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오세요, 엑소유치원! fourth |
며칠 전부터 일하게 된 곳이 바로 여기. 엑소유치원이라죠? 천사들이 가득한 나만의 파라다이스, 나만의 헤븐!
“야, 도경수. 넌 남자가 그거 가지고 찔찔 짜냐. 어?”
꽤나 날이 선듯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바라보니, 경수는 방바닥에 주저앉아서 무릎을 감싸쥐고 훌쩍거리고 있고 그 옆에는 찬열이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으며 백현이는 양쪽 허리에 손을 얹어놓고 경수를 내려다보며 혀를 츳츳, 차고있었다. 아까 전, 종인이가 헐레벌떡 뛰어나가더니 아마 경수가 저 지경ㅡ조금 무릎이 붉어진 것뿐이지만ㅡ이 되어서 그런 것 같았다. 조심스레 다가가 경수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경수야, 괜찮아? 일어날 수 있겠어?
“선생님, 남자는 넘어져도 우는 거 아니죠. 그렇죠?”
백현아, 너도 아까 넘어져서 울었잖니. 나도 모르게 튀어나올 뻔한 말에 손으로 입을 가까스로 막았다. 백현아. 친구한테 그러면 못써. 백현이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주곤, 경수를 일으켜세우려고하자 백현이 내 팔에 달려들어 일부러 그 손길을 막는다. 옆에서 경수를 걱정하던 찬열이가 한 쪽 볼을 긁적이다가 백현아, 그러지마 하며 백현이의 옷자락을 잡고 늘어진다. 그런 찬열이 마음에 들지않는지 백현이 찬열을 힘껏 노려본다. 역시나, 오늘도 경수를 챙기는 찬열이가 백현이의 눈에 들어왔던 것이 분명했다. 백현이가 몰라서 그렇지, 사실 찬열이가 자기보다도 챙기는 게 백현인데‥ 그런 백현이의 손을 꼬옥 붙잡고 시선을 마주했다. 백현아. 경수가 다치니까 찬열이는 위로해주고, 종인이는 연고 가지러 가고, 백현이는 옆에서 친구 약올리고‥ 남자는 넘어져도 울면 안되면, 똑같이 남자인 찬열이랑 종인이는 왜 백현이처럼 경수를 놀리지않을까? 애긴 애인 모양인지 백현이의 시선이 조금씩 흔들리기시작한다.
“선생님, 저 괜찮아요!”
어느 새 경수가 다가와서 백현이의 손을 꼬옥 붙잡은 내 손을 잡아당긴다. 정말 괜찮아? 경수가 고개를 느리게 끄덕인다. 경수의 밤톨같은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무릎을 짚으며 일어섰다. 그럼, 백현이랑 경수 싸우지말고 잘 지내. 찬열이도! 찬열이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아, 애들 알림장이나 확인해야겠다‥
“나, 이제 남자다워질거야.” 경수가 백현을 바라보며 폭탄선언을 했다. 찬열이의 눈이 둥그래졌다.
“어떻게?” 백현이의 말에 경수의 말문이 막혔다. 백현이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어깨를 한번 으쓱해보이더니 찬열이를 끌고 뒤를 돌았다. 그 때.
“나, 찬열이 업을 수 있어!”
백현이 다시 몸을 홱 돌렸다. 찬열이 깜짝 놀라 손을 이리저리 내저으며 괜찮아, 괜찮아! 경수야, 그런 결심을 한 자체로도 넌 남자다워! 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백현은 아니였다. 너, 진짜 업을 수 있어? 백현의 말에 찬열이 더욱 더 놀랐다. 둥그런 눈으로 백현을 바라본 찬열이는 이내 백현이에게 밀려 경수의 뒤로 가게됐다. 찬열이 업으면, 내가 절대. 다시는 너 안놀릴게! 약속해. 백현이 새끼 손가락을 들어보였다. 경수에게는 백현의 새끼손가락이 그 어떤 사탕보다도 더 달게만 느껴졌다. 환하게 웃으며 경수는 무릎을 굽혔다.
“업혀! 찬열아.” 찬열이가 머뭇거리자 경수와 백현이 서로 재촉하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멈칫거리기를 세번정도 반복한 찬열이는 경수의 등 뒤에 자리를 잡았다. 경수는 찬열이의 엉덩이 밑에 손을 집어넣었다. 끄응거리며 경수가 겨우 일어서나싶더니‥ 설마?
“으악!” “형!”
설마가 사람 잡는다더라. 경수보다 큰 찬열의 발이 땅에 질질 끌리기도 끌렸지만, 힘이 부족했던터라 경수는 그대로 넘어지고말았다. 땀까지 흘려가며 뛰어 연고를 가져 온 종인이 그 모습을 그대로 목격하고 말았다. 종인이 나타나자 안울려고 했던 경수의 눈에는 또 다시 눈물이 잔뜩 고이기 시작했다. 종인이 연고를 손에 꽉 쥔채로 후다닥 뛰어 경수에게 달려갔다.
“박찬열은 왜 업고 있어!” “나, 아퍼. 종인아‥.”
경수가 잔뜩 울상 지은 채 종인을 올려다봤다. 얼마나 속이 상하면 잔뜩 얼굴을 찌푸린 종인이였다. 박찬열이 아픈 애한테 업어달라고 그랬을리도 없고‥ 오히려 경수가 직접 나서서 업어준대도 찬열이가 경수를 업어줄 것 같은데, 설마 박찬열이 그랬을까‥ 종인이가 백현이를 한 번 째려봐주자 백현이가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서다 찬열이의 등 뒤로 쏙 숨더니 찬열이에게 다른 곳으로 가자고 재촉했다. 종인이는 들고 온 연고를 경수의 무릎에 짜서 살살 발라주고는, 아프다고 엄살을 부리는 경수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튕겼다. 이번엔 이마를 부여잡고 낑낑거리는 경수의 눈 앞에 종인의 등판이 나타났다.
“‥아프다면서. 내가 업어줄게.” 눈을 꿈뻑이던 경수가 이내 환한 웃음을 지으며 종인에게 뛰어들듯 업혔다. 경수를 가볍게 들고 일어난 종인이 말했다. 일단, 밴드 붙이러 가자. 응? 경수는 종인이의 목을 꼬옥 끌어안고 고개를 끄덕였다.
“종인아, 나 네가 업어주니까‥ 너무 좋아! 맨날 맨날 다칠래!” 종인이 경수의 엉덩이를 손으로 살짝 꼬집자 경수가 아프다며 종인의 목을 더욱 더 꽉 끌어안았다.
“네, 네‥ 어머님. 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그러니까, 종인이 어머님께서 말하기를. 종인이가 헉헉거리면서 갑자기 집에 들어와 연고를 가지고 나가더니, 잠시 후에 경수를 업고 집에 나타나서 경수가 넘어졌다고 밴드 붙여줘야한다고 집으로 데리고 왔다나 뭐라나‥. 아이고‥ 종인아. 내가 아무리 못미덥더라도 유치원에 밴드랑 연고정도는 있거든?
며칠 전부터 일하게 된 곳이 바로 여기. 엑소유치원이라죠? 천사들이 가득한 나만의 파라다이스, 나만의 헤븐‥은 좀 무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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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정리+통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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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통합합니다☞☜ 따로따로 받으니 불편한 점이 너무 많아서요! 여태 암호닉 신청하신 분들 다 모았구요 빠지신 분들 있으시면 말씀해주시고요! 한 분, 한 분 댓글 달아드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T^T
이번에 정리하는 김에 덧글 꾸준히 달아주신 분께 꼭 감사하다는 말씀 따로 따로 드리고 싶었는데 어찌하다보니 암호닉 정리 문서가 날라가버려서 그러지는 못하지만..
항상 찾아주시는 뭐 떡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던가 보라돌이 친구분이라던가 됴라는 글자가 들어가시는 '두' 분이라던가 감자가 들어가시는 '두' 분이라던가 낭랑 18세를 연상케하시는 분이라던가 So So하신 분이라던가 깡충깡충 뛰시는 분이라던가 국화빵 비스무리한거라던가☞☜
그 외에도 제 눈에 쏙 들어오신 분들도 많이 계시는데 일일이 인사 못드려 죄송해요T^T 항상 너무나도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스릉흡느드..
+아! 왠지 그 의미심장한 미소의 의미를 알 것 같아 두렵네요..(의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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