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렛미인을 참고해서 썼어요!
소년은 박쥐처럼 남자의 목을 끌어안고 몸을 붙였다. 한편, 백현은 숨을 죽인 채 자신의 방에 난 창문 너머로 보이는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저 남자, 죽겠구나. 백현은 중얼거렸다.
하늘에선 여전히 하얗디하얀 눈송이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고, 그것은 땅 위로 소복이 쌓여가고 있었다. 오늘따라 달이 밝게 빛나는 밤, 하늘은 어두웠고 아이러니하게도 세상은 하얗게 물들어있다.
그 와중에도 경수는 망설임이 없었다. 창백하게 얼어붙은 손으로 남자의 목덜미를 잡아 챈 뒤, 사정없이 비틀어버린다. 입이 찢어져라 웃고 있는 그의 피부 위로 선혈이 튀고 경수는 남자의 목에 머리를 박은 채 배고픈 개처럼 정신없이 남자를 빨고 핥는다.
와드득, 뼈와 입이 맞물리는 소리는 생생하게 백현의 귓속으로 침범한다. 뒤늦게 눈앞으로 그려지는 피의 향연. 갈가리 찢겨져버려 너덜너덜해진 붉은 살덩이.
백현은 눈을 질끈 감았다.
경수는 혈액이 완벽하게 바닥이 나버렸을 때 즈음에야 고개를 들었고, 남자의 몸뚱이를 질질 끌어 근처의 개울가로 밀어버리고는 수면 위로 둥둥 떠다니는 시체를 한동안 내려다보기 시작했다. 경악에 질린 얼굴, 완전히 비틀린 머리.
" 고마워. "
그러곤 저 한 마디를 툭 내 뱉어버리고 돌아서는 것이었다. 다음은 여느 때와 같이 유유히 몸을 숨길 차례였다. 하지만 오늘따라 경수는 빈 놀이터까지 기어 올라와 그네 위로 엉덩이를 붙였다. 무표정한 얼굴로 정면을 주시하며 두어 번 힘없이 발을 굴리던 경수가 갑작스레 고개를 쳐든 것은 그 때였다. 덕분에 백현은 하마터면 뒤로 자지러 질 뻔 한다. 경수가 자신을 올려다보았음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손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꽉 쥔 주먹은 달달 떨렸다. 백현은 창가에서 한 발자국 떨어졌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침대를 향해 걸어가 몸을 뉘였다. 이대로 잠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백현은 생각했다.
백현을 눈을 감고 여전히 머릿속을 배회하는 하얗고 또한 검은 눈알을 지우기 위해 애를 썼다. 정적과 침묵은 긴장을 진정시킨다. 하지만 그 뿐이다. 고요한 평화로움은 금세 무너져 내렸다.
살갗이 부딪히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귓전을 때렸다. 백현은 쿵쾅거리는 심장소리를 최대한 무시로 일관하며 조심스레 눈을 떴다. 저도 모르는 새에 방 안으로 침투한 푸른 달빛, 그리고 활짝 열린 창문 사이로 들어 온 찬바람. 그 때문에 얇은 커튼은 이리저리 펄럭였다. 백현은 제 눈을 믿을 수 없었다. 그래서 다듬어 지지 않은 볼품없는 목소리가 입 밖으로 더듬더듬 새어나왔다.
" 너, 너… "
경수는 보란 듯이 아슬아슬하게 창가에 걸터앉아 허벅지까지 드러난 하얀 다리를 내놓고 허공에 살랑살랑 휘저었다. 달은 경수의 등 뒤로 한층 더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경수는 그저 한참동안 입을 꾹 닫고 있다 어느 순간 당황한 백현의 눈동자와 제 눈을 맞췄다. 그리고 살포시 눈을 접어 웃어버린다. 창틀을 짚고 있던 경수의 한 쪽 손은 어느새 활짝 핀 모양을 한 채 좌우로 흔들린다.
" 안녕. "
백현은 혼이 나간 사람처럼 넋을 놓고 상체를 서서히 일으켰다.
" 친구하자. "
경수는 여전히 웃고 있다.
다음편이 있을지 의문이네요..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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