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할말이있어 종이 한장과 펜 하나를 들었어.
얇은종이 한장에 내가 너에게 전해야할말이
다 들어갈수있을지 모르겠다. 너는 내가 아니라서
내마음의 절반도 모르겠지만 난 널 진심으로 대했어.
한순간도 너에대한마음이 변한적이 없었어.
아득히 먼것만같던 우리와는 상관없어보이던 이별이
이렇게 코앞에 다가온 지금에서야 내마음을
전하는 날 용서해. 난 말을하지않아도 네가 알아주길바랬고 항상 네가 먼저 다가와주길바랬어.
그리고 넌 늘 그렇게했어 아무불평없이 말이야.
내가 마지막편지를 부모님도아닌 친구도아닌
너에게쓰는 이유는 하루종일 네가 보였기때문이야
나는 언제 죽을지몰라 대현아. 위험하다고 밤늦게
다니지 말라던 너의 잔소리를 주의깊게 듣지않아서
내가 벌받는걸까. 데리러온다던 너의 문자메세지를
좀더 빨리봤다면 좋았을텐데..만약 그랬다면 지금쯤
너와 마주앉아 밥을먹고있었겠다. 너는 입을 삐죽이며
반찬투정을하고 난 여느때와같이 너의 밥그릇위에
반찬을 올려주었을텐데.
넌 지금 무엇을하고있을까 대현아
핸드폰은 이미 배터리가 나갔어.
너에게서 분명히 부재중통화와 메세지가 수십개씩 왔을텐데. 이미 꺼져버려시 웅웅대지도않는 핸드폰을 멍하니 바라볼수밖에없는 내처지가 불쌍한건지 아니면 내걱정을 하고있을 네가 그리운건지 뜻모를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
문뒤로 사람들의 기척이들려.
날 어떻게 할생각인지 감도 잡히지않아
너를 다시 만날수있을까 그것마저 안된다면
이편지라도 너에게 닿을수있을까. 눈물젖은 편지를보며
너는 무슨표정을 지을까 울지않았으면 좋겠는데.
대현아. 너의이름을 곱씹을때마다 울컥거리는게
내가 너를 정말로 사랑했던게 맞나보다.
그동안 왜 확신이 없었을까 왜 너를 의심하고 아프게 했을까. 사랑하고 아껴주기도 아까운시간을 난 왜 흘려보낸걸까
처음에 이곳에 왔을때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가늠할수없었어. 작은방안에 보이는거라곤 배터리가
다 나가버린 휴대폰과 찢어져버린 외투 하나였어.
외투를 뒤적거리니 불행중다행으로 펜과 메모지 한장이
나왔어 실성한듯 나오는 헛웃음에 입술을 깨물었어
너에게 마지막편지를 남길수있다는것에
감사해야하는걸까 하고 말이야.
한참을 아무의욕없이 누워있었어
눈을 감았다 뜨면 곤히 자고있는 너가 보일것같아서
눈을 깜빡이길 수십번 보이는건 칠흙같은 어둠뿐이더라.
근데 좌절감보단 안도감이 들었어.
이곳에 너가 있지않는편이 내겐 더 좋았으니까.
말은 그렇게하면서 내옆자리를 쓸어보았어.
얼음장처럼 차가운 옆자리에 참아왔던 눈물이 또 터졌어.
죽음보다 무서운건 너에게 잊혀진다는것이라는걸 넌 알까.
너도 내가 널 사랑했던만큼 나를 사랑했었을까.
너와 나누고싶은 말들이 많은데 편지는 벌써 막바지야.
너에게 내가 사랑한단말을 했었던가.
낯간지럽단말로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못했던 내가 넌 항상 불만이였잖아. 속으로는 이미 수백번을 말했었는데
목까지 차오르던 사랑한단말을 꺼내기가 왜이렇게 힘들던지. 오늘아침이 너와의 마지막이라는걸 알았다면
안어울리더라도 사랑한다고 말해줬을텐데
쑥스러운듯 웃으며 넌 나한테 예쁘게 웃어줬을텐데
이편지의 끝이 우리의 마지막이 아니였으면 좋겠다.
대현아 만약에..
안타까운 사연입니다. 지난 2월 15일 서울 영등포구청앞에서 씨씨티비에 포착된 화면입니다. 보시는것과같이 화면에선 모자를 푹 눌러써 얼굴과 눈을 가린 피의자 김모씨가 피해자 유모씨를 창고에 데려가 살인한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건의전말은 묻지마 살인으로 유모씨의 겉옷에서 사랑하는사람에게 남긴 쪽지가 발견되어 안타까움을 더하고있습니다 자세한 사건보고는 오는3월..
이편지를 내가 죽고나서 보게된다면 내가 너와 보냈던 날만큼만 날 추억해줘. 딱 그만큼만 아파해줘 대현아
사랑해 대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