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결국 이번 시니어 시즌을 전체 스킵을 하게 되었고 코치진들은 나를 위로해주었다. 하지만 그런 코치진들의 위로보다도 가장 힘이 됐던건 의외지만 루한이었다. 나를 부축해 직접 병원에 데려다주고 내가 울때 가장 위로를 많이 해줬다. 나는 다른 사람도 아닌 루한에게 오랜만에 따뜻하다는 느낌을 받게된 것 같았다. 오늘도 나는 훈련은 멈출수 없어 재활을 받으며 간단한 훈련만 했고 링크장 밖에서 루한이 스케이팅을 타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저 바라보고 있으면 루한은 정말이지 치원이 달랐다. 점프는 가벼웠으면 표현력은 풍부하고 스핀의 축은 곧았다. 스텝시퀀스에서의 안무 역시나 물흐르듯 흘러갔다. 그렇게 한참을 정신을 놓은채 바라보다 루한과 눈이 마주쳐 급하게 몸을 돌려 링크장 밖으로 나갔다. 그런 내가 오히려 이상했다. 왜 못본 척을 하고 나간 것인지 왜 그토록 싫어한 루한의 연기를 넋놓고 감상한 것인지 병원을 같이 갔다 온 이후로 뭔가 이상했다. 왜 루한에게 이렇게 풀어진건지 그렇게 루한에 대해서 한참 생각을 하고 있을때 "!!" "누구 생각을 그렇게 정신없이 해?" 갑작스레 루한이 뒤에서 나를 안아오며 귀에 속삭였다. 난 당황스러운 마음에 루한을 밀치고 그 공간을 벗어나려 했지만 이내 루한이 내 손을 잡아오며 "민석아 나 좀 있으면 연습 끝나 끝나고 같이 가." "내가 왜?" "내가 부축해줘야지" "싫어" "안돼 너는 거부권 없어" "싫어 나 혼자 갈 수 있어, 너 병원 일때문에 나랑 사이가 좋아졌다고 생각하나본데 착각하지마 너랑 나는 아무 사이도 아니니까." "그럼 이제 친구하면 되겠네 너도 나도 딱히 친구 없잖아?" "나한테 신경끄고 제발 네 프로그램 연습이나 해. 저번처럼 일본 애한테 메달뺏겨서 분해하지 말고" "민석이 내 걱정해주는거야? 알겠어 연습하러 갈게 대신에 너 연습 끝나고 왔을때 기다리고 있어야 된다? 꼭!" 루한은 그렇게 끝까지 나에게 눈을 떼지 못하며 뒤로 걸어가다가 넘어질뻔 하면서도 나한테 꼭 기다리라며 신신당부를 했고 나는 대충 알았다며 가라는 손짓을 했다. 나는 루한이 링크로 다시 들어가는 것을 보고서 계속해서 고민했다.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사실 이걸 고민하는 나도 참 웃겼다. 며칠 전만해도 보기만 하면 이를 갈면서 거의 증오에 가까운 감정을 느꼈던 루한에게 그 사건이후로 이렇게 풀어졌다는게 사실 루한과 다시 대화한 것도 근 3년만 이었다. 별거 없이 틱틱대는 대화였지만 그것만으로도 사실 우리 둘에게 있어서는 큰 변화였고 나에게는 매우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그렇게 루한과 나의 사이에 대한 생각을 하다 코치님이 여기서 뭐하냐는 말에 정신을 차리고 다시 남을지 말지를 고민했지만 도저히 오늘 루한 얼굴을 다시 볼 수는 없을 것 같아 미안하기는 했지만 집으로 향했다. 그렇게 집에 도착해 씻고 짐을 정리한 후 최대한 자기 위해 루한의 생각을 안하려고 했지만 계속해서 생각이 났고 어쩔 수 없이 그 날밤은 거의 밤을 지새우다싶이 했다. 난 정말 내가 쓴 글을 다시 못보겟어 오그리토그리 새벽에는 글을 쓰는게 아니랫지만...★☆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EXO/루민] We Walk On This Ice 02 2
11년 전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손종원 셰프 나이 살짝 의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