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오일] 태일씨 우리 연애해요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b/f/6/bf650d8dc598dc9a1d53bccadf3bfad5.png)
[오일]태일씨 우리 연애해요
Written by. 포태일토
“태일씨, 좋은 아침!”
“…조, 좋은 아침입니다 부장님.”
아, 역시 오늘도. 태일은 출근하기가 무섭게 제 옆에 달라붙어 조잘조잘 떠들어대는 남자에게 멋쩍게 웃어보였다. 태일이 이 회사에 취직하고 한 열흘쯤 지났을까, 갑자기 제가 속한 부서에 짐을 한보따리 들고 들이닥친 이 남자는 다짜고짜 원래 제 부장인 민혁을 내쫓아버리고는 오늘부터 제가 여기 부장입니다! 하며 호탕하게 웃어보였었다. 그 땐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는 것이 없던 시절이라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그는 회사 회장님의 외동아들이었고, 낙하산으로 꽂힌 거라 하였다. 원래 더 높은 직책에 있었는데 민혁을 그 자리로 승진시켜 버리고 제가 마케팅 부서 부장으로 내려왔다는 것이 의문이었다. 좋은 자리 두고 왜 내려온 것인지 그 이유 역시 아무도 모르는 듯했다. 하여튼 그랬다. 그 날부터 그는 늘 저에게 말을 걸어왔다. 오늘은 지각 안하고 여유롭게 왔다는 둥, 아침은 든든하게 챙겨 먹었냐는 둥, 어제 뮤지컬은 재밌게 봤냐는 둥. 처음에는 서슴지 않고 사생활까지 터치하는 모습에 어안이 벙벙했지만 곧 아무렴 어때, 하고 넘기고는 했다.
“물이 다 떨어졌네… 태일씨, 생수통 좀 갈아주시겠어요?”
“아, 네…”
하여간 저 계집애는 꼭 나한테만 이런 거 시켜. 도도하게 제 개인 컵에 냉수를 받아 자리로 가는 가영을 보며 속으로 투덜거리는 태일이었다. 저랑 같이 입사한 동기인데도 여자라는 이유 하나로 특별대우를 받으니 태일으로선 미워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항상 아무런 이유도 없이 저를 흘겨보고 이것저것 잡일을 시키기도 했다. 그렇다고 남자가 쪼잔 하게 그런 걸로 꽁해있을 수도 없고. 푸욱 한숨을 내쉰 태일이 정수기에 박힌 빈 생수통을 빼낸 후 바닥에 놓여있는 생수통의 옆구리를 부여잡고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으, 이거 왜 이렇게 무거워. 팔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올려야 되는데 올리지도 못하고 얼굴은 시뻘개져서 눈만 질끈 감은 채 낑낑대고 있는데, 갑자기 제 손 안을 육중하게 맴돌던 무게가 홀연히 떠나가는 듯 한 기분이 들었다.
“어, 어어…”
“에 에이이아 이어 애여?”
손쉽게 생수통을 갈아 끼운 사람은 다름 아닌 표지훈이었다. 아, 그러니까, 회장님 아들. 이제 막 식사를 마친 것인지 칫솔을 입에 물고는 잔뜩 뭉개진 발음으로 말을 하는데, 이게 뭐라고 하는 말인지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어 네? 하고 반문하니 또, 에 에이이아 이어 아아구여.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말을 하는데 입가에 치약이 묻어 나와서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키자 가만있던 지훈이 헛기침을 하며 제 입가를 훔쳤다. 으음… 아, 혹시 이건가? 태일이 손바닥을 탁 치고는 감사해요! 하며 지훈을 올려다보았다. 그러자 멍하니 태일을 쳐다보던 지훈이 잔뜩 찌푸리고 있던 인상을 펴고는 큭큭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이, 인사하라는 거 아니었나. 허리까지 접어가며 웃는 모습에 당황한 태일이 혹시 체한건가 싶어 등을 토닥토닥 쳐주자 지훈이 퍼뜩 상체를 일으켰다.
“아, 지짜… 기여어.”
“……예?”
반문하기가 무섭게 제 머리를 슥슥 쓰다듬은 지훈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손을 흔들어 보이고는 부서 실을 나갔다.
쟤가 지금… 뭐라 했냐.
“태일씨 혹시, 끝나고 시간 있어요?”
퇴근 시간이 되어 집에 갈 채비를 하니 지훈이 후다닥 다가와 물었다. 오늘은 가영이 저를 평소보다 훨씬 많이 부려먹어서 이만저만 피곤한 게 아닌 태일이 약속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려했으나, 시간 있으면 이거 같이 보러가요 하며 영화표를 보여주는 지훈에 자신도 모르게 저 시간 완전 많아요!!! 하고 소리치고 말았다. 다름이 아니라 그 영화는 개봉 전부터 태일이 예매를 하려고 벼르고 벼르던 흥행작이었다. 아이돌 콘서트 티켓팅 마냥 속속들이 좌석이 매진되는 바람에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우왕좌왕 코트에 팔을 우겨넣고 목도리까지 둘둘 두른 태일이 가요, 얼른 얼른!하며 보채자 지훈도 제 가방을 챙기고는 태일을 따라 부서 실을 나섰다.
“안 늦을까요? 좀 있으면 시작할 텐데…”
“금방 도착해요.”
제 물음에 지훈이 밟고 있던 엑셀을 꾸욱 눌러 속도를 높였다. 그렇게까지 촉박한 것은 아니라 괜찮다고 말하려던 태일은 이내 다시 입을 다물었다. 아무렴 일찍 가면 더 좋은 거니까. 대수롭지 않게 넘긴 태일이 다시 한 번 찬찬히 영화표를 훑어보았다. 아, 내가 드디어 이 영화를 본다니! 왠지 모를 성취감에 생글생글 웃던 태일은 문득 눈에 들어오는 글자에 뚝하니 웃음이 멈춰버렸다. …저기, 부장님. 네? 이거, 커플석이네요? …컥, 컥! 예?
“아, 그, 그게. 친구가 커플인데. 걔 여친이 갑자기 못 간다고 막 그래갖고 저 준거거든요. 그래서. 그래서 커플석.”
“…아아, 어쩐지.”
구구절절 변명처럼 늘어놓는 지훈의 말을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수긍한 태일은 영화표를 코트 주머니에 넣고는 발을 동동 굴렀다. 커플석이면 어떠랴, 보기만 하면 되지. 신이 나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창밖을 바라보는 태일을 흘긋 눈짓한 지훈은 소리 없는 한숨을 흘렸다. 이 박경 빌어먹을 놈이… 제 취향과 전혀 딴판인 멜로 판타지 영화를 본다는 것을 비웃은 것도 모자라 좌석까지 제 멋대로 예매해 두었다. 태일이 눈치가 없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다고 생각한 지훈이 다시 한 번 태일을 살핀 후 조용히 속도를 높였다. 빨리 가자. 빨리.
“와… 사람 진짜 많다.”
좌석을 확인하고 광고가 나오는 틈에 영화관을 둘러본 태일은 맨 앞줄에 자리가 비었다는 것을 깨닫고 ‘어, 저기 빈자리’ 하고 중얼거렸다. 일반석이었다. 저기로 갈까요? 저를 돌아보며 묻는 태일의 눈을 애써 피한 지훈이 아까 누구 앉는 거 같던데, 하며 얼버무렸다. 누구 좋으라고 커플석 두고 거길 가. 비록 주변에 앉은 커플들이 태일과 지훈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기는 했으나 지훈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뭐, 내가 이태일 좀 가까이서 보겠다는데 자기들이 뭐 어쩔 거야. 끊임없는 시선에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이를 세우자 쳐다보던 이들이 냉큼 스크린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이제 맘 좀 놓겠다 싶어 회심의 미소를 짓는 찰나 옆에 앉은 태일이 영화 시작해요, 하며 지훈을 툭툭 친다. 그에 지훈이 집중하는 것 마냥 스크린을 쳐다보았다. 지훈의 모든 신경은 이미 태일에게 쏠려있었지만 태일은 눈치 채지 못한 듯 했다. 아, 설렌다. 입술을 깨물며 미소 지은 지훈이 조심스레 태일의 손을 잡았다.
“죄송해요, 잠들어서… 어깨 안 아파요?”
“아니요 안 아파요. 진짜 괜찮아요!”
생글생글 웃으며 씩씩하게 답하는 지훈의 모습은 왜인지 영화를 보기 전보다 훨씬 신이나 보였다. 영화가 재미있었나. 태일은 너무 많은 기대를 했던 탓인지 영화가 지루하게 느껴졌었다. 몸도 피곤한 탓에 자꾸만 감겨오는 눈을 이기지 못한 태일은 결국 지훈의 어깨를 베개 삼아, 들려오는 배우들의 목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이 들고 말았더란다. 기껏 생각해서 보여준 영화를 그렇게 물린 것도 충분히 미안한데, 지훈은 차가 출입하지 못하는 골목까지 냉큼 들어서서는 태일을 집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춥다는 핑계로 마주 잡은 태일의 손과 제 손이 앞뒤로 흔들리다 다 왔어요, 하는 태일의 말소리에 지훈은 천천히 손을 놓았다. 들어가 보고 싶다, 안에. 아쉬움에 입맛을 다신 지훈이 멋쩍게 웃었다.
“조심히 들어가요.”
“네, 부장님도. 감사했어요, 오늘. 재밌었어요.”
재밌었어요. 주문이라도 되듯 그 한마디를 곱씹던 지훈은 목도리에 얼굴을 파묻은 채 눈웃음을 지으며 손을 흔드는 태일에게 마주 인사를 했다. 태일이 집으로 들어가고 불이 켜지는 것까지 확인한 지훈은 골목길을 걸어 나오며 태일에게 메시지 한 통을 보냈다. 오늘 아침 일기예보에서는 분명 한파라고 했던 것 같은데, 밤공기는 마냥 따듯하게만 느껴졌다.
-
“엇, 문자…”
집에 들어서자마자 피곤함이 몰려오는 기분에 곧바로 씻고 나온 태일은 침대에 올려둔 핸드폰을 제일 먼저 확인 했다. 마침 메시지 2통이 와있었다. 한 통은 지훈이었고, 나머지 한 통은 회사 동기 지호에게 온 것이었다. 지훈의 메시지를 먼저 확인한 태일은 재빨리 답신을 보내고 지호의 메시지를 마저 확인하였다. [형 부장님 내일 부산으로 발령 나셨다고 전해주세요. 번호를 잘못 저장했나 봐요ㅜㅡㅜ –지호]. 핸드폰을 자주 바꾸던 지호가 종종 하던 실수임을 알고 있음에도 어떻게 부장님 번호를 모르냐며 장난 식으로 타박한 태일이 알았다고 답장을 보낸 후 다시 한 번 지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부장님 부산으로 발정ㅇ나셨어요]
[아니 발ㄹ정]
[아니ㅣ 발령;;;; 죄;송해요]
발정이라니, 이게 뭐야! 당황해서 얼굴이 빨개진 태일이 얼른 문자를 재전송했으나 또 다시 오타가 나고 말았다. 어떡해, 어떡해! 액정을 꾹꾹 누르는 손놀림이 빨라지고 이번엔 제대로 발령이라고 써서 발신을 했지만 이미 지훈에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는 메시지가 도착한 후였다. 아, 이게 뭐야. 쪽팔려…. 부끄러움에 침대에 엎드려 팡팡 주먹을 내리치던 태일이 이내 발까지 동동 굴렀다. 아 이제 부장님 얼굴 어떻게 봐, 내 체면…. 때 아닌 흑역사 생성에 치욕을 느끼는 와중 다시 한 번 진동이 울렸다. 보나마나 비웃는 문자겠지, 울먹거리며 잠금을 풀자 지훈과의 메시지 창이 화면을 가득 메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태일씨 저 발정 안 났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장님]
[ㅋㅋㅋㅋㅋㅋㅋ아 귀여워 진짜 미치겠다 이태일 -부장님]
[으아아아아아 이태이이이이일!!!!!!-부장님]
[ㅋㅋㅋㅋ아.... 태일씨 한번만 말할 게요-부장님]
[태일씨 우리 연애해요 -부장님]
필명을 같게 하느라 민폐 끌올 했어요;ㅅ; |
옛날에 썼던 제 처녀작인데 필명 좀 같게 하느라 끌올 했어여.. 민폐 뎨둉ㅠㅡㅠ.. 이게 필명이 같아야 밑에 그거 뜨잖아여 제가 쓴 글 쭈르르 뜨는거 그거! ;ㅅ; 그거 좀 하느라규ㅠㅠㅠㅠㅠㅠㅠㅠㅠ헝 미아내요 얼른 다른 거 들고 올게여..
끌올 하면서 수정 좀 했는데 수정을 해도 해도 끝이 없어서 걍 포기했어여 ㅎㅎ 나란 여자 끈기 따위 버린지 오래인 여자 그런데 이거 너무 오글거림의 결정체 그래서 제가여 당신님들을 위해
고데기 들고왔어여 저 착하져 취향대로 골라잡아 그리고 전 태일이를 잡을게여
네 fail
맞다 저거 발정났어요 저거는 옛날에 인터넷에서 어떤 문자 캡쳐한거 떠가지구 그거 보고 했어요 옛날에 이거 올렸을 때 말씀드리는 걸 깜빡했어요 죄송해요..☞☜
문자 캡쳐는 저에게 좋은 소재를 제공해줍니다. *^^* 앞으로도 많음 소근소근
암튼 당신님드라 안뇽 굿밤투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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