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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박지민] 물망초의 꽃말은 | 인스티즈












물망초


"안녕하세요, 저는 보라고등학교 2학년 4반 성이름입니다. 제가 이번 '첫사랑의 정의'라는 주제에 대해 발표할 내용은 저희 어머니의 첫사랑 이야기 입니다."


나의 목소리로 머릿 속에 들어찬 첫 문장의 실마리를 풀어내면 따사로운 교실의 공기는 비로소 얌전하게 정착했다. 책상 위에 가라앉아 너도 나도 우리 엄마의 첫사랑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군데군데 시끄럼을 조장하던 아이들도 교실 뒤에서 왔다 갔다 하는 선생님의 야단에 자세를 고쳐 잡는다. 입술이 대번 튀어나온다. 나는 형식상 가다듬을 것 없지만 긴장이 되어 목을 가다듬고 눈을 잠깐 감았다 뜬다.


그리고, 나는 눈 앞에 펼쳐지는 과거를 본 그대로 얘기한다. 






 





"1985년의 어느 여름날,

거기서부터 우리 엄마, 아니 소녀 여주는 그토록 동경하게 된 자신의 첫사랑을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소녀는 그 남자 아이만 보면 주체할 수 없이 요동치는 심장과 처음 느끼는 간지러운 감정이 두려웠습니다.

용기 있게 고백할 수 있는 성격도 원래 아니었고요.."



"#이름아, 너 지민이랑 같은 반이었던가?"


"..박, 박지민..이요?"


"어, 그래. 그 뽀얗고 맑은 놈 하나 있잖아, 왜. 그 애 좀 교무실로 오라고 해라."


꾸벅 고개를 숙이는 소녀, 나무로 된 구닥다리 문을 드륵 닫고 누구보다 무거운 짐을 짊어진 것 마냥 터덜터덜 걸어간다. 왜 항상 선생님들은 불편한 것만 부탁하는 거야.. 고개를 푹 숙이고 교실에 들어서서 지민이라는 아이의 책상 가에 서있기까지 소녀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다.


지민은 #이름이 오는 것도 인지 못할 정도로 책의 페이지를 뒤적이며 공부를 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마 교무실에서 이 아이를 부른 이유도 장학금이나 뭐 그런 이유겠지,


#이름은 지민의 책상 끝을 소심하게 톡톡 두드린다. 세심했던 지민의 성격이 아니었다면 아마 소녀는 투명인간 취급을 당했을 것이다.





 

[방탄소년단/박지민] 물망초의 꽃말은 | 인스티즈



"아, 어..! 미안. 내가 잠깐 숙제 좀 하느라고, 무슨 일이야?"


"...... ."


사과부터 지금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무슨 일인지도 먼저 묻는 지민이 조금은 얄미운 소녀다. 조금이라도 대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 한 켠에 굴뚝으로 자리했는데 이렇게 간결한 대화를 만들어내다니 말이다.


뭐, 별 수 없이 소녀도 그 애가 묻는 말에만. 그리고 용건만 간단히 말했다.



"지민이 너, 교무실로 오라셔."


"...... ."


"...... ."


"..아.. 고마워.."


시무룩하게 대답하고 교무실로 걸어가는 지민의 뒷모습을 보던 #이름은 내가 뭘 잘못한걸까, 또 그러고 있다. "내가 뭘 했다고 저런 표정을 짓는 걸까." 아까 분명 반짝이고 예쁜 눈으로 웃으며 #이름을 보던 지민이었는데 갑자기 시무룩해진 것이 또 마음에 걸리나 보다. 하여튼 온통 걸리는 것 뿐이야.


작은 소동이 벌어지고서 #이름이는 제 책상이자 지민의 앞에 앉았다. 콩나물처럼 빽빽하게 자리한 급우들을 보니 여름 날씨가 더 덥게 느껴지는 소녀다.


지민은 손부채질을 느릿하게 하고 있는 #이름의 뒷모습을 보다가 자기도 모르게 피식, 하고 웃는다. 깜짝 놀라서 뒤를 본다. 과목 선생님은 운 좋게도 배를 부여잡으며 화장실로 달려간다.


"..왜 웃어?"


"너보고 웃었다고 생각한거야?"


"..아, 아니었으면 미안.."


"맞아, 너보고 웃은거."


뭐 어떻게 하라는건지 싶었다.

짝꿍이 마이마이에 꼽힌 이어폰으로 쿵쿵 리듬을 타느라 어깨를 치이면서도 모든 신경은 온통 지민에게만 있었다. 자기를 보고 웃었다니, 장족의 발전인 셈이었다. 소심하고 소극의 극에 서있던 저에게도 빛이 오나 싶더랬다.


"..나보고 왜 웃었는데?"


"..음.."


이번 과목 선생님은 화장실에 배를 자주 부여잡고 나간다. 습관성 장염인 것 같아 우리에게 좋기는 했지만 그런데로 일을 빨리 처리하고 온다는 것이 또 아쉬운 점이었다. 그랬기에 더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생각해 지민에게 질문을 던졌다. 궁금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박지민] 물망초의 꽃말은 | 인스티즈



"귀여워서."









* * *









"..뭐..?"


"손부채질을 그렇게 느리게 하면 바람이 오기는 와? 이렇게는 해줘야지."


"...... ."


지민은 환한 미소를 던지며 동시에 소녀의 뒷통수에 대고 부채질을 해준다. 종이가 펄럭이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렸고 동시에 풍기는 그 살냄새가 너무도 향기로웠다.


축구를 좋아하던 아이였는데 전혀 땀냄새가 나지 않았다. 이쯤에서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향기까지도. 완벽을 이룬 지민이 혹시 요정은 아닐까 생각하는 중이다.


여름 바람을 듣고 적는건지 수업을 경청하는건지, 아니면 지민의 향기를 암기하고 있는건지 모를 정도로 그의 부채질에 정신을 팔아버렸다. 쉬는시간이 되면 모두들 제 가방들에서 달그락 거리는 도시락들을 꺼내 책상 위에 놓는다.

어떤 애들은 큰 양푼 하나를 꺼내 도시락 여러개를 한꺼번에 들이붓는다.


"아, ..엄마.. 진짜."


소녀도 배가 고플 참에 가방에 손을 뒤적이며 도시락을 찾아도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도시락에 결국 또 복도로 나간다. 소녀의 어머니는. 그러니까 나의 할머니는 종종 우리 어머니의 도시락을 깜빡 하고는 했다. 소녀는 입술 양 끝이 한껏 아래로 기울어졌다.


사람이 잘 오지 않는 옥상으로 가는 계단 끄트머리에 앉았다. 잠깐 꼬르륵 소리가  배 속에서 번개로 나무를 가르기라도 할 심산으로 요동치길래 고통스럽기는 했으나, 그 공복은 거짓이었는지 금방 가라앉는다.


도시락이 없는 탓에 시간도 널널하게 남아버렸고 이 김에 옥상 철문을 열어 학교의 전망이라도 구경할 참이다. 그리고 문을 끼이익- 열어젖히면 지민의 뒷모습이 보였다. 소녀는 놀랐다. 지민의 주위에서 뿌연 연기가 솟아났기 때문, 지민은 마침 선생님 몰래 담배를 태우던 중이었다.


"..안녕..나 나갈게, 다시!"


"가지마, #이름아!"


지민 역시 소녀를 보고 놀라 즉시 담뱃불을 껐다. 그리고 혹시나 냄새가 풍길까 멀리 뒷걸음치며 나에게 가지 말라고 부드럽게 말한다. 그런 너의 행동에도 알싸하게 풍기는 타르의 향과 그간 내가 상상해왔던 너의 향이 전혀 매치가 되지 않았다. 나는 그저 너를 갓 따온 목화 솜뭉치에서 날듯한 신선하면서도 보드라운, 그런 향을 너에게 억지로 둘러싸고 있었다.


소녀는 멀뚱히 서있다가 담배를 언제부터 피기 시작했냐 조심스럽게 물었고, 그 대화들은 잠시후 지민의 물음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방탄소년단/박지민] 물망초의 꽃말은 | 인스티즈



"담배 피우는 남자애 별로지?"


"..건강에 나쁘니까.. 담배가."


그리고 지민은 대뜸 새끼 손가락을 내밀었다. 작고 짧고 귀여운 손가락. 약속을 하자는 뜻의 손 모양이었고, 소녀는 그런 지민의 새끼 손가락에 천천히 약속을 걸었다. 무슨 약속인지는 듣지도 않고. 그렇게 지민과 약속을 해버렸다. 아무렴 무언가라도 약속을 해야 접점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소년은 다시 난간 쪽으로 방향을 돌리고 하늘을 바라보며 느릿하게 말했다. 부드러운 맕투에서는 이제서야 내가 상상한 그 향이 도진다.


"오늘이 마지막인데 안좋은 인상만 심은 것 같아서, 방금은 담배 끊겠다는 약속."


"오늘이 왜 마지막인데?"


"내가 말 안했던가? ..뭐 하긴, 우리 얘기 별로 안했었지."


지민은 볼이 붉어져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은 표정의 소녀에게 차근차근 설명을 했다. 직업 군인 아버지를 둔 덕에 이사를 도서관 가듯 해야 했다고. 고등학교는 그래도 전학 안가고 오래 머문 격이라고.


그리고, ..울지 말라고. 지민은 이야기를 하다가 #이름이 주책맞게도 흐느끼는 소리에 등을 돌려 소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담배 냄새가 날까봐 주저하다가 느리게 아이를 안아준다. 여주는 더욱이 슬픔을 감출 수 없었다. 나에게도 담배의 향이 묻어오는 느낌이다. 정말 아무리 울며 생각을 해봐도 너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자, 받아."


"이, 이게 뭔데에..?"


지민은 머리 속에 무언가가 번뜩였는지 교복 바지 주머니 안감에서 우표 한줄을 건넨다. 예쁜 물망초가 오밀조밀 그려져 있었다. 사실은 직업 군인이라 집에 자주 들르시지만 상사의 위상 때문에 군으로 편지를 자주 보냈다고. 그것에 쓰인 우표라고 했다.


소녀는 그럼 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낼 때 써야하는게 아니냐며 놀라 사양했다.


"아니야, 이건 네거야."


"..응?"


"아니다, 곧 내건가?"


지민은 그 우표를 예쁘게 붙여서 자신에게 편지를 써달라 말한다. 소녀는 제 손에 들린 작은 손에 물망초 우표 여섯, 일곱개가 매달린 한줄을 꼭 쥐고 눈물을 참았다. 흐를까봐 하늘을 바라본다.


그러면 지민은 담배를 잡은 손의 반대손으로 소녀의 흐르는 눈물을 닦아준다. 꼭 다시 만나자며, 그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달라며. 짧고도 소녀에게는 특이했던 인연의 종결과 재회의 기약을 동시에 하더라.


소녀는 소년이 떠난 후로 며칠을 교복 바람으로 이불보에 그대로 누워 울었다. 아마도 우표만 받고 주소도, 그 어느것 하나도 묻지 않고 부끄러움에 옥상을 내려와버린 것이 탈이었다. 하지만, 어쩔까. 첫사랑은 실수와 미성숙의 시작인 것을.

바보 같은 행동 따위들이 곧 추억이 되는 것을.



 



"저희 어머니의 첫사랑은 누군가에게 다소 허무하고 진부하고, 담배와 물망초 우표 밖에 떠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어머니의 사랑으로 생각한 첫사랑의 정의는 나만의 세계, 내가 만든 작은 우주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머니의 첫사랑의 결말은 아직 시원하게 끝맺음 지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첫사랑은 그런데로의 설렘이 있다고 느낍니다, 첫사랑은 한 사람의 운명이 다 끝날 때까지 문득 떠올라도 심장이 요동치는 것이라 정의합니다.


그럼, 발표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 애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박수에 깨어나 흩날리던 먼지들은 안으로 쬐어지는 햇살에 금방 모습을 감추었다. 내 발표를 마지막으로 쉬는시간이 찾아왔다. 내 자리 바로 뒷자리에 앉아있던 남자 아이가 나를 물음으로써 불렀다.



"우리 아버지가 항상 말해주시던 첫사랑이랑 많이 비슷하다."


"..아."


"어쨌든 발표 잘 들었어, 이름이 성이름. 맞지?"


"응, ..성이름."





 

[방탄소년단/박지민] 물망초의 꽃말은 | 인스티즈



"꼭 ..꿈에라도 나온 것처럼 익숙해, 아미 네가."














* * *


Q. 물망초의 꽃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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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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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잊지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꽃말 눈물 ㅠㅠ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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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40.191
얼마전 클래식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큰 감명을 받았었거든요 모티브 맞나요? 글이 너무 좋네요 물망초의 꽃말도 아련아련하구 ㅠ 좋은 글 넘 감사해요 클래식에서처럼 후세대의 지민이와 여주가 꼭 이어지길 바래봐용ㅎㅎ 이쁜글 덕분에 마음이 몽글몽글합니다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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