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S FAMILIOR |
"미안."
낯익은 타인들의 세계 作 STRANGER 은빛의 세단이 매끄럽게 고급스러운 바 안으로 들어섰다. 바 문패에 CLOSED라고 적혀있었지만 경수는 신경쓰지않고 바 안에 몸을 들였다. 접시를 닦고 있던 남자가 담배를 문 채 바 안으로 몸을 들이는 경수를 보며 웃어보였다. 의외로 성공했네? 남자의 말에 경수가 신랄하게 웃어보였다. 도발하지마, 병신새끼야. 죽여버리고 싶으니까. 경수의 말이 본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안 남자는 어깨를 으쓱해보이곤 자리에 앉는 경수에게 잔을 내어줬다. 경수는 앞에 놓인 잔을 밀어내곤 자신이 들고 온 가방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의구심이 드는 표정으로 가방을 훑어보던 남자가 손을 들어 지퍼를 열었다. 한가득 들어있는 하얀가루들, 남자는 조용히 가방을 아래로 밀어넣고는 안 쪽으로 들어가 무언가를 꺼내왔다. 날카로운 짐승소리와 그르렁대는 소리. 경수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대충 짐작하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그렇지. 남자는 어디서 구했을지 모를 늑대를 들고 와 경수의 앞에 내려놓았다. 쇠창살에 갇혀있는 아직 어린 늑대새끼였지만 제법 이빨이 크고 단단하며 몸집이 컸다. 경수를 노려보는 눈빛은 가히 경수를 찢어발기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았다.
"보스가 기다린다고 하던데." 경수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늑대는 들고 갈 생각이 없지만. 경수는 늑대새끼를 한 번 훑고는 부드럽게 유리로 된 문을 젖혔다. 뒤에서 쇠창살로 둘러진 늑대를 질질 끌고오는 소리가 들렸다. 경수는 인상을 찌푸리며 뒤돌았다. 결단코 저 물건을 가져 갈 생각이 없었다. 분명히 자신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했다. "이거 가져가. 보스가 직접 주신거니까 보스께 직접 가져가던지."
"데저트이글. 뭔지 알아?"
"꽤 취미가 고약하던데, 보스." 룸 안을 휘어감은 잠시동안의 정적. 밖에서 힘겹게 끙끙대는 소리와 늑대의 울음소리에 경수의 몸이 멈칫했다. 아까는 저렇게 반항이 거세지 않았던 것 같은데. 남자가 룸 안으로 힘겹게 늑대를 들였다. 연신 쇠창살에 몸을 부딪히며 반항하던 늑대가 룸 안에 들어와 경수를 발견하자마자 조용해졌다. 그 괴리감에 경수가 얼굴을 돌린채로 자리에 굳었다. 한참동안 경수와 늑대를 번갈아 쳐다보던 남자가 박수를 치며 웃음을 터트렸다. "저 늑대새끼가 뭔 줄 아나?" 경수의 이가 으득 갈렸다. 재미없는 일로 농담을 하는 것을 원체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기 때문에, 이런 농담도 그다지 달갑지 않았다. 경수는 씩 웃으며 옆으로 고개를 젖혀보였다. 카이는 이미 몇 년 전에 죽었다. 분명히. 그것은 경수 자신도 확인했고 저 앞에 있는 남자 뿐 아니라 주위 간부들도 눈으로 확인한 사실이었다. 경수의 행동에 흥미가 동했는지 술잔을 들었던 보스의 손이 테이블위로 내려졌다.
남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경수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종인은 죽었다. 자신 때문에. 마지막 가는길에 묻기라도 잘 묻었다고 생각했는데, 저들은 종인을 가지고 마지막까지 실험을 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경수는 뒤돌아 허탈한 마음으로 늑대를 쳐다보았다. 늑대는 이 상황이 이해되기라도 하듯 자리에 곧게서서 경수와 주위를 응시하고 있었다. 짙은 황금빛의 눈동자. 그 눈동자가 종인과 너무나도 비슷하다고 느낀 순간 경수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 - '보름달이 뜨는 날 자정.' 경수는 집 안에 덩그러이 놓인 쇠창살과 그 안의 늑대를 쳐다보았다. 보름달이 뜨는 날이라면 머지 않았다.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눈빛을 잊을 수가 없었다. 종인이 죽고 난 후, 경수는 메이드가이로서의 활약을 해 왔다. 단순한 메이드 가이가 아닌 원하는 목표에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면 어느 것이라도 마다치 않는 메이드가이. 그것에는 몸도 상관 없었고 사람이 죽는 것도 상관 없었다. 늑대의 몸을 쳐다보던 경수가 다리를 끌어안았다.
경수가 무릎에 얼굴을 파묻었다. 말도 안 돼. 그럼에도 부정할 수 없는건 마지막에 보았던 늑대의 눈동자. 주위에서 비웃음이 터졌지만 그런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종인이 살아있다면, 에 대한 생각을 하루에도 수십번도 더 했던 경수였지만 이런식으로는 아니였다. 정말, 이런식으로 다시 만나길 바랬던 것은 아니었다. 경수는 조심스레 쇠창살의 문을 열었다. 을싸년스럽게 열리는 문소리에 몸을 말고있던 늑대가 몸을 일으켰다. 손을 내미는 경수의 손에 잠시동안 경계의 기색이 어린 표정으로 탐색하다 아무런 짓도 하지 않는 경수의 행동에 경계가 풀렸는지 조심스레 경수의 손으로 다가왔다. 경수가 손을 들어 늑대의 머리를 매만졌다. 속에서 끓어오르는 울컥함을 말로 표현 할 수가 없었다. 눈시울이 시큰시큰 뜨거워졌고, 지난날의 자신의 과오가 한꺼번에 되돌아오는 기분에 자책감이 느껴졌다. 어느새 얼굴을 타고 떨어지는 눈물에 경계심이 완전히 풀린 늑대가 다가와 경수의 손을 두어번 핥았지만 경수의 눈에서 한 방울, 두방울씩 떨어지는 눈물은 그칠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대신 경수는 웃어보였다. 그 어떤 때보다 밝고 환하게.
종인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임무는 그 어느때와 같이 순조로웠다. 종인이 마지막 방아쇠를 당긴 순간 그와 겹쳐 또 다른 총소리가 들렸다. 쏜것은 경수, 맞은것은 종인. 경수가 손을 부들부들 떨며 종인의 뒷모습을 쳐다보자 종인은 천천히 뒤돌아 경수와 눈을 맞췄다. 웃는 모습그대로 종인의 입가가 움직였다. 무어라고 하는지 들리지 않았지만 경수는 그런 것을 따질 여력이 없었다. 자리에 쓰러지는 종인을 둔 채 경수가 허겁지겁 공장을 달려나왔다. 머릿속에 맴돌았다. 김종인을 쏘면 네가 최고가 될 수 있어. 그렇게 속삭이던 보스의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나는, 단지, 최고가 되고 싶었을 뿐이다. 모두가 그렇듯 그 방법이 정당하진 않았지만 나쁜 것도 아니다. 그렇게 자위했다. '거짓말.' 심연속에서 종인이 걸어나왔다. 어느새 공장 주변은 까맣게 변해있었다. 아무것도 볼 수 없게. 그럼에도 종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까닭은 진한 종인의 체취가 느껴졌다. 경수는 종인에게 멀어지려 뒷걸음질쳤다. 종인은 그런 경수를 깔보듯 내려다보며 표정없이 다가서 경수를 껴안았다. 경수의 움직임이 멈췄다. 종인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그려졌다고 느끼는 순간 종인이 중얼거렸다. '네가 죽인거야.'
"종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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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반응이 좋아서 인터넷 전쟁을 쓴 후에 쓸 생각입니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허허허허허
여튼 주셨던 반응들 너무 감사드려요!!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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