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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아 이리와봐


왜요 아빠





삼십 분전부터 계속해서 무엇인가를 찾는 아버지였다. 아버지가 있는 창고는 이집과 함께 지어졌으니 10년은 채 안된 오래된 창고였다. 창고의 문은 쇠문이였기에 여름비를 맞아 이미 녹이 쓴지 오래였다. 이 창고를 말하자면 온갖 집안에 들일 수 없는 잡동사니들이 처박아져있었고 먼지들은 쌓여있다 못해 뭉쳐져 있는 곳 이였다. 남자둘이 사는 집에서 집청소도 잘 못하기에 창고청소는 못하는 것이 아닌 안하는 것이 당연지사였다.




빨리 와서 낚싯대 좀 찾아봐


낚싯대요? 우리 집에 낚싯대가 있었어요?


니 엄마 죽기 전에 내가 몰래 하나 사놨는데 여기창고에 분명히 뒀는데 안보이네 여기 전등까지 나가서 불도 못키고 조금이라도 젊은 네가 좀 찾아봐라


네네네





백현은 팔을 걷어붙이고 본격적으로 낚싯대를 찾기 시작했다. 상가들을 하나하나 꺼내가며 내용물을 살핀 다음 낚싯대를 찾아갔다. 상자들을 보니 쓸모없는 것들 즉 쓰레기들이 많았다. 이번기회에 힘 좀 쓰자는 생각으로 낚싯대를 찾기 위해 땀을 흘렸다.





찾았다 아빠!!





낚싯대를 보니 몇 번 안 쓴 듯했다. 관리는 잘 되어있지 않았지만 물고기를 잡는데 무리는 없어보였다. 낚싯대 주제에 색감도 좋았다. 은은한 회색에 딱 물고기들이 좋아할만한 색이라고나 할까.





어디 좀 보자.

아빠 낚시 할 줄은 아세요?

당연하지 아빠가 한때 이 동네 낚시왕 이였다.

여가 산속인데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어요.





아빠의 허세를 들으며 믿을 수 없는 아빠의 호언장담의 백현은 미소를 지었다. 물론 산 아래로 차를 타고 가면 물고기가 나타날만한 계곡이 있긴 하지만 지금은 위험했다. 지금은 갈수가 없었다. 단지 낚시를 하러가기에도 도로를 탄다면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 되었다. 집 울타리 밖으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들이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버지가 낚시를 하러 가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점점 냉장고와 저장고의 먹을 것이 떨어져가기 때문이다. 절대로 밖을 나가고 싶지는 않았지만 나가야할 때가 올 것이라고는 예상했기에 마음준비는 이미 마친 뒤였다. 산에는 백현의 집 말고도 두 집이 더 있었다. 한집은 바로 옆에 있는 집이였는데 우리가 이사 오기 전부터 있던 집이였다. 또 다른 한집은 나이 많으신 노부부께서 지내고 계셨다.





아버지 지금 밖을 돌아다녀도 되는 건가요?


아니 전혀 안전하지 않아 지금 나갔다가는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더 많아 그렇지만 여기서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잖니?









식수와 전기가 끊긴 마을은 세상과의 단절이었다.









차에 연료가 있고 창고에도 휘발유가 있었다. 휘발유는 정말 쓸모가 많았다. 지금은 최대한 절약하면서 사용하고 있지만 밤이 되면 추워지는 산속에서 석유난로로 몸을 녹일 수 있었다. 저들이 존재하고 나서는 무뚝뚝한 아버지와의 관계는 예전보다 훨씬 가까워졌다. 아버지뿐만 아니라 옆집 누나와도 사이가 많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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