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물입니다. 반응보고 연재할게요....★
백현은 늦잠을 잤다. 어젯밤 퇴근길에 수다쟁이 가르시아들에게서 새로운 셰프님이 오신단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전에 셰프님은 평판도 안좋은데다가 그의 레시피에 대한 클레임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에 백현은 곧 잘릴거라 생각을 하곤 했다. 때문에 백현은 내일 당장 소풍이라도 가는 초등학생 마냥 괜스레 설레는 마음에 밤잠도 설쳐가며 혼자 헤죽헤죽 셰프님을 상상했던 것이다. 결국 새벽 4시 즈음이 다되어서야 눈꺼풀을 덮을 수 있었던 백현은 다음날 보기 좋게 지각을 하고 말았다. 백현이 헐레벌떡 덜덜 떨리는 손으로 손을 간신히 갈아입고 모인 홀에는 주방에 모든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새로운 셰프님이 오시면 새로 바뀐 주방계획과 주의점들을 설명하는것은 으레 있엇던 일이기에 백현은 놀라지 않았지만 슬금 슬금 몰래 눈치를 보며 제자리로 들어가려는 백현을 놀라게 한건 차가운 셰프님의 목소리였다. 거기. 백현은 그세 울상을 지으며 고개를 들었다.
"이름이 뭐죠?"
"……저, 저요?"
"그럼 여기서 제눈에 거슬리는 사람이 그쪽 말고 또 있던가요."
"아아, 저, 저는 삼급(삼급조리사, 상급자의 지시를 받아 식재료를 손질하여 조리가 가능하도록 준비하거나 직접조리를 한다. 주방의 청결을 유지하고 기구와 장비의 청결하고 사용하기에 양호한 상태를 만든다.) 변백현입니다!"
"그래요, 변백현씨. 지금이 출근시간으로부터 얼마나 오버됐죠?"
"정확히 시, 십이분입니다……."
"막내면서 간도 크네요. 그럼 변백현씨, 십이분동안 완성되는 요리가 제 레시피에는 몇개가 있을까요."
"아……."
"여섯."
"네?"
"총 6가지에요. 변백현씨는 지금 6분의 손님을 실망시킨겁니다. 요리사에게 있어서 손님의 불만족은 능력부족을 뜻해요. 지금 내 말 무슨 소린지 알겠어요?"
셰프가 자꾸 제이름을 부를 때마다 백현은 정신이 혼미해지는걸 느꼈다. 매니저 준면이 슬쩍 백현을 돌아봤다.
넌 찍혔다 임마…….
****
주방형들에게 주워들은 셰프님은 이탈리아에서 온 꽤나 유능한 셰프라고 했다. 사장님이 직접 캐스팅해오는 경우는 처음인지라 백현은 아까의 차가웠던 그의 표정을 떠올리며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무엇보다 백현을 겁에 질리게 한것은, 그가 오늘 하루 주방인원을 살펴본다음 직원정리를 한다는것. 주방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생각하는 인원은 곧장 해고를 시켜도 좋다는 규칙을 만들어 낸건 사장님이기 때문에 셰프들의 고유권한인 셈이었다. 백현의 백지장으로 물들어가는 얼굴을 바라보던 종대는 어깨를 몇번 두드려주다가 또 늦겠다며 백현을 일으켰다. 백현은 왠지 주방으로 들어가는게 망설여졌다. 하지만 방화유리 너머로 조리준비를 하는 찬열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백현은 본능적으로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 대형에 섰다. 찬열은 그런 백현을 보고 시계를 한번 확인하고는 주방의 문을 열었다.
"테이블 번호 15, 솔 모르네. 8, 서로인스테이크. 9,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 다음 13, 윌도프 샐러드."
첫 오더가 떨어지자마자 모두의 손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여기저기서 막내야, 베샤멜소스! 백현아, 생선 토우칭! 변! 빨리! 여기 야채도! 백현은 재빨리 손을 움직이며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쳐냈다. 오늘 까지 전 셰프님의 레시피대로 하고 오늘 전직원에게 새로운 레시피가 정달될 것이다. 찬열은 메뉴판을 유심히 보더니 인상을 지우지 않았다. 덕분에 주방 분위기는 한껏 경직된 상태에서 기게적으로 흘러갔고 그렇게 점심시간이 왔다. 찬열은 점심시간을 알리는 제스쳐로 손바닥을 펴 들어보인 뒤 곧장 사장실로 행했다.
"어, Chan!"
"장난해?"
"왜 또 그래. 뭐가 맘에 안드는데?"
"지금까지 이따위 레시피로 손님 접대하면서 어떻게 한국 탑쓰리에 들수가있어?"
"그건 네가 바꾸라고 했잖아."
"그리고 주방 상태는 또 왜저래? 싹 갈아버릴줄알아."
그렇게 찬열이 한바탕 휩쓸고 간 사장실에 크리스의 한숨 소리가 울렸다.
****
"햄버거 나오세요."
제일 바쁜 디너 타임, 찬열의 말에 주방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오늘의 첫 클레임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유는 햄버거의 빵이 눅눅하다는 것. 빵을 구운 일급 조리사(부 조리사를 보좌하며 그의 지시를 받아 조리를 준비하면서 조리를 직접행한다. 담당하는 냉장고와 냉동고를 관리하면서, 실무위주의 하급조리사와 함께 행한다.)승수가 재빨리 튀어나왔다.
"일급. 이제 언제 빼서 어떻게 구웠지?"
"예? ……. 아, 오너가 들어오고나서 바로 빼고 조금 해동시킨 다음 구웠습니다."
"……해동을 시켜?"
"아? 네. 바로 굽게 되면 빵이 제대로 구워지질 않아서……."
"누가 바로 빼서 해동바로해서 즉시 구우라고 했지? 햄버거같은 메뉴는 오너가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개장 전에 미리 빼놓는게 상식아닌가."
"죄송합니다!"
"일급, 차렷."
찬열에 호통에 주방에 정적이 맴돌았다. 승수는 바로 뒷짐을 졌고 찬열은 그대로 햄벅을 승수 입앞에 갔다댔다. 승수가 머뭇거리다 베어물은 햄벅은 확실히 눅눅해져있었다.
"……그대로 뱉고 자리로 돌아가. 다시 오너 받습니다. 클레임 들어오는일, 절대 없도록 합니다."
백현은 찬열의 눈치를 보며 덜덜 떨리는 손을 애써 진정시켰다. 여태껏 많은 셰프님들이 화내는 걸 보았지만 저렇게 말한마디 한마디에 오한이 들정도로 분위기를 압도한 셰프는 여지껏 본적이 없었다. 왠지 앞으로의 요리생활이 긴장되는 백현이었다. 그렇게 모든 영업이 끝나고 주방을 정리할 차였다. 찬열은 주방을 한번 둘러보더니 곧 미간을 좁혔다. 그에 분위기는 다시 가라앉기 시작했다.
"삼급."
"예?"
"또 변백현씨네요. 이제까지 주방청소는 어떤식으로 했죠?"
"어……, 영업이 시작하기 한시간전에 바닥청소를 하고, 조리대를 닦습니다. 그리고 퇴근 전에 한번 더 하구요……."
"그 두개밖에 하질 않습니까? 그럼 냉동고는 언제 청소합니까."
"냉동고는 삼일에 한번꼴로 닦습니다."
"식재료가 다 모여있는 냉동고를 그따위로 불결하게 관리한단겁니까, 지금?"
"예? 아, 그건 전 셰프님 지ㅅ……. 시정하겠습니다."
"내일부터 냉동고관리는 매일하도록 합니다. 그럼 퇴근."
찬열이 나가버린 주방에는 여기저기서 한숨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는 이제 몸지치는걸로는 안끝나겠다며 불편을 늘어놓기도 했다. 와중에 넋을 놓아버린 백현에 경수가 와서 쯧쯔, 하고 혀를 찼다. 여러모로 백현에겐 참 우울한 하루였다.
****
"사장니임."
"어, 거기 앉아."
백현은 퇴근 전에 사장실을 들르곤했다. 하루에 일을 크리스에게 조잘조잘 다 털어놓다보면 어느 새 마음이 후련해져 나갈때는 흥얼흥얼 콧노래가 나오기도 한다. 크리스는 백현의 말을 누구보다 경청했고, 성심성의껏 대꾸해줬다. 크리스는 백현의 풀죽은 모습에 찬열을 떠올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커피를 한잔 타며 무슨일이냐 묻자 백현은 기다렸단듯 말을 하기 시작했다.
"아, 진짜 저 오늘 오줌 지리는줄 알았어요! 그렇게 무서운 분이신줄 알면 사장님한테 물어보기라도 할걸, 저는 지원씨가 사장님이 친구라고해서 완전 들떠가지고 푸근한분인 줄 착각까지했다니까요? 근데 푸근은 무슨, 클레임 한번이라도 들어오면 바로 말 까면서 욕하고, 소리치고! 게다가 음식만드는거 감시하는건 또 얼마나 칼같은지, 진짜 하루동일 손이 멈출 일이 없었다구요. 오늘 레시피 받은 것도 보니까 하나하나 다 손 많이 가는 거던데, 진짜 저 이제 미치겠어요……. 아, 그전에 잘릴지도 모르지만. 저 오늘 완전 찍혔거든요……."
"왜?"
"지각하고, 또 청소 방법 잘못됐다고……. 아무래도 저 백퍼 자르실거에요, 진짜……."
그리고 한시간 뒤 백현의 예상은 적중했다.
"뭐야, 변백현 좀 챙기라 했더니 잘라버려?"
"응, 걔는 정신상태부터 글러먹었어. 왜 이런애를 뽑은거야?"
"지각한거 그때 한번 뿐이야."
"난 그 전 신경안써. 내 고유권한인데 왜 태클걸어? 안돼. 거기 리스트에 있는 애들은 다 아웃이야."
"그래도 여기 핵심이 꽤 많은데……."
"그 정도 실력은 넘쳐흘러. 다시 오디션을 보던지."
"그래도 백현이 얘는 좀 고려해봐. 이건 사장지시다?"
"남자취향이야?"
"……뭐?"
"너 누구 그렇게 감싸는거 못봤는데."
"그런 사이 아냐. 한국에 와서 제일 힘을 준게 백현이고. 그냥 서로 상부상조하는 사이야, 근데 그만큼 소중해. 그래서 난 얘 자르는거 별로야."
찬열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 제가 일순위로 넣은 백현의 이름을 뚫어지게보며 잘라 말하는 크리스를 보며 찬열은 고개를 주억이고는 리스트는 들고 자리를 일어섰다. 알았어. 고려해볼게, 변백현.
****
찬열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리스트를 수정했다. 이유는 그저 호기심이었다. 크리스가 그렇게 싸고 도는 변백현이란 남자가 궁금했고, 고등학생이라고 해고 믿을 정도의 작은 체구와 손은 꽤나 섬세한 면이 있었다. 고졸인 학력으로 크리스의 식당에 버젓이 자리잡은것 또한 흥미로웠다. 찬열의 백현에 대한 관심은 딱 그정도였다. 그러니 크리스처럼 마냥 백현을 이뻐라 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대신 찬열은 백현을 괴롭히는 것으로 방행을 돌렸다.
삼급, 여기 윌도프 샐러드 샐러리가 1cm가 넘어가잖아. 똑바로 안해?
삼급, 폭챱 고기 다시 썰어. 왜 이렇게 칼질을 못하지? 다시 견습생 할 셈인가?
삼급, 여기 커틀릿 닭고기가 오글라들기 직전이네, 이런걸 누가 먹나? 갖다버려.
삼급, 양파랑 파슬리를 다져서 섞어야지, 전혀 조화가 되질않잖아!
삼급, 오믈렛 재료들은 0.5cm라고 말하지 않았나? 왜 내눈에 다 0.7은 족히 넘어가는것같지?
변백현! 제대로안해?
백현은 점심시간이 되서야 식탁에 겨우 뻗을 수 있었다. 다행이 자신은 잘리지 않았다. 그대신 셰프님의 호통과 눈이 저에게만 행하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다. 내가 뭘 잘못했지? 생각해보면 백현은 아무 잘못도 없었다. 레세피대로 칼질을 했고, 바쁜 와중에 구불구불한 샐러리를 정확히 치수에 맞춘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게다가 닭고기는 오그라들기 직적도 아니었단 말이다! 백현은 그대로 식탁에 엎어져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순간, 앞에 인기척이 느껴져 종대인가 싶어 고개를 드니 셰프님이 허연 치아를 다 드러내며 젠틀하게 자리를 잡는것이 아닌가! 백현은 너무 놀란 마음에 몸이 굳어 식판으로 시선을 박았다. 저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저렇게 실실 웃고만 있으니 이젠 똥줄이 다 타려 한다. 불안한 마음에 덜덜 떨리는 손으로 수저를 들자,
"내가 그렇게 위협적인가? 왜 덜덜 떨어, 더 괴롭히고싶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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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물 많이 생소하신가요ㅠㅠ쓰는 저는 용어 찾아보느라 힘들었는데..☞☜ 요리용어들이라 틀린게 많을 수 있어요 혹시있으면 알려주세요! 반응보고 연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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