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516356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읽기 전에 한번만 숙지하면 되는 글.



재밌게

funny


읽기.

reading.




------------------------------------------------------------------------------------------------------------------------------------------------------------







[EXO/카이X디오조직물] 「환상(幻想) 교향곡」1 | 인스티즈









“ 멋있군. ”




 아름다워, 도시의 불빛들이 휘황찬란해. 저 속에 섞여 살다보니 돈이란게 참 맛있는 것이라고 느껴져.


 그의 목소리가 넓은 룸 안을 가득 메웠다. 어쩔 셈인가? 잔을 들고 여유를 부리던 목소리가 짐짓 잠잠해 지는가 싶더니 이내 낮게 울렸다. 어쩔 셈이냐니? 질문의 모호함에 애꿎은 입만 달싹일 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어떤 대답을 원하는가에 대해선 익히 들어 알고 있긴 하지만 저이의 입에서 떨어진 그 어쩔 ‘ 셈 ’ 에 대해선 여직 생각해 둔 것이 없다. 어떻게든 되겠다는 마음은 애당초 이곳에 손을 담굴 때 지워버렸다. 제 뜻을 제대로 전달하고 싶어 안달난 것도 아니다. 그저 확답만이 필요했다.


 컨테이너 사업? 할 만 하지. 돈 좀 벌어보겠다는 심산이군. 어떤 물질적 지원 따위는 없을 거란 이야기다.

 혼자 힘으로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나? 그럼 해 봐.


 숨막히는 긴장감 속에 생각보단 좋은 결말이 그의 입에서 나왔다. 모든 것을 전적으로 저에게 맡긴다는 말. 저 말을 얻어내기 위해 수년을 노력했다. 안면이 없는 년들과의 잠자리는 물론, 애미노릇 애비노릇을 완벽함으로 치장해 놓은 그와 그의 아내까지. 버티고 서 있던 바닥이 무너지는 느낌에도 이악물고 여기까지 끌고 왔다. 어째서인지 따끔거리는 목에 작게 인상을 썼다. 모으고 있던 양 손이 떨렸다. 그는 물이 떨어지는 잔을 손에서 놓았다. 팔짱을 낀 자세가 유리창에 비쳤다.





“ 욕심이 가득하군. 얼굴만 봐도 알 수 있어. ”



“ 당연한 것이고, 공공연한 결과입니다. 욕심이 저를 만들었습니다. ”



“ 과연 그렇게 생각하다니, 키운 보람이 있어. ”



“ 키우다니요, 사육이 아니었습니까? ”





 종인의 말에 그의 이마에 주름이 졌다. 그동안 입 닫고 멍청히 고개만 조아리고 있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입을 열어 뱉기 시작하니 신이 나기 시작했다. 두어번 입을 달싹이고 숙였던 허리를 폈다. 모았던 손도 건방지게 주머니에 꽂아 넣었다.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들어 목을 풀고, 잘 정리된 머리도 다시 한 번 정리했다. 그의 곁으로 다가가며 유리창에 비추어진 제 모습에 넥타이도 가지런히 맸다. 그의 옆으로 다가서니 욕정에 부푼 냄새가 코를 찔렀다. 후… 씻고는 다니십니까?


설마, 제가 회장님… 을 아버지로 생각한다거나, 그딴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고 계셨던 겁니까?

제가 많이 건방지다고 느끼시는거, 얼굴만 봐도 다 알 수 있습니다. 


 그의 머리를 총구가 눌렀다. 천천히 눈을 돌리며 양 손을 높이 드는 그의 모습에 종인은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고개를 숙여 그의 발끝부터 찬찬히 눈에 담았다. 어디 하나 이름 없는 것이 없다. 옷이며, 구두며, 시계까지. 손에 낀 반지들이 욕심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바르작 거리며 떨어 오는 모습이 우습기 그지 없다. 종인은 그의 손목을 잡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조금 빠듯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조급한 마음은 단 일초도 들지 않았다. 급하게 생각할 것 없다, 모든 것이 제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 아버지. ”



“ … …. ”





 그의 목울대가 울렁이고, 조용한 룸에는 침 넘기는 소리만 크게 들렸다. 비죽, 웃음이 났다. 예의 모습은 남아있지 않았다. 두려움에 떠는 얼굴, 단 한순간도 본 적 없다. 그만큼 기대했고 그만큼 갈망했다. 눈앞에 펼쳐진 상황히 즐겁기 그지없다. 점점 발을 뒤로 빼 창쪽으로 다가가는 느릿하고 무거운 발걸음이 이젠 더이상 공포스럽지 않다. 아무것도 아니다. 그 발걸음은 개미의 발보다 더 가볍고 사형자의 마음보다 무겁다.




저 밑이 보이세요?

모두 저를 위해 모였어요. 차기 체이스 경영자. 

아버지, 웃으세요. 저 아래의 군중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시간입니다.





“ 시간이 다 되었어요. ”



“ …종인아. ”



“ 제가 후계자가 되는 시간. ”



‘ 탕-. ’











***










[EXO/카이X디오조직물] 「환상(幻想) 교향곡」1 | 인스티즈









“ 회장님. ”



“ 들어와. ”





 종인의 목소리에 문이 열리고 단정히 차려입은 사내가 들어왔다. 가지런히 올린 머리며 손에 들려진 가방이며 할 것 없이 흐트러짐 없는 모습이었다. 종인은 민석의 등장에 피곤한 듯 눈썹을 손으로 꾹꾹 눌렀다. 저만치서 작게 웃는 소리와 종이가 소란스레 탁자 위로 떨어졌다. 종인은 기지개를 펴고 자리에서 일어나 민석에게 술잔을 건냈다. 자리에 앉는 순간까지도 아무 말 없이 입만 다물고 있던 종인이 잔을 비워내고 편하게 몸을 기댔다.





“ 어때. 할만 하던가? ”



“ 일이 꼬였어. 세훈을 브라질로, 보내야 할 것 같다. ”



“ 브라질? ”





 전혀 예상 밖의 말이었다. 이제껏 마약 운반의 경유지는 네덜란드였다. 마약 소지를 법적으로 허용한 국가이기에 세훈을 이주시켜 마약 중독으로 위장시켜 진료를 받게 했다. 물론, 세훈이 마약 중독이 아닌 말끔한 사람이라는 것은 장담하지 못한다. 조금씩 치료 목적으로 받는 마약들과 함께 러시아에서 첸이 공수 해오는 크로코딜을 섞어 포장하고 보내던 것이 원래의 루트였다. 종인은 탁자위에 널브러진 종이들을 손으로 쓸어와 넘겼다. 계약 조건 치곤 나쁠 것도 없다. 





“ 이건 뭐 거저 준다는건가? ”



“ 모르는게 있나본데, 하부 행동조직이 찜찜해. ”



하부 행동조직?

행동조직도 따로 준다니 괜찮은 조건 아닌가.



“ 괜찮긴, 10살짜리들이야. ”



“ 10살이라. ”





 종인은 민석의 말에 고개 숙여 웃어 보였다. 10살짜리를 행동조직에 넣다니, 그야 말로 돈이 궁한 사람들이 하는 더러운 짓과 다를 바 없었다. 어째서 한낱 어린애 따위를 마약 밀매에 투입시키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빈민가 로싱야, 그 곳이야 말로 무법 천지일 것이다. 그런 곳에서 보고 배우고 자란 것들은 뿌리부터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배우기 전에 마약 포장법을, 축구를 하며 뛰는 법 대신 경찰의 단속을 피해 달아나는 법을 배운 셈이었다.





“ 이유가 다 있지. 그렇게 안보이지만, 치밀한 구석이 있어. ”



“ 치밀? ”





돈없어 기는 애새끼들 대려다 매주 20달러 주고 활동시켜.

어린이 여단. 이름 한 번 거창하지.

20달러, 그 돈 손에 쥐어 보겠다고 개같이 달려드는 꼬맹이들이 한둘이 아니야.

경찰이 조직 소탕할때, 제일 선봉에 배치돼.

그러면, 게임 끝이지.





“ 게임 끝? ”



“ 애새끼들을 어떻게 패나. 시간 지연시킬 동안 빼오는거지, 마약을. ”






[EXO/카이X디오조직물] 「환상(幻想) 교향곡」1 | 인스티즈





 민석은 제 앞에 놓인 잔을 들고 종인의 눈치를 살폈다. 어느정도 함께 해 왔던 종인에도 속내를 알 수 없었다. 회사의 변호를 자처하면서 알게된 종인은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인게 분명하다. 고작 어린아이에 고민하고 재어볼 사람이 아니다. 민석은 초조한 눈을 애써 감추며 입가를 훑어냈다. 종인은 손가락으로 종이를 툭툭 쳐내는가 싶더니 민석에게 도장을 건냈다.





“ 계약, 하고 와. ”



“ 좋아. ”





 민석이 자리를 벗어남에 종인은 깍지를 낀 손으로 눈을 덮었다. 브라질이라….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던 곳이었다. 더구나 세훈을 그런 곳에 보내기엔 따르는 위험도 어마어마했다. 네덜란드에서의 마약 소지와 얻을 수 있던 여러 가지 종류의 마약들이 눈가에 아른거렸다. 아깝게 된 일이다. 손에서 놓아야 할 곳인데도 불구, 계속해서 아까운 감이 없지않아 있었다. 더구나 중국과 러시아, 네덜란드 모두 거리가 브라질과 놓고 보아도 가까웠다. 사업장의 손을 더 넓히는 쪽이 좋기야 하겠지만 이로써 얻는 이익보다는 손실이 더 크게 다가왔다. 마약 말고, 장기에 더 주력해야 할 것 같다. 번뜩이는 눈에 전화를 들었다. 한달만에 하는 루한과의 전화였다.










***









[EXO/카이X디오조직물] 「환상(幻想) 교향곡」1 | 인스티즈






 오랜만에 하는 전화 치곤 형식적인 종인의 목소리에 루한은 대충 손을 닦았다. 첸이 구해준 사린가스가 유용하게 쓰이던 참이었다. 지난번 잠깐 중국에 경유하며 레이에게 간 두어개와 덜자란 아이를, 루한에겐 사린가스를 건내던 모습이 다시 생각났다. 마침 가스가 떨어져 감에 첸의 소식이 궁금했던 차였다. 별다른 연락이 없거니와 전화조차 받지 않음에 종인에게서라도 전화가 오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렸다. 저 뿐만 아니라 레이의 사정도 다를 바 없었다. 이 곳 산시성 린펀에서 쓰촨성 광저우 까지 거리도 엄청난 마당에 배반자를 두고 떠날 수도, 함께 떠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점점 쇠약해 가는 모습을 보면 도망칠 수 없겠다 하다가도 뒷맛의 찝찝함은 지울 수 없었다. 탁자에 기대어 창밖을 바라보았다. 시골 치곤 공기가 썩 좋지 않았다.





「 늦게 받는군. 」



“ 어쩐일이야? ”



「 꼭 무슨 일이 있어야 하나? 」



“ 그럴 것 까지야. ”



「 여유를 부리는 목소리네. 」





 종인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잔잔히 울렸다. 이럴 때 일 수록 여유를 가지게 되는 법이야. 루한은 애써 태연한 척 했다. 이러다간 사린가스를 얻어내기는 커녕 또다른 혹 하나를 더 얻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설마 하는 마음이 조바심을 불렀다. 기댔던 몸을 일으켜 그에게로 다가갔다. 온 몸에 물집이 잡히고 울퉁불퉁해진 모습이 썩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조직을 배반하고 밀수 기법을 빼돌리려던걸 크리스가 잡았다. 린펀에 쳐박아 두고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이라 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죽어가는 모습에 아쉽던 차였다. 이 가스를 모조리 쓴다면 그만 즉사해 버리겠지만 소량을 매일같이 넣었을 때의 그 비명소리가 생생하다. 그 소리는 꿈결에 들어도 언제나 듣기 좋은 자장가다. 그러기에 가스가 더욱 필요했다. 가스 말고 사람을 더 보낼 건가?





「 첸은 지금 러시아에 있어. 」



“ 전화는 왜 안받지? ”



「 잃어버렸지. 아니, 누가 훔쳤어. 」



“ 훔쳐? 간이 큰 놈인가보군. ”





그래서 잡았어. 크리스가.

얼마나 간이 큰지 따보려고 레이에게 보내려고 준비중이야.

열다섯이라는데 이정도면 콩팥 하나는 건질 수 있겠지.

게다가 본드하던 새끼라 잘 하면 몸값도 더 부풀릴 수 있어.





“ 듣던 중 반가운 말이네. ”



「 중국 가는 김에, 필요한 것 있으면 말하란 소리야. 」



“ 나야 뭐…. ”



「 첸은 오늘 떠난다. 레이에게 쥐새끼를 쥐어 주고 네게로 갈거야.」



“ 기다리도록 하지. ”










***










[EXO/카이X디오조직물] 「환상(幻想) 교향곡」1 | 인스티즈

광저우 바이윈 국제공항








 


[EXO/카이X디오조직물] 「환상(幻想) 교향곡」1 | 인스티즈

[EXO/카이X디오조직물] 「환상(幻想) 교향곡」1 | 인스티즈









“ 크리스. ”





도착했다고 전화 해.

크리스는 루한에게 가서 이 사린가스를 전해 줘.



 첸이 작은 통을 건냈다. 검문소에서 이리저리 뺴돌리며 지켜낸 것이었다. 줄곧 우이판이라 부르며 따르던 첸이 이 순간만큼은 진지해졌다. 주위를 의식하며 제 손을 꼭 붇들고 있는 사내녀석을 내려다 보았다. 루드나야브리스탄의 납중독 환자였다. 납중독에 모자라 본드까지 하던 녀석이라 얼굴이며 몸이며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었다. 공항을 거치기 위해 억지로 씻겨 옷을 입혀 놓으니 영락없는 사내아이였다. 잔뜩 겁먹은 얼굴이 첸을 올려다 보았다. 공항에 오기까지 첸의 호의아닌 호의에 어느정도 믿음을 가지고 있던 터였다. 첸은 그런 사내아이의 손을 꾹 잡아 쥐었다 놓곤 크리스를 배웅했다.


 크리스를 보내고 버스에 몸을 싫고 레이의 개인 병원으로 향했다. 큰 지역병원에서 외과의사로 근무중인 레이는 조직의 장기를 적출하고 진료 기록들을 꾸며냈다. 개인 병원과 지역병원을 함께 하면서 레이는 그동안 많은 이의 장기를 꺼냈다. 주로 첸이 대려오는 납중독 환자들의 장기였지만 때론 루한이 보내올 때도 있었다. 하물며 수술대 위에 오른 이의 장기를 적출하고 진료기록을 꾸며내 가족들에게 사망 선고를 한 적도 더러 있다. 지역병원의 이름에 걸맞게 레이는 최고의 의사였다. 가족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며 고개를 떨구기만 하면 모든 것이 끝났다. 적출한 장기들은 안전히 보관해 첸이나 찬열이 한국으로 보내 주었다. 


 금방 도착한 레이의 병원 앞에서 크리스가 건내준 휴대폰으로 레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별다른 일이 없다면 지금쯤 저를 기다리고 잇을 것이다. 낮선 곳의 환경에 주위를 두리번 거리던 사내아이가 첸의 움직임을 발빠르게 따랐다. 좁은 계단을 지나니 살짝 열린 문이 보였다. 문틈 사이로 비릿한 냄새가 코를 찔러 왔다. 아이의 손을 이끌어 발을 빨리했다. 안에서는 흐릿하게 중국 음악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 我拼命的呼唤你的名字 消失在风中 
‘ 난 너의 이름을 애타게 불러보지만 (서서히) 바람 속에서 사라져. 

‘ 失魂落魄 赢得多少未来又有什么用 
‘ 난 넋이 나갔지. 미래에 무엇을 얻든 무슨 소용이 있겠어. 

‘ 我已经没有想飞翔的理由 
‘ 이미 난 비상할 이유를 잃어버린걸.. 






[EXO/카이X디오조직물] 「환상(幻想) 교향곡」1 | 인스티즈







“ 레이. ”


“ 왔나? ”


“ 이거, 긁어 낼거. ”




 첸은 손을 꼭 잡고 있던 사내아이를 레이에게 밀었다. 알아 들을 수 없는 언어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대는 둘의 모습을 불안한 듯 쳐다보다 비릿한 냄새가 나는 레이의 품으로 들어오자 제 어깨를 잡고 있던 레이의 손을 뿌리쳤다. 벽쪽으로 바짝 붙어 겁에 질린 눈으로 둘을 번갈아 보는 턱에 첸은 곤란한 듯 뒷머리를 긁적였다. 본드하는 새끼 치곤 영리했다. 이제껏 단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 흥미롭긴 레이도 매한가지였다.




“ 이거 왜이래? ”


“ 눈치 챈거야. ”


“ 곤란한데. ”




 왜? 레이가 반문했다. 살려둘 수는 없다. 첸의 휴대폰을 훔치며 전화를 받았다. 무기 유통의 관련된 일이었다. 더구나 러시아어로 비밀을 누설하지 말라는 말까지 해버리는 바람에 더 곤란하게 되었다. 이 일을 경찰에게 알리기만 한다면 포상금은 물론이고 국가의 보호를 받을게 뻔했다. 답답한 일이긴 하지만 꼭 죽여야만 했다. 하는 수 없지, 협조를 하게 만들 수 밖에.


 첸이 총을 꺼내 들었다. 겁에 질린 모습이 물에 빠진 생쥐마냥 덜덜 떨렸다. 지금 죽을래, 나중에 죽을래. 말해 놓고 보니 우습기 짝이 없었다. 어차피 둘 다 죽는거잖아? 첸이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옆에 서있던 레이도 함께 웃었다.




“ 지금 죽이면 신선하지 않아. ”


“ 레이가 어르고 달래. ”


“ 그러도록 하지. ”


“ 난 세훈이에게 가봐야 할 것 같아. ”




세훈이, 브라질로 떠난대.
네덜란드 경유해서 가는거, 힘들어 졌나봐.




 첸은 서둘러 총을 챙겼다. 벽에 붙은 시계가 다음 비행기 시간을 가깝게 가리키고 있었다. 첸은 레이의 어깨를 두어번 두드리고 자리를 벗어났다. 둘만의 공간에서 사내아이와 레이는 마주보고 섰다. 레이는 손을 뻗었다. 작게 웃는 것도 잊지 않았다. 경직된 몸이 어딘지 모르게 자석처럼 끌려왔다. 내민 손을 맞잡은 아이는 이내 두 눈을 감았다.









***









 첸은 크리스를 홀로 두고 네덜란드행 비행기에 올랐다. 일전의 민석의 말에 세훈은 심통이 나 있던 참이었다. 겨우 네덜란드에 정착해 적응을 하고 있었던 찰나, 브라질로 가라는 말 때문이었다. 네덜란드에 도착하자 마자 세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모난 목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어떻게 해서든 어르고 달래야 했다. 세훈은 조직에서 중요한 일을 담당하고 있었다. 때마침 미리 전화해 두었던 찬열도 합세했다. 찬열과 함께 세훈에게 가며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EXO/카이X디오조직물] 「환상(幻想) 교향곡」1 | 인스티즈


 




 네덜란드에서 마약을 밀매하다 잡힌 타 조직의 이야기였다. 자칫하면 제 조직에게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었단 말이다. 세훈을 마약 중독자로 잠입시켜 마약을 한두첩 빼 낼때 첸이 러시아에서 공수 해오던 크로코딜과 함께 헤로인과 코카인, 모르핀 등을 섞어 다시 보내곤 했다. 덜미가 잡힐 뻔 한것은 이번만이 아니었다. 허용 국가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밀매 사업이 판을 쳤고 이에 단속을 크게 확장시켰다.




“ 그래서? ”


“ 그래서는 뭐야. 브라질로 경유지를 바꾼다는 거지. ”


“ 브라질… 좀 먼 곳이군. ”


“ 대신 조건은 파격적이지. ”







[EXO/카이X디오조직물] 「환상(幻想) 교향곡」1 | 인스티즈








 찬열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세훈의 집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흐리멍텅한 눈으로 손을 드는 세훈이 보였다. 찬열은 세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리에 앉았다. 입이 나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을 셈인지 고개만 푹 숙이고 있었다. 첸은 세훈의 볼을 손가락으로 치며 한숨을 내쉬었다.




“ 민석이 형이요, 저보고 브라질로…. 


“ 알고 있어. ”


“ 그게 말이 되요? 저 적응 진짜 못해요! ”




 세훈이 볼맨소리로 말했다. 지금같은 심정이면 마약이고 뭐고 다 때려 치우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랬다간 크리스에게 잡혀 루한에게 보내질 게 뻔하지만, 아무튼 지금은 그랬다. 제 눈앞에 놓인 마약들이 세훈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찬열은 세훈의 눈치를 보며 마약을 치우기 시작했다. 한국으로 가져갈 속셈이다. 첸은 세훈에게 크로코딜 한줌을 쥐어줬다.




“ 크로코딜이야. ”


“ 형. ”


“ 이거라도 잡고 있어. 혹시 알아? 계약이 어떻게 될지. ”




 세훈은 첸을 눈물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찬열은 둘의 애틋한 (세훈의 일방적인) 눈빛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해가 저물어 갈때즈음 세훈의 전화가 요란스레 울렸다. 세훈은 발신자를 확인하고 인상을 일그러트렸다. 민석이었다. 찬열은 세훈의 전화를 뺏어 들고 받았다. 민석은 함께 있냐는 말도 없이 말했다.




「  성공. 」




 그것은, 브라질과의 계약이 성사됬다는 전화였다.














------------------------------------------------------------------------------------------------------------------------------------------------------------



이번 편에는 김종인 조직의 이야기만 나왔어요.
그렇담 다음 편에서는 도경수 조직만 나오겠죠.
다다음 편에 아마 대면 할거예요
질질 끌어서 미안한데 상황 이해하려면 어쩔 수 없어요 :(


이 시리즈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EXO/카이X디오조직물] 「환상(幻想) 교향곡」1  6
11년 전

공지사항
없음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애들이 좀 무섭네요ㅠㅠ 다정한첸이랑 레이가 무서워졌어요ㅠㅠ 긴장감도 있고 재밌어요~~~~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대박이에요ㅠㅠ조직물퀄리티ㄷㄷ해요재밌어요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헐 재밌어요...다들 캐릭터가 아직 많이 드러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부터 막 기대되고 그르네요 흐흐 신알신 했으니까 올릴 때마다 꼬박꼬박 보러 올게요!!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4
나 조직물 완전 좋아한다던 징이야ㅋㅋ 여기서 보니깐 반갑다.역시 너징은 금손이였어 그때 내가 촉이 왔지ㅋㅋㅋ 아직 1화지만 퀄리티가 ㄷㄷ하구나ㅠ 어떻게 이렇게 탄탄한 스토리와 심지어 중간중간 끼어있는 사진들마저 싱크가 쩔까ㅋㅋ 너무 감격해서 읽고읽고 또 읽은 부분들이 많다ㅠ 글읽으면서 되게 잘짜여진 드라마를 보는것 같았어ㅋㅋ 애들이 각자맡은 역할도 다들 너무 잘어울려서 소름끼쳤음; 이번에는 종인이네 조직이야기지만 다음편에는 경수네 조직 이야기라니.. 벌써부터 기대를 한아름 먹고 간당ㅋㅋㅋ 내가 오늘 늦게와서 첫댓못단거 아쉽고 미안해ㅠㅠ 정말 잘봤구 앞으로도 기대할게. 화이팅!ㅋㅋㅋ 신알신 당연히 하고 암호닉은 누텔라잼 할게~내사랑 누텔라잼ㅋㅋㅋ
11년 전
대표 사진
痲藥
헐ㅋㅋㅋㅋㅋㅋ와줬구나!! 고마워!!!! 누텔라잼 내가 제일 좋아하는건데 넌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해 그게바로 펄팩 그게바로 인생의 진리지!!!!!!!!!!!!!!!!!!!!!!!사랑해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5
세상에ㅠㅠㅠㅠㅠㅠㅠ조직물정말사랑합니다연재사ㅏㄹㅇ해요!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EXO/카이X디오조직물] 「환상(幻想) 교향곡」16
03.02 18:35 l 痲藥
[EXO/찬디] 사랑? 091
03.02 18:31 l 엓필
[b.a.p] ...호러...물...??1
03.02 18:13
[exo] 흑백사진 pro1
03.02 17:55 l 행복
[B.A.P/국력대영젤업] 홍월(紅 月) - 018
03.02 17:49 l 향비
[EXO/루민] 12월의 기적
03.02 17:40 l 다인
[소녀시대/탱싴] 별에서 온 그대20
03.02 17:27 l 유레카
[나인뮤지스/문류] 살다가 10
03.02 17:20 l 9mine
[EXO/찬백/육아물] 유치원 셔틀버스230
03.02 17:10 l 구미베어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3
03.02 17:04 l 꽃빵
[EXO/백현] 시간을 달리는 소녀 下23
03.02 16:53 l 빛이되어줘
[EXO] 학교폭력#01(가해자는 그저)5
03.02 16:51 l 학폭세륜
우리반 재산을 탈타라탈탈 털어간 효린녀 33333
03.02 16:49 l 간짜장
[EXO/징어] 한번 본건 절대 잊지 않는 너징썰39完(부제:에필로그)156
03.02 16:27 l Nei
다이어트랑 공부같이하고 찌푼사람!!! 출첵27
03.02 16:23 l 간짜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8
03.02 16:22 l 캣우먼
[택총/엔택/콩택/켄택/랍택] 썰 몇개8
03.02 16:14 l 녹티
[EXO/찬디] 사랑? 08
03.02 16:06 l 엓필
[EXO/찬백/세백] 전학생 오세훈 02 1
03.02 16:01 l 타코야키
우리학교 경리녀썰ㅋㅋㅋㅋㅋㅋㅋ520
03.02 15:57 l
[백현/종인/징] 첫 사과 첫 만남4
03.02 15:52 l 디엪엘
[EXO/김종인/박찬열] 낙화유슈02
03.02 15:47 l 유수
[EXO/루민찬백클첸] 루민칸타빌레 28악장3
03.02 15:47 l 녹차하임
[EXO] 너징이sm선배인썰12(부제:SM리얼리티첫촬영1)13
03.02 15:20 l 선배님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98
03.02 15:08 l 뚜비두밥
[EXO/백현] 시간을 달리는 소녀 中19
03.02 15:06 l 빛이되어줘
[EXO/징어] 한번 본건 절대 잊지 않는 너징썰38(부제:변하지 않는 것)43
03.02 14:45 l Nei


처음이전73673773873974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