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진짜 씹팔 이관린 개잘생겼어
"너 혹시 남자 싫어해?"
"아, 아니, 아니, 안싫, 싫어하지 아, 않는데."
"땀은 왜그렇게 흘려. 내 고백 싫으면 싫다고 해도 돼."
나는 소심한 아이였다. 아니, 소심하다기 보단 남자란 성별한테 말을 잘 걸지 못하는 아이였다. 그냥 남자 눈빛에 대한 방어기제가 없었던 것 뿐이라 고칠생각을 않고 지금까지 살아온 게 화근이었다. 남자 공포증이 생긴것은 초등학교 영향이 가장 컸을 것이다. 그당시 노는 애들은 씨발, 개새끼, 병신 등의 욕을 구사했고, 그것은 내게 너무 낯선 언어였다. 곱씹을 때마다 내가 아닌 다른 자아가 말하는 느낌이라서.(물론 지금은 존나 잘한다) 자연스레 나는 그런 욕을 달고다니는 친구들을 멀리하였고 매우 조용한 아이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마치 교실 안의 식물같은 아이들과 말이다. 나는 그 속에서만 다시 기가 살아 친구들에게 각종 개드립을 시전하는 뭐 그정도의 소심한 아이였다.
그 소위 노는 아이들에게 기가 눌려 살아왔던 탓일까. 어깨를 퍽퍽 치면서 눈웃음을 짓는 여자애들 뒤에서 난 실없이 좋아하는 사람의 웃음만 쫒았다. 종국엔 한 마디도 못하고 졸업사진을 찍을 때야 기껏 옆자리에 앉아 브이를 했다. 그래도 좋았다. 처음으로 느껴본 좋아하는 사람의 숨결이었다.
![[워너원/라이관린/배진영/이대휘] 동경의 역사 A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7/12/02/17/e659a78e51bf994227dfe32aad97a861.gif)
"내 이름, 라이관린. 대만에서 왔어. 한국말 어색해, 잘 부탁해."
"야, 얼굴 대박적 모먼트---"
무료하게 넘기던 수학책 책장이 공중에 멈추었다. 라이관린을 본 건 대충 17살 시절, 벚꽃이 질 봄의 끝자락이었다. 벚꽃이 져 가는 풍경을 등지며 또 하나의 벚꽃이 피아났다. 발그레한 복숭아 뺨에 단정히 자른 머리에, 그는 얼굴하나로 우리에게 존재를 각인시켰다. 나는 그동안 믿었던 신의 존재를 부정하였다. 신이 있었다면, 저렇게 모든 인간에게 몰빵하진 않았을 것이다. 햇빛에 반사된 투명한 피부속에서 보란듯이 입꼬리가 올라갔다. 수줍게 얼굴을 내미는 하얀 치아에 여학생들은 기절했고, 나는 재수없다며 샤프심을 책상에 찍어눌렀다. 남자아이들도 제법 관린을 신선한? 신기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염병할, 드럽게 잘생겼네. 나는 입술을 까드득 물었다. 그것이 동경 속에서 나오는 모난 열등감이었단 것을 0.1초만에 깨달았다.
관린은 내 앞자리에 배정되었다. 꼭 키 큰 걸리버를 보는 느낌이었다. 관린이 옆을 보고 웃을때마다 넓은 어깨가 조금씩 흔들렸다. 존나 잘생겼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나는 울엄마가 가슴으로 낳은 새끼 배진영을 제외하곤 이렇게 완벽한 인간이 없을 줄 알았다.
"진짜 잘생겼다..."
"그러게나 말이다...":
조용히 옆에 앉은 지현이와 한탄을 나누는 도중, 여자 짝꿍과 대화하던 관린이 고개를 돌렸다. 끔뻑, 끔뻑. 소처럼 커다란 눈이 나를 집어삼킬듯 쳐다보았다. 느리게 돌아가는 분홍 입술에 나는 침묵속에 갇힌 듯 숨을 죽였다.
"이름..."
그것이 설마 나를 향한 질문일 거라곤 생각못했다.
신이시여, 제발 저 존잘남이 저한테 말을 걸지 않게 해주세요
"너능 이름이 뭐야."
교실안의 모든 시선이 나에게 집중되었다. 그도 그럴것이, 나는 우리반에서 남자 철벽남으로 유명했기 떄문이었다. 절대로, 절대로 나는 남자 거부남이라던가, 이런건 아니다. 난 남자를 매우 사랑한다. 강동원, 조인성, 원빈 존나게 사랑한다!! 특히 잘생긴남자! 잘생기고 키크면 금상첨화! 단지 시발, 어릴 적 남자 트라우마로 인해 남자애들에게 말을 잘 못 걸 뿐이었다. 관린은 눈에서 눈물이 굴러갈 정도로 나를 쳐다봤고, 나는 나도 모르게 손을 들어 관린의 뺨을 고개가 돌아가도록 밀었다. 넙치처럼 밀려난 관린의 볼이 나에게 사정했다.
"으어아, 으이거 노아줘"
〈미안해>
쪽지에 작게 사과의 말을 쓰고 관린의 앞에 내밀었다. 친구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쟤, 뭐하냐. 나는 빨개진 얼굴을 숨기며 황급히 시선을 깔았다. 스바, 빨리 배진영 오던가, 이대휘나 왔으면 좋겠다. 내가 유일하게 말 걸 줄 아는 불알친구와 나의 오래비 되신다.
관린은 볼을 문지르더니 나의 쪽지를 읽고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그리곤 불쑥 내 얼굴 옆에 얼굴을 들이밀고 작게 말했다. 훅- 하고 끼쳐오는 숨에서 민트맛 치약냄새가 났다.
"진차...진짜 미안해."
***
"그 정도면 니 진짜 존나 심각한데, 사회생활 가능함?"
울엄마가 가슴으로 낳은 새끼가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아 배진영을 소개하자면 재혼으로 만난 사이라 나의 혈육은 아니고, 혈육보다 더 좆같은 남매 되시겠다. ALL 9등급을 찍고 비둘기처럼 구구구구 하는 나에 반해, 스포츠 만능 성적 우수 자랑하는 새끼다. 아 같은 배에서 안 태어났으니까 당연한건가. 아, 배진영은 8살, 나는 7살쯤 만났는데 이건 나중에 이야기 하겠다. 이 새끼를 향한 동경의 역사야말로 존나 어마무시하니까.
"안닥칠래, 개쓰레기야."
"야, 오빠라고 정상적인 호칭 안쓰면 목 따일 줄 알아라."
"응 니얼굴."
결국 배진영한테 베개로 쳐맞고 나서야 나는 예우를 갖춰주었다. 배진영은 문제집을 풀다말고 나를 심각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저새끼가 동정하는 건 더 싫은데 괜히 속상했다. 그도 그럴것이, 배진영은 내 동경의 역사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인간이었기 때문이다. 여사친 제대로 사귀기도 힘든데, 남사친은 무슨 남사친이람. 나는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평소 남자들과 어울리는 여자애들을 부러워해 본 적이 없는데, 오늘은 내 동경의 역사에 나를 제외한 모든 여자들을 넣어야 할 것 같다.
"내일은 그 존잘러한테 말 좀 걸어봐."
"나도 그게 말처럼 쉬웠으면 좋겠네요."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쉬워."
"몰라, 안불편해. 시발 이렇게 살거야."
"그게 왜 안 불편하냐, 나중에 불편해질걸? 그러지말고 이 기회에 한 번 고쳐보는 게 어떻냐."
"......"
"누가 남친 사귀래? 친구라도 되면 좋잖아. 염병할, 표정보면 무슨 짝사랑 하는 줄 알겠다"
배진영의 혀가 신랄하게 나를 꼬았다. 이제 내 지겨운 레퍼토리의 고민에 종결 좀 찍어달란 사정처럼 들렸다. 나는 배진영의 팩트폭행에 침을 뱉었다. 저새낀 사교성이 좋아서 아무하고나 잘 사귀니까 저렇게 쉽게 말한다. 회자정리. 어차피 갈리어질 사이에 내 힘을 다 소진할까봐 무서웠다. 오늘 들리는 말로는, 라이관린은 고등학교만 한국에서 다니는 거라고 했다. 물 빠진 생쥐처럼 몸이 축 늘어졌다. 나도모르게 배진영이 우울할 때 먹는 사탕 봉지를 만지작거렸다.
***
오늘부터는 청소를 본격적으로 하는 날이었다. 나는 운명을 믿지 않는다. 음악실에 나와 라이관린을 배정시킨 것은, 나에게 엿을 먹이려고 하는 담임의 계획된 움직임이라고 아직도 그렇게 믿고 있다. 라이관린은 나에게 말을 거는 것을 머뭇거려하고 있었다. 음악실로 가는 도중 걱정되어 뒤를 돌아보는데 관린이 두 손을 합장하고 총총총 잰걸음을 걷고 있었다. 시발 뭐야 존귀; 관린이는 오른손에 종이, 왼손에 펜을 들고 걷고 있었다. 미친, 설마. 그러고보니, 그저께 이후로 내가 말을 제대로 하는 것을 보여 준 적이 없었던 생각이 든다. 라이관린은 종이와 펜을 들고 한참을 머뭇거렸다. 저걸로 나한테 질문을 할 병아리 라이관린을 생각하니 씹덕사로 뒤질 것 같았다!! 내가 만약 이 자리에 무덤을 깐다면 그것은 이관린의 애기미 씹덕사, 코피로 인한 과다출혈이라고 전해라. 나는 종이와 펜을 건네려는 라이관린의 손을 덥석 잡았다.
"나,"
"어?"
"나,나,나...나 말 할, 말 할 줄 알아."
"어????...어 응"
관린이는 제법 놀랜 듯 했다. 물꼬를 튼 혓바닥에 바싹 침이 말랐다. 평생 안해본짓에 경기를 일으키듯 심장이 뛰었다. 발끝에 잠들어 있던 피가 얼굴쪽으로 앞다투어 치솟는 느낌이었다. 재빨리 청소도구함을 열었다. 그리곤 크게 생각할 겨를 없이 눈 앞에 있는 것을 집었다. 대걸레를 잡으려는 나의 손 위로 커다란 손이 제지했다. 등쪽에 따뜻한 숨이 훅 끼쳤다. 나의 엄지위쪽 표피에, 엄지만한 관린의 새끼손가락이 맞닿았다. 맞닿은 손가락 속 세포들이 미친듯이 헐떡였다. 라이관린은 입꼬리를 귀에 걸며 말했다.
"아, 이거 진현이가 그러능데, 물걸레가 더 힘들대!!"
관린은 장난스레 물걸레를 빼앗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얼굴이 빨개진 것을 들킬까 청소함 속에 얼굴을 쳐박았다. 후,하,후,하. 배진영 의사 지망인데 나 좀 고치러 와줬음 좋겠다. 이과생 배진영 찾아요.
관린은 마지막 쓰레기 정리까지 자기가 하겠다며 쓰레기 봉투를 묶었다. 소각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나는 무슨 용기였던지 배진영을 뒤쫒았다. 차마, 내가 할게. 이 한마디가 그렇게 안나와서 무슨 스토커처럼 따라 가는 꼬라지라니. 나는 내 자신을 자조하며 숨을 죽였다. 으잉챠! 하고 쓰레기를 던진 라이관린이 느리게 뒤를 돌았다. 걸리버의 눈빛에 나의 작은 몸이 부딪힌다. 작은 그림자가 초라해진 나는 황급히 걸음을 멈추었다. 자기랑 말도 안하는 애가, 몰래 뒤따라왔다고 생각할까봐 걱정되었다. 그것도 나처럼 못생긴애가. 웃기는 애라고 생각할거야. 어떡하지. 나는 길다란 치마를 짧아보이도록 커다랗게 말아쥐었다.
"아아, 이거 나 혼자해도 괜차나."
"....어?"
"도와주러 와 줘서 고마워."
관린은 그렇게 말하고 나를 살짝 앞질러 걸었다. 나는 우두커니 서서 관린이의 동그란 뒷통수를 쳐다보았다. 관린이는 몇걸음을 채 걷지 않고 나를 돌아보았다.
"교실 갈 거 아니야?"
"어?"
"같이 가야지."
나는 관린이의 뒤를 소리없이 따랐다. 나는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 꼭 못먹는 음식을 삼킨 듯이 숨이 막혔다. 차마 얼굴보는 것도 못하겠어서 땅바닥과 시선을 마주하며 걸었다. 이따금 살짝 눈을 올렸을 때는 관린이의 너른 등짝만이 보였다. 에이씨, 얼굴 보고 싶다.
"내 얼굴이 보기 힘들어?"
깜짝 놀라 관린이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예쁨을 곱씹은 얼굴이 나를 향해 미소를 쏟아냈다.
"어색해 해도 돼. 나 친구 되기 쉬어."
"......."
"그러니카 내가 초코우유 사 줄게!!"
초코우유를 사준다면서 자신의 갈색 지갑을 꺼내 가진 돈을 확인하는 라이관린.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것이 내가 동경의 역사를 쓰게 된 첫번째 이유였다.
동경의 역사 163p
...조각이 말을 했다 . 존잘
***
본격 귀엽고 잘생긴거 다하는 관린이와 능력치만땅 배진영과 사랑둥이 대휘 덕질하려고 쓴 글(우진이 지훈이도 나옵니다)
라이관린 배진영 대휘 중심으로 갈 것 같아서 저렇게 써놓았습니다. 라이관린x여주 중심으로 나오고,
배진영x배여주의 케미터지는 남매 에피와 다른 멤x멤끼리 엮여서 나오는 에피도 등장할 듯 합니다.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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