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하게 쥐어짜낸 첫 마디에 너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저 평소처럼, 속을 들여다 볼 수도 없을 만큼 검은 눈동자를 하고서.
그런 네 속을 읽어낼 수가 없는 내가 싫어서, 먼저 눈을 돌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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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자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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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네. 남자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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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입대해."
미동조차 않던 너의 눈썹이 나비의 날갯짓처럼 파르르 움직였다.
위태롭게 무게를 지탱하고 있는 다리가 금방이라도 풀려버릴 듯 아슬아슬 했다.
입술을 앙 다문 채 현실을 받아들이려 애쓰는 모습에 목이 메여왔다.
여전히 넌 표현에 서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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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녀와. 너라면 잘하겠지."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넌 내게 말했다.
애써 동그랗게 치켜 뜬 눈이 필사적으로 울음을 참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항상 내게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무던히도 애쓰던 니 모습이 생각나서.
죽어도 나에겐 멋진 형으로 남아있고 싶다던 네 야무진 다짐이 귓가를 맴돌았다.
마지막까지도 넌 그런 사람이었다.
한 번 쯤은 괜찮은데.
한 번 쯤은 내 앞에서 울어도 되는데.
고집 센 건 아무래도 고쳐지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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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넌 고개를 들지 않았다.
결국 넌 알고 있음에 틀림이 없었던 거다.
너와 나.
이미 마지막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두 시선은 그저 차가운 바닥에서 마주섰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네 앞에 섰다.
바람이 있었다.
꼴에 마지막이라고, 내게도 바람이란 게 있었다.
보고 싶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랑해 마지않는 너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환하게 웃는 네 얼굴이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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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쫌 웃어요. 그러고 있으니까 진짜 못생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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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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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머릿결 하나는 끝내줬는데. 짜르기 아깝긴 하다."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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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나 좀 봐봐. 진짜 마지막이잖아."
끝내 새하얗게 질린 뺨 위로 눈물이 죽 그어졌다.
순식간에 터져버린 감정에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하는 네가 보였다.
아무리 닦아내도 멈추지 않고 흐르는 눈물은 어느새 네 두 손을 모두 적시고 있었다.
얼굴을 감싼 채 뒷걸음을 치는 네 모습이 안타까워 가슴이 미어졌다.
누가 널 그렇게 만든거니.
누가 우릴 이렇게 만들어 버린거야.
답조차 알 수 없는 메아리가 가슴 속에서 공허하게 울려퍼졌다.
형.
준면아.
누가 널 나에게 다가올 수도 없게 만든거니.
보이지 않는 가시덤불을 칭칭 휘감은 듯 고통스러워 하는 널 볼 자신이 없어서,
그래서 널 놓아주려 마음 먹었다.
너에게 멀리 떠나는 것이
모든 것의 답이 될 수 있을거라고.
참으로 어리석은 나는
스스로 너의 곁을 포기했다.
그랬었는데.
그러기로 마음 먹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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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나 좀 봐봐"
"세훈아, 난..."
"준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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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너무 많이."
이해 할 수 없어도.
미친듯이 원망스러워도.
네가 너무 좋다, 준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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