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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101/워너원] 사이킥 메르헨(Psychic Maerchen) 03 | 인스티즈

(본부, 훈련장으로 통하는 복도.)






사이킥 메르헨

(Psychic Maerchen)


w. 제이제이













정세운이란 인간(사실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도 잘 확신이 서지 않았지만)의 기억의 시작은 2살 무렵, 어느 누군가의 손을 잡고 어딘가로 걸어가던 그 기억에서부터였다.

어리고 작았던 세운을 거의 끌고 가다시피 하던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그 사람은 곧 세운을 어떤 방에 데려다 놓고 홀연히 사라졌고, 그 방 안에는 어떤 나이 많은 여자가 상냥한 웃음을 지으며 앉아 있었다.

그리고 거기서였다. 세운이 그가 가진 능력을 깨닫게 된 것이.



이름도 모르는 여자는 세운이 싫어하던-머리가 하얗게 변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자마자 아무도 없는 허공을 향해 비명을 지르며 두 손을 모아 싹싹 빌기 시작했고, 어린 세운은 그저 그 앞에 오도카니 앉아 그녀를 관찰 할 뿐이었다.

몇 분 쯤 지났나. 문이 열리고 어떤 사람이 세운에게 이제 그만해도 된다는 말을 했고, 정확히 무엇을 그만 두라는 건지 몰랐던 어린 세운은 그에게도 똑같은 것을 '보여주었다'.

그 남자가 무엇을 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곧 몸을 부들부들 떨다가 눈을 까집고 기절했다. 그 옆의 여자도 곧 같은 반응을 보였다.

별거 없었다. 그저 세운은 자신을 자꾸 귀찮게 구는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보았으면- 하는 단순한 마음 뿐이었다.


하지만 그 후로, 세운은 그냥 정세운이 아닌, '에스퍼 계열 S 클래스' 라는 거추장스러운 이름이 따라 붙게 되었다.






"요즘 기분은 좀 어때요?"

"...괜찮은데요."

"오늘 라이관린이 돌아온다고 하던데. 세운씨 괜찮겠어요?"

"안괜찮을건 또 뭐가 있겠어요. 저 말고 여주가 걱정이네요."

"흐음...세운씨, 가만보면 자기 얘기 정말 잘 안하는거 알아요?"

"알죠. 선생님 앞에선 더 신경쓰는걸요."


용국은 세운의 대답에 피식- 웃을 뿐, 무어라 더 대답하진 않았다.

그저 무릎 위의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커피를 한번 홀짝였을 뿐이었다.



세컨드-대한민국은 초능력자들의 계열을 세부적으로 나누어 관리했다.

물리적인 힘을 사용할 수 있는 피지컬 계열과, 정신적인 힘을 사용하는 에스퍼 계열.

세운은 에스퍼 계열 중에서도 직접적인 공격은 불가능한 환각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스피리츄얼'로 구분 되었는데, 여주는 에스퍼 계열이지만 염력으로 실질적인 공격을 할 수 있었기에 '키네시스'로 구분되었다.


어찌 됐든. 에스퍼 계열의 초능력자들은 아무래도 정신적인 힘을 많이 쓰다보니 몸이 아닌 마음이 먼저 지쳐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마음이 많이 다치고 힘이 빠져 견디다 못한 많은 자들이 자살을 선택하기도 할 정도로. 

사실 그랬기에 에스퍼 초능력자들의 수는 피지컬 계열의 능력자들보다 늘 몇십명 정도 더 적곤 했다.

이런 비극을 보다못한 본부 측이 에스퍼 계열의 사이킥들은 모두 일년에 세번. 원한다면 제한을 두지 않고 더 많이, 심리 치료를 받도록 정했는데 하필 오늘이 그 세번 중 미루고 또 미루던 두번째 상담 날이라서.

하필 이런 날.


게다가 세운은 주치의인 용국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게 생겨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듯 가끔 짓는 미소가 세운을 불쾌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있죠,"

"...네."

"가끔은 누군가에게 마음을 털어놓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예요. 그 마음 속의 걱정이 나 자신을 갉아먹기 전에."

"..."

"더 이상 이곳에 앉아있기 싫다는 표정인데. 이만 가보세요."

"안녕히 계세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정중히 고개를 숙이는 세운에 용국은 터져나올 뻔한 웃음을 삼키고 손을 흔들어 주었다.

살랑살랑 손을 흔드는 용국을 가차없이 뒤로 하고, 세운은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미약하게 코 끝을 멤돌며 맡아지던 허브 향 비슷한 것이 사라지자 그는 여주를 찾기 위해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식사 시간이 끝나기 전에 나와서 시간이 많이 흐르지 않았으니 예상대로라면 그녀는 훈련장으로 갔을 것이다.


얼른 가서 곁에 있어줘야지.

더 이상 힘들지 않게 늘 그랬던 것 처럼 지켜줘야지. 

뛰다시피 걸음을 옮기던 세운의 발이 서서히 느려졌다.


눈 앞에 그가 보였다.

3년만에 다시 만나는 친구. 라이관린.

그리고, 방금까지 제 머리 속을 가득 채웠던 그녀.

김여주가.








"...."

"...."


관린은 솔직히 말 해서, 이렇게나 빨리 여주를 마주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멍 하니 저를 바라보는 눈이 자신이 그토록 잊어버리고자 매일 밤 몸부림 쳤던 그 눈동자와 똑같아서, 그만 그 시선을 먼저 피해버리고 말았다.


그래. 솔직히 말 하자면 관린은 이 곳에서 도망친 것이 맞았다.

그때의 라이관린은 다른 사람은 생각할 겨를 따윈 없이 온전히 저 스스로를 돌보기에도 바빴으니까. 

자신이 말도 없이 도망치고나서 세운과 동현, 그리고 여주가 얼마나 상처 받았을지. 얼마나 기가 막혔을지는 그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했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서 정신이 돌아오니까 그제서야 생각이 났다.

20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한 친구들이.

하지만 관린은 외부와 연결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버리고 온 상태였고, 차마 연락을 할 용기도 없었기에 여태껏 살아 온 것이었는데.


"...안녕."


관린의 입이 열리며 짤막한 인사말이 튀어 나왔다.

그와 동시에 여주의 눈썹이 한번 꿈틀거렸다.


"...안녕? 너는, 하....."

"..."

"그렇게 떠났으면, 돌아오지 말지 그랬어. 이때쯤이면 돌아가야겠지- 하고 온거겠지 넌. 그 동안 우리 생각은 했니?"

"..."


여주의 눈길이 고개를 숙인 관린의 머리 꼭대기에서 한참을 머무르다 떨어졌다.

다시금 걸음을 옮기는 그녀의 뒷모습이 단호했다.

여주가 자신을 완전히 지나치기 직전, 관린이 애처롭게 손을 뻗어 그녀를 붙잡아 돌려 세웠다.


"내 말 좀 들어줘."

"들을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

"김여주"

"야. 너만 힘들었어? 너만 죽을 것 같았고 우리는 뭐 멀쩡했니?"

"..."

"...그날, 전쟁터에서 죽은 사람은. 내 하나뿐인 언니이기도 했어."

"..."

"넌 연인을 잃었겠지. 하지만, 난 단 하나뿐인 가족을 잃은거야."

"...미안해."


여주가 욕을 내뱉으며 관린의 손길을 치워냈다.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세운은, 그제서야 걸음을 옮겨 그들에게 다가갔다.


"...라이관린."

"정세운,"

"...넌 참, 하나도 변하질 않았구나. 늘 너를 가장 우선으로 두는 것도. 변하질 않았어."

"..."

"지난 3년간 어떻게 지냈는지 알것 같아. 어떻게 아느냐고는 물어보지 마. 그냥...그때는, 우리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다고. 그냥 그것만 알아둬."


니가 힘든 만큼, 우리도 죽도록 힘들었으니까. 니가 살아갔을 모습이, 그때의 여주의 모습과 비슷했을 테니까. 

있지. 관린아. '우리'라고 별반 다르지 않았었어.


세운은 정제되지 않은 말들이 입 밖으로 튀어나갈 것 같아 잠시 아랫 입술을 느릿하게 씹었다. 

늘 침착하게 말을 고르는 세운의 오랜 습관이었다.


"...우리도 시간이 필요해. 동현이는 널 보면 아마 주먹부터 나갈지도 몰라. 제발 부탁인데,"

"..."

"저항없이 그냥 맞았으면 좋겠다."

"..."

"우린 이만 가볼게."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관린을 아주 잠시 바라보던 세운은 여주의 손을 잡고 그 상황에서 걸어 나왔다.

왜 자꾸, 숨이 막히는 것만 같은 일들이 계속 일어나지 오늘.



세운은 문득, 아주 오래전 호기심에 한번 피웠다 뱉어버린 담배가 절실해졌다.

아주, 아주.











=====

오늘은 세운이 얘기가 나왔습니다!

사실 러브라인...처음엔 생각 안했어서 지금 넣을지 말지 그것도 가닥을 잡지 못했어요...

댓글로 의견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의 내용상 설정도 많고, 복잡한 단어들도 많아서 언젠가 날 잡고 용어 해석이나 등장인물 능력 등등 에 대해서 짧게라도 글을 써야 할까봐요...

헷갈리게 해서 미안합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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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곁에 있어줘야지. 더이상 힘들지 않게 지켜줘야지. 이 부분이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러브라인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다음화도 기대할게요!!
6년 전
독자2
흑흑흑흑흐르긓ㅎ그흫ㄱ... 세상은 왜케 힘든 걸까요 다들 힘들어야만 한다는 게 참,,, 언젠가 다들 웃고 기쁠 날이 오겠죠 ㅠㅠ
6년 전
독자3
옆에 세운이가 있다는게 여주한테는 아주 큰 도움이 되는것같네요! 신알신 누르고갑니다♥ 러브라인... 그것이문제로다... 허헝 모르겠다ㅠ 오늘도 좋은글 감사합니다:) 다음화에서뵈요?
6년 전
비회원38.180
아이고ㅜㅜㅜㅜㅜ안쓰러워라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러브라인 있는게 더 좋을것같아요! 가족의 빈자리에 사랑을 채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자나오ㅠㅠㅠ
6년 전
독자4
러브라인 없어도 재밌을 것 같고 만약 넣게된다면 그만큼 엄청 설레는 부분도 생길 것 같아요! 잘 읽고 갑니당
6년 전
독자5
아아아 어마무시하네요 신알신 신알신...
그리고 러브라인..이면 오늘 세운이의 속마음은 러브라인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서술하신 건가요ㅎㅎ 친구로서도 연애감정을 가진 사람으로서도 느낄 수 있을 것 같네용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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