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트랙에서]
어려운 부탁이 아니란 건 알고 있었다.
날씨가 추운 날 경기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언제나처럼 항상 열리던 경기였고, 딱히 무리해서 나가는 것도 아니었기에,
아직 말을 탄지 3개월도 안된 너가 나가는 것을 허락했다.
너는 소질이 있었고, 나는 그것을 알았다.
누구보다 말 타는 것을 좋아했고 말을 아끼던 너라서 그만큼 믿었다.
![[임창균] 겨울의 트랙에서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2/18/c/f/7/cf7a640d0abcc3e619b3be32cceae4c2.gif)
'농농아, 나, 대회 나가고 싶어'
'아직 이른 거 알잖아'
'그래도, 한번만!'
너의 부탁을 나는 이기지 못했고, 그 부탁을 들어줌으로 인해서 나는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다.
/
[아, 이번 대회는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보이네요]
[아, 5번 레인에 임창균 선수 말이 익숙하지 않나요?]
[혹시, 저 말이 김농농 선수가 타던 말인가요?]
[네, 그럼 거의 우승 확정 아닌가요?]
[그쵸, 김농농 선수가 키운 거면 뭐..]
어릴 때 시작한 승마를 그만둔 것은 별 이유 없었다.
질렸다기보다는 몸이 더이상 버티지 못했다.
지속적으로 안장에 올라타면서 생긴 굳은살과 반비례하게 발목은 약해져 갔다.
다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정상적으로 말을 타기는 힘들었고,
사고가 나기 전에 은퇴해 코치로 일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만난 게 임창균이었다.
/
성적이 생각보다 좋았다, 임창균은 생각보다 빠르게 달렸고, 항상 좋은 결과를 거뒀다.
항상 경기에서 주목을 받았고 어느덧 결승을 눈앞에 뒀다.
당황스럽긴 했지만
정말로 축하해줬다.
![[임창균] 겨울의 트랙에서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2/18/0/9/8/0985afebdcf4ab6d862bba22f2cf664e.gif)
"축하해"
"당연하지, 누구한테 배웠는데"
푸스스 웃음이 흩어졌고 임창균은 우승할 거라고 호언장담을 하며,
나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경기장으로 돌아갔다.
/
[이번 대회 유망주는, 역시 2번 레인에 이주헌 군이죠?]
[아, 혹시 모르죠, 4번 레인에 임창균 선수가 있잖아요?]
![[임창균] 겨울의 트랙에서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2/18/7/f/1/7f1d87b6b7f48c8b0bfbd20c65c5bff4.gif)
'농농아, 오랜만이다'
'어, 안녕'
'왜 그렇게 싸늘해? 혹시 아직도 현우형 때문에 그러는거야? 사고였잖'
'어, 아니까 좀 가줄래?'
거슬리는 상대였다, 이주헌은.
/
[네, 역시 4번 레인 임창균 선수 선두네요]
[네, 두 바퀴만 돌면 첫 출전에 우승이에요]
[아아, 이주헌 선수가 치고 나와요]
[뒤에서 또 김민규 선수도 나오고 있어요]
[임창균 선수, 속도를 유지하기는 힘들 것 같은데요]
무리하는 게 보였다, 원래 달리던 속력보다 10은 더 붙은 것 같았다.
말도 무리하고 있었고, 결정적으로 임창균이 무리하고 있었다.
순식간에, 임창균의 손이 고삐에서 빠지며 임창균이 말 아래로 떨어졌다.
선두로 달리고 있었던지라 뒤도 줄줄이 엉켜 큰 사고가 생겼다.
다시는 밟지 않았던 트랙 위로, 3년 만에 달려갔다.
갑자기 카메라에 비친 내 모습에 기자들은 놀랐고, 나는 인상을 펴지 못하는 임창균을 붙잡았다.
![[임창균] 겨울의 트랙에서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2/28/5/f/5/5f56aa22d350aab0f411b86d755ddc69.gif)
"김농농"
"괜찮아? 제대로 누워 봐"
"미안해"
"미안하면 제대로 누우라고, 좀"
"경기는?"
"지금 그게 중요해? 어차피 중지야"
/
"아직도 아파?"
"응, 많이"
"진짜? 봐봐"
"뻥이야, 별로 안아파, 다 나았어"
"장난치지 말랬지, 너"
![[임창균] 겨울의 트랙에서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2/28/2/5/2/252e3edb2ae2126ec90256edca3b6124.gif)
"괜찮아, 진짜로"
우리의 겨울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
제가 뭘 쓰려고 했는지를 모르겠어요 ㅋㅋㅋㅋ
제가 어릴 적 그만둔 승마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단편인데 ..
아련한 분위기를 내고 싶었는데 성공인지 모르겠어요 ㅠㅠ
교생선생님 빨리 들고 올게요, 감사합니당 ;0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임창균] 겨울의 트랙에서 4
7년 전공지사항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