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샤이니 엑소 온앤오프 김남길
자양동주민 전체글ll조회 1315l

 

네가 나로 살아봤으면 해 

내가 너로 살아봤으면 해. 

단 하루라도 느껴봤으면 해. 

  

으아, 피곤해. 역시 어제 너무 늦게 잔걸까?” 

-그런가, 그런데 지금은 밤인걸. 

아아 잔소리 하지마. 그치만 잠이 안오는 걸, 아 늦겠다. 얼른 준비해야지.” 

-잔소리 하지않아. 

  

달칵- 

그가 문을 열고서 화장실 안으로 사라졌다. 방 안에는 고요한 적막이 흘렀다. 사람 한 명이 없어졌을 뿐인데 고요하다. 지나치게 방 안의 가구가 적었다. 정말 필요한 것 이외의 가구는 전혀 없는 집 안이 서늘하다. 사실, 쓸쓸하다는 게 무슨 감정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곳은 너무나 쓸쓸하다. 

  

쏴아아- 

물소리가 들리고 멎고 다시 들린다. 마지막 물소리가 멈추고 그가 나와서 입꼬리를 끌어올린다. 

  

오랜만에 면도했어. 너 깔끔한 게 좋다고 했잖아.” 

-글쎄 상관없는데. 

  

그가 어깨를 으쓱하고서 옷장으로 다가가 흰 와이셔츠를 꺼낸다. 빠르게 옷을 입는 그가 넥타이를 잡고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는다. 

  

맨날 넥타이는 네가 매줘서 잘 맬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가 매줄까? 

그래도 언제까지나 네가 매줄 순 없었을 테니까.” 

-..그래 

  

말을 멈춘 그가 넥타이를 매기 시작했다. 조금 삐뚤게 매어진 넥타이를 보며 눈썹을 찡그린 그가 넥타이를 강하게 풀어낸다. 풀어낸 넥타이를 돌돌 말아 옷장에 다시 집어넣는다. 옷매무새를 다시 점검한 그가 나가려는 듯 신발장으로 다가가다 멈춰선다. 

  

아침 안 먹으면 잔소리 할거지? 알겠어. 먹을게.” 

-. 

  

식탁으로 몸을 돌려 그가 냉장고를 연다. 우유를 꺼내 그릇에 쏟아붓고서 찬장에서 시리얼을 꺼내 그 위로 부어버린다. 또 다른 그릇을 꺼내 일련의 동작을 반복하고서 자리에 주저앉는다. 시리얼을 옆에 두고서 숟가락을 들어 시리얼을 휘적거린다. 

  

“..이거 너 좋아하는 거잖아. 먹어. 안그러면 나도 안먹을거야.” 

-..하지만 

빨리..먹으라고..” 

-... 

  

그가 느리게 숟가락을 들어 시리얼을 입으로 집어넣는다. 표정이 이상하게 일그러진다. 이유는 알 수 없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켜볼 뿐. 

  

한 그릇의 시리얼이 깨끗이 비워지고 남은 그릇의 시리얼은 그대로 남아있다. 그가 두 개의 그릇을 들고서 싱크대에 내려놓는다. 나를 뒤돌아보지도 않고서 그가 신발장으로 빠르게 다가가 신발을 꺼내 신는다. 

  

어깨가 조금 떨려. 왜 그러는 걸까. 글쎄, 상관없나. 

  

다녀올게. 사랑해. 알지? 금방 올게.” 

-, 알고 있어. 

그가 집을 나가버렸다. 방에는 다시 고요가 내려앉았다. 나는 처음의 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 언제부터 여기 서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리도 아프지 않았다. 나는, 감정을 느낄 수가 없었다. 아픔도. 배고픔도. 궁금하지도 않았다. 그저 나는 존재할 뿐.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것은, 저 남자와 웃으며 통화를 하고 웃으며 옷을 입고, 거울을 보고, 집 밖으로 나간 후 교통사고가 났다는 것. 그리고 눈 뜨고나서 나는 줄곧 네 옆에 있었다. 내 장례식에서 세상이 무너질 듯 울던 모습. 금방 일상으로 복귀하는 모습. 대답도 없는 내 사진에 대고 계속해서 말을 걸던 모습. 

  

그리고 너를 따라 집에 들어온 이후 어째서인지 나갈 수 없었다. 죽은-후에 미약하게 남은 감정이 너만 보고 있었으므로, 문득 사진 속의 나에게 말을 걸고 나서 네가 집을 처음 나갔다는 게 떠올랐다. 창밖을 바라봤다. 갑자기 크게 소리 지르고 싶지만, 그걸 듣는 건 나혼자 뿐인걸. 별이 몇 개 떠 있을 뿐. 달도 없는 밤하늘. 얼마 남지 않은 내 감정. 이 집안이 감옥 같아. 

  

미약하게 남아있는 감정이 조금 커졌다. 

너는 왜 나를 그렇게 잊지 못하는 걸까. 죽기 전의 나는 왜 너만 생각하고, 웃고 있었을까. 내가 넥타이 매주고 싶고. 내가 면도해 주고 싶어. 잔소리도 하고 싶어. 네가 담아준 시리얼도 먹고 싶어. 사실 너무 슬퍼 지금. 너무 슬퍼서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질 않았던 걸까. 

  

네가 나로 살아봤으면 해. 

내가 너로 살아봤으면 해. 

단 하루라도 느껴봤으면 해, 너의 마음. 나의 마음 

  

나 왔어. 많이 기다렸어?” 

-아니, 괜찮아. 뭐 사왔네. 

  

이제 너랑 만날 수 있어. 나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금방 갈게.” 

-아니야. 괜찮아. 너 지금 뭐 꺼내는 데? 

  

부스럭- 

보고싶어. 정말.” 

-그거 뭐야. 먹지마. 난 괜찮으니까. 그만 해 제발. 

  

애써 그의 손에 들린 약병을 떨어뜨리려 하지만 내 손은 부질없이 허공을 휘저었다. 

하아-” 

약을 입에 가져가 집어 삼킨다. 몇 번이고. 반복하고서 눈을 감는다. 

-제발 그만해. 나는, 너. 

살아. 나는 없어져도 괜찮으니까. 너는 살아줬으면 해. 지금까지 함께한 것만으로 충분해.  

  

그에게 다가가 입을 벌리려 노력해봤지만 닿지 않아서. 

  

단 하루라도 함께했으면 했지만 네가 죽는 건 아니었어. 살아봤으면 했지 네가 죽길 바라진 않았어. 감정이 쏟아져 나온다. 눈물도 흘러내렸다. 내 눈에서 떨어진 눈물이 그의 눈에 떨어져 눈물이 되었다. 그가 눈을 떴다. 

  

“...?” 

그가 의미없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제발 살아줘. 

  

우읍-” 

그가 입을 막고 화장실에 달려간다. 입 안에서 아까 먹은 알약들이 토가 되어 뱉어진다. 다행이야. 그가 약을 거의 게워내고 비틀대며 일어선다. 

  

단 하루라도 너의 마음, 나의 마음 느꼈으니까 이제 충분해. 그러니까 

살아줘. 널 후회없이 떠날 수 있게.” 

사랑해. 

  

  

- 

투애니원 살아봤으면 해 들으면서 떠올린 글이에요. 

모든 연예인 대입하셔도 좋고, 팬픽처럼 읽어도 좋아요. 

설명 하자면 그와 나는 연인. 그와 만나러 가던 도중 나는 교통사고를 당해 죽었죠. 나는 유령이 되었고 그는 남겨졌죠. 

'나'가 죽은 이후로 집 밖도 나가지 않은 은둔 생활을 하던 그를 지켜보는데 유령이 된 '나'는 감정을 느낄 수 없어요. 처음부터 일부러 감정을 배제하고 글을 쓰려고 해봤어요. 

어느 날 그가 집 밖으로 나가고 '나'는 감정을 자각하게 되고 그는 자살을 결심합니다. 

'나'를 만날테니까 깔끔하게 씻고 옷도 말끔하게 입은 거죠. 

자살하려 약을 먹지만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는 약을 모두 토하게 되고 '나'는 사라져요. 마지막 말은 그에게 들렸을까요. 

조금은 열린 결말입니다. 그가 다시 죽음을 택할지 살아갈지는 여러분이 상상해봐요! 

  

오늘 내일 안으로 새로운 글 업데이트 하러 올게요 ^♡^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독자1
레오정수리) 노래 오늘 처음 듣는데 되게 좋네요...이 글을 읽으면서 들어서 그런가...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5 1억05.01 21:30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2 퓨후05.05 00:01
김남길[김남길] 아저씨 나야나05.20 15:49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3 세라05.15 08:52
      
엑소 [EXO/징어] 엑소 백현이랑 학생 너징이랑 스캔들 난 썰 0629 짜요 02.26 23:18
샤이니 [샤이니/종현] 이젠_밀당_하는건가.kakaotalk40 곰돌퓨 02.26 22:51
엑소 [EXO/너징] 수호 친동생인 너징이 SM 솔로 여가수인 썰 2618 크라운샌도 02.26 22:46
엑소 [EXO/찬백] 내가 짝사랑하는 남자가 있는데063 요다색히 02.26 22:36
엑소 [EXO/징어] 이 중에 네 취향 한명 쯤은 있겠지 17 (특별편3)67 변리게이트 02.26 22:31
엑소 엑소숙소 가정부대타는 심장쫄깃해진다 2 2 눈누난냐랄라 02.26 22:09
B.A.P [B.A.P/빵젤] 아저씨랑 만난 얘기 해줄게 익인들 빨리빨리!13 최주농 02.26 21:52
빅스 [VIXX/한상혁] 운명의 실 012 오동동 02.26 21:27
엑소 [엑소/징어] 완전히 나 달라져서 그동안 너네한테 당했던 거 똑같이 갚아줄거야 (2화)17 쿄쿄쿄쿄 02.26 21:16
엑소 [EXO] 여코치 신드롬 1~2 (re-up)66 엑소코디야 02.26 21:09
빅스 [VIXX] 너비쨍 남장하고 빅스 영입된썰 16 (부제:비쨍이 카사노바설) 37 남장비쨍이 02.26 20:52
엑소 [EXO/징어] 13남매. 0517 당꼬 02.26 20:43
인피니트 [인피니트/성규] 옆집에는 십년지기 김성규가 산다 730 개성규 02.26 19:44
빅스 [VIXX] 빅스 카톡빙의글.kakaotalk2 태느 02.26 17:35
엑소 [EXO/준면] 잘 지내고 있어? 02.26 17:19
인피니트 달달 터지는 카톡 썰!!!1 생길거같죠? 안.. 02.26 16:56
엑소 [EXO/디오] 제 오빠는 도경수입니다. (29; 연락두절)21 y. 02.26 16:44
엑소 [EXO/남징] 엑소 멤버가 13명인썰8(:남자_둘이서_손_붙잡고_동물원_데이트_txt.)24 교회언니 02.26 15:25
빅스 [VIXX] 단기기억 이재환과 너 비쨍 썰0121 뷰킬 02.26 15:18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뷔] 태형이랑.kkao16 태횽 02.26 15:07
엑소 [EXO/징어] 엑소디팡, 입장료는 10P입니다. 번외9 나어때 02.26 13:39
엑소 [EXO/종인] 9살차이나는 부장님(부제: 니니 아빠)327 레밍 02.26 13:08
엑소 [카디] 두,두둠칫 니니씨 꼬시러왔는데여..32(부제:SNS대란)34 보고잏나 02.26 11:11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3 정덕구 02.26 02:35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뷔] 태형이가고백아닌고백함.kkao31 태횽 02.26 02:31
엑소 [EXO/시우민] 3년 짝남이 썸남으로 썸남에서 애인으로15 슈밍슈 02.26 01:50
엑소 [EXO/루민] 나 아이돌인데 같은 그룹 멤버가 나 좋아하는 거 같음 125 슈무룩 02.26 01:35
단편/조각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