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Angus and Julia Stone - Big Jet Pl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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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친구 정재현 지독하게 짝사랑하는 썰 17
오랜 시간을 돌아 서로가 하나가 된 만큼 여주, 재현 정말 애틋해. 누가 봐도 서로를 너무 아끼는 게 보여서 예쁜 커플이지.
SNS에 굳이 연애 중이라고 티 내지 않아도 재현의 몇 안 되는 지인들은 재현이가 연애하는 거 금방 알게 돼. 항상 기본이던 재현의 프로필 사진이 활짝 웃고 있는, 남이 찍어준 듯한 재현의 얼굴로 바뀌었거든. 여주 지인들은 말할 것도 없지. 여주가 워낙 집순이라 SNS에 게시글 잘 올리지도 않았는데 ‘#델피늄’ 하고 올라온 꽃 사진 보고 여주 그 남자랑 연애하는구나 알게 되는 거지.
재현이 여주 말에 이길 생각 절대 하지 않아, 둘 관계에 있어서 여주가 하는 말은 무조건 맞는 말. 재현이 항상 져주니까 여주랑 재현이 싸울 일도 없어. 그리고 오랜 시간을 알고 지낸 사이라 서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잖아. 상대방이 좋고, 싫어하는 게 뭔지 정확히 알고 있으니까 서로 조심하는 거지. 혹시라도 속상한 일 있으면 바로바로 얘기하고 나 때문에 속상했겠구나 하고 토닥토닥해주면서 풀었으면 좋겠다.
여주한테 쓴소리 한 번 하는 법이 없고, 꽁해있는 법 절대 없는 재현이 질투하는 거 보고 싶다. 질투의 대상은 다 알겠지만 당연히 나재민.
재현은 남고, 공대, 군대 코스 밟아서 주변에 여자 별로 없고, 여주는 뼛속까지 문과에 대학교 과도 여초과라 주변에 남자 별로 없어서 서로 남사친, 여사친으로 속 썩일 일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열 남사친 몫 해내는 나재민이 여주 옆에 있는 거지.
재현은 재민이가 여주 좋아하는 거 애초에 알고 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주 곁에 있는 재민이 마음에 안 드는 거야. 기억나는지 모르겠는데 재민이가 재현이한테 여주 많이 좋아하고 아낀다고 말 한 적 있잖아. 사실 그 당시에 신경 쓰이기는 했지만 스스로의 마음이 너무 복잡하니까 제대로 신경 쓸 겨를도 없었던 거지.
하지만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분명히 존재해. 여주와의 관계가 명확해지고 혼란스러운 마음들이 정리되니까 비로소 보이는 거야. 여주가 딱히 언급한 적은 없지만 재민이 여주한테 고백했다는 것도 어렴풋이 알고 있어.
재현은 여주가 저랑 데이트하기 전에 재민과 ‘단둘이’ 점심을 먹는다든가, 여주 핸드폰 사진첩을 구경하다가 보게 된 다정한 둘의 사진에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질투심을 느껴. 그래도 여주한테 아무 말 하지 않는 거지. 아니, 못 하는 거야.
재민이 여주를 좋아하는 사실은 틀림없어. 하지만 여주가 힘들어할 때, 외로워할 때도 항상 옆에 있어준 좋은 친구인 것도 명백한 사실이니까. 여주의 인간관계까지 자신이 억지로 정리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하는 거지. 그래도 속상한 건 어쩔 수 없어. 여주가 좋아하는 건 본인이니까 불안한 마음은 없지만 재민을 만나러 간다는 여주의 말에 옹졸해지는 자신을 보면서 답답함을 느껴.
‘오빠 밥 먹었어?’
‘응. 오늘 재민 씨 만나서 저녁 먹는다고 했나?’
‘웅웅! 지금 만나러 가는 중~'
‘그래. 맛있게 먹고, 재밌게 놀아ㅋㅋ’
여주와 나눈 메시지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쓴웃음을 삼키는 재현이었어. 정재현... 재민 씨는 뭐고, 재밌게 놀아ㅋㅋ는 또 뭐니... 하면서 한숨 쉬는 재현. 가만히 집에만 있으면 옹졸킹이 될 것만 같은 마음에 영호 불러내서 술이나 마셔야겠다고 생각하지.
오빠 친구 정재현 지독하게 짝사랑하는 썰 17
영호 만나 재민에 대한 질투심을 안주 삼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술 마신다. 재현이 주량 꽤 센 편인데 한 잔, 두 잔 마시던 술이 어느 순간 7병째가 되고, 멀쩡해 보였던 재현 취해서 속상해... 하면서 중얼중얼 거리고 있는 거지.
술 잘 마시는 편 아닌데 재현이 속도에 맞추느라 무리한 영호도 그다지 제정신은 아니야. 없는 정신 겨우 붙잡아 계산하고 재현이 부축해서 같이 본인 집으로 향하지. 영호 부모님은 여행 가신 걸로 하자.
12시가 넘었는데 집에 영호도 없고, 재현이도 답장 없으니까 여주 걱정하면서 잠 못 이루고 있어. 답답한 마음에 물이라도 마시려고 거실 나왔는데 도어락 몇 번 틀리더니 영호, 재현 “이 순간이 굿띵~굿띵~”하면서 들어와.
영호는 왜 이렇게 술을 많이 마셨냐며 잔소리하는 여주가 보이지도 않는 건지 재현이 부축해서 여주 방으로 가. 여주가 “재현 오빠를 왜 내 방에 넣어!" 하고 소리쳐도 영호는 그저 ”베이비들, 굿 밤.“하고 제 방으로 가는 거지.
재현이 혹시나 자다가 목 마를까봐 물 떠서 방에 들어갔더니 보이는 건 제 침대에 누워 곤히 잠든 재현이었어. 아까 흥에 겨워 노래 부르시던 분 어디 갔나요...? 조용히 잠든 재현 너무 사랑스러워서 조용히 웃는 여주.
“여주야”
“오빠 깼어? 무슨 술을 이렇게 많이 마셨어.”
이불 제대로 덮어 주는데 잠에 취해, 술에 취해 제 이름 웅얼대는 재현에 여주 잔소리 한 번 더 해야겠다 하고 말하는데 누워있는 제 옆으로 여주 당기면서 “여주야. 너 누구 애인이야.”하고 눈 감은 채로 말해.
어두운 방 안을 밝히는 건 침대 옆에 켜둔 작은 조명이 다였고, 그 순간 여주에게 들리는 건 재현의 숨소리와 제 심장이 뛰는 소리밖에 없었어.
“응? 말해봐. 너 남자친구 누구야?”
여주가 아무런 대답이 없자 제 옆에 누운 여주 안아 오면서 보채듯 다시 한 번 물어보는 거지. 재현이 한 글자 씩 내뱉을 때마다 스치는 입술에 여주는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만 같아. 어떤 말도 할 수 없고, 숨을 내뱉을 수도 없지.
여주 떨리는 마음에, 혹여나 대답을 했다가는 입술이 또 스칠까봐 미동도 없이 눈 감고 있는 재현 얼굴 보고 있어. 그러면 재현이 천천히 눈꺼풀 들어 올리고 나른하고 나른한 눈으로 여주 바라보면서 말하는 거지.
“말 안 해도 알아. 네 애인 나잖아.”
“......”
“고마워. 나한테 와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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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금 일찍 찾아왔습니다!!
사실은 이번 편을 마지막회로 하려고 했는데...어떻게 만난 재현여주인데ㅠㅠㅠㅠ
달달한 거 조금 더 봐야될 것 같아서 조금 더 질질 끌어보기로 했습니다.
재현 여주 달달한 거 보고 싶은 마음은 여러분도 같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아닌가요?ㅎ 아니라면 조용히 사라질게요..ㅠㅠ
여주, 재현 보고 싶은 장면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솔로는 아이디어가 부족해요...ㅎ
오늘 BGM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곡인데요 가사가...
I want to hold her, I want to kiss her 이라는 부분이 있는데 심장아 나대지마...
오늘 나른한 분위기랑 맞아서 가져와 봤는데 혹시라도 BGM이 글 몰입에 방해를 한다거나 하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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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instiz.net/writing/5920514 -> [암호닉] 확인은 여기로! 신청은 본 글의 댓글로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 축구..잘 보시고... 좋은 밤 보내세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