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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균 전체글 (정상)ll조회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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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교생 선생님, 03 | 인스티즈

"아니다, 그냥 이거 받고"


"저랑 걸을래요?"









-


되게 난처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 채형원이 쥐어 준 캔커피를 손에 쥐고 학교 운동장을 한 바퀴 걷고 있었다.
폰을 걷는 게 원칙인 학교에서 당당하게 폰을 만지작 거리는 녀석을 보니 화가 울컥 치밀어 올라서, 한마디 해 주며 동시에 폰을 채 왔다.





"수업 끝나고 찾으러 와, 폰 내야지"

"앗, 좋죠 저는"





왠일로 이렇게 순순히 내주는 거지, 싶어서 당황한 표정으로 녀석을 쳐다보자, 
다시 웃으면서 오글거리는 소리를 잘도 뱉어냈다.
 

[몬스타엑스] 교생 선생님, 03 | 인스티즈

"쌤 보러 갈 핑계가 생기잖아요"



널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한숨을 내쉬고는 뒤돌아 운동장 중간을 가로질러 교무실을 향해 갔다.
뒤에서 뭐라 소리치는 녀석은 결국 뛰어오는 것 같았지만 그래 봐야 학교 안, 교무실에 들어가면 자유다, 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걸어갔다.
시원한 교무실 안은 화끈거리는 내 얼굴을 식혀 주기에 충분했다.





-



수업 종이 쳤다. 그리고 결전의 시간이 다가왔다.
마음 같아서는 채형원 담임 선생님께 말씀 드리고 싶지만, 그랬다간 괜히 선생님이 복잡해지실까봐
사실 괜히 꼰질렀다는 이유로 미운털을 박히고 싶지 않은 이유가 가장 강했다.


"그냥 여기다가 둘까"






쪽지를 쓰려고 펜을 잡은 순간, 위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흠칫, 손이 그대로 멈춰 버렸다.

[몬스타엑스] 교생 선생님, 03 | 인스티즈

"왜요, 번호 적어 주시게요?"

"아 깜짝이야"





언제 온건지 교무실 칸막이에 얼굴을 들이대고 싱글싱글 웃는 녀석을 흘겨 보며,
핸드폰을 손에 쥐어 주자 금방 다시 내미는 녀석이다.

"번호 좀"

"폰 없어"

"있는 거 다 아는데요"

"미안"

"카톡 아이디는?"

"안해"

"진짜요?"

"너랑 안한다고, 카톡"


집요하게 물어오는 녀석에도 튕겨내는 나에게 박수를 치고 싶을 정도로 의미 없는 대화를 하던 중간,
한 2학년 학생이 걸어 들어와 물었다.

[몬스타엑스] 교생 선생님, 03 | 인스티즈
"여기, 남는 교사용 문제집 없어요?"


재빠르게 명찰을 스캔해 알아낸 이름은 임창균, 학년은 2학년.
아, 그러고 보니 아까 강당에서 본 친구인 것 같다.







"어? 있지, 필요해?"





그러면서도 교사용인데 선뜻 줘도 되나, 마나 망설이며 구원의 눈길을 보내던 순간,
마침 옆을 지나가는 현우쌤의 팔을 덥썩 붙잡고 물었다.

"저기, 이 친구 교사용 문제집 줘도 되나요..?"

"아, 네?"




저기, 제가 물어본건데...






"아아, 네, 쟤 공부 잘하기로 유명한 얘에요, 되게 성실해서 줘도 될껄요"

"혹시 그 앞에 얘를 말하시는 거면 아니고"





채형원과 임창균을 번갈아 보시던 현우쌤이 웃으며, 채형원을 향한 일격을 날리고는 나가셨다.


임창균은 우쭐한 표정으로 문제집 세 권을 손에 쥐고 걸어 나갔고,
채형원은 가만히 있다가 봉변을 당했다는 듯이 허탈하게 웃으면서 나를 보고 있었다. 








-





생각보다 작은 해프닝이었지만 그러한 일로 인해서 첫날부터 교무실 마무리를 하고 하교하게 되었다.
이게 다 채형원 때문이야, 채형원 때문에 일이 꼬이는 거라고 투덜대면서 나가자 문 옆에 기대 서 있는 놈에 흠칫하고 놀랐다. 

다 들렸나?







[몬스타엑스] 교생 선생님, 03 | 인스티즈

"저때문에 늦었으니까"

"같이 가요, 쌤"



-





핑계는 가지가지였다. 오늘은 자기 때문에 늦었으니까,
가끔 와서 퇴근을 방해하는 날도 있었고, 자기는 밤에 봐야 잘생겼다면서, 같이 하교할 핑계를 만들어 내는 채형원이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우산이 없을게 뻔하다면서 문 옆에 서서 우산 두 개를 들고 기다리는 채형원에,
한번쯤은 괜찮을꺼라며 가지고 다니던 삼단우산을 작게 접어 가방 속에 넣었던 날이었다. 







[몬스타엑스] 교생 선생님, 03 | 인스티즈

"그래서, 번호는 언제 알려줄 거에요"




아직 어리다는 걸 티 내고 싶었는지 부루퉁하게 입술을 내밀며 말하는 채형원에,
결국 근래의 시달림을 이겨내지 못하고 한숨을 쉬며 번호를 찍어줬다. 





버스 정류장까지 확실하게 나를 데려다 준 채형원은,
내가 버스에 타자마자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평소 같으면 잘 가라고 인사를 하던 녀석인데 오늘은 왠지 그러지 않자
어색하면서도 서운한 감정이 섞여 밀려왔다. 





-




[여보세요]

[쌤]

놀라 옆을 돌아보니 창 밖으로 채형원이 수화기를 귀에 댄 채로, 손을 흔들었다.

[목소리 더 오래 들을 수 있겠다.]

 [조심해서 가요, 오늘도]










세균입니당
다들 보고 싶었어요 (는 공지 가져온 지 몇시간도 안됨)
오늘ㅁ 뭔가 짧은 느낌적인 느낌,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따흐흑
정말 이야기가 아직 태산같이 남았는데 시간은 별로 없어요
그래서 열심히 가지고 올게요 다들 ㅠㅠㅠ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 신알신 해주신 24분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할게요!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덕분에 잘 읽고 있어요 설인데도 열일하시네요 ㅎㅎ! 복많이받으세용~
7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작가님 복 많이 받으세요❤️❤️
7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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