하면 이해해주려나? 아닌데, 박지민이 아까 무섭다고 했는데. 혹여나 선생님이 혼낼까 싶어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눈만 굴리고 있었고, 뭔가 따끔한 게 등을 쿡쿡 찌르는 것 같아 뒤를 돌아보니 박지민이 한 손에 물리책을 들고 있었다.
"너는 안 봐도 돼?"
"나 저 부분 배운 거라 괜찮아. 오늘 피곤해서 빌려주는 거야."
"어, 그래도..."
"고마우면 다음에 부탁 하나만 들어주라."
내가 답을 하기도 전에 뜬금없는 한마디를 하고는 책상으로 엎어지는 박지민이다. 갑자기 무슨 부탁 타령이래. 부탁이 좀 걸리긴 하지만 그래도 빌려준 거니까 일단 고맙게 쓸게? 책도 빌려줬으니 필기는 박지민 책에다 해야겠다.
그렇게 끄적대다 보니 1교시가 끝이 났고, 박지민 덕분에 어찌저찌 1교시는 잘 넘긴 것 같았다. 그리고 뒤를 힐끗 보니 언제 일어난 건지 박지민이 하품을 하며 김태형의 등을 몇 번 치고 있었다. 내 옆에서 김태형이 눈을 비비며 일어나 학교는 벌써 끝난 거냐며 웅얼거렸고, 박지민은 이제 2교시라며 정신부터 챙기라고 했다. 2교시... 면 뭐더라 전공? 잠이 덜 깼는지 혼잣말을 하던 김태형이 '전공'이라는 단어에 즉각 반응하며 악기를 챙겨들었다.
저런 김태형도 중학생 때 자기는 커서 색소포니스트가 될 거라며 그렇게 방방 뛰던 시절이 있었는데. 김태형이나 박지민과 달리 나는 꿈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냥 공부나 하고, 어릴 때부터 엄마 때문에 악기들은 몇 개 다룰 수 있었기에 대회에 나가 상을 타오는 게 일상이었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학교도 옮겨야 했고 마침 오고 싶었던 이 학교도 자리가 남아 오게 된 것이다. 사실 말이 저래서 그렇지 무슨 과든지 대학교만 잘 간다면 더 바랄게 없을 것 같았다.
문득 박지민이 어렸을 때부터 춤을 배울 거라고 그렇게 자랑하던 시절이 떠올랐다. 그럼 박지민은 무용 전공이겠네? 어릴 때는 보여달라고 하면 꼭 성공해서 보여줄 거라며 기다리라더니. 이 약속도 기억을 하는지 모르겠다. 박지민이 무용과가 아닐 확률은 없긴 하지만 그래도 한 번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에 박지민에게 먼저 말을 걸었고,
"지민이 넌 그럼 무슨 전공이야?"
"와, 진짜 몰라?"
박지민의 예상치 못한 물음에 말문이 막혀버렸다. 물어본 건 난데 괜히 내가 당한 것 같은 느낌에 말끝을 흐린 채 서있었다.
"어...?"
"모르는 게 당연하지. 나 현대무용 전공이야."
놀리기에 성공했다는 듯 내 첫 질문에 답을 하며 웃는 박지민이다. 진짜 미안한데 화낼뻔했어, 지민아. 난 진심으로 물어보는 줄 알았는데 쟨 그냥 장난이었다. 입을 앙 다문 채 박지민을 살짝 째려봤고 박지민도 입을 합 다문 채 내 눈치를 보는 듯 했다. 그때 옆에서 말없이 우리를 보던 김태형이 잠이 다 깼는지 이제서야 떠들기 시작했다.
조잘거리던 김태형은 색소폰이 든 큰 케이스를 들고 일어나더니 이내 실기실로 가야 한다며 우리를 재촉했다. 뒤에 말을 덧붙여 자기는 수업시간에 늦는 게 제일 싫다면서 생색을 냈고, 그 말에 내가 습관적으로 반박했다.
중학생 때 맨날 매점 갔다가 늦게 들어와서 혼난 애가 누구더라.
박지민도 내 말을 듣고는 공감한다는 표정으로 김태형을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 우리에 김태형도 멋쩍은 듯 입맛을 다셨고, 화제를 돌리기 위해 나에게 빨리 악기나 챙기라며 손을 내저었다. 내가 책상 오른쪽에 걸려있던 플룻 케이스를 드는 사이 박지민이 김태형에게 무언갈 속닥거린 것 같았다. 그에 몇 번을 말하냐며 걱정 좀 하지 말라고 자길 못 믿냐는 김태형이다.
근데 태형아, 그게 뭔진 모르겠지만 나 같아도 못 믿지 않을까... 내 마음을 읽은 건지 박지민이 너 같으면 믿을 수 있겠냐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때 예비 종이 쳤고 박지민은 늦겠다며 체육복 윗옷을 입더니 반을 나가는 아이들 사이로 급하게 앞문을 나서며 말했다.
"수업 열심히 하고 와."
박지민이 반을 나가고 난 뒤로 아직도 박지민이 내 눈앞에서 나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고, 박지민을 매일마다 볼 수 있다는 건 더더욱 못 믿는 중이다. 박지민이 내가 김탄소라는 걸 알았으면 훨씬 좋겠지만, 박지민이 김태형 친구여서 나에게 말을 걸어준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았다. 김태형과 친구한 뒤로 드디어 고마운 일이 하나 생긴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김태형을 따라온 곳은 2층 복도였다. 나랑 김태형은 음악과고, 박지민은 무용과라 전공수업은 같이 듣지 못한다는 사실에 안심이 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조금 싫기도 했다. 안심이 된다는 소리는 뭐냐면 박지민은 날 처음 봤다고 생각해서 괜히 나만 어색해하는 것 같긴 한데 아무튼 그렇다. 싫다는 소리는 전공실기를 하는 시간 동안은 박지민을 못 본다는 것 때문이다. 그나마 나랑 김태형은 음악과 중에서도 같은 관악기 전공이라 다행이었다.
근데 그 피아노 학원 가면 한 방씩 따로 해놔서 한 명씩 들어가서 연습하잖아. 그냥 피아노 학원 아니야?
김태형에게 한 마디를 하자 내가 반응하기를 기다렸다는 듯 보였다. 지금 내가 서있는 2층 복도에 있는 모든 교실이 다 음악실이라고 생각하니 신기해 헉 소리를 낸 나와 달리 김태형은 매일 오는 학교라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했다.
그러게 내가 말해찌, 우리 학교 대따 크다니까? 옆에서 손가락까지 하나씩 접어가며 자랑거리를 주절주절 나열하는 김태형이다.
"학교에 본관이 있고 실습관이 있는데, 본관은 교실이랑 강당, 급식실 이런 게 있고."
"실습관은 총 3층으로 1층이 무용과, 2층이 음악과, 3층이 미술과라서 우리는 항상 2층만 쓰고."
"아 맞아. 제일 큰 문이 있는 곳이 단체 합주나 실기고사를 볼 때 쓰는 단체실이고."
"저기 니가 피아노 학원 같다고 한 여기서부터 저기까지는 개인 레슨 아니면 조별 활동 등등을 할 때 쓰는..."
...그래, 태형아 니말이 다 맞아... 이거 다 듣다가는 오늘 밤샐 것 같아. 그래서 어디로 들어가면 된다고...? 또 뭔가를 말하려는 김태형의 말을 칼같이 자른 내가 지친 듯 물었고 김태형이 나중에 더 말해주겠다며 나를 단체 실기실로 이끌었다. 이미 지금이 2학년을 시작하고도 훨씬 지난 2학기라 이 학교에서 2년 반 정도를 전문적으로 배운 애들이랑은 실력 차이가 많이 날 것 같아 살짝 걱정도 되었다. 내가 앉아있는 이 음악 실기실이라는 곳이 아직까지 어색해 마냥 낯설게만 느껴져 주머니에 있던 박지민이 준 핫팩을 한 번 쥐었다 폈다.
그렇게 단체 실기실로 발을 들이자 선생님이 세 분 계셨고 몇몇 익숙한 얼굴들에 이어 처음 보는 얼굴도 많았다. 그에 거의 모든 아이들이 나와 김태형을 쳐다봤고, 김태형은 낯을 가리지 않아 친화력이 좋은 성격 때문인지 잘생긴 얼굴 처음 보냐며 아이들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분산시켜주었다.
...아, 전공실기는 2학년 음악과 애들이랑 다 공통 시간인 거구나. 김태형 말에 선생님께서 그건 절대 아니라며 말을 받아쳤고 김태형을 따라 빈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들어보니까, 이제 거의 두 달 정도만 있으면 축제라서 축제 때 합주할 곡을 연습한다고 하셨다. 아마 내가 오기 전에 곡은 다 정해져 아이들은 악보까지 다 받은 상태인 것 같았다. 그렇게 악보 몇 장을 나에게 주고는 개인별로 하던 친구끼리 하던 개인 실로 들어가서 연습을 하라며 나가셨다.
아이들이 친해 보이는 아이들끼리 무리 지어 나가고, 나도 김태형과 함께 악기를 든 채 개인실로 가 앉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피아노 학원 같단 말이야. 천장 쪽을 두리번거리다 생수병을 들어 물을 마시는데 김태형이 말을 걸어왔고, 또 이상한 말을 할게 뻔해 대충 무시하며 물을 마시기로 했다.
"야아, 탄소!"
"솔직히 말해라, 너. 박지민이랑 뭐 있지."
"... 켁."
"헐, 야 괜찮냐."
"... 케헥, 그러게 그런 걸 갑자기 왜 물어서..."
예상치도 못한 질문에 당황해 먹던 물에 사레가 들려버린 나였다. 심하게 들린 건지 코끝이 찡했다. 분명 박지민이랑 김탄소 사이에 뭔가 있다며 확신을 하는 김태형이었고, 나는 대충 아니라며 손사래를 친 뒤 상황을 마무리했다. 그런데도 태형 레이더가 반응했다며 내 말을 못 믿겠다는 듯 나를 째려보며 웅얼댔다. 확신을 주기 위해 진짜 아니라며 목소리 톤을 높여 말했고 김태형도 알았다는 듯 눈빛을 고쳐잡았다. 잠시 뭔가를 생각하는 것 같더니 학교 얘기를 마저 해주겠다며 입을 떼는 김태형이다.
그러니까 우리 학교를 대표하는 두 가지 중 첫 번째가 축제, 두 번째가 전공 우수자들만 무대에 설 수 있는 연말 공연이라고 한다. 축제에는 학교 학생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다 무대에 서는데 학교에서 전공 시간에 준비하는 내용은 필수라고 했다. 그리고 연말 공연이라는 게 원탑이라며 몇 번을 강조했다.
연말 공연이 뭐냐면, 학교에서 홀까지 빌려 학교에서 전공 실기 점수가 높은 무용과, 음악과 학생들만 무대에 설 수 있는 특혜를 주는 거라고 한다. 개인으로도 무대에 내보내준다니까 다들 나가고 싶어 할 것 같았다. 거기다가 외부인들도 와서 볼 수 있어 제일 큰 공연이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얘기를 하다 김태형도 지친 건지 박지민을 보러 가자고 했다.
근데 지금 수업시간 아니야? 슬쩍 폰 화면을 한 번 보고는 조금 있다 가자고 하자 어차피 있어도 연습 안 할 거 아니냐며 나갈 준비를 했다. 아니, 그건 맞는데... 의식의 흐름대로 내가 인정을 하자 원래 수업시간에 몰래 돌아다니는 게 소소한 재미라며 당당하게 문을 열어 나가버리는 김태형이다.
나도 여기서 김태형과 단둘이 있는 것보단 박지민을 보러 가는 게 나을 것 같았고, 앞장서 가는 김태형을 따라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1층 무용실이었다. 무용실도 개인 연습실이랑 단체 연습실이 따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여기는 단체 연습실 같았다. 망설임도 없이 문을 여는 김태형에 막 열어도 괜찮냐며 옆에서 안절부절못하는 나였고 열린 문 사이로 빼꼼 고개를 내밀었더니 연습하는 아이들 몇 명이 있었다.
"여기서 선생님한테 모여서 레슨받는 애들은 거의 연말 공연 나가는 거라고 보면 돼."
"저기 박지민도 있다?"
김태형 말대로 거울 바로 앞쪽에 박지민이 서서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나와 김태형이 있던 개인 연습실과는 달리 무용실은 열기가 가득했다. 아무래도 움직이는 활동인데다가 열심히 하는 아이들이라 더 그런 것 같았다. 김태형은 학교에서 안 친한 사람이 있긴 한 건지 전공 시간 아니냐며 빨리 들어가라는 무용선생님의 성화에 선생님이 보고 싶어서 온 거라며 칭얼대기 바빴다. 그에 선생님에게 레슨을 받다 김태형 덕분에 숨을 고르며 생수병을 들어 물을 마신 뒤 나에게 오는 너였다.
"수업 열심히 하고 오라니까 벌써 온 거야?"
"어... 아니 그 김태형이 가자그래서."
"... 되게 솔직하네."
아닌데, 거짓말 치는 건데 이거. 너 때문에 평소에 잘 하지도 않던 거짓말을 하고 있다, 내가. 뒷말을 겨우 삼키고는 박지민을 바라봤다. 박지민도 머리를 한 번 정리한 뒤 눈을 접어 웃으며 나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고 결국 내가 먼저 눈을 피해버렸다. 얘랑 눈 마주칠 때마다 왜 이렇게 기분이 묘하고 이상하지.
내 앞에 서서 나를 계속 보고 있던 박지민이 다시 물을 한 모금 마시더니 마저 연습을 하러 가야겠다며 내게도 이제 올라가 보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다. 마침 김태형도 무용 선생님과의 얘기가 다 끝났는지 올라가자고 해서 무용선생님께 인사를 드린 뒤 박지민에게도 간다며 인사를 하고 무용실을 나왔다.
2층으로 올라왔을 때 김태형 예상대로 선생님들은 회의 때문에 계시지 않아 조용히 아까 있었던 연습실로 들어왔다. 아까 선생님께서 나 때문에 악보까지 더 뽑아오셨으니 합주 연습을 조금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 보면대 위에 놓고 갔던 악보를 집어 들었다.
+ 사담 |
안녕 독자님들 요즘 제가 태형이 강아지에 꽂혀버렸어요 그래서 필명을 연탄이로 했더니 쓸 때마다 기부니가 좋네여 왈왈! 아 그리고 저번 화에 독자분께서 지민이도 여주를 알고 있는 건지 아닌지 헷갈린다고 하셨는데! 여주 중심으로 쓴 글이기도 하고 사실 제가 그 반응을 노리고 쓴거라... 요 정도만 말해놓을게요 ^ㅁ^? 그럼 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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