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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신에 남은 증거


그날을 꿰뚫어 본다.





pro








 희미하게 울리던 사이렌 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순식간에 귀를 때리며 옆으로 지나갔다. 커다란 소리에 갑자기 윙윙해진 귀를 만지작거리며 창문 밖을 바라보자, 높게 솟은 건물들 사이로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게 보였다.


 또, 화재가 난 모양이다. 아무리 건조하다고 하지만 요새 들어서 부쩍 화재 건수가 늘었다. 혹시 누가 방화라도 저지르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잠시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으나, 이내 빠르게 고개를 저었다. 경찰이 알아서 하겠지, 지금 내가 해결할 일만 해도 산더미인데. 괜히 귀찮은 일을 만들지 말자, 어련히 알아서 잘 해결하겠지.





“우리도 구급차타고 출동 다닐까?”






 꽉 막힌 도로를 뚫고 유유히 지나가는 구급차를 보던 태형이가 검지손가락으로 코를 쓸며 말을 하였다. 보통 사람이라면 당연히 농담으로 하는 말이겠지만, 태형이는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여기서 긍정을 표한다면 당장이라도 콘솔박스 위에 대충 올려놓은 휴대폰을 들어서 구급차를 알아보고도 남을 사람이었다. 나도 잠시 지체 없이 도로 위를 달리는 구급차를 보며 태형이와 같은 생각을 했으나, 양심이 남아 있었기에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 저었다.

 
 초록불로 바뀐 신호에 출발을 하는 태형이의 입은 누가 봐도 ‘나 삐쳤어요.’라는 것을 알 수 있게끔 밖으로 삐죽 나와 있었다. 






“너 삐쳤어?”


“...아니거든.”






 그런 표정을 지으면서 아니라고 말을 하면 누가 믿겠냐고요. 구급차 타고 다니면 이동 시간 줄어들잖아, 그럼 석진 오빠가 너 일 더 많이 시킬걸. 김태형이랑 같이 일을 한지도 벌써 3년차로 접어 들어가다 보니, 삐쳤을 때 어떻게 달래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도가 텄다. 역시나 네가 일을 많이 할까봐 걱정이 되어서라는 뉘앙스를 넣어서 말을 하자, 언제 삐쳤었냐는 듯 태형이의 입은 위로 부드러운 곡선을 그렸다. 


 우리 여주 내 걱정하는 거였어? 어우, 귀여워. 물론, 달래는 데에는 도가 텄지만, 그 후에 이어지는 김태형의 능글맞음에는 아직도 적응이 안 되고 있다. 이럴 때는 윤기오빠가 무시가 답이라고 했어.











“누나, 좀 늦었네요.”


“오늘 길에 차가 많이 막혀서”






 사건을 해결하고 오는 길에 출동 연락을 받고 먼저 현장에 도착해 있던 정국이가 폴리스 라인을 넘어오며 반겼다. 아직 범행 장소에 발을 들이지도 않았음에도 벌써부터 풍겨져 오는 역한 냄새에 미간에 주름이 졌다. 


 피해자는 이 집 주인인 43세 김배자로 복부 자상으로 인한 과다출혈이 사망원인으로 추정되는데... 아, 머리에 흉기에 맞은 흔적도 있다고 합니다. 위층에 사는 박 모씨가 밑에 층에서부터 역겨운 냄새가 올라온다고 경찰에 신고를 했다고 합니다. 피해자의 집에 발을 들였을 때는 이미 부패가 한창 진행 중이... 누나가 늦게 현장에 도착해서 다행이지 저 아까 들어갔다가 진짜 토 할 뻔 했다니까요... 피해자는 평소 괴팍하고 고약한 성격으로 인해서 주민들과의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피해자의 복부에 수차례의 칼자국이 나 있는 것으로 보아서, 피해자에게 엄청난 원한을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흉기 도구는 15cm정도의 칼로 예상되며, 범인의 흔적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서 계획된 범죄라고 생각됩니다.



 정국이의 말을 들으며 사건 현장인 안방으로 발을 들이니 피해자는 이미 부검실로 이송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집안을 가득 채운 썩은 냄새에 헛구역질이 절로 올라왔다. 차가 막혀서 늦게 현장에 도착한 게 천만 다행이었다. 


 안방은 도둑이 들은 것 마냥, 서랍과 옷장 문이 싹 다 열려서는 안에 있던 내용물들이 밖으로 튀어 나와 난잡했다. 입구 쪽에 쓰러져 있던 피해자와 정반대 쪽, 안쪽으로 살짝 들어가 있는 위치에 있었음에도 옷장 옆의 작은 서랍장에는 하얀색과 대조적이게 검붉은 피가 작게 묻어있었는데, 피가 튄 모양이 아니라 누가 만져서 낸 모양처럼 번져있었다. 


 피해자의 집 안은 술병들로 가득했고, 바닥에는 깨진 술병 조각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이건 뭐 거의 알코올 중독자급인데... 부엌 식탁위에 있는 뜯지 않은 술병 하나, 바닥에 떨어진 치킨 상자, 그리고 소주잔 하나... 바닥에는 깨진 술병... 치킨 먹지도 않은 새것 같은데 너무 아깝다.





“평소에 피해자에게 원한을 가진 사람이 너무 많아서 용의자를 추리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범인이 남긴 흔적도 하나도 없을 뿐더러, 벌써 피해자가 죽은 지도 한 달이 넘어서 사망 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너무 증거를 많이 남겼는데”


“네?”


“00치킨 가게에 전화해서 용의자 사망일 cctv 확보하고 아니다 저기 있는 바닥에 떨어진 치킨 상자에 있는 지문 조사해 봐. ##동에 거주하고 있을 걸.”






 누나, 그게 무슨 소리에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연신 질문을 던지는 정국이를 두고 밖으로 나와 신선한 공기를 마셨다. 진짜 토 할 뻔 했네, 근데 김태형 얘는 어딜 간 거래? 현장에는 들어와 보지도 않고. 



 장갑을 벗어 던지며 계단을 내려오니, 대문 밖으로 삐죽 솟은 김태형의 뒷통수가 보였다. 오호, 이게 지금 농땡이 친 걸로도 부족해서 담배까지 피우시겠다. 얘를 어떻게 혼내지라는 생각을 하며 김태형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스마일~하는 소리에 김태형이 고개를 돌려 나를 발견하고는 황급히 바닥에 담배를 밟아서 끄며 손을 빠르게 내저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아까 현장에 들어갔는데... 피해자가 너무 슬프길래, 그래서 담배를 딱 한 대만 피우고 있었던 거야!! 절대로 내가 피우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


“아, 안에 들어 왔었구나~”


“어, 어 그럼, 들어갔지.”


“그런데 난 왜 못 봤지, 우리 태형이를?”

 
“내..내가 피해자를 보고 너무 슬퍼서 후다닥 뛰어서 나오느라”


“그랬구나. 그런데 우리 태형이는 어떻게 피해자를 봤을까? 벌써 이송된 피해자를. 분명 나랑 같이 도착했는데 말이야.”







 그,,그건 말이야. 아, 내가 꿈에서 본 걸 착각했나 보다, 하하. 눈을 열심히 굴리며 어색하게 웃음을 띠우는 태형이를 따라 웃어주자, 더 열심히 웃음을 흘려댔다.






“정국이나 감식반이랑 같이 신고 받고 온 것도 아닌데, 현장에 들어가서 피해자를 봤다는 건 그럼 태형이 네가 범인이라는 소리인가...”


“무...무슨! 내가 왜 범인이야! 나 아니야 나 피해자 보지도 못했는데, 냄새가 너무 역해서 계속 여기 서서 담배만 피우고...”





 범인이라는 소리에 흥분을 해서 사실대로 줄줄 털어놓는 김태형을 보며 웃으며 휴대폰을 꺼내 들자, 황급히 바닥에 떨어져 있는 많은 꽁초들은 발 뒤로 보내며 내 두 손을 맞잡아 왔다. 하여튼 김태형 금연 좀 하라니까, 더 피우고 있어. 설마 형들한테 이를 건 아니지? 라며 되지도 않는 애교를 부리는 김태형을 무시하며 잡힌 손을 빼며 호석오빠의 번호를 입력하면, 김태형이 두 눈을 질끈 감으며 크게 소리쳤다. 




“내가 소고기 사줄게!”





 어차피 호석오빠는 요즘 바빠서 전화 못 받을 텐데. 태형이의 입에서 나온 소고기 소리에 진한 미소를 띠우자, 낭패라는 얼굴로 고개를 아래로 떨구었다. 그러기에 누가 일하는 시간에 일 안하고 담배나 피우며 농땡이 부리래. 


 바닥에 담배꽁초 버리지 말고 다 주워서 쓰레기통에 다가 버려라. 주차해 놓은 차로 향하면서 말을 하자, 뒤에서 자그맣게 구시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조수석 문을 열고 차에 앉아서 김태형을 주시하고 있으면, 쪼그리고 앉아서 열심히 담배꽁초를 줍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무튼 말은 잘 듣는다니까. 이번 사건은 빨리 해결 되서 다행이네, 삼일 동안은 쉴 수 있겠어. 












 끼익-소리가 나는 무거운 사무실 문을 열었다. 제발 이번 달에는 이 문 좀 바꿔달라고 해야겠어. 끼익 거리는 소리가 왠지 소름끼친단 말이야. 






“오빠 하이, 생각보다 일찍 왔네요, 일 잘 끝났나봐요?”


“형이 어디 있다... 어? 진짜 있네, 형 왜 있어요?”






 아까 주차장에 떡하니 오빠 차가 주차되어 있었는데, 김태형은 못 본 것인지 사무실에 있는 윤기오빠를 보며 안 그래도 큰 눈을 더 크게 떠보였다.


 의자에 눕다시피 앉은 윤기오빠는 대답을 하기도 귀찮은지 눈을 느리게 떴다가 감는 걸로 말을 대신하였다. 완전 늙은이란 말이야, 이런 사람이 일만 하면 날아다닌다는 건 정말 미스테리야, 아마 내가 죽기 전까지 풀지 못할 거야.

 
 태형이는 일정보다 일찍 온 윤기오빠가 반가운 모양인지 옆에 붙어서는 연신 설마 실패해서 일찍 온 거는 아니죠? 이번에는 얼마나 있었어요? 또 다 끔찍했죠, 막 피 뚝뚝 흘리고? 피슝피슝 했죠? 라는 질문을 던져댔다. 물론, 윤기오빠의 대답은 하나도 돌아오지 않았지만, 태형이는 꿋꿋하게 질문을 이어나갔다. 




 김태형의 시끄러운 소리를 들으며 소파 위로 몸을 던지고는 탁자 밑에 놔둔 젤리를 하나씩 입으로 넣었다. 역시 현장에 다녀오고 나면 달달한 거를 입에 넣어줘야 된다니까.
 마지막으로 하나 남은 젤리를 마저 입 속으로 털어 넣으며 자리에 몸을 눕혔다. 사무실이 조용해졌다 싶었는데, 대답이 없는 윤기오빠에게 삐친 것인지 옆 소파에 누워서 게임을 하고 있는 김태형이 보였다.
 
 조용해진 사무실을 태형이의 게임소리로 작게 채우고, 나른한 분위기가 형성되며 눈이 스르르 감기는데, 화장실 쪽에서 물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물건이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잠이 확 깨면서 눈을 뜨고 김태형을 작게 부르는데 게임에 푹 빠진 모양인지 대답이 없었다. 다리를 들어서 휴대폰을 건드리자, 게임 오버라는 소리와 함께 김태형의 짜증 섞인 비명이 튀어나왔다. 황급히 입술에 손을 가져다 내며 쉿이라는 제스처를 보이며 화장실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뭐 어쩌라...엄마야!..”





 짜증을 내던 김태형은 화장실에서 들리는 쿠당하는 소리에 동공지진을 일으켰다. 그리고 뒤이어서 다시 한 번 들리는 쿠당탕하는 소리에 몸을 일으킨 우리는 서로 안고서 몸을 떨었다. 








“도..도둑 들었나봐...”
 

“남준이 오빠나 지민이 아닐까...?”


“아까 둘이 석진이 형이 불러서 간다고 했는데...”


“진짜..도둑인가봐... 김태형 네가 가봐”


“아 왜에! 네가 가”






 맨날 범인을 잘도 때려잡으면서 도둑은 무서운지 계속 나를 앞으로 떠미는 김태형을 째려보며 버티고 앉아 있었다. 범인들 때려잡던 것처럼만 하라고 말을 해도 도둑은 무섭단 말이야라는 개소리를 하면서 계속 내 뒤에 숨는 김태형에 어이가 가출했다. 아니 칼 든 범인은 잘만 패면서 도둑은 왜 무서운 건데.


 김태형이랑 서로 옷을 붙잡으며 네가 앞장서라고 싸우는 와중에도 윤기오빠는 다른 세상에 있는 사람인 양 잘만 자고 있었다. 


 김태형이랑 옥신각신을 하는 와중에 욕실 슬리퍼를 끄는 소리가 들리며 화장실 문고리가 서서히 돌아갔다. 아, 미친. 대낮에 마주할 초대하지 않은 손님에 김태형을 꼭 끌어안으며, 화장실 문이 열리는 동시에 목청을 높여서 소리를 질러댔다. 







“꺄아아아악, 왜! 왜! 무슨 일인데!! 귀신 있어?!!”






 나보다 더 큰 목소리로 비명을 지르는 익숙한 목소리에 눈을 뜨니 머리에서 물을 뚝뚝 떨어트리면서 사방을 이리저리 살피는 호석오빠가 보였다.






“왜 오빠가 거기서 나와...?”





 사건 의뢰를 받고 강원도로 향하던 윤기오빠와 남준오빠 그리고 지민이는 갑자기 의뢰인이 의뢰를 취소하는 바람에 근처에서 의뢰를 수행하고 있던 호석오빠에게 합류하여, 임무를 끝내고 함께 돌아왔다고 했다. 차안에서 음료수를 엎지른 호석오빠는 사무실에 오자마자 샤워를 하러 화장실로 직행했고.

 호석오빠와 함께 사무실에 왔다고 알려주지 않은 윤기오빠 때문에 발생한 도둑사건은 태형이와 나의 민망한 오해로 시작해서 호석오빠의 시원한 샤우팅에 잠을 깬 윤기오빠의 분노가 담긴 슬리퍼로 짧게 막을 내렸다. 













 우물괴담사건은 해결 완료. 어우 이번 사건은 진짜 눈뜨고 보기 힘들었다니까, 다들 물에 팅팅 불어가지고는 흐물흐물하게 흘러내리는 얼굴로 계속 쫓아오는데, 그냥 정신을 놓고 싶었다니까. 다음부터는 물귀신 연관된 사건에는 제발 저는 배제해 주면 안돼요, 형? 저 진짜 며칠 내내 계속 걔들한테 쫓기는 악몽 꿨다니까요. 한 번 더 물귀신 봤다가는 제가 물귀신 될 지경이라니까요. 사건을 해결한다고 고생을 많이 한 모양인지 호석오빠는 핼쑥해진 얼굴로 석진오빠에게 물귀신만 피하게 해달라며 사정하였다. 계속 된 호석오빠의 칭얼거림에 석진오빠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고, 그제서야 호석오빠는 한시름 놓았다는 듯 표정이 밝아졌다. 쯧, 불쌍한 호석오빠, 오빠는 분명 다음에도 물귀신을 맡게 될 거야.


 사건 종결이라는 도장을 찍으며 서류를 정리하던 석진오빠가 새로운 파일을 펼치며 김배자 살인사건은 어떻게 됐어? 하고 질문을 하였다. 그에 내가 어깨를 으쓱이자 옆자리에 앉아 있던 태형이도 따라서 어깨를 으쓱이며 앞에 앉은 정국이를 쳐다봤다. 자신에게로 모이는 시선에 정국이는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입을 떼었다. 


 치킨상자에 남아 있던 지문을 채취하여 분석한 결과, 평소 피해자와 돈 문제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최선희의 것으로 판명 되었습니다. 치킨가게의 cctv를 판독한 결과 피해자가 사망한 날짜에 최선희가 치킨을 사간 것으로 확인이 되었고, 피해자의 집 주변 cctv에도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최선희의 집에서 피해자의 금품이 발견 되면서 최선희의 자백으로 깔끔하게 사건종결 되었습니다. 손뼉을 치며 사건이 종결되었다고 말을 하는 정국이의 모습에 석진오빠는 입꼬리를 살짝 말아 올리며, 속전속결이네 잘했다하고 칭찬을 하며 사건 종결이라는 도장을 찍었다. 







“누나, 근데 진짜 어떻게 알았어요?”


“뭐가?”


“치킨 상자에 범인의 지문이 남아 있다는 거요, 저는 그 치킨 상자보고 아무 생각도 못했었는데...”


“김배자씨 집에 술은 가득하면서 먹을 건 하나도 없더라고. 냉장고에도 술병만 덩그러니 놓여있고, 집 곳곳에 술은 널브러져 있는데 그 흔한 안주는 한 개도 안보였어. 그러니까, 그 치킨은 같이 술을 먹는 누군가를 위해서 있었던 거지, 식탁에 술잔이 있기도 했고, 뒹굴던 술병입구에 립스틱이 묻어 있는 걸로 보면 평소에 김배자씨는 술을 마실 때 잔을 이용하지 않았었거든.”


“그래도... 그냥 잔에 따라 마셨을 수도 있는 거고, 치킨을 시켜먹었을 수도 있잖아요.”


“물론 그럴 수도 있지. 그런데 그 치킨은 배달 안 되거든. 포장만 가능해. 뭐 김배자씨가 그 치킨가게가 맛 집인 걸 알고 사온 걸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보기엔 치킨이 너무 새 거였어. 그러니까 이렇게 스토리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거지.”


“...”


“범인은 평소에 피해자와 돈 문제로 사이가 좋지 않았을 거야. 아마 피해자가 범인의 돈을 떼어먹었거나 약속한 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겠지. 그래도 잘 해결해보려고 치킨까지 사들고 피해자의 집을 찾아온 걸 보면 범인은 처음부터 살해할 생각은 없었을 거야. 좋게 잘 해결해보려고 했겠지. 근데 막상 대화를 해보니까 상황이 원하는 대로 돌아가지 않는 거야.

 그래서 범인은 마시고 있던 술병을 들어서 피해자의 머리를 세게 가격해. 피가 나는 머리를 감싸 쥐며 당황하는 피해자를 잡아끌고 안방으로 들어온 범인은 피해자를 협박하여 금품과 현금을 둔 곳을 찾아낸다. 이 과정에서 그 작은 서랍에서 피가 묻었어. 서랍 안에 가득 들어 있던 돈을 본 범인은 욕망이 들끓었고, 부엌에서 식칼을 가져와 피해자를 찌른다. 평소에 감정이 좋지도 않았던 터라 범인은 충동적이었지만 수차례 피해자를 찔러 살해한다.

 충동적으로 살인을 한 주제에 꽤나 똑똑하게 흔적을 다 지웠단 말이야, 집에 식칼이 원래 2개가 있었다는 운도 따라줬고. 자신의 소주잔까지 챙겨서 나오는 치밀함도 있었고. 뭐 그래봤자 자신이 사온 치킨에 결국 덜미를 붙잡혔지만...“


“와... 역시 누나 짱, 도대체 그 치킨 상자만 보고 배달이 안 된다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


“아~ 그거, 거기 치킨가게 내 단골집이거든. 우리 동네잖아 ##동.”


“치킨 돼지가 이럴 때 도움이 되네, 치킨 감별사도 아니고, 아니다 치킨 감별돼지인가.”


“그런 거 아니거든, 이런 걸 보고 프로파일링이라고 하는 거라고!”







 연신 치킨 돼지가 한 건 했다며, 돼지님에게 절이라도 해야 되는 거 아니냐며 깐족거리는 김태형의 등짝을 세게 후려쳤다. 맨날 몸으로 뛰는 너는 절대로 못하는 프로파일링이라는 거라고 이게. 머리를 얼마나 써야 되는 일인데.


 사건완료라는 도장이 찍힌 김배자 파일을 훑는데, 아키주식 건으로 피해자와 사이가 벌어짐이라고 쓰인 문구가 눈을 사로잡았다. 아키주식이라... 왠지 재수가 없어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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