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종인
세훈이와 운동을 하고 집에 도착했는데
경수형이 밖에 나와있었다.
" 형 여기서 뭐하세요?"
" 아, 그릇 돌려드리고 왔어."
" 그릇?"
" 응. ㅇㅇ이가 음식 만들어다 줬어,"
" ㅇㅇ이요?"
" 저번에 옆 집 여자 분 이름."
" 아.. "
음식이라니
왜 하필 내가 없을 때..
멤버들 다 같이 티비를 보며 웃는데
나만 웃지 않고 있었다.
내 머릿속엔 오직 ㅇㅇ이가 만들어다 줬다는 음식 생각 뿐이였다.
" 형."
"어?"
" 형도 음식 드셨어요?"
" 무슨 음식?"
" 옆 집에서."
" 아- 아까 낮에? 응. 먹었는데?"
" 맛있었어요?"
"응. 괜찮던데?"
하마터면 왜 내껀 안 남겨 놨냐 투덜댈뻔 했다.
내가 이렇게까지 식탐이 많았나..
다음 날 혹시 저번처럼 우연히 만나진 않을까 하여
산책을 나왔다.
하지만 ㅇㅇ이는 보이지 않았다.
혼자 벤치에 털썩 주저 앉아 있는데
" 어? 오늘은 몽구가 없네요??"
큥이와 함께 ㅇㅇ이가 나타났다.
ver.징어
" ㅇㅇㅇ 너는 방학 동안 집 밖에 나가는 꼴을 못 본다 내가! "
굳이 힘들게 밖에 나가지 않아도
음식 조공이면 엑솤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밖에 나가지 않았더니
엄마가 난리다.
방학에 집에 있는게 뭐 어때서 !!
" 볼살 좀 봐. 니 얼굴에 달 뜬거 아니?? "
" 아, 몰라 나가면 되잖아! 큥아- "
꼬리를 흔들며 큥이가 쪼르륵 달려오는데
그래.. 못난 주인 만난 니가 뭔 죄야.
나가서 같이 살이나 빼자.
항상 그렇듯 큥이에게 이끌려 이곳 저곳 쑤시고 다니는데
" 큥 멈춰!!"
내 1.2시력이 정확히 말해 주고있다.
저기 벤치의 훈남은 김종인 이라고.
조심스럽게 다가가자.
난 절대 멀리서 부터 당신을 보고 온게 아니에요.
절대 더쿠냄새 흘리지 말자.
" 어? 오늘은 몽구가 없네요??"
스르륵 날 바라보는데
헐ㅋ 눈빛만으로 징어 사냥
김종인 너 능력자
" 아, 그냥 운동 나왔어요."
자기 관리 철저한것 봐 ㅠㅠㅠ
" 아..ㅎㅎ 저번에 음식 맛있게 드셨어요?"
" 아.. 그게.."
헐.. 맛 없었나
" 맛 없던가요?? "
"아뇨, 그게 아니라. 운동다녀왔더니 다른 멤버들이 다 먹었더라구요..ㅎㅎ."
"아.. 그렇구나.. 원하시면 해 드릴까요?"
다시 한번 강조 합니다.
제 사리사욕 채우자고 그러는게 아니에요.
" 정말요??"
"ㅎㅎ 네."
" 언제요??"
" 에?? 지금 해 드릴까요..?"
" 네 !! "
김종인이 식탐 많다는 소리는 못 들어본거 같은데..
옆 집 사는 보람이 있는 것 같다.
이런 정보도 얻고.
그나저나 뭐 해주지..?
" 저희 집 갈래요? 뭐 해드릴게요!"
* 절대 불순한 의도 없음 *
" 정말 가도 돼요?"
" 네! 엄마가 계시긴 하지만...ㅋ... 괜찮아요! 가요!"
ㅋㅋㅋㅋ잔망스럽게 김종인 팔목 붙잡고 끌고 감.
핳.. 오늘 손 안씻을 꺼야..
나에게 끌려오는 종인이라니 감ㅋ격ㅋ
" 다녀왔습니-.."
" 벌써와??! ..그 분은 또 누구 시니..? "
" 엄만 몰라도 돼. 방 들어가 빨리!! 아 빨리!! "
하여간.. 잘생긴 청년이 오자 눈을 못 떼는 엄마를 방으로 밀어 넣었다.
" 엄마 이따 봐. 사랑해."
" 야 이 지지배야, 누구냐니까 "
" 아, 옆집. 이따 봐. 엄마 믿어 사랑해."
" ㅎㅎ 오래 기다리셨죠? 잠깐만요."
당당한 자태로 앞치마를 두르고
냉장고를 열었는데
ㅎ... 아무것도.. 없네.. 어쩌지..?
큰맘먹고 끌고 들어왔는데.. 다시 보내게 생겼다..
"어.. 저기... "
어떻게.. 저 순수한 표정 좀 봐
난 말 못해..
" 저희.. 장 보러갈래요?"
" 장이요?"
" 네!! 시간 없으시면 어쩔 수.."
" 좋아요ㅎ."
엄마.. 잠깐 나와도 될꺼 같아..
부왘ㅋㅋㅋㅋ 어쩌다 흔하디 흔한 징어가 이런 진귀한 광경에 빠지나
흥분을 주체 할수가 없어 !!! 준멘.. 준멘...
아... 근데 김종인은 연예인.. 난 일반인..
"저기.. 장은 그냥 슈퍼에서 간단히 봐요! 사람 많으데 가면 안 되잖아요."
" 아니에요. 아직 신인이라 모르시는 분 많을껄요. 처음에 ㅇㅇ씨도 모르셨잖아요."
ㅎ... 아직도 마음에 담아 뒀구나.,, 내 마음은 그게 아닌데..
" 그래도.. 슈퍼에서도 재료 다 살 수 있어요! 슈퍼로 가요."
ㅋㅋㅋㅋㅋㅋㅋ그러면서 잔망돋게 김종인 팔 한번 더 잡아 끔
나 진짜 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
" 뭐 드실래요? "
" 전 아무거나 좋아요."
" 음.. 파스타 어때요?"
" 괜찮아요."
괜찮아요 말고 좋아요라 하면 마음 편히 재료를 고를 텐데..^^...
왜 다들 아무거나를 좋아하지
차도 아무거나 음식도 아무거나
그래도 좋다 아무거나 다 해 주면 되지.
평생 옆에서 ㅋ 는 소취
" 베이컨 크림 파스타 어때요?"
" 좋아요"
드디어 좋아요다 !! 페북 좋아요 만 넘긴 것보다 더 좋아 !
파스타랑 뭐하지... 집에 양상추 있던데 샐러드나 해야지.
재료를 다 고르고 계산을 하려는데
" 얼마에요? "
" 2만 8천원이요."
"여기요."
김종인이 손이 불쑥 튀어나옴.
헐ㅋ 돈 내미는 손 조차 세쿠시...
" 아니에요 !! 제가 계산 할게요. 제가 만들어 드리는 거잖아요."
" 제가 만들어 달라 해서 만드시는 거잖아요."
흡... 아니에요... 제가 원하시면 해 드릴까요?하고 물어봤잖아요..
아무래도 김종인 제 평생 최애 할 것 같습니다.
"이리 주세요. 제가 들게요."
재료가 든 봉투를 들고있었는데
뺏어가면서 살짝 손이 스쳤다.
헐ㅋㅋㅋㅋ 준멘
오늘따라 신앙심이 깊어진다.
엘레베이터 문이 열렸는데 도경수가 서 있었다.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종인아 뭐 해?"
" 아.. 그게.."
" 아ㅎ 저희 집에서 파스타 만들어 먹으려구요."
그러니까 경수씨도 오세요.
더쿠는 포획량이 많을수록 좋다.
" 두 분이서요?"
" 네! ㅎㅎ 경수씨도 오실래요?"
" 아.. 그래도 되나요?"
" 네. 당연하죠! "
" 근데, 형 어디 가려던거 아니야?"
"아, 운동가려던 참인데 괜찮아."
" 잘 됐네요. 다 같이 먹어요ㅎㅎ"
잠깐 집을 비운 그 사이에 엄마는 어디 놀러갔는지 보이질 않는다.
" 티비보고 계세요! 금방 만들어 드릴게요."
" 네"
" 아니에요. 같이 만들어요,"
" ㄱ..그래요 같이 만들어요! "
" 그럼 같이 만들까요?ㅎㅎ"
이게 무슨 일이야. 부엌에서 도경수 김종인과 알콩달콩 쿠킹타임이라니
눈물이 차오른다...★
" 그럼 경수씨가 파스타 면 좀 삶아 주실래요?"
" 전 뭘 할까요?"
" 음... 양상추 좀 씻어 주세요."
" 소금 어딨나요?"
" 거기 위에 열어보시면 있을거에요."
" 저, 다 씻었는데 뭐 하나요?"
" 음.. 베이컨 좀 썰어서 볶아주실래요?"
" ㅇㅇ씨 저도 다 했는데."
아니, 음식 하나 만드는데 왜 이렇게 다들 의욕적인 거야..
" 저기.. 이제 제가 해도 될꺼 같은데."
" 더 안 도와 드려도 돼요?"
" 괜찮아요. 더 도와 드릴게요."
" 아니에요. 금방이면 돼요ㅎㅎ"
괜찮다는데도 끝끝내 익힌 면의 물을 빼고
한쪽에선 베이컨과 볶을 양파를 훌쩍거리며 썬다.
"저기.. 종인씨.. 눈 매우시면 제가 할까요?"
" 아니요. 괜찮아요."
에라 모르겠다. 샐러드나 마저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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