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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정 - 어렸던 우리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청춘의 결말 09 | 인스티즈


청춘의 결말 09

 





나의 고등학교 생활은 너무나도 평범하게, 그리고 빠르게 흘러갔다.

 

아니 그런 줄만 알았다.

 

민현이가 있어서 매일이 행복했고 그 덕에 나의 하루를 더 보람차게 보낼 수 있었다.

 

너만 있으면 이 세상 어떤 것도 물리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마저도 세상이 날 질투한 탓일까.

 

3학년이 되고 나서 나의 행복은 모두 절망으로 뒤덮였다.

 





각자의 꿈을 열심히 좇던 친구들은 하나 둘씩 저마다의 크고 작은 목표를 만들고는 했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나의 미래에 대한 어떠한 갈피도 잡지 못하고 있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너무 지치고 힘이 들었다.

 

민현이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주방에서 일을 하며 요리를 시작한다고 했다.

 

옆 반이 되어서 좋았던 것도 잠시, 민현이는 3학년이 되고 난 후 본격적으로 레슨을 받고 여러 대회에 참가하며 실력을 쌓아가기 바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공부 밖에 없었기 때문에 정말 말 그대로 죽어라 공부만 했던 것 같다.

 





처음부터 민현이와 나의 사이가 이렇게 멀어진 건 아니다.

 

오히려 서로에게 의지하며 더 큰 힘이 되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민현이와 나는 가야 하는 방향이 너무나도 달랐고 그를 감당하기에 우리는 너무 어렸다.

 

민현이는 민현이대로, 나는 나대로 지칠 만큼 지쳤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기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장애물이 너무나도 컸다.

 

언제부턴가 우리가 만났을 때, 예전의 우리의 모습은 존재하지 않았다.

 

분명 민현이를 향한 마음은 그대로인데 늘 마음과 다르게 말이 나갔던 것 같다.

 

서로를 이해하기 보다는 각자가 힘든 것만 늘어놓기 바빴다.

 

내가 그때 나와 너를 더 안아줄 수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까.

 





그렇게 우리는 한없이 멀어져만 갔다.

 

어느 누구도 먼저 헤어지자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우리 사이에 침묵으로 가득한 그 공기가 이별을 대신 말해주고 있었다.

 

서로 덕분에 매일이 벅찼던 마음에 비해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이별했다.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나고 길을 걷다가도 덜컥 주저앉고 싶었다.

 

나는 너의 작은 위로가 필요했을 뿐인데 그게 너를 힘든 게 한 걸까.

 

이 세상 모두가 거친 바다 속을 항해하는데 나만 발도 못 내밀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수능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을 때쯤, 민현이는 프랑스로 유학을 갔다.

 





민현이가 프랑스로 떠나기 일주일 전, 우리집 앞 놀이터에서 민현이를 만났다.

 

한껏 수척해진 모습으로 나타난 네가 너무 미웠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데 덜컥 눈물이 났다.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청춘의 결말 09 | 인스티즈

 



"유리야."

 

네가 나를 불렀을 때 난 이미 느꼈다.

 

나에게 곧 할 얘기가 나를 많이 아프게 할 거라는 걸.

 

“...”

 

그래서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 좀 멀리 가게 될 것 같아.”

 

“... 어디로 가는데?”

 

프랑스.. 안 가려고 했는데 나한테 다시는 안 올 기회라서... 놓치고 싶지 않아 유리야 ..”

 

겁이 났다.

 

정말로 난 아직 네가 없는 나를 상상할 수가 없는데....

 

그러나 나는 너에게 가지 말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민현이의 인생에 있어서 너무나도 중요한 기회였고 내가 감히 말릴 수가 없었다.

 

꼭 가야 하는 거지...?”

 

“... 미안해. 너한테 기다리라고 말 안 해.. 지금 당장은 너무 힘들겠지만... 나 잊어주라..”

 

너는 정말 나쁜놈이다.

 

내가 아프고 힘들 걸 알면서도 자기를 잊어달라고 말하는 네가 싫었다.

 

그리고 너무나도 슬프게 울먹이면서 말하는 네가 너무 싫었다.

 





영원히 찾아오지 않을 것만 같던 수능 날이 다가왔고 수능은 생각보다 허무하게 끝이 났다.

 

나는 내가 시험을 망칠 것이라는 걸 미리 알고 있었다.

 

민현이가 떠나고 나서 나는 마음을 다잡지 못했고 어떻게 보면 수능을 잘 치는 게 더 신기할 정도였다.

 





해가 바뀌고 나는 마음 정리를 위해 그간 모아놓은 돈과 부모님의 도움으로 여행을 가게 됐다.

 

어느 나라로 갈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평소에 내가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이탈리아로 결정했다.

 

혼자, 더군다나 해외로 여행 가는 건 처음이라 무섭기도 했다.

 

첫째 날, 베니스에 있는 부라노 섬에 갔다.

 

화려한 이탈리아의 모습도 좋지만 조용하고 한적한 느낌의 부라노 섬은 너무 예뻤다.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가득한 거리에 반해 몇 시간동안 사진만 찍은 것 같다.

 

그리고 그 곳에서 난 여러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길을 못 찾고 헤매고 있을 때 선뜻 나서서 도와준 할아버지도, 왜 음식을 그것 밖에 안 먹냐며 먹을 것을 잔뜩 내어주시던 주인 아주머니도 너무 따스했다.

 

한국에 가서도 자꾸 생각이 날 것 같았다.

 





그리고 꼭 한 번 타보고 싶었던 이딸로를 타고 피렌체와 로마도 갔다.

 

확실히 베니스와 느낌이 많이 달랐다.

 

유럽 특유의 느낌이 굉장히 강했고 그래서 좋았던 것 같다.

 

소매치기로 악명이 높은 이탈리아였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괜한 생각을 했다 싶을 만큼 괜찮았다.

 

로마의 또 다른 명소인 트레비 분수에 반해있을 때쯤 누군가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Where are you from?”

어디에서 오셨어요?”

 

“... I’m from Korea.”

“... 한국에서 왔어요.”

 

“Oh, I know. My younger brother used to live in Seoul. Your eyes are so beautiful like this Fountain.”

아 저도 한국 알아요. 제 남동생이 서울에 살았거든요. 당신 눈이 마치 이 분수처럼 아름답네요.”

 

이 사람은 뭐지 싶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잘생긴 그의 외모에 나도 모르게 대답을 하고 있었다.

 

“Thank you for your compliment.”

칭찬 고맙습니다.”

 

이후에도 그와 많은 얘기를 나눴다.

 

그러다가 비행기 시간이 다가와 그와 이만 헤어졌다.

 





목이 말라 주변 가게에서 맥주를 하나 골라 계산을 하려는데 지갑이 없었다.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었는데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청춘의 결말 09 | 인스티즈

 



저기요!”

 

누가 나를 한국말로 불렀다.

 

너무 놀라 쳐다봤더니 그 사람은 너무나도 급히 뛰어온 듯 숨을 고르고 있었다.

 

이 지갑 그쪽 꺼죠?”

 

그리고 그는 나의 지갑을 나에게 건넸다.

 

“... 이거 어디서 찾으셨어요?”

 

아까 트레비 분수에서 봤어요. 이탈리아 오면서 그렇게 한 눈 팔고 있으면 어떡해요. 혼자 여행 온 여자들만 골라서 둘이 짜고 치는 거예요 그새끼들.”

 

.... 나는 진짜 바보였다.

 

만약 이 사람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싶었다.

 

정말 감사해요... 어떻게 보답해드려야 할지...”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청춘의 결말 09 | 인스티즈

 



안 그러셔도 되는데.. 한국 가서 밥이나 한 끼 사주세요 그럼!”

 

웃는 게 매력적이었다.

 

문득 민현이가 나를 보고 웃어주던 모습이 생각이 났다.


 

... 역시 무리겠죠? 죄송해요.”

 

나도 모르게 표정이 찌푸려졌나 보다.

 

아 아니에요. 당연히 사드려야죠! 제 번호 드릴게요.”

 

, 꼭 연락 받으셔야 해요. 조심히 가세요.”

 





핸드폰을 보고 싱긋이 웃던 그는 긴 다리로 걸어가서 내 시야 속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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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찾아뵙네요! 개강한 청추니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학교를 갔더니 너무 힘드네요ㅜㅜ 벌써부터 과제를 내주시다니... 오랜만에 왔는데 이렇게 우울한 글 들고 와서 죄송해요.... 면목이 없습니다ㅎㅎ... 음 우선 내일 새벽이나 오후에, 늦어도 밤까지는 다음 편 올라갈 수 있을 것 같고요! 오늘 등장한 니엘이! 멋있죠...ㅎ 앞으로 자주 등장할 것 같습니당. 지난 편에 투표 보고 저 깜짝 놀랐어요 너무 압도적인 결과라ㅋㅋㅋㅋ 혹시 투표 안하신 분 계시다면 지금 8편으로 가셔서 투표 부탁드립니다:) 혹시 투표수 많았던 다른 멤버들로 글을 안 쓰게 되더라도 단편으로라도 찾아올게요! 댓글 많이 써주세용ㅎㅎ 오늘도 감사합니다.

 




♥암호닉♥




[루뜨린]님


[황뽀짝]님


[땡칠이]님


[자몽에이드]님


감사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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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안녕하세요 !! 황뽀짝입니다! 오우... 둘이 계속 연애하는거 보고싶었지만 00화에서 1화까지의 용을 본다면 해어질껄 예상하고 그래도 슬프군뇨ㅠㅠㅠㅠㅠ 다니엘군덕에 여주지갑 무사한거 다행이네요!
7년 전
대표 사진
청추니
황뽀짝님 오랜만입니당! 빠르게 전개하려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 어른이 된 여주와 민현이가 다시 만날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주세요ㅎㅎ
7년 전
대표 사진
비회원9.251
루뜨린이에요!두쪽 다 어쩌면 다 이해가 가서 마음이 더 아파요ㅜㅠㅠㅠ민현이랑 여주랑 다시 만날수있길 바래요ㅠㅠ
7년 전
대표 사진
청추니
흐엉ㅠㅠ 얼른 다시 설레는 글 쓰도록 노력할게요😭 10화도 올렸으니 혹시 안 보셨다면 봐주세요^-^
7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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