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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켄엔] 빛이 되어줘 | 인스티즈[VIXX/켄엔] 빛이 되어줘 | 인스티즈

조폭x고딩

 

 

 

 

 

 



  어두운 골목길이 나의 인생같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다. 어디가 끝인지도 모르고 걸어야 하는, 그런 불쌍한 인생. 누군가 그 골목에 가로등을 놓아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던적도 있었다. 그 불빛은 끝내 나에게 생기지 않았지만. 어두웠다. 앞이 보이지 않았다. 손가락 사이를 가로지르는 바람은 차가웠다. 그 곳이 내가 있을 자리란 것을 알기에, 주저앉았다. 끝을 모르는 그 길을 헤쳐나갈 의욕을 잃었다. 조용하고 좁은 골목엔 나의 소리와, 나의 짙은 향만 채워질 뿐이었다. 투둑. 짙은 빛으로 떨어지는 핏방울이 주변을 감쌌다. 벽에 기대어 지긋이 눈을 감았다. 눈 앞에 보이는 어둠보다, 감았을 때 보이는 이 어둠이 더 좋았다.

 

 


“가로등 나갔잖아, 바보야.”
“………….”
“아니, 거기말고. 여기가 지름길이라니까.”

 

 


  누군가 내 골목을 침범했다. 그 생각이 들자마자 본능적으로 왼쪽 가슴께로 향하던 손을 차분히 내렸다. 딱 봐도 어린 목소리. 적은 아니겠지. 깊은 숨을 내뱉고 고개를 숙였다. 추하다, 이재환. 어쩌다 이렇게까지 떨어졌니, 너. 입술을 깨물었다. 이미 골목을 가득 감싼 피냄새로, 입술에서 흐르는 피의 향은 가볍게 묻혔다. 터벅터벅 들리던 발소리가 잠시 작아진다. 인기척이 느껴졌지만 고개를 들지 않았다. 숙여진 시야로 보이는 다리가 짙은 색의 교복바지를 입고 있었다. 얼른 꺼져라, 꼬마야. 뻐근한 목에 끙차, 하고 고개를 들자 나를 내려다보는 눈이 보인다. 어둠속에서도, 제 빛을 잃지않은 또렷한 눈. 그것이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아, 너는 변하지 않았구나.

 

 


“…… 원식아 끊어 봐. 이따 전화할게.”

 

 


  제 손에 들린 핸드폰을 급하게 주머니에 넣은 아이는 한발 더 가까이 내게 다가왔다. 앉아있는 내게 맞추어 꿇어 앉아 뻗어오는 손을 쳐냈다.

 

 


“많이, …… 다쳤어요.”
“…… 그냥 가.”
“나 보러 온거 아니예요?”
“………….”
“맞죠.”

 

 


  입술에 흐른 내 피를 닦아내는건지 손가락이 부드럽게 닿았다 떨어진다. 너의 말에 반박할 힘이 없다. 억지로 부여잡고 있던 정신이, 너의 얼굴을 보자 쭉 빠져버리는 기분. 조금 흐트러진 내 어깨를 잡아오는 손은 여전히 작다. 너는 왜 그대로야. 변하지 않았어, 왜? 나는 이렇게나. 나락으로 떨어졌는데.

 

 


“일단 가요. 치료부터,”
“괜찮아, 갈게.”
“………….”
“잊어.”

 

 


  금방이라도 꺾일 것 같은 다리에 힘을 주고 일어섰다. 여전히 무릎을 꿇은체인 너를 일으키고 더럽혀진 바지를 털어주었다. 입술을 꾹 다문 표정을 잠시 바라보다 너의 집 쪽으로 그 작은 등을 밀었다. 이 길은 위험하다고, 다니지 말랬는데. 여전히 말을 안듣는구나. 헛웃음을 지으며 내가 먼저 등을 돌렸다. 잊으라는, 그 언젠가 너에게 상처를 주었던 말을, 잔인하다는 것을 알지만 또 다시 뱉으며.

 

 


“너무하잖아.”
“………….”
“떠나는 것도 자기 맘대로, 오는 것도 맘대로. 나는 맨날 기다리기만 하고. 이건,”

 

 


  울먹이는 너의 목소리가 잠시 멈추어진다. 이건, 정말 너무하잖아. 울음을 가르고 뱉어진 너의 목소리가 형편없이 떨린다. 울지마, 아가야. 나같은 것 때문에 울지마. 눈을 감고, 잠시 너의 얼굴을 떠올린다. 항상 빛나는 눈, 귀여운 코, 언제나 탐나게 반짝이던 입술, 그 섹시한 피부, 부드러운 선을 가진 몸. 상상 속 너는 실제보다 더 형편없다. 그런 내 상상력을 꾸짖으며 애써 너를 지웠다. 너는 너무도 빛이나서, 함부로 상상도 할 수 없게 만드는구나.

 

 


“내가 정말 잊길 바라는거야?”
“잊어.”
“…… 진짜, 진짜로.”
“응. 나를 니 기억 속에서 잊어버려.”

 

 


  떨어지지 않는 걸음을 애써 옮겨도 제자리 걸음 같다. 자꾸만 너에게 달려가고 싶은 내 발을 수도없이 난도질 했었다. 그래도 끝내, 너를 보러 이곳에 오는 내가. 너무 한심해. 팔을 아무리 난도질 해도, 너를 자꾸만 만지고 싶어해서. 나는 할 수만 있다면 내 신경을 모두 끊어버리고 싶어. 감히, 너를 탐하지 않게.

 

 


“한번만, 한번만 진심을 말해봐요.”

 

 


  그런 나를, 자꾸만 자극하지마. 와락 허리를 감싸며 내 등을 끌어안는 너를 어찌 해야할까. 예전처럼 너의 손을 토닥여주며 그 결좋은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어야 할까. 내 진심? 너무도 커져버린 내 진심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까. 이 어둠에 내 모습을 숨길만큼, 나는 용기가 없는 남자야. 너의 손을 떼어내기 위해 맞잡았다. 아.

 

 


“사랑한다고 말해줘, 응?”
“…… 차학연.”
“내 눈을 보고, 날 사랑한다고.”

 

 


  끝도없이 내 날개뼈 근처에 입을 맞추는 너의 입술을 탐하고 싶다. 하지만 나는 더러워. 너에게 어떤 이로운 것도 줄 수 없는 남자야. 이성과 본능 사이에서 어지러운 정신을 붙잡았다. 더 이상은, 무리야. 강하게 떨어트려 놓자 눈물이 그렁그렁한 너의 눈이 올곧게 나를 바라본다. 어둠 속에서도 아름다운 너의 눈은, 보잘 것 없는 나를 향한 마음이 그득그득 들어차 있다.

 

 


“도망가지 말아요.”
“차학연.”
“…… 날 버리고 가지마.”

 

 


  너의 미래를 위해, 너를 위해 나는 나를 버렸다. 너를 버린게 아니라, 널 위해 나를 버린거야. 미운 말을 하는 그 입술을 거칠게 탐하고 싶다. 내가 깊게 다가선다면 물러설 너를 알면서, 자꾸만 조여가고 싶다. 이렇게나 추악해진 내 모습을 너가 알아버릴까봐 두려워. 예전에 무대에서 떨어진 너를 보았었다. 날개가 꺾여 추락하는 것 같던 그 모습. 그 때 깨달았다. 내가 너의 곁에 있다면, 너의 끝은 저것이구나. 그 발목이 완치되기도 전에 나는 너의 곁을 떠났다. 억지로 발목을 부러트린 놀부에게는 어떤 무서운 벌이 닥칠지, 나는 알고있었기에 미리 도망을 쳤다. 그래, 도망이었다. 너에게서도, 내 마음에게서도 멀리 도망치지 못하면서. 악착같이 팔다리를 난도질하며 쳤던 도망. 끝내, 너를 찾아오게 되었을. 이 부질없는 도망.

 

 


“나, 무용 그만 뒀어요.”
“뭐?”
“그만, …… 그만 뒀다고.”

 

 


  급한 손길로 너의 어깨를 붙잡았다. 죄인마냥 고개를 숙인 너의 얼굴을 들어올렸다. 내 도망의 결과가 이거여서는 안된다. 벌을 받아야 하는 것은 놀부지, 다리가 부러진 제비가 아니야. 올곧던 시선이 나에게 닿지않아 안달이 났다. 아예 눈을 감아버리는 그 모습이 날개 꺾인 천사같아, 손에 힘을 풀었다. 어째서 그랬어. 왜 내 도망이 소용없게 만들었어. 내 손안에 가득한 너의 어깨를 흔들고 싶었다.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너에게 그러지 못할 나를 알면서도.

 

 


“내가 무용을 계속 했던 이유는 아저씨 때문이었어.”
“…… 학연아?”

 

 


  내가 그렇게 춤을 춰야만 날 봐주니까. 그래야 나를 곧게 바라봐주니까. 온 몸이 찌릿거리며 고통을 호소해도, 아저씨 때문에 춤을 췄어. 이제 내 곁엔 아저씨가 없으니까, 내가 춤을 출 이유도 없잖아. 제법 단호한 그 말에 정신이 놓여진다. 잡아 먹을 듯 제 입술을 탐하는 나를 그저 받아주며, 내 등을 토닥여주며. 너는 나를 밀어내지 않는다. 이토록 더러운 나를. 처음 너를 보았을 때, 검은 천에 가려진 그 눈이 궁금했었다. 나처럼 영혼없는 눈일까. 그 속에 자리잡은 눈이 반짝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아름다운 너라면, 부디 그런 눈을 가졌기를. 음악이 끝나고, 거침없이 천을 내린 너와 눈이 마주했을 때. 어쩌면 나는 처음으로, 세상에 올라가고 싶다고 느꼈는지도 모른다. 아니, 그렇게 느꼈다. 내가 있는 이 지하 구렁텅이가 아니라. 너를 만날 수 있는 그 높은 세상으로. 사람이 될 수 없다면, 너의 목에 걸린 검은 천이라도 되고싶었다. 그것이 처음이었다. 너와 나의, 처음. 내게 빛이 되어준 너와의 처음.

 

 


“학연아.”
“…….”
“내가, 미안해.”
“미워……”
“미안해, 내가 다 미안해.”

 

 


  어깨에 기대어 오는 너의 품에서 익숙한 향이 풍겨진다. 그 언젠가, 너에게 어울릴 것 같다며 사다주었던 바디클렌저 향. 나를 잊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들기도 전에 그 익숙한 향에 뇌가 녹아내린다. 너의 앞에만 서면 한없이 달라지는 내가 어색하면서도 좋아서, 나는 이 오락가락하는 마음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조차도 이런 내가 당황스러워서.

 

 


“아저씨.”
“응, 학연아.”
“내가, 빛이 되게 해줘요.”

 

 


  뚝뚝 떨어지는 내 눈물을 조심스레 닦아주는 손가락을 부여잡아 손바닥에 쪽쪽 입을 맞추었다. 손가락 끝부터 바닥까지 빠짐없이 입을 맞추는 내 머리를, 다른 손으로 하염없이 매만져준다. 사람 발소리만 들어도 칼로 손이 갈만큼 위험한 사람인 나도, 너의 곁에서는 그저 큰 애완견이 된다. 내가 원하던 세상이었다. 아무런 걱정없이 웃고, 소리내고. 사람을 보면 경계보다 먼저 반갑다고 꼬리를 흔들고. 내가 원하던 세상을 만들어준 것은 너다. 어둡던 내 인생에 빛을 보내준건 너다. 그런 너를 내가 어찌, 버리고 떠날 수 있겠어. 너의 목덜미를 꽉 끌어당겨 다시 입을 맞추었다. 아까보다는 다정하고, 너를 위해주며. 간지러운지 움찔거리는 허리를 가득 끌어안으며 파고들었다. 너의 온기가 필요해.

 

  어두운 골목길에, 반짝, 가로등 빛이 들어왔다. 그것이 내 인생같아서, 웃었다. 너와 함께, 웃었다.

 

 

 

 

 [VIXX/켄엔] 빛이 되어줘 | 인스티즈

 

 예전에 블락비 '빛이 되어줘' 를 듣고 썼던 조폭x고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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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우와잘읽고가용!!조폭인재환일그래도사랑하는요니랑요니를사랑하는데잊을려고하는ㅜㅜ어휴무튼둘이잘되어서다행ㅜㅜㅜㅜㅜ으엉엉!!!!이런글좋댜!!!!진짜잘읽고갑니당ㅜㅜㅜㅜ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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