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냐?"
시비조로 내뱉는 목소리에도 정진영은 그저 웃을뿐이다. 그것도 생글생글 이쁘게, 존나 이쁘게.
대꾸도 하지않고 웃기만 하는 모습이 답답하지만 웃는 얼굴이 퍽 예뻐 보기엔 좋다. 하는 짓은 쌍스러운 게 이쁘기만 하지. 전부터 정진영은 나의 생각과 맞지 않는 q 같은 짓들을 자주 일삼곤했다.
예를 들어 새침 떠는 여자애처럼 이리저리 재는 짓이라던지, 잘해줬다 짜증냈다 지 기분따라 사람을 대하는 짓이라던지. 아무튼 한가지 확실한 사실은 정진영은 짜증나는 새끼라는 거.
"뭘 쪼개."
"......."
"조개냐?"
그 말에 큰 웃음을 터트리며 웃는 모습은 이쁘기고 하고, 얄밉기도 하고. 여전히 눈 끝엔 대롱대롱 웃음을 단 채로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책상 위에 올려진 가방을 챙겨든다. 고개를 살짝 쳐들어 마주보는 얼굴은 여전히 생글생글.
"조개?"
"왜 일어나, 가려고?"
"벌려줘?"
마주친 얼굴엔 여전히 장난기가 한가득이다. 장난도 더럽게 재미없게 치네, 미친년이. 앉았던 의자에서 일어나 어깨를 한번 툭 치는 손에 정진영의 몸이 약하게 휘청인다. 역시 그 와중에도 얼굴은 생글생글. 웃다 죽은 귀신이 붙었나, 얘가 오늘 왜 이래.
"장난같아?"
"장난 아니면, 진짜 벌려주게?"
"장난맞아."
그러면서 웃는 얼굴은 또 답지않게 애 같이 해맑은 얼굴이다. 이쁘다고 봐주니까 이제 아주 막나가지? 피식 웃으며 한 말에 다가와 볼을 두어번 툭툭 치고는 들고있던 가방을 챙겨 유유히 교실을 빠져나간다. 아무도 없는 빈 교실에 있으니 꼭 뭐에 홀린 기분이라 자꾸만 피식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러면서도 기분이 꼭 나쁘지많은 않고. 짜증나는데 은근히 귀여운 년이네.
퓨전인 주제에 떡밥도 끊기고 존나 고전이네요.............석기시대에나 존재하던 커플링......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