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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공대생 전체글ll조회 778l 3

 

 

League of Legendaryㅄ10

w.공대생

 

 

10: 그렇게 다 게이가 되는거야^^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일요일 아침, 눈을 뜬 찬열은 일단 제 등에 닿아오는것이 푹신한 매트리스가 아닌 딱딱한 마룻바닥이라는데에 1차로 놀랐고, 여전히 누운채로 눈알만 굴려 사방을 아무리 둘러봐도 제가 아는 공간이 아니라는것에 2차로 놀랐으며, 상황을 인지하자마자 몸을 일으켜세우려는데 머리는 띵하고 몸은 물에 젖은 솜처럼 무겁고, 속은 미친듯이 쓰려오는것에 3차로 놀랐고, 그 다음순간 막 씻고나왔는지 촉촉하게 젖은 백현이 팬티만 입고 제앞을 지나가는것에 4차로 놀라 돌아가실뻔했다.

악! 또다시 헛것이 보이기시작했어!

찬열은 아직도 제게서 음란마귀가 덜 떨어져나갔다고 생각하며 눈을 질끈, 감고 다시떴다. 하지만 헛것은 사라지지 않았다. 게다가, 날 똑바로 쳐다보면서 다가오고있잖아, 악!

 

 "어? 박찬열 일어났냐? 일어났으면 나한테 뒤질준비하고 곱게 목욕재계나 하시지 왜 누워서 쌩쑈를-"

 "야,이,오빠새끼야, 너 옷좀입고다니라고!"

 

찬열이 제게 다가오는 맨몸의 백현을 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린다는 표정으로 넋을 잃은채 쳐다보는데, 그 뒤에서 웬 백현과 꼭 닮은 여자가 튀어나와 걸걸하게 욕을 하며 백현에게 쿠션을 날렸다.

 퍽. 

뭐,뭐지? 존나 변백현이 두명이야, 악몽이다. 찬열이 제 앞에 펼쳐지는 광경을 꿈으로 결론짓고, 다시 눈을 질끈 감았다. ...꿈에서 어떻게 깨더라?

 


 "아 -맞다."
 
 "존나 몸도 좋지도않은게-어머,오빠 일어나셨어요?"

 


백현이 중얼거리며 다시 뒤돌아서 제방문을 열고 들어가는소리와, 여자가 제게 말거는 소리가 너무도 생시처럼 똑똑히 들렸다. 이렇게 현실같은 꿈은 처음이야. 찬열은 여전히 꿈에서 깨려고 노력하며, 자신이 어제 무슨일이 있었는지 떠올리려 애썼지만 필름이 끊겼는지 아무 생각도 나지않았다. 아, 혹시 수미가 제게 게이새끼라고 하고 맥주를 뿌리고 나간것도 꿈이었던가? 왠지 희망적인걸. 찬열은 모든것이 꿈이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손을 뻗어 머리카락을 만져보았고, 맥주가 말라붙어 끈끈했다. 오! 지금 꿈속에서 머리카락이 끈끈하니까 어제 일도 모두 꿈이었구나! 이제 이 꿈에서 깨기만 하면 되는군. ...그런데 꿈에서 어떻게 깨더라?

 눈을 질끈감고있던 찬열의 얼굴이 갑자기 희망으로 차오르는것을 보면서, 태연은 방금 깬것같았는데...아닌가?, 하고 의아해하며 찬열에게 다가섰다.
 


툭툭.


"오빠."


툭툭.


"방금 일어난거아니었어요?"

 

얘가 무슨소리니. 나는지금 꿈을 꾸고있는데.

 

툭툭.

 

"오빠? 찬열오빠? 오빠? 오빠? 오빠아아ㅏ?"


툭투툭툭투투툭투구투구투투궅구투구ㅜ투궅구ㅜㅌㄱ

 

"아..."

 

시발 현실.....

찬열은 눈을 뜨며 거의 울뻔했다.

 


+

 


"귀찮아죽겠네-"

 

경수는 동아리실에 MP3를 놓고왔다는것을 토요일 저녁이 되어서야 깨닫고, 일요일 오전에 그것을 찾으러 학교에왔다. 주말의 교정은 새가 지저귀는 소리에 집중할 수 있을 정도로 황량했다. 한달만에 찾은 주말의 교정. 경수는 낯설면서도 익숙한 풍경에, 약 한달전, 처음으로 주말에 등교해서 치룬 동아리 오디션을 생각하며 실풋 웃었다. 그때 뚫린 천장에서 물이 안샌다는것은 모세의 기적과 맞먹는 기적이야.


I got a new woman, Lovin'me in everyway~ that she can-


 경수가 제가 연습해야할 파트를 흥얼거리며 동아리실을 향해 층계를 오르는데, 윗층에서 빠른 비트의 음악이 흘러나왔다. 누가 학교에 있나?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4층이 다가올수록 커지는 비트소리, 그리고 그 소리의 근원이 제 동아리실이라는것을 깨닫고 저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 침입자가있다! 누, 누구야!
 허리를 수구린채 살금살금 동아리실께로 다가가 창문에 눈만 빼꼼, 내놓고 동아리실을 살폈다.


"어?"


경수의 눈이 커졌다. 침입자는, 김종인이다. 정확히는 춤을 추고있는 종인. 쟤가 왜 주말에 여기있지, 하는 생각을 하기도전에, 경수는 처음보는 종인의 모습에 살짝 놀랐다. 빠른비트의 음악임에도 물흐르듯 유연한 동작, 딱딱 떨어지는 박자, 그리고 터지는 박력!.. 내가 본적 없는 그런 박력!워메.

곰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더니?

 경수가 여전히 눈만 빼꼼 내민채로 감탄을 하고있는데 ,춤을 추던 종인과 눈이 딱 마주치고말았다.

 

"헉,"

 

왠지 여자탈의실 훔쳐보다가 들킨 것 같은 기분이다. 경수는 차라리 아까 문을 열고 들어갈걸, 하고 뒤늦은 후회를 했지만 이미 상황은 종료되어있었다. 종인이 곧 엠피쓰리를 끄고, 흐르는 땀을 닦으며 동아리실 입구로 다가오고있었다. 함박웃음을 지은채로.  경수는 문 밖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있었다. 아 쪽팔려,아 쪽팔려, 아 쪽팔려! 훔쳐보고있었냐고 하면 어떡하지 시발, 빵셔틀 안시킬테니까 다른 애들한테는 말하지 말아달라고할까?  어쩔줄을 몰라하던 경수는, 문 열리는 소리가 나자마자 딴청을 피우기시작했다. 으휴, 도경수 가오가 안산다...

 

"형."

"어,어왜?"

 

뻔뻔하게 나가야지. 주말에 학교는 웬일이에요? ...그럼 너는 웬일이냐? 하고 말이다.

 

 

"저 멋있어요?"

 

저도모르게 어, 완전! 하고 고개를 끄덕끄덕 할 뻔한 경수는 순간적으로 얼굴을 확 굳혔다. 반응해주지 말아야지.

 


"아니, 별로-"

 


 경수는 제가 우려했던 질문이 나오지 않았다는것에 안도했다. 그리고 구르는재주가 있는 곰이긴 하지만 그래도 곰은 곰이다, 라는 생각을 하며 땀에 푹 젖은 종인을 밀치고 동아리실로 들어섰다. 엠피쓰리찾으러 왔그등.

 

 


+

 

 

"변백현 여동생아, 넌 이름이뭐니?"


드디어!..찬열의 물음에 태연이 볼을 붉혔다. 변백현은 옷 입으러 들어간 상태. 백현이 없는 사이 저사람을 내것으로 만들겠어. 저스트원 텐미닛! 내것이 되는시간~ 텐미닛? 노노. 원미닛. 태연은 자신의 모태귀여움을 승부수로 찬열을 1분안에 넘어오게 할수있다고 굳게 믿고있었다.

 


"아,저, 태연이요!"

"아,태연이? 그럼, 변태연?"

"네..헤헤, 그냥 태연이라구 해주세요~"

 

오, 목소리 완전 동굴목소리. 태연이란다, 태연이- 세상에....

 

"네, 다음 변태."

"..."

"푸핰하핰하하하가하카하ㅏ하가핰하ㅏ하갛"

 

씨발.

태연이 목언저리까지 튀어나온 욕지거리를 억지로 눌러삼키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제 방으로 들어왔다. 시발, 변백현 친구들의 비쥬얼과 정신상태는 반비례하는게 틀림없어. 태연은 찬열을 잘생긴 병신으로 정의내렸다. 태연이 한숨을 쉬며, 이제 정신이말짱하고 좀 괜찮게 생긴 오빠친구 중 하나를 골라잡아 남친삼겠다는 꿈은 접어야 겠다고 생각할때쯤, 문 밖에서 찬열과 백현의 1차전이 시작되었다.

 


 '박찬열개새끼 너땜에 내가 거의 죽을뻔한 고비를 넘겼다, 너이새끼 내가 오늘 겪는 근육통이 올만큼 신명나게 후들겨맞고싶냐?'

'Hi새끼봐라, 야, 내가 술을 푼게 다 누구때문인데!'

'Why새끼-내가 수미랑 깨진건 다 누구때문인데!'

'내가 니생각해서 수미한테서 최대한 피하려고했거든? 근데 왜 거기서 전화를 거냐!'

'니가 내 이름을 여친으로 저장해논게 병신이지, 비융신!'

'시,시발.. 근데! 너 어제 감자년한테 나 게이라고했냐, 찌질하게- 아무리 배알이꼴려도 정도가있지-'

'야, 그것때문에 내가 더 돌겠그든!'

'니가 왜돌아, 내가돌지!'

'아,그게 시발,염병할, 시발! ...너 존나 술냄새나 일단 씻고나와.'

 

 

제 왼쪽에는, 쇼파에 등을붙이고 앉아서 양 다리를 다이내믹하게 떨어대며 복잡한 표정을 한채 저를 쳐다보는 변백현. 그리고 제 오른쪽에는 아예 몸을 제쪽으로 돌려앉아 대놓고 띠꺼운 표정을 짓는 변백현, 아니 변백현 동생. 남매가 쌍쌍으로 난리다. 찬열은 머리양쪽에 못을 박고있는 프랑켄슈타인을 상상했다. 저 남매의 눈빛을 못으로 비유한다면 자신은 프랑켄슈타인 쯤이 되어있지 않았을까. 아니,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구요. 탈탈탈탈. 찬열은 양쪽에서 닿아오는 따가운 시선속에서 말없이 머리를 털었다.

탈탈탈타탈탈,,,


 한다리로 모잘라 양다리로 자신의 복잡한 심경을 표출하던 백현은, 무슨일이 있어도 어제 자신이 수미에게 뱉은말을 찬열에게 사실대로 고하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그, 그건 서로에게 큰 상처가 되는 일이야. 그냥 내 배알이 꼴려 박찬열 혼자 게이로 만들어 버린걸로...그래 그게 차라리 좋겠다.


탈탙ㄹ탈탈탈타ㅏ랕ㄹ탈...

 

 

"야,박찬열"

"왜,시발 인제는 여친소개받는것도 모잘라서 머리터는것도 못봐주겠냐? 그래도 계속 머리털꺼거든. 존나 털거야. 탈탈털거야."

 


탈탈타랕라타탈탈타라ㅏㅌㄹ

 


"그게아니라, ...야........미안해."

 


탈탈,


"..."

 


백현이 사과하는것이 매우 어색하고 불편하다는듯이, 여전히 다리를 가만히 놔두지못하고 뒷목을 벅벅 긁으면서 몸을 꼬기 시작했다. 어어, 얘봐라.

 


"수미한테 너 게, 아 ,그렇게 말해버린거 진짜 미안하다, 난 니가 맥주샤워까지 할줄은 몰랐다. 진짜..미안."

"헐."

 


찬열은 백현의 말빨에 어떻게 한마디라도 이겨볼까 고민하던 중이었기에, 백현의 갑작스런 사과에 놀랐다.

 

 


"미안하다구. 어? 그러니까 너도 나한테 사과해라? 존나 술퍼먹고 나한테 전화해서 나 생지옥맛보게 하고, 어? 오늘은 근육통 시달리게한거. 서로 미안한짓 한걸로 하고 퉁치자. 이수미 걔 소문은 안내니까 걱정말고-"

 

 


소문이 나면 찬열과 저가 묶여서 소문나는건데 ,  절대 나면안되지,암. 이수미는 전남친이 게이였다는 사실(물론 구라였음)이 쪽팔려서라도 소문은 절대 안낼것같다.

 


"헐."

"왜? 사과하라고- 싫으면 근육통이 올만큼 후들겨맞고 정신을 차리던가.야, 솔까 니랑나랑 둘다 잘못했는데 내가 전에처럼 애교라도 떨어주리?"

"어."

"뭐?"

 


백현이 기함하는 소리에 그제서야 찬열이 방검 저가 어,라고 대답했다는것을 깨달았다.

 


"어? 방금 내가 어,랬냐? 헐 시발 그건 절대 나의 의지와 상관이 없이 튀어나간 말이야. 진짜, 진짜."

"놀래라, 하여튼 사과해라. 사과해. 사과하라고! 왜 자꾸 멍을 때리고 앉았냐-"

"좋아서."

"뭐?"

 


백현이 다시한번 기함하는 소리에 찬열이 놀라서 두리번거리며 머리를 긁었다.  내가 방금 뭐라고했냐?  백현은 어이가 없었다.

 


"...너 술이 덜깬듯요."

"왜? 내가 방금 뭐라고했는데? 어? 나 뭐라고했는데? 아-왜 자꾸 말이 뇌를 안거치고 뱉어지냐... 대체 뭐라고 했는데?"

"조,"

"조?"

"조,조....좆같다 시발새꺄 말못해"

"뭔데?뭔데? 어? 변백현 뭔데 내가 뭐라그랬는데?!"

 


찬열이 답답해서 죽겠다는듯 바닥을 파닥파닥치며 백현에게 대답을 요구했고, 백현은 그런 찬열의 행동을 외면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있었다. 뭔데? 뭐라했어? 내가 뭐라했어? 너한테 욕함? 사과하기싫다고함? 왜그러는데?

 


"야 씨발,"

"..."

"...."

 

둘의 실랑이를 옆에서 계속 지켜보고있던 태연이 시발, 도아니고 쒸바알, 하면서 걸걸하게 욕을 내뱉자 셋 사이에 잠시 정적이 감돌았다.

태연이 그 정적을 깨고, 곧 말을 이었다.

 


"니네 존나 사귀냐?"

"뭐?"

"왓?"

 


헉 머라고요? 쟤랑 나랑 뭐라구요? 건장한 사내 둘에게 모욕감을 주네? 

태연의 황당한 넘겨짚기에 당황한 찬열과 백현이 재빨리 눈빛을 교환하고 태연의 말에 대한 반박을 쏟아내었다.

 


"태연아 너 나 오늘 처음봤는데 장난이너무심한거아니니? 무슨 개소리야 무슨 내가 여자가없어서 얘랑? 야, 그리고 존나 변백현은 한달전까지만해도 여친있었잖아-"

"변태연 변태같은년이, 상상을해도 그딴식으로해요, 엉? 야 시팔 나는 얼마전까지만해도 여친있었다고? 모르냐 나 여친 완전많았거든-"

"우리 둘다 게이아냐."

"박찬열만 게이거든?"

"...."

"...."

 


횡설수설 변명을 하던 둘은, 말을 다 마치고 나서야 둘의 말이 맞지 않는다는것을 깨달았다. 태연은 가증스럽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시발, 아니야, 아니라고!

매우 당황한 찬열과 백현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혀 스파크를 튀겼다. 찬열이 입모양으로 말했다.

야! 뭐하는 짓이야! 백현이 대답했다. 내가 뭘?

찬열의 표정이 보기좋게 일그러지는 와중에, 백현은 어쩔수 없다는듯이 침울하게 운을 떼었다.

 


"변태연 내 여동생아. 미안하지만 내가 어제 박찬열은 절대안된다고 한데에는 다 깊은 속뜻이 있었단다. 이렇게 밝히게 되서 죄송."

 


태연이 슬금슬금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아니야!! 태연아!!!!아니라고!!!!!! 어제 절대로 게이란게 들켜서 맥주를 맞은게 아냐! 아니 시발! 들키다니? 애초에 난 게이가아냐!!! 태, 태연아!!"

 


찬열의 다급한 외침을 뒤로하고, 태연이 거실에서 벌떡, 일어나 찬열에게 시선한번 주지않고 뒤돌아 제 방으로 쏙 들어가버렸다. 태연은 제 방에 들어가자마자 '변백현 친구목록' 이 적힌 수첩을 꺼내들어 박찬열의 이름을 까맣게 칠하기 시작했다.

내것이 되지못할 바에야, 게이가 되어버렷!..


 찬열은 손과발이 묶여 절망의 늪으로 빠져드는 기분이었다. 오해가 두배가 됐어..... 반면에 백현은 찬열과 태연이 잘되는길을 원천봉쇄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자신이 왜 그런지는 몰랐지만.
 

 


+

 

 

종인은 정말이지 오랬동안 고민하고 고민한 끝에, 자신이 제일 잘 할 수 있고 자신있는 것을 경수에게 보여주기로한다. 자신을 희대의 병신이라 칭하던 중학교 친구들도 모두 인정한, 자신이 제일 멋있는 모습. 춤을 출때였다. 하지만 보컬동아리에서, 그것을 보여줄 도리가 없는 것은 사실이었다. 종인은 발라드에 맞춰 춤을 춰야하나, 따위의 생각을 하며 동아리실로 향했다. 그저 방해받지않고 춤을 출 수 있는 장소를 찾기 위해서였다. 종종 심경이 복잡할때 , 땀에 푹 젖을정도로 춤을 추고 나면 기분이 나아지곤 했기 때문에.

그런데 정말 생각지도 않게, 경수에게 자신이 춤을 추는 장면이 목격되었다. 언젠가는 꼭 보여주고 인정받으리라 생각하던 차였기때문에, 경수의 갑작스런 등장이 반가웠다. 어디부터 봤을까? 무슨 생각을 했을까? 종인이 기대에 잔뜩 부풀어 밖에 경수가 서있을 동아리실 문을 열었다. 저 멋있어요? 종인의 단도직입적이고 칭찬을 바라는 듯한 순수한 질문에, '어, 뭐, 쫌?' 따위의 대답을 하고 시선을 피할것이다, 라는 종인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아니? 별로.'

 

단호하시네요. 단호박이세요?

종인의 쿠크다스심장이 세번째로 산산이 깨어지고있었다. 불쌍한것...

 

 

 

『형 저 어떡해요?』

『경수형이 저 진짜 싫어하나봐요ㅠㅠ』


종인은 그렇게 님을 떠나보내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백현에게 SOS를 쳤다.  자신의 마음을 맨 처음 눈치챈 사람이기도하고, 포비아가 아니라고 하기도했고. 이미 자신에게 한번 귀띔을 해준 전적이 있기도 하며, 무엇보다 연애경험 다수 소유자 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오세훈자식에게 도와달라고 했다가는 제 피만 쪽쪽 빨아먹히고 얻는 것은 없겠지. 종인은 '야, 그냥 키스해버려라.' 고 조언아닌 조언을 했던 세훈을 떠올리며 몸서리쳤다. 어떻게 그런 파렴치한 짓을!

 

까똑! 잠시후 답장이왔다.

 


「아니? 걔 너 싫어하진않을껄」

 


그게 사실인가요? 참트루? 레알? 팩트?

 


『그럼뭐죠?ㅜ』

「널 좋은.... 빵셔틀로 ^^생각하는듯함^^」

 

인제는 더이상 깨질 쿠크다스 심장도 없었다. 울고싶다... 존나 울고싶으니까 말끝에 붙은 웃음웃음표시좀 지워줄래요? 존나 약오르거든?

 ...싫어하는 애랑 좋은 빵셔틀중에 어떤것이 더 나쁜것일까? 도저히 고를수가 없다.

 


「제가 어떻게 해야할까요?ㅜ」

 

종인이 손을 달달떨며 쳐서 보낸 카톡에, 백현도 고민을 하는 듯 한참동안 답장이 없었다.

 

까똑!까똑!까똑!

 


「내생각엔 니가 계속 헤헤거리면서 도경수의 일찐놀이를 받아준다는게 문젠거같은데」
「내가보기엔 둘다 찌질한데말이야」
「헐 시발 생각만하던걸 말해버렸네^^ 미안^^」

『ㅡㅡ』

 


존나^^ 찌질한놈한테 맞아 볼래요?^^

역시나 백현에게도 제대로된 조언을 얻는다는것은 힘든것일까? 종인이 진지하게 연애상담어플을 통해 철판깔고 게이인증을 해야하나, 하는 고민을 하던 무렵이었다.

 


까똑!까똑!까ㄸ!까ㄸ!까똑!

 


「그니깐 니가 좀」
「진지하게 나가보란말이야」
「사실 예전부터 널 볼때마다」
「존나 답답하거든^^ 이 답답이야 ^^ 답답한 후배븅신^^」
「헐 시발 또 생각이 자판으로 튀나왔네^^ 미안^^」

『 네 감사합니다^^ 명쾌한 선배븅신^^』
『어 저는 생각도 안했는데 폰이 무의식을 읽나봐요^^ 제폰 존좋^^』

 

종인은 조언을 주면서 자신을 놀리는 담금질의 고수 백현에게 깊은 고마움과 깊은 빡침을 동시에 느끼며 자판을 꾹꾹, 찍고 피로한 눈을 부볐다. 침대에 파고들면서, 그럼 내일은 어떻게 경수에게 제 마음의 진지함을 어필해볼까, 생각했다. 답은 나오지 않았다.

진지함, 진지함, 진지희, 이 빵꾸똥꾸야! 시ㅣ발...

 

 

 

+

 

 

8교시가 끝나는 종이 친지는 한참이었다. 종이치자마자 준면과 백현, 찬열, 세훈은 여느때와 같이 칼같이 동아리실을 나섰다. 그러나 경수는 남아있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종인에게 빵과 쿨피스를 사오라고 시켰는데, 종인은 시간이 한참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오늘 종인은 좀 이상했다. 자신은 평소와 다름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종인의 변화는 쉽게 감지되는 그런것이었다. 그러니까, 근 한달의 등교시간 내내,  저는 종인의 물음에 대답을 한 적은 손에 꼽을 정도였으나 종인은 그럼에도 쉬지않고 제게 말을 걸어 왔었다. 그러나 오늘 아침의 종인은 생각이 많은 듯, 저와 같이 입을 꾹 닫은채로 묵묵히 걸을 뿐이었다. 이따금씩 제게 말을 걸려고 입을 달싹이다가 다시 입을 다문다던가, 하는것이 느껴졌다.

왜지?

 경수는 어색한 침묵속에서 등교를 하면서, 난생 처음보는 종인의 모습에 의아함을 느꼈지만 , 곧 그냥 개인적인 일때문에 생각이 많은거겠지, 하고 저 혼자 결론을 내린 뒤 사유를 묻는것을 그만두었다.

 

 곧있으면 9교시가 시작하는 종이치는데, 종인은 아직이다. 이새끼가 빵공장에서 빵을 만들어오나,갓짜낸 목장우유에 파인애플을 갈아서오나? 나원 참... 경수가 출출했으나 빵과 쿨피스를 기다리는것을 포기하고 (종인을 기다리는게 아님)  동아리실을 나서는 순간이었다.


제게 불쑥, 내밀어지는 쿨피스에 경수가 약간 놀란눈을 하고 그것을 얼른 받아들었다. 종인이다. 근데, 어-뭐야.

 


"...빵은?"

 


늦은주제에 메인디쉬는 빼놓고 사이드디쉬만 내놓았어! 쿨피스로는 간에 기별도 안간단말이야! 쿨피스는 그저 빵의 수월한 목넘김을 보조하는 사이드일 뿐이라고 시바알. 그러나 경수가 짐짓 억울한 표정을 하고 올려다본 종인의 표정은 전에 본적 없이 굳어있었다. 경수는 이 대목에서 약간 당황했다.

 


"형."

"어,왜,왜?"

 


당황하면 말을 더듬는 제 버릇이 어김없이 튀어나왔다. 쟤 목소리는 왜 저렇게 깔고 지랄..? 경수는 처음 겪는 상황에 조금 더 당황했다.

 

 

 

"저는 형한테 뭐에요?"

 

 

뭐긴뭐야, 빵셔틀이지.

 

 경수가 생각만하고, 차마 말하지는 못한채 어버버, 하며 눈알을 도륵도륵 굴렸다. 도저히 눈을 똑바로 볼수가 없다. 저 표정은 대체 뭐하자는 표정이람. 경수는, 본적없는 종인의 진지한 말투와 표정, 그리고 예상치 못한 질문에 많이, 많이 당황했다.

 

 

띵-동-댕-동-

 


곧 울리는 종소리에 종인이 담담하게 뒤돌아 계단을 성큼성큼 내려갔다. 종인은 매우 당황하는듯한 경수의 표정을 떠올리며 의문이 들었다. 명쾌한 선배븅신^^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긴 했는데 이게 과연 잘하는 짓일까?

 

종인의 뒷모습을 한번, 제손에 들린 쿨피스를 한번 쳐다본 경수는 여전히 멍-한 표정으로 쿨피스를 따서 한모금 마시며 층계로 다가섰다.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의 당황스러움은 가시고 복잡한 심경만이 남았다.

쟤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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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종인이도 연기를 참 잘하네여. 조만간 보컬동아리가아니라 연기동아리될듯

2.세륜토익,세륜수학,세륜물리,세륜공대 글잡이니까 욕좀해도되요?씨발!

3. 빨리온다캐놓고 또 늦어서 죄송해요 다시는 거짓말 안칠게요 또 늦겠습니다.... 아니 8일엔 반드시와용! 왜냐면 9일부터 13일까진 절대 못오거든요^^쿸.

... 제가 양심이 있다면 8일엔 뭐라도 찌끄리고 떠날듯..ㅇ..

 

:) 답안나오는...팬픽이어도 계속 답안나오게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게 해주시는 암호닉님들 ~

됴종이님,수녀님,여세훈님,루루님,여우님,감다팁님,고구마님,꾸리꾸리님,세모님,매끈매끈열매님  제 하트를 왕창받고 가버렷! 흐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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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매끈매끈열매에요ㅋㅋㅋㅋㅋ아직까지 안 자길 잘했네요ㅠㅠㅠㅠ재밌어요ㅠㅠㅠ네 다음변탴ㅋㅋㅋㅋㅋㅋㅋ담편도 기다릴게요 잘 보고 갑니다!
11년 전
글쓴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늦은시간에!!!ㅋㅋ매끈매끈열매님 안녕하세요 ㅋㅋㅋㅋㅋ항상고마워요ㅠㅋㅋㅋㅋㅋ쟈녈이 눈치없는놈. 눈치없는ㄴ놈 눈치없는자슥! ㅋㅋㅋ그렇게 자기마음도 눈치못채고 마음만 키워간대요 ㅠㅠ바버야 쟈녈이는 바버 ㅠㅠㅠ ㅋㅋ
11년 전
독자1
롼전 재밌어요 수녀예요 일빠인가요 핳핳하하하하핳하 자기전에 시원하게 웃고갑니당!!
11년 전
글쓴이
ㅋㅋㅋㅋㅋㅋ헐 독자1이 두명이에욬ㅋㅋ 동시에..?! 뭐죸!!! 느앙 신기하다 ㅋㅋㅋ 수녀님 안녕하세요 ㅋㅋㅋㅋ 웃음이 건강에좋죠 자기전 웃음은 건강에 좋습니다. 뭔가 웃음홍보대사가 된 기분인데 .....그러니까 결론은 감사하다는거죸ㅋㅋㅋㅋ롼전 고마워요 스릉흡느드 ㅠㅠ
11년 전
독자2
여우에요 윽 바빠서 저번편엔댓글을못달았어요ㅠㅠ그라ㅣ도항상 재밌게읽고있어요!ㅋㅋㅋ제맘아시죠.하트 오늘도 덕분에 신나게웃고가용
11년 전
공대생
ㅋㅋㅋㅋ여우님반가워요ㅜㅜㅜㅠ항상재밌게읽어주시면 고맙둌ㅋㅋ저도 하트하트헿
11년 전
독자3
여세훈이에욬ㅋㅋㅋ아우리 도경이츤데레ㅠㅠㅠㅠㅠ조니니..기엽다...ㅎ...조니나 사랑해...
11년 전
공대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안녕하세요 여세훈님 ㅋㅋㅋ ㅠㅠㅠ 경스..쟈가운 경스.....ㅠㅠㅠ언젠간 마음을열거에욬ㅋㅋㅋ 종인이의 노력이 이어지는이상ㅋㅋㅋ
11년 전
독자4
감다팁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경수가이제 조닌이랑잘됫음조켓어요..... 그래도재밋다는게 함정
11년 전
공대생
안녕하세요 감다팁님ㅋㅋㅋㅋㅋㅋㅋ아니지짜 10편이 지나도록. ㅋㅋㅋㅋ그렇죠?ㅋㅋㅋㅋ도경수 츤츤대기는 참나....ㅋ.... 제가 이래 만들어논거라는게 함정. 죄성해요 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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