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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My Dear 


[방탄소년단/전정국/박지민] Dear My Dear _02 | 인스티즈

"사랑하는 나의 당신께"






"치워."

"아오, 골아. 내가 제 명에 못 죽게 생겼네."






 벌써 두 시간째 사투를 벌이는 중이었다. 정성스레 차려진 식탁을 본 체도 하지 않는 않는 나 때문에 김태형은 곧 죽을 사람처럼 뒷목을 부여잡았다. 직접 숟가락을 들고 눈 앞에 들이밀며 애원하기도 했고, 복장이 터진 것처럼 화도 내보고. 그럼에도 꿈쩍 않는 나를 보고 체념한듯 비어있는 내 옆자리 의자를 끌어 털썩 주저앉는다. 그래, 네가 굶어죽지 내가 죽냐-. 다리를 꼬고 귀를 후비며 심드렁하게 말하던 김태형이 철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요란해지는 방 문에 곧바로 정자세를 잡았다.






"…난 진짜 몇 번이고 식사를 권유했는데 아가씨께서,"






 핏이 딱 맞는 정장 차림의 남자가 들어오는 순간부터 바짝 긴장하기 시작한 김태형은 두 다리를 땅바닥에 꼭 붙이고서 쉴 틈 없이 변명거리를 늘어놓았다. 평소에는 잘 쓰지도 않는 '아가씨' 호칭까지 친히 불러가며. 냉기가 서려있는 전정국의 눈동자가 잠시 그를 스캔하며 그 바쁜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 분명 둘은 이렇게 한 눈에 거리감이 느껴질만큼 먼 사이는 아니였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취임식이 있던 그 날 이후로 두 남자 사이에 묘한 분위기가 흘렀다. 가벼운 싸움을 원인이라고 하기엔 한 쪽이 너무 위축돼 보이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꿀꺽. 침 넘어가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안타까운 눈으로 김태형을 바라볼 때 즈음, 나가 있어. 딱딱한 음성이 갑갑하게 조여오던 침묵을 깼다.


 눈 깜짝할 새에 둘만 남게 됐다. 어느 순간부터 그와 머무르는 모든 공간이 숨막히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내게 혼사를 강요했고, 열 여덟을 겨우 넘기던 나에게 선택권은 없었다. 딱히 마음에 품고 있는 이가 없었더라도 나는 지금 내 눈 앞에 서있는 이 남자를 거부했을 것이다. 나에게 그는 너무 버거웠고, 숨 막혔고, 어려웠다.  이런 내 심중을 다 파악하고 있으면서 갈수록 집요해지는 그가 무서웠다.






"웬만하면 이런 건 스스로 하지? 떠먹여줘야 하는 네 살은 아니잖아."






 그를 노려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식어버린 국을 내려다보는 그의 눈동자 색은 탁했다. 무언의 강요에도 묵묵히 입을 다물고만 있는 나를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국 다 식었는데. 엄격함이 느껴지는 얼굴과는 달리 그의 목소리는 한없이 다정했다. 그래서 되려 짜증이 났다. 손등이 차가운 유리를 스쳐지나가자 얼마 안 가 날카로운 소음과 함께 파편들이 여기 저기로 튀었다. 바닥에 깔려있던 카펫이 축축하게 젖음과 동시에 낮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약간의 분노가 섞여든 그의 숨소리였다.






"널 폐쇄된 방에 가둬둔 건 맞는데, 여기가 정신병원은 아니야."

"…."

"환자처럼 굴어도 된다고 한 적 없어."





 

 이 저택 안에 내가 환자인 걸 모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무것도 모르고 순수하게 웃을 수 있던 그 시절부터 그 웃음을 잃게 된 그 때 까지, 모든 걸 옆에서 지켜봤을 전정국은 나를 겉잡을 수 없는 우울감에 허덕이는 미친 여자로 취급하지 않았다. 초점없는 눈동자가 그의 발 밑을 지나 또렷한 그의 두 눈에 정착할 때 즈음, 그가 윗옷 안 깊숙히 손을 뻗어 반듯하게 접힌 흰 종이를 꺼내보였다.






"네 아버지 유서야."






 그깟 종이쪼가리 따위 신경도 안 쓰던 나는 아마 그의 예상보다 훨씬 크게 반응했을 것이다. 다들 놀란 상황에서 한 번 쯤은 뭐? 하고 다시 묻던데, 난 그럴 정신도 없었다. 굳이 그런 말 없이도 흔들리는 두 동공이 대신했겠지만. 내 표정을 읽은 전정국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타살인데 어떻게 유서가 있을 수 있는 건지, 도대체 기억도 안 나는 그 범인은 누구인지, 지금은 물어도 아무것도 대답 못 해준다며 허공을 바라본 채로 말을 이어가던 그가 고개를 살짝 숙여 나와 눈을 마주했다. 말 들어야지?


 명백한 협박이었다. 머리에 총구를 갖다대도 손 하나 꿈쩍 안할 것을 다짐한 나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여태 가만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던 은색 숟가락을 집었다. 동시에 희뿌옇게 흐려지는 시야에 파르르 떨리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남들이 보면 무식하다고 욕을 해도 전혀 이상할 것 없을 정도로 나는 꾸역꾸역 입에 자꾸 무언갈 집어넣었다. 제멋대로 섞인 눈물에 무슨 맛인지 느낄 수도 없었다. 전정국은 눈 앞에서 억지로 밥그릇을 비워내는 날 말없이 지켜보기만 했다. 천천히 먹으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그는 비어있던 던 유리잔에 물을 따라 내 앞에 놓아주는 것으로 대신했다.











'네 잘못이 아니야.'

 





 너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게 아니야. 자상한 손길로 내 옆머리를 귀 뒤로 넘겨주던 그가 해사하게 웃어보였다. 소름이 끼치도록 쌀쌀한 공기만이 멤돌던 영안실 복도에는 우리 둘 뿐이었다. 무릎에 파묻고 있던 내 얼굴은 이미 얼룩져있었다. 말없이 엄지로 내 볼을 쓸어내리던 그의 눈이 슬프게 빛났다. 분명 입으로눈 누구보다 맑게 웃고 있는데. 지민아, 지민아. 반쯤 놓아버린 정신으로 그의 품에 무너져 울부짖었다. 애틋하게 등을 토닥이는 손길을 가만히 눈을 감고 받아내고 있었다. 열 다섯, 내가 마지막으로 순수할 수 있었던 그 순간에 난 그와 함께였다. 누군가 곁에 있는 것 만으로도 큰 위로가 될 때가 있다는 말을 실감했다. 그 무엇보다 뜨겁지만 서툴게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었던 사람.






"지민아… 지민,"






 헉, 숨을 크게 들이키며 눈을 떴다. 상체만 벌떡 일으켜 가빠오는 숨을 몰아쉬었다. 좋은 기억이었는데, 분명 행복한 꿈이었는데 악몽을 꾼 것 처럼 온 몸에 식은땀이 배어있었다. 반쯤 덮여있는 이불을 걷어내고 방바닥에 발을 붙였다. 어둡기만 한 불꺼진 방에 쇼파에 등을 붙이고 누워있는 사람 인영이 보였다. …김태형인 줄 알았는데. 어둠에 익숙해지자 흰 와이셔츠 차림으로 한 팔을 이마 위에 올리고 누워있는 전정국이 눈에 들어왔다. 


 천천히 테라스로 걸어 나와 올려본 깜깜한 밤하늘에는 별 하나 박혀있지 않았다. 여기서 뛰어내리면, 많이 아플까? 대답없는 물음을 삼키고 찬 바람을 느끼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꿈 속에서의 네 모습이 생생하다. 너라면 분명 그 바보같은 웃음으로 다시 한 번 나를 구원했겠지. 그리고 네가 없는 지금의 난… 서서히 시들어가겠지.











 파르르 떨리던 속눈썹이 단번에 위로 올라가며 지민이 눈을 떴다. 시야에 들어오는 검은색 천장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야옹, 야옹-. 부드러운 흰 색 털을 뽐내는 고양이 한 마리가 그의 품 속으로 뛰어들었다. 살풋 웃으며 그것을 껴안으려던 지민이 이내 짧은 신음소리와 함께 그의 왼쪽 옆구리를 부여잡았다. 총상이었다. 감겨진 붕대 위로 붉은 자국들이 묻어났다. 색색거리는 숨을 한참 고르고 있을 때 즈음, 달칵거리는 문 소리가 이윽고 끼이익거리며 끝내 닫히는 소리로 이어진다. 지민은 애써 고개를 돌려 이 방에 침입한 자의 정체를 알아내려 하지 않았다. 몇 년이 지났어도 익숙한 이 벚꽃향. 그녀였다.






"살아 돌아온 거 축하해, 제이엠."






 아, 이제 박지민이라고 불러도 아무 상관 없나? 느긋한 미소와 함께 침대 헤드에 기대어 앉아있는 지민의 곁으로 다가온 여인이 꽤 지쳐보이는 그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많이 수척해보였다. 그럴만도. 삼 일을 꼬박 앓아대기만 했으니. 세라, 부탁이 있어. 한참 말이 없던 지민의 첫마디였다. 5년을 떨어져 지내다가 목숨을 겨우 연명하고 나서야 고작 한다는 말이 그거라니. 그런 그의 모습이 싫지 않아 우스운 그녀가 실소를 한 번 터뜨렸다. 말해봐.






"유인 작전엔 내가 나서야겠어."

"그 몸으로?"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아. 천천히 가자구."






 지민은 한마디를 하기에도 버거운 호흡으로 간신히 말을 매끄럽게 이었다. 잠자코 있던 세라는 그러던지. 하고 무심한 말투로 요청을 수락했다. 이제 좀 살만한건지 제 옆구리에서 손을 뗀 지민이 목을 뒤로 젖히며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나도 물어볼 거 있어. 감고 있던 눈을 떠 그녀를 바라보았다. 새빨간 입술이 가만히 있질 못하고 제멋대로였다. 무언가 마음에 안 드는 모양새였다.






"그 여자는 누구야?"

"…말 똑바로 해."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애타게 찾던 그 이름, 누구야."






 세라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지민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여기서 어떤 대답을 내놓든, 누군가에게 자신은 죄인이었으니. 말 대신 그는 여인의 새하얀 손목을 잡아끌었다. 이리 와. 달콤한 목소리가 딱딱하게 굳어있던 그녀의 마음을 녹인 듯 여인은 힘없이 끌어당겨졌다. 그의 힘에 침대에 걸터앉아 지민을 마주보게 된 세라의 얼굴이 조금 일그러졌다. 보고 싶었던 사람, 그리웠던 이 향기. 다정하게 그녀의 머릿결을 넘겨주던 손길이 곧 부드러운 뺨을 쓰다듬는다. 지민의 입술이 짧게 부딪히고 떨어진 뒤에야 그녀는 그의 품에 조심스레 안겼다. 그리고 애절하게 속삭였다. 보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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