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브(The cube) 02
w. 멜린다
![[방탄소년단/국뷔] 큐브(The cube) 02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b/c/6/bc653be5fcac3a0c6ab9fc4daf5a78e0.jpg)
정국이 떠나고 V는 다시 혼자 큐브에 남겨졌다. 탁자 위에 턱을 괴고 가게 밖을 창 너머 바라본다. V가 살고 있는 큐브는 세 면이 투명한 유리로 되어있다. 안에서는 밖을 볼 수 있지만, 밖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는 구조이다. 이 때문에, V는 줄곧 밖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이 소소한 취미가 되었다. 물론 거리의 사람들은 V 쪽으로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그저 회색 시멘트 빛깔의 건물벽일 뿐이니까.
V는 기지개를 한 번 피더니 의자에서 일어나 큐브 안을 매우 느릿한 걸음으로 걸었다. 아까 정국이 자신에게 질문했던 일이 생각났다.
[당신은 이름이 뭐에요?]
한 번도 자기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해본 적이 없었다. 굳이 자신을 소개하지 않아도 먼저 다가와 말을 거는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를 알았으니까.
"네가 V구나?"
"예.."
"몸 상태는 어떻니? 아직도 이따금 쇼크가 오고 그래?"
"약 먹으면 괜찮아요."
"다행이구나. 몸 조심하고. 큐브는 잘 작동이 되니?"
"네, 덕분에 안전하게 지내고 있어요."
"착하구나.."
V에게 말을 거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V의 안부를, 그리고 큐브의 안부를 묻곤 했다. 큐브라는 공간이 그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단순히 자신의 안식처, 화분 가게 이상의 의미가 있는 듯 했다. 하지만 아무도 얘기해주지 않는다. 똑같은 질문을 매일 매일 반복할 뿐이다.
V는 출입문 안쪽에 놓여있는 화면판 앞에 섰다. 이 화면을 통해 큐브 내부를 작동할 수 있다. 실내 온도 뿐만 아니라 습도까지... 식물들이 싱싱하게 자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단순히 큐브가 식물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 곳, 큐브는 V를 위한 안전 지대이다. V는 배가 고픈듯 손으로 배를 살살 문지르며 가게 밖을 쳐다보았다. 해가 중천에 떴다. 시선을 옮기려던 찰나, V의 눈 앞에 매우 익숙한 얼굴이 창문에 드리웠다.
분명 밖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을터였다. 정국은 두 손을 창문에 갖다대고는 동그란 눈을 가져다대었다. 그리고 정국의 두 눈이 V와 마주쳤다. V는 화들짝 놀라 재빠르게 시선을 옮겼다.
"분명 밖에서는 안이 안 보일텐데..."
V는 천천히 창을 향해 다가갔다. 그러자 정국이 환하게 웃으며 V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얼떨결에 V는 뒤에 감추고 있던 오른손을 조용히 들었다. 정국은 한 걸음, 두 걸음 가게 문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문이 열리고, 손님이 왔다는 작은 종이 울렸다.
"혼자서 뭐해요?"
"넌..내가 보여?"
"네? 당연히 보이죠."
"아니.. 아까 밖에서 내가.. 보여?"
"무슨 소리하는거에요. 당연히 유리벽인데 보이죠!"
그럴리가 없었다. 분명 큐브의 외벽은 밖에서 볼 때에는 하나의 커다란 회색 컨테이너박스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 아무도 V를 볼 수 없다. 정국은 마냥 해맑게 웃으며 큐브 안을 가볍게 산책하듯 걸어다닌다.
"정말 식물들이 많네요. 무슨 식물원 같아요. 식물 좋아해요?"
"응..뭐.."
"이 가게는 그럼 형꺼에요?"
"응..뭐.."
"형 맞아요? 그냥 아까도 이름 안 알려주길래 형이라고 부른건데. 이름이 뭐에요? 나이는요?"
정국의 천진난만한 표정에 V는 잠시고민하는 듯 했다. 한 번도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이름을 말해본 적이 없다.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V'라는 단어가 정말 자신의 이름인지에 대한 확신도 없었다. 왜 자신은 남들처럼 세글자의 이름이 아닌 알파벳 한 글자인것일까.
"V.."
"네? 비라구요?"
"알파벳 브이."
"와..그게 이름이에요? 진짜 신기하다. 무슨 로보트 태권 V도 아니고! 아 물론, 절대 놀리는건 아니에요. 그냥 되게 특이한 이름이어서요."
뭐가 그렇게 신기하고 즐거운지 마냥 웃어대는 정국의 모습에 V는 자신도 모르게 피식,하고 웃었다. 큐브 안이 신기한듯 정국은 가게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V는 그런 정국을 따라 고개를 이리저리 따라갔다. 이렇게 낯선 사람과 오랜시간 동안 같은 장소에서 있어본 적이 처음이었다. 그래서일까 정국을 보면 묘하게 간지러운 감정이 아른거린다.
"뷔형!"
"응?"
"이 가게.. 언제부터 했어요?"
"글쎄.. 기억나는건 한 10년?"
"우와 10년이요? 형은 학교는 안다녀요? 10년이면 요만할 때인데."
정국은 손으로 자기 허리춤정도 되는 높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글쎄, 잘 기억은 안나."
"흠..그렇구나.."
정국은 뭐가 그렇게 행복한지 V의 대답에 또 헤실대며 눈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잠잠하고 단조롭던 V의 일상에 정국이라는 소년이 나타났다.
**
그렇게,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끝이 정해져있는 이야기의 시작은 바로 이 곳에서 이 두 소년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여정이 그 무엇보다 아름답고 눈물나게 애절하다면, 그 이야기는 길이 남을 가치가 있지 않을까. 지금 시작될 이 두 소년의 이야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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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멜린다입니다 :)
어쩌다보니 이렇게 직접 방탄이들의 국뷔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써내려가게 되었네요.
열심히하겠습니다. ^^ 여러분의 댓글은 저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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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 = 걍 신혼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