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백열] 짧음주의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b/c/5/bc58e0056cc8d01bb554b35894e62b1f.gif)
눈을 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손을 들어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흔들었다. 물론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조용히 침을 한번 삼켰다. 이번엔 가만히 귀를 귀울였다. 역시나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차가운 공기와 쾨쾨한 먼지 냄새 덕분에 찬열은 이곳이 지하실같은 곳임을 곧 알아챘다. 손으로 바닥을 쓸어보았다. 잡히는것은 먼지 뿐, 그 외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이곳에는 아무 것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존재하지 않았다. 싸늘한 느낌에 찬열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내가 왜 여기있더라, 찬열은 아무것도 아는것이 없었다. 그냥 눈을 뜨니 영문 모를, 어두 컴컴한, 사방이 막힌 이 곳에 와있었고 자신은 그저 이 상황이 이해 되지도 않고 의아할 뿐이었다. 찬열은 천천히 기억을 되짚어보았다. 기억이 나질 않는다. 머리가 지끈거린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한손으로 짚으며 기억을 되짚어보려 노력해보았지만 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았다. 찬열은 바닥을 조심스레 짚으며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닥을 더듬거리며 한쪽 방향으로 계속 걸어가니 드디어 벽이 느껴졌다. 여기는 아마 넓은 곳인가 보다, 하고 찬열이 생각했다. 이 넓고 아무것도 없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어두컴컴한 곳에 자신밖에 없다고 생각하니 다시한번 등골이 싸해졌다. 벽을 짚고 일어나 천천히 걸어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곳을.
‘ 끼이익. ’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 찬열은 제 귀를 의심했지만 찬열이 헛것을 들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곧 이어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그곳으로 고개를 돌려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곧 들려오는 목소리에 찬열은 그것이 남자임을 알았다.
“ 찬열아. ”
그리고 그 남자는 찬열을 알고 있는 듯 했다. 찬열이 입을 열기도 전에 남자는 찬열의 이름을 불렀다. 찬열은 생각했다, 이 남자가 나를 이 곳에 감금시킨건가, 지금 들어온 저 새끼는 날 여기서 구해주러 온걸까, 아니면 날 여기 쳐넣은 새낀가. 머릿속에서는 이런저런 생각이 난무했지만 찬열의 입은 그와 관계 없는 질문을 뱉어냈다.
“ 여기가 어디…. ”
“ 여기? 여긴 우리 둘밖에 모르는 곳. ”
남자는 꽤 신이 난 듯 했다. 아까 제 이름을 부를때와는 다른, 한톤 높아진 목소리가 남자가 지금 신이 났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둘밖에라니, 씨발. 당신밖에 모르는 곳이겠지. 나는 여기가 대체 어딘지 감도 안 잡힌다고. 찬열은 답답했지만 지금 남자를 자극해봤자 자신에게 득될것은 없다고 생각해 가만히 입을 다물었다. 남자가 다음 말을 꺼내려 입을 열때까지.
“ 물어보고 싶은건 그게 끝? ”
“ 아니, 그럼 난 왜 여기 있는거죠? 당신은 또 누구고. ”
“ 킥킥, 찬열아 나 몰라? 섭한데. 내 목소리 들어도 누군지 모르는구나. 난 니가 걷는 소리만 들어도 너인거 알아차리는데. ”
“ …? ”
“ 변백현. ”
안 그래도 아까부터 지끈거리던 머리가 이번에는 누가 뒤에서 망치로 아주 쎼게 후려친듯 아파왔다. 변백현. 내가 너를 모를리가 없다. 우리는 아주 오래된 친구였으며, 사랑을 속삭이던 애인이었으며, 그와 동시에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다. 찬열은 백현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숨이 턱하고 막히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그대로 멈춰서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 모습을 보고있던 백현은 한번 씨익 웃었다. 아니 사실 보고 웃은것은 아닐것이다. 왜냐면 백현은 지금 찬열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까.
“ 찬열아, 오랜만에 보는건데 왜 그리 굳어있어, 응? ”
백현은 사실 지금 찬열이 굳어있든, 움직이고 있든 모를것이다. 백현은 눈이 보이지 않았다. 물론 찬열 또한 지금 여기에서는 백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 곳은 빛이 들지 않는 어두운 곳이니까. 하지만 백현의 눈이 안 보인다는것은 별개의 것이다. 백현은 시각장애인이었다. 그래서 모든것을 귀로만 듣고, 또는 만지며 판단하곤 했다. 물론 백현이 처음부터 시각장애인은 아니었다. 백현을 시각장애인으로 만든건, 다름 아닌 찬열이었다.
“ 변…백현. ”
찬열이 등 뒤로 벽을 더듬거리며 말라가는 제 입술을 혀로 축였다. 찬열의 목소리에 백현은 응, 나야 찬열아. 하고 대답하며 찬열의 소리가 나는 그쪽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향했다. 문을 잠궈놓는것도 잊지 않은 채. 백현의 발걸음 소리가 자신에게 한걸음 한걸음 다가오는 소리에도 찬열은 그 자리에서 꼼짝을 할 수 없었다. 그저 등 뒤로 벽을 더듬거리기만 할 뿐, 찬열은 비규칙적인 숨을 뱉어내었다.
“ 찬열아, 어때. 아무것도 안 보이는 느낌이. ”
“ 좆, 같아. 치워…. ”
어느새 찬열의 앞으로 다가온 백현이 찬열의 얼굴을 기다랗고 예쁜 손으로 쓸면서 말했다. 찬열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고 백현은 다시금 웃으면서 물어왔다. 좆? 왜 좆같아, 내가 사는 세상인데, 이게. 백현에 말에도 찬열은 그저 제 볼을 덮고있는 백현의 손짓에 두려워 할 뿐이었다. 죽을까. 나 여기서 죽게되나. 아마 그럴지도 모르지, 나한테 좋은 감정이 있을리가 없다. 변백현에게 박찬열은 자신의 인생을 한순간에 깊숙한 구렁텅이로 밀어넣을 개새끼같은 존재니까. 다른 한 손에 이미 칼을 들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찬열은 마음의 준비를 하면서도 두려움을 떨쳐내지는 못했다.
“ 찬열아, 눈이 안 보이고 나서 제일 슬펐던건 니 얼굴이 보이질 않는다는거야. 니가 어디에서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잖아, 내가. ”
백현이 이번엔 찬열의 턱을 쎄게 잡으며 말했다. 제법 강한 악력에 찬열은 윽, 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아니야, 인상펴 찬열아. 미간에 주름진다. 하며 백현은 찬열의 미간을 다시 부드럽게 꾹꾹 눌러주었다. 부드러우면서도 위협적인 백현의 행동에 찬열은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그저 입술을 깨물었다.
“ 박찬열, 말했지 내가. 여긴 우리 둘밖에 모르는 곳이라고. 아무도 몰라. 우리가 여기 같이 있는지. ”
“ …백현아. ”
“ 그러니까 같이 살자 여기에서. 우리 둘이. ”
백현이 찬열의 뒷목을 만지작 거리면서 말했다. 찬열은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며 낮은 한숨과 함께 백현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에 백현은 찬열의 뒷통수를 손으로 덮어 부드럽게 쓸어주며 제 어깨에 얼굴을 파묻은 찬열의 귀에 속삭였다.
“ 그런데, 찬열아. 그거 알아? ”
지금 여기, 아까부터 불 켜놨거든. 그렇게 말한 백현은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찬열이는 백현이와 연인관계였지만 백현이가 집착이 심해지자 점점 달아나려해요. 그러자 백현은 자신의 눈을 멀게하고 니 탓이라며 찬열이에게 책임을 지라고 하죠. (원래 백현이도 겁만 주려고 했는데 진짜로 눈이 멀게됨!^^;;) 찬열이는 백현이가 무서워서 백현이에게서 도망쳐 피해다니다 결국 눈 뜨니까 어느 모르는 곳에 감금되어있었고.. 찬열이는 그 곳이 빛 하나 들지 않는 어두컴컴한 곳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사실 그곳은 밝은곳이었죠. 백현이가 찬열이도 똑같이 눈이 안 보이게 만들었다는 대충...그런..내용의...그런겁니다. 결론은 백현이가 나쁜놈이었음. ((((변백현))))부연설명

인스티즈앱
현재 난리 난 AAA시상식 이이경 수상소감..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