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전 알려드립니다. 저는 fantasy of night을 저 최초로 장편으로 꾸준히 써보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글입니다
갈길을 찾지 못한 저는 인티 글나눔방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첫화부터 나름 조회수가 높은데.... 댓글수는 영 높지가 않네요. 3편에서 비교적 많은 댓글이 달려서
내심 기분이 좋았고. 그런 기쁜 마음에 4편을 좀 더 길게 썼었는데, 댓글은 하나가 달렸네요. 뭐 제글이 그리 훌륭한 글도 아니고.
유명한 작가의 글도 아니고 서툴고 재미없는 팬픽이라 댓글을 딱히 바라기에는 부끄러운 솜씨이지만 그래도 자꾸 조회수만 높아지고 댓글수는 그대로라면
장편으로 시작했던 글을 단편. 혹은 중편정도에서 끝내도록하겠습니다. 확인은 못하지만 늘 제 글에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chapter. 통증
〃형. 우리 같이 살아요.〃
통증에 시달리고 병원에 실려간 날로부터 열흘이 지났다. 수업을 마친 나는 곧장 우현이네로 갔다. 내가 우현이의 묘를 찾아갔던 곳에서 멀지 않는 곳에서 우현은 살고 있었다. 우현이와 그 뒷배경을 도화지안에 부족하도록 담았다. 테라스에 앉아 턱을 괴고 말없이 나를 바라보던 우현은 내게 말했다.
같이 살자. 같이 있자.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은 몇날 되지 않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 몇일간 나는 밤새도록 고뇌했다. 그리고 나홀로 결정을 지었다. 그는 내게 준 마지막 선물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언제까지 내 옆에 눌러 앉을 수 는 없는 법. 분명 언젠가는. 아니 몇일 지나지 않아서 그는 내곁을 떠날 거라고 나는 결론을 냈다.
난 티내고 있지 않다. 우현은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을 하고 있다. 금방 내곁을 떠날 그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려고 한다. 그가 내 옆을 떠나 다시 돌아왔다는것. 그는 이미 죽은 사람이라는 것을. 나는 티내고 있지 않다.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근 2년간 그를 그리워하고 미워하던 마음을 눌러 담아 애써 덤덤한 표정을 짓고 있다. 맘 같아서는 바로 그를 안아버리고 싶다. 다신 놓아주고 싶지 않다.
정말로 다시는 보내고 싶지 않은 그를, 나는 좀 더 가까이 있고 싶다.
〃형..큭.. 여기 묻었다.〃
당장 우현의 짐을 싸 내 집으로 왔다. 대충 빈 방에 짐을 풀어놓고 우현과 조금 이른 저녁을 먹고 있다. 아무것도 준비가 안된 우리는 중국집에서 자장면 두그릇을 시켜 먹었다. 우현은 빈곤에 오랫동안 시달린 애마냥 허겁지겁 먹어치웠다. 뭐, 한편으로는 강아지같기도 했고.
내 입가에 묻은 자장을 손수 닦아 주었다. 한컵에 물을 나눠 마시며. 같이 밥을 먹고 손을 잡고. 같이 자고. 같이 티비를 보고. 나는 지금 너무 행복하다. 우현아. 우리는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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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통증後 - 안개
어서 수업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있었다. 그런게 이게 뭐야. 젠장. 1년선배가 내게 리포트를 써달라고 헬프를 요청한것. 나를 각별히 여기던 선배라 거절할 수도 없고 결국 터덜터덜 선배에게로 가 자료를 찾아주고. 글 써주고, 대충 이런 남는것 없는 노가다를 2-3시간 동안 했다. 어느덧 해가 지고 어둠이 느릿느릿 찾아왔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걸 깨닫고 나는 얼른 차를 몰아 집으로 갔다.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우현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았다. 한편으로는 내가 너무 늦어 걱정하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되기도 했다. 빨간불에 차를 정지한 틈을 타 핸드폰 잠금을 해제하고 부재중기록을 살펴보았다. 우현이의 부재중 세통. 성열이의 부재중 한통. 우현이의 문자 두통 모두 왜 안오냐. 언제오냐. 라는 문자였다. 답장하려고 버튼을 누름 동시에 뒤에서 클락션이 울렸다. 고개를 들어보았더니 빨간불이였던 신호가 어느새 파란불로 바뀌어있었다. 핸드폰을 내려 놓고 다시 운전에 집중했다.
집앞에 도착한 나는 화가 나있을 우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근처 꽃집에서 향기 좋은 장미꽃한다발을 사들고 얼른 도어락을 열고 현관으로 들어섰다.
〃우현아! 내가 많이 늦었지? 미안…〃
한기가 서린다. 부엌.화장실.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불만이 켜져있었다. 나는 급히 장미를 내려놓고 우현이방. 내방을 뒤졌다. 베란다까지 가보았지만 집 어는곳에서도 우현을 찾을 수가 없었다. 나는 급히 우현에게로 전화를 걸었다. 뚜,뚜,뚜. 신호만 가는 전화에 나는 답답해졌다. 결국 전화는 넘어갔고 집밖으로 나섰다. 평소 우현이가 자주 갈만한 곳을 모두 뒤졌다.
2시간쯤 흘렀을까, 찾은건 결국 삐질삐질 땀을 흘리는 당황한 나의 모습뿐이였다.
벌써 간 거니, 우현아? 우리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잖아. 우린 아직 시작하려면. 멀었는데, 이야기의 시작은 이제부턴데. 지금. 말해도 되니? 너무 늦었을까? 사랑해 우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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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집 도어락을 열었다. 아까와 같이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느새 눈에는 눈물이 고였고. 난 급히 욕실로 향했다. 무작정 샤워부스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샤워기에 물을 틀었다. 따뜻한 물이 내 몸을 젹셨다.
그 물과 함께 내 눈물도 떠내려갔다. 우현이 벌써 나를 떠나갔을거라는 생각에 나는 모든것을 잃은것같았다. 아무 생각도 하기 싫었고. 오직 우현만이 내 머리를 가득 채울 뿐이였다. 시간감각이 무뎌질때 쯤. 나는 몸이 으슬해짐을 느끼고 샤워기를 잠갔다. 그대로 샤워부스벽에 기대 쓰러져 앉았다. 정신이 멍해졌다. 그렇게 믿고싶지 않았지만. 우현은 내곁에 없었으니까.
-뒷부분이 짤려 나오는 바람에 6으로 다시 올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