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XX/이홍빈] 철없는 이홍빈과 너 14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c/1/6/c16e9a0fbd0ad5c9e5c6adefc9099f11.jpg)
![[VIXX/이홍빈] 철없는 이홍빈과 너 14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4/1/d/41dbf1216e064679bae7af33eb80e743.jpg)
땀에 젖어 헐래벌떡 온 나를 보고 간호사는 놀래서 날 부축하며 안으로 들여보냈고 의사도 곧장 초음파를 찍어보자고 말했다.
태명도 없는 내 아기를 속으로 수백번은 부르고, 누구한테 비는지도 모른 채 빌기만 했던 거 같다.
제발, 한번만 더 기회를 주면 엄마가 잘할께.
너한테 엄마라 하는 것도 염치없지만, 엄마는 이제 네가 없으면 안되는데...
초음파 영상을 보던 의사는 표정이 굳어갔고 심장은 미친듯이 뛰었다.
이제 이홍빈, 그 자식에 대한 원망 따위 할 시간이 없었다.
이홍빈보단 아기가 먼저였고, 당연히 그래야 했다.
"... 괜찮,아요?"
얼마나 울었는지 아직도 그렁그렁한 눈물을 삼키며 내가 먼저 입을 뗐다.
"괜찮아요, 여기 보세요. 움직이고 있죠?"
워낙 눈썰미가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내 배에 아직 아기가 있는건 확실했다.
난 눈을 감고 팔로 눈을 가리곤, 한숨을 푹 내쉬었다.
"산모님 이제 한숨도 좀 줄이시고. 저번부터 아가가 작고 잘 움직이지도 않는다고 말씀드렸잖아요."
테이블을 놓고 마주앉은 의사가 이것저것 하지 말라는 것만 말하고 있었다.
"이건... 일단 필요하시면 말씀하세요, 알아봐 드리니까."
마지막으로 의사가 조심히 건넨 종이는 어이없게도 미혼모를 지원하는 기관이였다.
아기도 상태가 좋지 않고, 하혈을 했는데도 혼자 달려온 걸 보고 오해한거 같았다.
마음 한 켠이 다시 씁쓸해졌다.
병원 문을 열고 나오자, 바깥 날씨는 내 기분을 알기라도 하는지 어둑어둑하게 비가 내리고 있었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땀만 뻘뻘 흘리다와서인지, 갑자기 온몸에 힘이 풀렸다.
우산도 없었고, 이상태면 또 감기 걸려서 땀 흘리고 그러면 아기한테 안 좋을텐데...
쪼그려 앉아있다가 나도 모르게 한숨을 푹 쉬었다.
"아무데나 앉지 말랬더니 아예 쪼그려 앉아있네. 일어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고, 이제 나는 널 원망할 힘도 없는 듯 네가 어깨를 잡고 일으키는대로 일어섰다.
"... 아기는."
네가 너무 어색했다.
너라면 다 괜찮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들어 그게 아닌 현실이 다가와서 나는 네가 어색했다.
분명 아기는 너와 내 사이에 온 축복인데, 너와 난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벽 하나를 둔 사이가 된 거 같았다.
아니, 그런 사이가 된 게 분명했다.
그 사실이 퍽이나 슬펐는지 나는 천천히 네 허리를 껴안았다.
"괜찮대."
"너는."
"괜찮아."
너는 우산까지 떨어뜨릴 뻔 하며 놀란 듯 했지만 곧 네 어깨를 감싸 안았고, 내 대답에 안심 되는 듯 했다.
"별빛아."
네 말에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만큼은, 뭣도 모르고 서로를 좋아했던 그 때만 꿈꾸고 싶었다.
네 뒷말을 들으면 나는 현실로 돌아와야 했고, 네 품에 안긴 날 생각하며 울 게 뻔했다.
"말하지 마."
"... 어?"
"네가 하려던 말 말고, 다른 말 해줘."
갑작스런 내 말에 너는 당황한 듯 싶더니 날 더 꼭 껴안고 얘기했다.
그래, 마치 우리는 교복을 입고 있었고 야자가 끝난 그 비오는 밤에 말해준 것 처럼.
"좋아해, 그래서 사랑해."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어쩔 수 없는 이홍빈, 너 인듯 나는 조금의 설렘을 얻기 시작했다.
너는 눈물을 참는지 한참이나 목울대가 울렁이더니, 그 다음말도 힘겹게 뱉어냈다.
"내 옆에 있어줘서 항상 고마워."
네 말을 듣고 너와 눈이 마주치자, 나는 그만 현실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너한테서 떨어져 최대한 감정 없는 눈으로 네 손에 오늘 찍은 아기 사진을 쥐어줬다.
멍하니 보고만 있길래 나는 등을 돌려 먼저 집으로 향했고, 너는 그제서야 나에게 우산을 씌워주려 급하게 내 옆에 붙어섰다.
"얇게 입고 다니니까 감기 걸리지."
집에서 가져온건지 제 옷을 나한테 건내고 나는 군말없이 받아들어 입었다.
그렇게 우린 말 없이 집으로 왔고 나는 오자마자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곤 밀린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외출을 하지 않는건지, 부엌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가, 엄마가 몇일 동안이나 널 고생시켜서 미안해.
힘들었지, 엄마가 다 미안해.
같이 지낸지도 벌써 3달이 다 되 가는데도, 엄마는 몇번이나 널 잃을 뻔 했는지...
그 때마다 네가 살아있기를 빌고 또 살아있어 줘서 고맙다고 얼마나 빌었는지 아가도 알지?
엄마 이제 아빠랑 안 싸울께.
한번만 더 네 아빠라는 사람이 아가랑 나랑 갈라놓으려고 하면, 그럼 아가.
그때는 아가랑 나랑 둘이 도망가도 되는거지?
이제 엄마는 널 꼭 지키고 싶어.
아가도 그걸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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