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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넨네 전체글ll조회 1971l 1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머저리, 열여덟.









C













 아아, 쌤 진짜요. 진짜 아프다구요. 오늘만 쉴게요, 네? 이렇게 간절하게 비는데도 안 봐주면 저 진짜 쌤 싫어할거에요. 입을 삐죽이며 앙탈 아닌 앙탈을 부리니 너털웃음을 지어보인다. 알겠으니까 체육복은 꼭 입고 나와라. 엄근진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선생님에게 대충 알겠다는 뜻으로 고개를 주억거린 뒤 교무실에서 빠져나왔다. 아, 진짜 너무 아프다. 대자연 부들부들……. 온 몸이 쑤시고 손발이 저릿하다. 한 걸음 내딛을때마다 아랫배가 쿡쿡 쑤셔오는건 기본이고. 생리통은 유전일 확률이 높다더니, 나 역시 엄마를 닮아 그런지 생리통이 심한 편이다. 이 때만 되면 예민함은 하늘을 찌르고 별 거 아닌 일에도 과민반응 하게 되고, 나만 그런거 아니지? 심지어 아침엔 딸기를 먹으려다가 자잘하게 박혀있는 딸기 씨가 너무 징그러워 보이기까지 했다구. 아무튼, 걸음만 걸어도 온 몸이 불편한 상태인데 이 상황에 체육 수업을 하는 건 무리같아서 선생님께 부탁을 하고 오는 길이었다. 보시다시피 좀 깐깐하신 분이라, 어정쩡한 핑계에는 콧방귀도 안 끼시거든. 울 것 같은 표정연기까지 해줘야 한다, 나처럼. 어쩌면 나…… 연기 천재 아닐까…….




"야, 어디 가냐?"

"아 깜짝이야…… 교실 가는 중이지. 그나저나 개오랜만이다."




 어, 존나 오랜만. 내 어깨에 팔을 걸치며 인사를 하는 얘는 이동혁이다. 학교에서 못 본지 이 주는 넘은 것 같은데,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라고 마냥 반가운 건 아닌가보다. 또 얼마나 깐죽거리겠냐고. 매 쉬는 시간마다 우리 반으로 찾아오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진짜. 아, 이동혁이 학교를 나오지 않은 이유는 별 게 아니다. 얼굴만 보면 딱 생양아치라 사람 하나 죽어라 때려서 징계라도 받았나 오해 할 수 있겠지만, 실은 장염이 엄청 심하게 걸려서 일주일씩이나 입원을 했었다. 퇴원 이후로도 일주일간은 집에서 요양 아닌 요양을 했고. 대체 어떻게 하면 장염으로 2주씩이나 고생을 하지…… 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불판 위에 올려놓은지 일 분도 채 되지 않은 삼겹살도 집어 먹던 모습을 생각하면, 응…… 그래. 그래서 너 장염은 좀 괜찮냐?




"와, 나 진짜 떡볶이 먹고싶어서 미치는 줄."

"병신새끼…… 그러니까 안 익은 거 막 쳐먹고 그러지 좀 말라고."

"오늘 학교 끝나고 엽떡 콜? 뭐, 콜이라고? 그럼 니가 쏘는걸로."




 진짜 미친놈이냐? 손바닥을 쫙 펴 이동혁의 등짝을 한 대 후려치니 온 몸을 배배 꼬며 몸부림을 친다. 내 손이 좀 맵긴 하지. 바닥에 주저 않아 제 등을 매만지는 이동혁을 뒤로 하고 교실로 향했다. 야, 김설아! 뒤에서 잔뜩 성 난 목소리로 내 이름을 크게 외치며 우다다 뛰어오는 발소리가 들린다. 그러니까 지금 이 느낌, 잡히면…….




"진짜 뒤진다!"




 이동혁의 외침에 부리나케 교실로 뛰었다. 이동혁이 나보다 키는 훨씬 크지만, 승산 있는 게임이다. 내가 교실에 더 가까우니까 엄청 빨리 뛰면 절대 안 잡…… 히긴 무슨 벌써 잡혔네. 머쓱타드. 엄청 빠른 내 달리기 실력보다 엄청 더 빠른 이동혁을 잊고 있었다. 이건 내가 느린 게 아니라 이동혁이 매우 빠른 거다, 진짜다. 이동혁이 제 팔로 내 목을 감싸온다. 숨이 막혀 켁켁거리는 나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나를 질질 끌어 교실로 데려간다. 미친놈아, 이것 좀 놔봐. 교실에 김정우 있단 말이야……. 내 말에도 이동혁은 아랑곳 하지 않고 교실의 문을 벌컥 열어 재꼈다. 덕분에 반 아이들의 이목이 집중 된 건 당연한거고, 덩달아 김정우까지 나를 쳐다봤고. 이동혁은 곧 내 손에 3번 4번 갈비뼈가 부러져서 재입원 할 예정이다. 이동혁의 팔을 양 주먹으로 부서져라 쳐대니, 그제서야 팔을 풀어준다. 와, 아팠던 새끼 맞나. 힘이 왜이렇게 센 거지. 새삼 경이로운 힘에 속으로 감탄하며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이동혁도 내 앞자리에 앉는다. 턱을 괴고 나를 쳐다보는 이동혁에게 예쁜 내 중지 손가락을 자랑하자 이동혁이 다시금 뒤진다, 라며 눈을 부라린다.




"그래서 우리 반에는 왜 온건데."

"그냥. 오랜만에 봤는데 뭐, 선물 같은건 없냐?"

"진짜 머리에 문제 생긴 거 아니야? 진심으로 걱정되서 하는 말이야…… 어떡해."




 내 말에 이동혁이 아오 진짜, 하며 제 손을 높이 들었다가 내 머리 위로 철푸덕 올려놓는다. 손에 잔뜩 힘을 주어 앞머리를 꾹꾹 누른다. 아, 나 오늘 고데기만 삼십분 했는데. 보나마나 헝크러졌을 머리에 신경질적으로 이동혁의 손을 쳐내곤 재빨리 머리를 정리했다. 아, 김정우도 있는데 이게 뭔 꼴이냐고. 한숨을 푹 내쉬며 힐끗 고개를 돌려 김정우를 쳐다봤다. 그런데 김정우도 나를 쳐다보고 있다. 그러니까, 눈이 마주쳤다. 헐, 김정우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어…… 왜지? 내가 너무 못생겨서 그런가? 아 이게 다 이동혁 때문이야. 이동혁은 관심도 없는 내게 제 핸드폰 액정을 보여주며 카톡 대화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여자들에 대해 열띤 설명중이었다. 그러니까 얘는 네오여상 1학년인데, 진짜 귀엽다니까? 또 얘는……. 응, 그래. 니 썸녀1 부터 썸녀38 얘기 잘 들었으니까 이제 제발 꺼져. 자리에서 일어나 이동혁의 팔뚝을 잡아 끄는데, 꿈쩍도 안 한다. 미친놈이 뭘 쳐먹은 거지…….




"아 좀 나가라고."

"아 왜, 내 말 좀 들어보라니까? 이 누나는 올해 스무살인데 진짜 와, 너무 이뻐."

"알겠으니까 꺼져라."

"어떻게 니가 나한테 이러냐? 진짜 존나 치사하네…… 엽떡 꼭 사라."




 결국 툴툴대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이동혁의 손을 이끌어 질질 끌고 나서야 겨우 교실 밖으로 내보낼 수 있었다. 김설아 개치사하다, 진짜! 내게 치사하다며 소리를 지르는 이동혁에게 또 한 번 중지 손가락을 자랑 해준 뒤에야 자리로 돌아왔다. 머리를 한 번 더 정리하고 나서 김정우에게 시선을 돌렸다. 김정우는 여전히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뭐, 이 년 동안 같은 반을 하면서 눈이 마주친 건 양 손 양 발을 다 합한 것보다 많지만…… 이런 눈빛은 나 좀 초면인데, 정우야.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며 나를 쳐다보는 김정우의 눈을 한참 응시하다 결국 먼저 눈을 피한 건 내 쪽이었다. 입술이 바짝 타고 심장이 쿵쿵거렸다. 교실이 조용했다면 아마 김정우에게도 들렸을 것이다. 눈을 왼쪽으로 살짝만 굴리면 김정우의 진한 갈색빛 머리칼이 보인다. 체육복을 갈아입어야 하는데 자리에서 일어 날 수가 없다. 김정우의 시선이 간지러워서.






 큼, 괜히 헛기침을 하며 손목을 덮은 셔츠를 살짝 걷어 시간을 확인했다. 아, 종 치기 1분 전인데. 지각하면 운동장 한 바퀴 뛰어야 하는데. 평소 같았으면 운동장 한 바퀴 쯤이야 아무 것도 아니겠지만 지금 상태가 상태이니만큼 달리는 건 무리였다. 책상 위에 가지런히 올려둔 축구복 바지의 밑단만 괜히 만지작거렸다. 작년 체육대회때 입었던 반티였다. 그러는 사이 아이들은 하나 둘 짝을 지어 교실을 빠져나갔고, 소란스럽던 교실은 금새 조용해졌다. 교실에는 김정우와 나, 둘 뿐이었다. 얘는 나갈 생각이 없는 건가. 왜 계속 앉아있는거지. 아, 늦으면 안되는데. 결국 부담감을 견디지 못한 내가 먼저 김정우에게 말을 걸었다. 야, 너 안나가?




"어…… 나가야지."

"그럼 체육복이나 입어. 왜 계속 앉아있어."

"아, 그게……."




 내가 아침에 다리를 삐끗해서……. 김정우의 말에 놀란 마음을 내색하지 못하고 김정우의 다리로 시선을 옮겼다. 왼 쪽 발목에 엉성하게 붕대가 칭칭 감겨져 있었다. 아, 씨발. 짜증이 치솟았다. 난 바보같이 다리 아픈것도 모르고 왜 안 나가냐고 짜증이나 부리고. 나가 죽자, 나가 죽어. 김정우는 어설프게 미소를 지어보이며 제 양 손을 꼼지락댄다. 짜증나는 와중에 그 모습은 또 너무 귀여운거 있지. 시계를 보니 수업 종이 친 지 5분 가까이 지나가 있었다. 더 늦으면 진짜 혼나겠다, 싶어서 앉아있는 김정우에게 손을 내밀었다. 김정우는 그런 내 손과 내 얼굴을 번갈아보며 얼굴에 물음표를 잔뜩 띄우고 있고, 그럼 답답한 나는 이렇게 말하지. 뭘 봐, 손 잡아. 김정우가 한참을 망설인다. 내 손이 더럽다는거야 뭐야, 부축 해주겠다는데 진짜……. 끝까지 잡을 생각이 없어 보이는 김정우에 한숨을 한 번 내쉬고 내가 먼저 김정우의 손을 잡아세웠다. 김정우는 얼떨결에 의자를 질질 끌며 엉거주춤 자리에서 일어섰고, 내 손보다 한마디는 넘게 큰 김정우의 손이 내 손에 잡혀있다. 무슨 남자 손이 이렇게 따뜻하지. 내 얼굴은 또 왜 이렇게 뜨겁냐. 김정우가 내게 잡히지 않은 반대쪽 손으로 제 뒷통수를 긁적인다. 생긴 건 꼭 스누피 같아서, 하는 짓도 스누피같네.




"어깨동무 해봐."

"어, 어? 어떻게 그래……."

"아씨, 그냥 하라면 하라고."




 내 짜증에 김정우가 잡은 손을 풀어 조심스럽게 내 어깨에 팔을 걸친다. 근데 김정우는 어깨동무의 뜻을 모르나보다. 어깨에 올려놓으랬지 누가 어깨 위 허공에 올려두랬니. 김정우의 손을 잡아 내리니 어깨에 닿은 팔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나랑 닿는게 그렇게 싫은가. 나 약간 자존심 스크래치. 어쟀거나 우리는 수업시간에 늦었고, 김정우를 보건실에 데려가기 전에 먼저 선생님에게 말씀을 드려야 했기 때문에 김정우를 부축하며 교실을 나섰다. 한 발을 절뚝이며 힘겹게 걷던 김정우는 곧 체념했는지 내게 꼭 붙어 의지한다. 아, 나 오늘 인생 다 살았다. 내가 먼저 부축해주겠다고는 했지만막상 이러니까 너무 설레는데. 여지껏 살면서 제일 떨리고, 제일 설레고, 제일 따뜻했다. 말이 어깨동무지 남이 봤을 땐 그냥 김정우 품에 반쯤 안긴 걸로 보였을거다. 키가 워낙 커야지. 발목 다친 건 진짜 밉고 짜증나는데, 부축 해줄 일이 생긴 건 좀 행복하기도 하고…….




"그, 혹시 힘들면 말해! 혼자 걸을 수 있으니까."

"지랄하네. 그럼 나 진짜 손 뗀다?"




 김정우의 말에 정말 손 놓는 시늉을 하며 무언의 눈빛을 보냈다. 정우야 제발 아니라고 해줘 계속 부축하게 해줘 제발……. 김정우는 절대 알아채면 안 되는 텔레파시다. 아무튼 그렇다. 다행히도 혼자 걷는 건 아직 무리라고 느낀 건지 고개를 두어번 저으며 다시 내게 밀착해온다. 어느새 운동장에 가까워졌고, 이미 아이들은 저마다 수행평가 연습, 혹은 축구 상매경이었다. 김정우도 축구 좋아하는데…… 못해서 속상하겠다.




"너 축구 못해서 어떡하냐."

"어? 아, 다음에 하면 되지 뭐!"




 그렇게 말하며 나를 내려다보는데 너무 설레는거 있지. 안 그래도 가까운 거리여서 정말이지 심장소리 들릴까 숨 참느라 혼났다. 선생님은 느릿하게 걸어오는 우리 둘을 보며 달려왔고, 체육복도 입지 않은데다가 지각까지 한 터라 혼날 생각에 잔뜩 쭈굴해져 있었다. 그런데 내 생각과는 달리, 선생님은 아픈 친구를 부축 해 온 게 기특하다며 이따 교무실에 와서 사탕을 받아가라고 하셨고, 김정우에게도 나와 함께 앉아서 오늘 하루는 쉬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혹시 보건실에 다녀와도 되냐는 내 질문에도 선생님은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평소에는 조금만 늦어도 잡아먹을듯이 혼내시더니, 선생님은 도대체……. 아무튼간에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김정우를 볕이 들지 않는 그늘로 이끌었다. 큰 나무 밑에 자리한 돌계단이었다. 김정우를 먼저 자리에 앉힌 뒤 나도 그 옆에 털썩 주저 앉았다. 아, 힘빠져. 설렘 과다야. 살다살다 내가 좋아하는 남자를 부축 해볼 줄이야 누가 알았겠어. 그런데 막상 둘이 앉아있으려니 할 말이 없어도 너무 없는 거다. 아이들은 운동장 한 가운데서 연습 중인데, 거리가 꽤나 멀어서 우리만 동떨어져 있었다. 곧 여름이 다가와서 그런지 햇살은 조금씩 뜨거워지고, 새들은 지저귀고, 나와 김정우는 나란히 나무 밑 그늘에 앉아있고. 어, 근데 난 어색 한 건 죽어도 못 참아서 무슨 말이라도 걸어야 하거든.




"야, 근데 너 그…… 다리는 어쩌다 그런거냐."

"아…… 아침에 발에 걸려서 넘어졌어."




 또 헤헤 웃는다. 아 진짜 바보같아 김정우. 키는 멀대같이 커서 혼자 넘어졌다고? 머릿 속에서는 그 상황이 자동 재연되고 있었고, 상상만으로도 너무 웃기고 귀여워서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크게 소리를 내며 웃어보이자, 저도 나를 따라 웃는다. 눈이 예쁘게 접히고, 입꼬리도 호선으로 올라가고, 팔자주름도 예쁘게 패이고. 정우야, 넌 뭐가 그렇게 좋아서 웃어. 난 네가 그렇게 좋아서 웃는데.




 서로 한참을 웃고 나서야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냈다. 아, 나 김정우 앞에서 이렇게 크게 웃은 거 처음인데. 웃는 거 못생겼단 말이야. 웃음에 갈라졌을 목을 큼큼, 다듬고 나서 입을 열었다.




"나 웃는 거 못생겼지?"




 어? 아니, 전혀. 김정우가 대답한다.




"너 웃는 거 예쁜데…… 어, 그니까 그 예쁘다는 뜻이 아니라, 어……."

"아 됐어. 그냥 못생겼다고 해라."

"아니 그게 아니라, 귀여운 것 같아!"




 김정우의 말에 일순간 치맛단을 만지작 대던 손이 멈췄다. 지금 뭐라고 한 거지. 김정우가 나한테 귀엽다고 한 거? 와, 이거 실화냐? 얼굴은 보나마나 주체 할 수 없을 정도로 빨갛다 못해 벌개져 있을 게 뻔하고,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아 웃음도 나지 않는다. 나 진짜 어떡하지…… 얘 나 가지고 장난치는건가. 이게 말로만 듣던 어장? 아니면 희망고문? 근데 이래도 저래도 상관 없다. 그냥, 김정우한테 귀엽다는 말 들은 걸로 세상 다 가진 기분이다. 전남친한테도 이런 감정은 못 느껴봤는데……. 김정우 너 대체 뭐냐구. 얼굴에 열감이 느껴져 입술을 위로 올려 후, 하고 연신 바람을 불어대는데, 김정우의 목소리와 동시에 미지근한 손이 볼에 닿았다.




"괜찮아? 얼굴이 너무 빨간데……?"




 김정우의 말이 끝나자마자 반사적으로 김정우의 손을 쳐냈다. 진짜 어떡하지. 이따가 이동혁한테 자랑 좀 해야겠는데.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동네에 울려퍼질만큼 크게 소리 지를 수 있다. 나 김정우 조온나 사랑한다!!! 라고. 하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이 민망하고 부끄러운(물론 나 혼자만) 상황을 무마하는게 먼저였다. 자리에서 일어나 흙이 묻은 엉덩이를 툭툭 털어내고, 김정우에게 또 한 번 손을 내밀었다. 이번에도 잠시 망설이더니, 군말없이 손을 잡아온다. 내 손을 잡은 김정우의 손에 어쩐지 아까보다 힘이 들어 간 거 같기도 하고.











-











 아니 미친놈아, 가만히 좀 있으라니까? 아, 아파……. 그러니까 누가 넘어지래? 니가 무슨 애냐, 덩치는 산만해가지고.




"사, 살살 해주면 안돼?"

"이걸 확, 빨간약 부어버린다?"




 어어, 아니야……, 하던대로 해……. 김정우가 잔뜩 쫄아서 반대쪽 다리를 동동 거린다. 어깨에 힘은 왜 이렇게 들어갔는지, 목 없어지겠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냐면, 보건 선생님이 안 계셔서 내가 대신 김정우의 다리를 치료해주는 중이다. 사실 치료랄 것도 없다. 발목에 파스 좀 뿌려주고 붕대 그까이거 좀 감아주고. 넘어지면서 다리가 까졌는지 정강이 근처에 상처가 있길래 약을 발라주는 중이다. 다섯살 먹은 애기들도 얌전히 참는 걸 가지고 김정우는 호들갑도 이런 호들갑이 없다 싶을 정도로 난리친다. 제발 조용히 해 정우야…… 지금 난리치고 싶은 건 니가 아니라 나거든. 너 좋아하는 사람 다리에 생긴 상처 치료해봤니…… 없으면 조용히 해라. 상처를 빨간약이 잔뜩 적셔진 솜으로 닦아내고, 마데카솔을 바른 뒤 밴드를 두 어개 붙였다. 머리 위에서 우와…… 하는 작은 감탄사가 들려온다.




"다 됐어."

"우와, 너 이런 것도 할 줄 아는구나. 멋있다."

"참나, 이게 뭐 대단한거라고."




 말은 그렇게 해도 실은 내심 뿌듯했다. 살다살다 내가 이런 걸로 칭찬도 다 받아보고. 그것도 김정우한테. 김정우가 무릎까지 걷어올린 교복 바지를 내린다. 1층인 보건실의 창 밖으로 보이는 운동장은 여전히 분주하다. 다시 나갈래, 아님 여기서 농땡이 깔래? 내 질문에 김정우가 망설인다. 망설이긴 뭘 망설여, 그냥 여기서 쉬면 되지. 절대 내가 김정우랑 단 둘이 있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다. 그냥, 다리도 아픈데 앉아서 쉬면 좋잖아.




"선생님이 찾으시는건 아니겠지?"

"어차피 보건실 간다고 말씀 드렸는데 뭐. 수업 시간도 얼마 안 남았고."

"어, 그러네."




 그 뒤로는 또 다시 침묵이었다. 아, 난 정말 어색 한 게 싫다. 우리가 무슨 알고 지낸지 하루 이틀도 아니고, 물론 이년 째 같은 반인 거에 비하면 번호도 모르는 건 좀 웃기긴 한데. 아, 이왕 이렇게 된 거 번호나 달라고 할까. 근데 번호 알려달라고 하면 이상하게 볼 것 같아……. 내가 좋아하는거 눈치 채는 거 아니야? 미쳤어, 개쪽팔린데. 혼자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있는데, 김정우가 내 어깨를 톡톡 두드린다. 왜?




"너 오늘도 음악실 올 거야?"

"어…… 아니? 근데 왜?"

"진짜? 오늘은 왜 안 와?"

"그냥 뭐…… 귀찮게 굳이 왜 가냐?"

"그럼 오늘은 밥 먹겠네?"

"먹겠지. 할 말 있으면 빨리 해, 답답아."




 내 말에 김정우가 한참을 음, 음, 거리더니 이내 결심한 듯한 표정을 짓고 나를 쳐다본다. 덩달아 나까지 긴장해서 침까지 꿀꺽, 삼키며 김정우와 눈을 마주치는데…….




"오늘…… 밥 같이 먹을래?"

"……."

"그…… 같이 먹는 친구가 오늘 결석해서."




 정우 친구야, 진짜 고마워. 평생 결석해도 괜찮아…….
















C-1






"야 김정우, 뭐냐? 오늘 밥 안먹는다며."

"아 뭐야, 야 너 빨리 가. 아 빨리 가, 그냥!"

"진짜 실망이다…… 여자친구냐?"

"아니, 아 아니 빨리 가라고……(ㅠㅠ)."

"너 학교 끝나고보자 진짜(ㅂㄷㅂㄷ)."

"뭐야, 너 밥 먹는 친구 안왔다며?"

"어? 쟤 나랑 밥 먹는 애 아닌데? 별로 안 친한 친구야!(민형아 미안ㅠㅠ)"

"그래? 그럼 됐고. 야, 근데 너 소세지 안 먹어?"

"어엉……(소세지 먹고시뿐데ㅠㅠ)."

"그럼 나 먹는다?(김정우 귀여워ㅠㅠ)"

"어어, 다 먹어도 돼(ㅠㅠ)."








C-2






이동혁






나 고민 있어

고민 있다고

미친놈아



ㅅㅂ 뭔데

별 거 아니면 뒤진다



내 친구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너 좋아하는 사람 있냐??



아니 씨바

내 친구가ㅡㅡ



그래 니가



꺼져라 걍



ㅈㅅㅋㅋㅋㅋㅋㅋ

니 친구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왜



내 친구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남자애가 너무 잘생기고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어떻게 해야 될 지 모르겠대

그리고 밥도 같이 먹자고 했대

헥헥ㅎ게헤겧헥 어떡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 사귀어 그냥...



근데 걔는 나한테 관심이 없어보여..

아니 근데 관심이 없는데 왜 밥을 같이 먹자고 하냐고

근데 관심있는건 절대 아닌거 같아 나랑 어깨동무도 하기 싫어하거든

ㅅㅂ 어쩌라는거야ㅜ

아 몰라 짜증나

꺼져라 귀찮게 하지말고



야ㅅㅂ

야 내 엽떡은

아오






[NCT/김정우] 머저리, 열여덟. C | 인스티즈




"씨바... 김정우 존나 싫다;; 근데 존나 조아;;;; 날 죽여줘;;;;;;;"


(김설아 / 18살 / 머저리 / 김정우 사랑하는중)












C-3






민형이






김정우 실망이다

어떻게 여자 하나때문에..



ㅜㅜ

미안



근데 걔 누구임

여자친구?



뭐래ㅋㅋㅋ

그런거 아니거든

그냥

친구



썸?



에바킹스같은 소리하지마ㅋㅋㅋ

같은반 친구야



근데 왜 걔랑 밥 먹냐 나 버리고???

어????????

친구보다 여자가 더 중요해???



아니ㅜㅜ

오늘 걔가 나를 좀 도와줬거든ㅜㅜ

그래서 그냥.. 몰라

ㅜㅜㅜㅜㅜㅜ

잘게 안녕 내일봐

오늘은 진짜 미안ㅜㅜ 내일은 같이 먹어ㅜㅜ



ㅇㅋ



아 근데

원래 남자랑 여자랑 막 장난치고 그럴수도 있는건가??

친구 사이에도??



ㅇㅇ

근데 막 머리 쓰다듬고 이런건ㄴㄴ



..........

그래....

잔다

ㅜㅜ






[NCT/김정우] 머저리, 열여덟. C | 인스티즈




"머리를 쓰다듬는건 아니라고?...ㅜㅜ 그럼 뭐지.... 난 왜 이런걸로 고민 하는거야... 진짜 에바킹스다.."


(김정우 / 18살 / 슬픔이 / 머리 쓰다듬는 장면이 계속 생각나서 혼란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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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끄아이아앝 정우 진짜 에바킹스텀블레이드ㅡㅠㅠㅜ 큐티뽀짝❗️
6년 전
독자2
작가님 진짜 정우 너무 귀여운거 아닌가요ㅠㅜㅠㅠ
6년 전
넨네
허걱스 그거 제가 의도한건데요 히히 정우 캐해석.... 그거 어려운거...
6년 전
독자3
서로 조아하는데 왜몰라....! 바버들...! ㅎ귀여우니까 봐준다 씌익...
6년 전
독자4
정우정우정우정우정우 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 ㅜㅠㅠㅜㅜ 작가님도 사ㅏ랑해용 ㅠㅜㅠ
6년 전
비회원177.125
정우 에바킹스 기여워요,, 여주정우 이 뽀쨕이덜,, 이미녕이동혁 이 뽀시래기들,,
6년 전
독자5
아 진짜 정우랑 여주 너무 너무 귀여워욬ㅋㅋㅋㅋㅋ아 진짜 사랑스럽다
6년 전
독자6
작가님 그래서 둘이 언제 사귄다고요??
6년 전
독자7
악ㅠㅠㅠ 정우고 넘 귀엽고 여누도 넘 귀여워여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8
둘다 좋아하는데 왜 몰라 ㅠㅠㅠㅠ 아 너뮤 귀욥잖아요
6년 전
독자9
귀여운 녀석들 어서 알아채라 너희들 서로 좋아하는거 ㅠㅠㅠ
6년 전
독자10
김정우 에바킹스 퓨ㅠㅠㅠㅠㅠㅠㅠㅠ 기염뽀쟉
6년 전
독자11
작가님 ㅜㅜㅜㅜㅜ 정우 너무 귀여워요 ㅜㅜㅜㅜㅜㅜ 캐해석 대박이신데요 ㅜㅜㅜㅜㅜㅜ 악 정우야 너도 여주한테 관심이 생기는거니!!!? 동혁이가 머리 쓰다듬은거 막 의식하고~~~~~!
6년 전
독자12
으악 진짜 둘 다 너무 귀여워요ㅠㅠ끄악
6년 전
독자13
작가님.......취향저격......진짜 에바킹스...
6년 전
독자14
정우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좋아하는 구느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6년 전
독자15
왜이렇게 둘다 에바킹스 긔엽지.....
6년 전
독자16
사겨라 짝 사겨라 짝 언제 사겨ㅜㅜ ㅜ ㅠ
6년 전
독자17
끄아.... 정우랑 여주 둘 다 너무 귀여워요ㅜㅜ
6년 전
독자18
정우 너무 귀여어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19
정우,,,그거 사랑이야,,,,
6년 전
독자20
작가님 진짜 내용 에바킹스텀블레이드 좋아요..
6년 전
독자21
정우야 이렇게 귀엽기 있는거야!!??!
민형이 삐진거 세상 깜찍,,,,❤️❤️❤️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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