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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정인

(月下情人: 달빛 아래의 연인)


w. 제이제이
















'옛날 옛적에, 이 새상이 생기기도 전의 이야기다.

창조 신은 땅과 하늘을 구분하고 바다와 바람을 만들어내었고, 

저가 보기에 완벽한 그 곳을 다스릴 신들을 만들어 내기로 했다. 

태양의 신, 바다의 신, 땅의 신, 달의 신...그리고 생명을 관장하는 신과 그 생명들을 이어주는 인연을 만드는 일을 하는 신.

창조주는 생명의 신과 인연의 신을 특별히 아껴 그들에게 각각 '삼신' 과 '월하' 라는 이름을 내려 주었다.

이 세상의 모든 인간들은 삼신의 품에서 태어나 월하가 정해준 정인을 만나 사랑을 하고 또 아이를 낳아 이 땅을 가득 채워나갔다.

창조 신은 흡족하게 깊은 잠에 빠져들었고, 그 옛날 모든 인간들의 섬김과 사랑을 받았던 신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잊혀져 갔다.

하지만 여전히, 신들은 인간들의 눈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살아가고 있다.'


-신중록 中-





"아가, 할미가 옛날 얘기 하나 해 줄까? 그래. 옳지. 할미 옆에 누워라. 그래. 어디 보자...옛날 옛적에, 월하 노인이라는 신이 있었단다."

"이 신은 한 손에 아주 아주 긴 빨간색 실을 들고 다니지."

"왜 들고 다니냐고? 왜냐하면, 이 실로 남자와 여자를 이어주는 일을 하는 신이기 때문이란다."

"월하 노인이 남자와 여자의 새끼 손가락에 실을 걸면, 그 두 사람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연인이 된단다."

"네 손에도 걸려 있냐고? 그럼, 그럼. 나중에 크면 다 만나게 되어 있단다...아무튼, 월하 노인이 그렇게 사람들을 이어주고 다니다가, 하루는 그런 생각이 든 거야."


'왜 내 곁에는 아무도 없는걸까?'


"그 길로 월하는, 자신의 정인을 찾아 나서기로 했단다."

"응? 할미가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아느냐고? 할미가 모르는게 어딨누? 다~ 아는 수가 있지."









천계에 120년 만에 찾아온 야심한 밤이었다.

밤에 운다는 부엉이도 오늘만큼은 잠들었는지 천류각은 고요했다. 

구름이 강물처럼 흐르는 것을 볼 수 있는 곳에 지었다 하여 천류각(天流閣)이라 지은 것인데, 별도 사라진 밤이라 그런지. 아름답다 칭송받는 구름들이 보이질 않았다.

그저 휘영청 밝은 달 아래 홀로 술잔을 기울이던 사내의 앞에, 키가 크고 검은 비단 도포를 걸친 다른 사내가 흐르듯이 들어와 앉았다.


"오랜만입니다, 월하."

"오랜만입니다. 하백."


나중에 들어와 앉은 사내가 먼저 인사를 건네니, 맞은 편에서도 썩 반갑다는 듯 인사가 돌아왔다.

먼저 술을 기울이던 이는 장호(遧號: 남들이 부르는 이름)는 월하, 비호(祕號: 남들이 모르는 본명)는 민현이라는 인연의 신이었고,

나중에 들어온 사내는 장호는 하백, 비호는 관린이라는 물의 신이었다.

장마가 끊임없이 지속되던 음의 기운이 가장 강한 때에 태어난 물의 신인 관린은, 어미인 서왕모와 아비인 동왕공의 강한 힘을 그대로 물려 받아 차기 상제로 거론 될 만큼 영향력이 강한 인물이었다. 정작 본인은 상제 자리에 별로 관심 없다는게 문제였지만.


"어찌 혼자 술을 기울이고 계십니까."

"...그저 오랜만에 찾아온 어둠에 취해 천계에서도 아름답다 손 꼽히는 천류각에서 그 어둠을 조금이나마 더 느끼고 싶었나 봅니다. 허면 하백은 어쩐 일로..."

"저야 이 곳의 주인이지 않습니까. 간만에 왔는데 월하께서 이곳에 계시다 하여."


스스로 기울이던 술병을 아주 정중한 손길로 빼앗아 대신 채워주는 손길이 물 흐르듯 매끄러웠다.

민현은 잠자코 관린이 따라주는 술을 받아 입가로 가져갔다. 

천계에서만 난다는 별화주는 술을 잘 못하는 민현도 부담없이 마실 수 있을 정도로 맑고 달았다.

관린은 민현의 곁에 있는 붉은 실 뭉치를 아주 잠시 바라보다 다시 민현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근심이 커 보이십니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연모하는 이를 찾고 계시다고."

"하하, 어느새 소문이 수궁까지 퍼졌나 봅니다. 하지만 더 정확히는 연모하게 될 이를 찾고 있는 것이지요. 이미 헤아릴 수 없이 오랜 시간을 홀로 살아왔습니다."

"..."

"이 땅과 하늘의 모든 인연은 다 저의 손에서 나왔습니다. 그대의 어미와 아비인 서왕모와 동왕공 또한 그랬지요. 그리고 제 눈엔, 그대의 인연 또한 보입니다."

"그렇습니까."

"헌데, 이상하게도 제 인연은 보이지가 않습니다. 아직 태어나질 않은 것인지 삼신에게 졸라봐도 돌아오는 것은 냉대이니."

"혹 저승에 있는 것은...?"

"아시지 않습니까. 천계의 사람과 염계의 사람은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창조 신께서 정하신 규칙입니다."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수 많은 밤을 홀로 보내며, 민현은 참을 수 없는 외로움에 애가 탈 지경이었다.

민현을 제외한 다른 신들은 축복 속에 혼인해 아이도 낳고 깨를 볶으며 사는데, 정작 그 인연을 맺어주고 축복해준 장본인은 외로움에 죽어가다니. 참으로 기이한 일이었다.

하백은 마땅히 다른 위로거리를 찾지 못하자 볼을 긁적이다 어두워 잘 보이지 않는 천류각의 불을 밝혔다.

물의 힘으로 타오른 불은 기묘한 푸른 빛을 내며 타올랐고, 잠시 멈춰있는 듯 보이던 천류각은 주인의 손짓으로 다시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하백이 물러간 후에도 한참을 홀로 술잔을 달싹이던 민현은 흐르는 구름에 시선을 박고 안타까운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여주는 한참 심기가 불편했다.

장호는 삼신, 비호는 여주인 그녀는 창조 신이 직접 빚어 태어난 신이었으며, 이 세상의 모든 만물의 어머니이자 보호자였다.

소중하게 키운 생명 꽃을 갈아 뼈를 만들고 살을 만들어 지상의 부부들에게 점지한 아이들. 그런 내 아이들이. 자꾸만 잘못된 인연을 만들고 잘못된 사랑에 빠진다.


"...월하....."


그녀가 분노에 차 이를 갈며 민현의 장호를 내뱉자 곁에서 생명 꽃들에 물을 주던 바리데기와 감은장아기가 눈치를 보며 슬슬슬 멀어졌다.

얼마 전에는 다짜고짜 찾아와 자신의 연인이 될 이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거냐며 귀찮게 굴더니, 이젠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붉은 실을 마구잡이로 헝클어뜨려 버렸다.

그 덕에 지상에는 불륜이 판쳤으며 태어나야 할 아기들은 태어나지 못하고 천계에 머물렀고, 아직 갈 시기가 안된 엉뚱한 아이들이 축복도 받지 못하고 지상에 내려가는 일이 잦아졌다.

골치가 딱딱 아파진 여주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소중한 화원을 떠나 민현을 보러 친히 걸음했다.



월하의 궁까지 가는 길은 늘 달빛이 비췄다.

그를 닮아 고요하고 깨끗한 빛이, 그를 보러 오는 이의 걸음을 어둡지 않게 비추었다.

딱 그의 이름을 닮은 배려였다. (월하 月下: 달빛 아래의)



궐에 다다라 목청을 높여 월하를 부르니 곧 한 손에 붉은 실을, 다른 한 손에 서책을 쥔 채 나타난다.

희여멀건한 그 얼굴이 무슨 일이냐, 하고 멀뚱한 표정을 짓는게 얄미워 여주는 생각보다 큰 소리로 민현을 꾸짖듯 질책하고 말았다.


"내 아이들에게 왜 자꾸 그러는 것이냐?"

"무슨 말이야?"

"월하 당신이 자꾸만 붉은 실을 헝크니 인연들이 다 엉망으로 뒤섞여 태어나야 할 아이들이 태어나지 못하고 기다려야 할 아이들이 먼저 지상에 내려가잖아! 그 덕에 환영 받지 못하고 저승으로 가는 맑은 영혼들이 많아져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니...저승 쪽에서도 자꾸 내게 어떻게 된 것 이냐고 서찰이 날아온다고."

"...내 영, 요즘은 일이 손에 안잡히고 자꾸만 심술이 나지 않겠어?"

"신은 사사로운 감정을 배제해야 한다는 걸 잊었어? 인간 세계를 혼돈이 뒤덮지 않게 보살피는 것. 그게 창조 신이 우릴 만든 이유잖아."

"..."

"지난 시간 동안 나타나지 않았던 정인이다. 왜 이제와서 갑자기 이러는거야?"

"...여주. 그대는, 연모하는 이가 단 한번도 없었나? 단 한번도?"

"갑자기 그건 왜 물어보는 것이야, 내게 그럴 만한 시간이 있었을거라고 생각해? 세상에 인간이 태어나던 날 부터 쉴 새 없이 일만 했거늘."

"그래. 난 그게 불만이야. 나는 늘 내 눈을 따라 인간들을, 신들을 맺어주었네. 내 판단에 틀림은 존재하지 않았어. 헌데 그 행복에 겨운 모습을 보려니 갑자기 생각이 나는거야. 왜 나에겐 저런 행복을 공유할 수 있는 정인이 없을까- 하고."

"...민현."

"삼신. 내 오랜 벗이여."

"..."

"난 이 끝나지 않는 외로움을 벗어나고 싶어. 인간들을 사랑하는 것도 이젠 지쳤네. 인간들은 너무나도 찰나의 삶을 살고 스러져.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는 반려를 찾고 싶은게. 그리도 큰 죄가 된다는 말인가?"

"...너를 이해하지 못하는게 아니야. 나도 그런 생각을 했으니까. 하지만, 그것이 인간 세상을 어지럽히는 이유가 되지는 않네. 지금 당장 엉킨 실을 풀어. 그리고 나와 함께 찾자. 너의 정인을."


민현은 잠시 표정 없는 얼굴로 여주를 바라보았다.

그러고선 작게 한숨을 쉬며 허리 춤에 차고 있던 빗을 꺼내 실 뭉치를 곱게 빗어내리기 시작했다.

엉망으로 뭉쳐져 있던 실이, 딱히 손을 써 풀어내린 것도 아닌데 마치 비단처럼 매끄럽게 정돈 되었다.


"여주 그대의 말이 맞아. 잠시 유치한 감정에 사로잡혔었네. 너의 일에 차질을 빚게 해서 미안해."

"...괜찮아."

"이제 그만 돌아가 봐. 생명 꽃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이젠 이런 일 없을거야."


너른 도포 자락을 휘날리며 민현은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 뒷모습이 예전 같지 않게 쓸쓸함이 가득 묻어나기에, 여주는 그의 이번 만행이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아아....어떡하지."


그녀의 탄식이 공기 중에 흩어져 사라졌다.











===========

써야하는건 안쓰고 이상한거 가져오기...

본격 황민현 여친 찾기^^ 

민현아 가까운데서 찾아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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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선생님 이게 뭐예여 귀엽다 왜 신들인데 귀엽지 근데 민현인 신 맞아요 얼굴이 신이거든... 민현아 원래 연은 가까운 곳에 있단다 잘 찾아봐 아하ㅏ하ㅏ하ㅏ!
6년 전
독자2
ㅋㅋㅋㅋㅋ 여주가 삼신이었군요
마지막에 작가님 사족이 제일 재밌어요..ㅋㅋㅋㅋㅋ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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