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신궁 아닌데요
五
여주가 눈을 뜬 건 꼬박 반나절이 지난 뒤였다. 눈을 뜸과 동시에 여주는 손의 상태부터 살폈다. 독에 마비되었을 때 얼핏 남준과 윤기가 나누던 대화를 들었다. 손끝이 검은색으로 물들었다고. 이미 이전의 부상이 완전히 낫지도 못했는데 또 다른 부상이 생긴다니. 상상만으로도 끔찍했다. 만약 진짜 문제라도 생기면 그 새끼들 죽여버릴 거야. 손을 죔죔 거리기도 하고 빙빙 돌리기도 하며 관절이나 인대에 이상이 없다는 걸 확인한 후에야 안심했다. 다행이다. 몸을 일으키던 여주가 흠칫 떨었다.
아 시발 깜짝이야.
튀어나오려던 욕설을 겨우 삼켰다. 최소한의 조명만 켜둬서 흐릿한 시야 속에 석진이 덩그러니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언제부터 거기 계셨어요?”
“연락을 받고 곧장 왔으니 이제 4시간 정도 되었습니다.”
4시간이나? 4시간 전부터 기다린 것치고는 방금 온 것처럼 자세가 꼿꼿했다. 차를 홀짝이던 석진이 천천히 탁자에 찻잔을 내려두었다.
“내기를 하셨다 들었습니다.”
“…저도 첫날이니까 얌전히 있으려고는 했는데, 걔가 진짜 싸가지가 바가지여서…”
석진의 시선을 회피하며 여주가 주절거렸다. 뭔가 학교 첫날부터 사고 치고 부모님이랑 이야기하는 기분인걸.
“이기셨습니까?”
의외의 질문이었다. 좀 더 고지식한 말을 생각했는데. 석진은 흥미진진하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걸 이겼다고 해야 하나.”
여주가 볼을 긁었다. 직전까지의 과녁판은 둘이 비슷비슷했다. 애초에 양궁처럼 점수 구역이 뚜렷하게 나누어져 있지 않고 적색의 원만 크게 칠해진 국궁 과녁이었기에 사실 잘하고 못하고를 따지는 게 조금 어렵긴 하다. 걔는 졌다고 말하고 가버리긴 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이겼다고 말하기엔 찝찝하기도 하고.
“그나저나 활을 진짜 잘 쏘긴 하더라고요. 솔직히 쉽게 봤거든요? 근데 스탠스도 좋았고 자세도 곧고. 아마 연습을 많이 했나 봐요.”
오래한 사람들도 화살을 놓고 나서 폴로 스로우에서는 간혹 자세가 무너지곤 했다. 균형을 유지하지 못한다든가 섣부르게 힘을 뺀다든가. 그러나 20발 내내 지민은 처음부터 끝까지 흐트러짐 없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근데 그러면 뭐해요. 마음이 삐뚤어졌는데.”
여주에게 지민은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느낌을 줬다. 뱀 인간한테 방해하지 말라고 한마디 한 거 보면 인간말종은 아닌 것 같은데… 제게 먼저 시비를 걸었던 걸 생각하면 재수도 없고 가차 없이 화살을 쏴버리던 걸 생각하면 소름이 끼치기도 했다. 확실한 건 별로 가까이하고 싶은 부류는 아니라는 거지.
“원래 요괴들은 이렇게 도덕성이 낮아요?”
“글쎄요. 귀계에서 도덕성을 따지는 이는 거의 없으니까요.”
하긴 귀신이나 요괴한테 누가 도덕성을 요구하겠어. 그렇다고 어떻게 다들 사이코패스가 돼버리지.
“이제 수련장에는 다시 가시지 않을 겁니까?”
“갈 거예요.”
“…진심이십니까?”
“네.”
명쾌한 대답에 석진은 심각해졌다. 변을 당하고서도 다시 그곳에 가겠다니? 담담한 표정 아래에 숨겨진 의중을 헤아릴 수가 없었다. 의문에 휩싸여 말이 없어진 석진을 여주는 다르게 받아들였다.
“왜요? 저보고 앞으로 오지 말래요? 사고 쳤다고?”
“그건 아니지만… 그곳에 여주님을 해코지한 이들이 있는데 두렵지 않으십니까?”
여주가 낮게 한숨을 쉬었다.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었다. 목숨까지 위험한 건 아니었지만, 독에 감염되는 바람에 열병이 났다가 오한이 들었다가 그 잠깐 온갖 고생이란 고생은 다 했던 터였다. 그걸 떠올리면 분노로 몸이 떨렸다. 하지만 내가 움츠러들고 두려워할 이유도 없었다.
“제가 잘못한 게 아니니까요.”
피해자는 난데 왜 내가 주눅이 들어야 하는데? 까놓고 말해서 종족부터 다른 이들을 복수해서 이길 자신은 없었지만 피해 다닐 생각도 없었다. 여주의 답에 석진이 다정하게 웃었다.
“네 그렇죠. 물론 여주님 말씀이 옳습니다.”
석진도 여주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그러나 걱정이 드는 건 다른 문제였다.
“하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습니다. 인간의 상식에서 벗어난 이들이니까요. 윤기가 문제를 일으킨 놈들은 당장에 쫓아내긴 했지만 다른 이들도 워낙 어디로 튈지도 모르는 놈들이니 여주님께서도 당분간은 몸을 사려주세요.”
석진의 의견은 탐탁지 않았지만 일리는 있었다. 어쨌든 여주의 목표는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원래 세상으로 돌아가는 거였으니까. 얌전한 여주의 반응을 살피며 석진이 말을 이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수련장은 훈련이 없는 시간을 이용해 사용하셨으면 합니다.”
“그게 언젠데요?”
“자시입니다."
여주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반문했다.
“자시면 밤 11시라면서요. 그때가 더 위험한 거 아니에요?”
“활 부대는 윤기를 제외하고 모두 궐 밖에 거처가 있기 때문에 자시에는 궐에 남아있는 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럼 자시가 좋겠네요."
틈이 없네 틈이 없어. 이 정도면 뭐라고 답할지 항상 미리 다 준비하고 있는 거 아냐?
결국 여주가 알겠다고 답하자 석진이 만족스러운 웃음을 띠었다.
***
여느 때처럼 태형은 얇은 검정 두루마기를 어깨에 걸치고 밤 산책을 하던 중이었다. 조용하고 한적한 걸 좋아하였기에 궐이 소란스러운 낮에는 주로 전각 안에 머물렀고 밤이 되어야 뒤뜰을 거닐며 산책을 했다. 오늘은 달이 흐려 침전 근처만 가볍게 돌 생각이었다. 시종들도 모두 물린 태형이 담벼락을 따라 걷던 중 담 건너에서 낯선 냄새를 맡았다. 칠칠치 못하긴. 이렇게 자기 흔적을 흘리고 다니다니.
“…인간인가.”
귀계에 있는 인간은 단 하나. 재상이 데려온 인간 계집이었다. 보아하니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듯했다. 수련장인가? 활을 잘 쏜다 했었다. 단지 활을 잘 쏜다는 이유만으로 재상이 그리 감쌌을 리가 없을 텐데. 곰방대를 입에 문 왕이 발걸음을 돌려 수련장으로 향했다.
예상대로 여주는 수련장에서 연습하고 있었다. 태형은 기둥에 기대어 그 모습을 구경했다.
“흐음.”
제법 잘 쏘긴 하지만 별다른 특별한 건 없어 보였다. 신궁이라니. 과분한 호칭을 갖다 붙였군. 속으로 투덜거리면서도 태형은 계속 여주를 바라봤다. 평소대로 그냥 돌아가면 그만일 텐데.
통에서 화살을 꺼내 시위에 끼우던 여주가 돌연 방향을 돌려 태형에게 겨눴다.
“누구세요?”
이런. 기척을 지우는 걸 잊었군.
태형이 느긋하게 여주에게 걸어갔다. 들킨 사람치고 태형은 여유롭기 짝이 없었다.
“누구시냐고요.”
여주의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그 일의 여파로 부쩍 예민해진 터였다. 석진이나 윤기를 비롯한 몇몇 이들을 제외하고 다른 이들 앞에서는 항상 긴장 상태였다. 생활할수록 귀계에 인간에게 우호적인 이가 극히 적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아무 말 않는 태형에 여주는 신경이 점점 더 곤두섰다.
태형은 여주를 물끄러미 내려다봤다. 약해빠진 인간이라 그런가. 화살을 코앞에 들이밀어도 별로 괘씸하다거나 불쾌한 기분이 들지는 않았다. 반면 고슴도치처럼 잔뜩 날을 세운 여주는 활시위를 바싹 당기며 태형을 위협했다.
“대답 안 해요?”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던 태형은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다. 왠지 모르겠지만 인간에게 정체를 밝히고 싶지 않았다. 잠시 고민하던 태형이 에둘러 말했다.
“...궐에서 머무는 이다.”
그래서 그게 누군데요. 두루뭉술한 표현에 여주가 인상을 찌푸린다. 궐에서 아예 사는 사람은 시종이나 호위를 담당하는 무사뿐인데. 요새 매일같이 밤에 수련장에 가면서 경비를 도는 무사들을 많이 마주쳤던 여주다. 저렇게 곱상한 외모라면 분명히 눈에 띄었을 텐데. 아니면 라진이처럼 심부름을 하는 사람인가? 그러고 보니 옷이 무사들 의복이라고 하기엔 느슨했다.
“시종이세요?”
“…”
왕은 여주의 오해에 그저 혀를 쯧하고 찼다. 시종장이 들었다면 기함을 하며 여주에게 불경하다 호통을 쳤을 것이다. 태형은 혼을 내는 대신 다시 한 번 에둘러 힌트를 주었다.
“왕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지.”
“뭐였더라, 상선 그런 거에요? 내시?”
그게 여주의 오해에 불을 붙일 줄은 몰랐지만.
여기도 내시가 있나? 내시라고 하기엔 옷 때깔이 너무 좋아 보이는데. 그러고 보니 옛날에는 왕을 모시는 내시는 신분도 높고 돈도 많다고 들었던 것도 같다.
어… 그럼… 여주의 시선이 점점 아래로 향하려다가,
“무례하군.”
태형의 말에 황급히 시선을 돌린다. 얼굴이 빨갛게 점점 익어가는 여주가 슬그머니 활을 내려놓고 횡설수설 더듬었다.
“죄송해요. 그러니까 일부러 성희롱하려고 한 건 아니고요…. 내시들이 거세를 한다는 게 갑자기 생각나서… 아, 물론 절대 정당화할 수는 없죠. 그게… 제 말은요,”
거세, 라는 단어에서 태형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앗.
남자가 비밀스러운 치부(?)를 언급해 기분 나빠하는 거라 이해한 여주가 입을 합 다물었다. 이놈의 입입입. 고개를 거칠게 저으며 여주가 아득해지는 정신을 붙잡으려 노력했다.
“죄송합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네요.”
여주가 연신 사과만 반복하자 귀찮다는 듯 태형은 살짝 왼쪽으로 고개를 틀었다. 인제 그만 돌아갈까. 어느덧 시간이 꽤 지나 있었다. 흘긋 인간을 보니 그새 또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근데 왕도 정말 너무하지 않아요? 어떻게 이런 비인륜적인, 아니 비윤리적인 짓을 하게 하지?”
잘못했다고 빌빌거릴 땐 언제고 이제 왕 욕을 한다. 태형이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혼자 종알종알 잘도 떠드는군. 거세니 내시니 하는 말에 질린 태형이 화제를 돌렸다.
“다짜고짜 화살을 들이민 건 사과하지 않는 게냐?”
“그건… 그쪽이 음침하게 뒤에서 훔쳐보고 있으니까 놀래서 그런 거죠. 그리고 이 어두운 밤에 그렇게 쳐다보고 있으면 누가 의심을 안 해요?”
“하여간 한마디도 지지 않으려 하는구나.”
조목조목 따지려던 여주가 태형과 눈을 마주한 순간 끝말을 흐렸다. 나른한 눈빛에 요기가 돌았다.
“밤에 그리 화살을 쏘고 있는 이가 더 의심스럽다.”
“…이건 다 이유가 있어요.”
생각하니까 또 빡치네. 마른세수를 하는 여주의 얼굴은 조금 피곤해 보였다. 인제 그만 가봐야겠군. 눈썹을 까딱인 태형이 품에서 곰방대를 꺼내 물었다.
“내일도 이곳에 올 것이냐?”
“그럴 걸요.”
“그럼 되었다.”
몸을 돌려 걸어가던 태형이 희뿌연 연기와 함께 눈앞에서 사라진 건 순식간의 일이었다. 멍하니 바라보던 여주가 눈을 비볐다. 내가 지금 뭐에 홀린 건가?
***
지민은 어릴 때부터 기민하고 영리했다. 하나를 알면 열을 알았고 열을 알면 백을 알았다. 워낙 금방 습득하고 익혔기에 수준에 맞지 않는다고 스승을 바꾸기도 여러 번. 모든 이가 지민의 탁월함을 칭찬했지만, 뒤에서는 그들이 뭐라 속살거리는지 뻔히 알고 있었다. 그래도 역시 제 형보다는 못나구나. 지민의 형 정민은 언제나 지민의 앞에 있었다. 지민이 날고 기어봤자 정민에게는 비견할 수 없었다. 재능의 크기부터 달랐으니까. 잔인한 현실은 언제나 지민을 좌절시켰다. 형에 대한 열등감은 다른 이들에 대한 우월감으로 변모했고, 그것이 지민에게 있어 유일한 감정의 배출구였다.
"지민이가 정민이보다 잘하는구나."
그러니 스승의 말 한마디에 지민이 세상을 얻은 것처럼 환하게 웃은 건 당연한 일이었다. 드디어 제 형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것이다. 궁(弓)이었다. 정민은 활을 잘 못쏘는 것은 아니었지만 다른 것들처럼 비범한 재능은 없었다. 지민은 이를 악물었다. 이것만은 형에게 뺏기지 않으리라. 활은 지민에게 자존심이었고 불가침의 영역이었다. 여주가 그 영역을 침범했을 때, 지민은 모욕감을 느낄 정도였다. 지민에게 인간이랑 하찮은 미물, 벌레 같은 존재였으니까.
그러나 저번의 경기 이후로 지민의 인식은 한결 누그러졌다. 멍청하고 게으른 다른 사수보다 인간은 훨씬 뛰어났다. 분수를 모르고 건방진 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실력이 뛰어나다면 너그럽게 봐줄 의향도 있었다. 제가 '졌다'하면서까지 특별히 인정해준 인간이니까. 지민은 다음날 수련장에서 당연히 인간을 볼 줄 알았다.
“오지 않았다고?”
“예. 아마 독이 아직 다 낫지 못한 게 아닐까요.”
“흥. 별로 강한 독도 아니었을 텐데.”
청후가 어깨를 으쓱인다. 귀(鬼)가 되어 이곳에 있기 전까지 청후는 인세에서 살던 고양이였기에 다른 이들보다 인간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들이 많았다.
“요괴라면 그냥 몽롱한 정도여도 평범한 인간이라면 큰 고초를 치렀을 겁니다. 사지를 헤매고 있을 지도요.”
"그래?"
대신 조금 과장이 심하긴 했다. 지민이 짐짓 진지한 얼굴로 턱을 쓰다듬었다.
그럼 지금쯤 이미 죽었으려나. 지민의 마음속 인간 생명력 수준은 콩나물에서 민들레 홑씨정도로 바뀌었다. 굉장히 나약하긴 한데... 활은 잘 쐈는데 말야.
그 이후로도 며칠간 여주의 소문을 묻고 다닌 지민이었지만 활 부대 내 그 누구도 아는 게 없었다. 대부분은 별다른 관심이 없었고 나머지는 여주 때문에 뱀 인간과 가 쫓겨난 거라며 이를 갈았다. 그렇게 되면 남은 건 단 한사람.
"아직도 아프답니까? 아니면 죽었답니까?"
윤기를 따라 종이를 뒤적거리던 지민이 은근하게 물었다. 서류를 꼼꼼하게 훑으며 확인 도장을 찍던 윤기가 고개를 들고 지민을 바라봤다. 전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아프긴 누가 아파.”
갈피를 못 잡는 윤기에 답답해진 지민이 코를 찡긋거리면서도 애써 차분한 척 말투를 꾸며냈다.
"그 인간 계집 말입니다."
"아. 여주님."
여주님이라니. 윤기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튀어나온 인간의 이름에 지민의 아미가 들썩였다.
윤기는 이미 진작에 석진에게 소식을 들었다. 밤에 수련장을 사용하도록 허가를 내준 것도 윤기였다. 빈 수련장이라도 윤기의 허가 없이는 사용이 불가했으니까. 이미 몇 번 여주 모르게 연습을 보러 가기도 했고. 그러나 윤기는 모르는 척 종이로 시선을 내렸다. 굳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 이유는 없었다.
“아프대요?”
"글쎄. 그런가 보지."
"쯧. 기껏 잘난 척은 다 하더니."
혀를 찬 지민이 입술을 비죽거렸다.
얘가 아직도 여주님을 싫어하나. 툴툴거리는 지민에 윤기는 당분간은 계속 여주가 밤에만 쓰게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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