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저장이 안되서 몇번이고 다시썼습니다. 짜증폭팔. 원래 우현번외를 쓰려고했는데 그냥 갈게요.
〃넌 아니?〃
내 욕심이란걸 알아. 하지만 나는 너를 끝까지 내 옆에 두고 싶어. 절대로 나는 두번 다시 널 보내고 싶지 않아.
넌 내 마음을 아니? 나는 말이야. 눈감았다 뜨면 네가 사라질까봐 두려워. 잠자고 일어나면 네가 없을까봐 무서워. 학교 다녀오면 너가 사라져있을까봐 두려워. 늘. 항상. 매일 너를 생각할 수 밖에 없고 생각하게 되는 내 마음을. 넌 알고나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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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감기
예상대로다. 나는 지독하고 더 지독한 감기에 걸렸다. 병원에 입원하라는 의사에 말을 끝내 거부하고 집에 들어왔다. 그덕에 당분간 학교도 못나가고 꼼짝 있게 생겼다. 물론 우현이도 내 옆에서 꼼짝 못하고 붙어있다. 내 머리위에 놓인 물수건을 담그고 짜 다시 올리고. 시간되면 흰죽을 끓여서 떠먹여주고. 약시간되면 약먹이고. 수시로 열체크하고. 여간 수고가 아니다.
미안한 마음에 명수부르면 되니까 그만 쉬라고도 했는데,
〃내가 사랑하는사람 맘대로 간호도 못해? 미안하게 생각하지마. 다 나때문이잖아.〃
지난 밤 일로 우리 사이가 조금 어색해졌다. 나도, 우현이도 말이 없었다. 그저 평범하고 단순한 대화뿐이 오갈뿐. 이 지독한 감기에서 벗어나기 전에 어색한 우리의 사이에서 벗어나고 싶다. 정말.
〃우현아.... 멍멍. 해봐.〃
〃뭐.. 뭐? 장난해?〃
어색함을 풀고싶어서 아무말이나 던졌다. 젠장. 나와도 그런말이 나온다. 늘 마음속으로 생각했었다. 우현이는 정말 강아지같아. 귀여워. 웃을때 눈동자가 사라지고 눈꼬리가 올라가면서 웃는게 정말 강아지처럼 예뻤고 애교부리는것도 강아지가 꼬리치는것처럼 귀여웠다.
또, 내가 우현이를 부르는 애칭이 멍뭉이. 였기도하고. 근데, 너무 뜬금없는 발언이다. 부끄러워 우현을 등지고 돌아 누웠다. 얼굴이 새빨개져서 눈을 꼭 감고있는데 뒤에서 푸흐흐.. 하는 바람빠지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뭐지, 하고 고개를 살짝 돌려 우현을 보았다.
〃머엉..... 멍멍. 멍멍.〃
큭...두손을 앙 쥐고 강아지 소리를 내는 우현이 여간 귀엽지 않다.실실실.. 웃음 흘리며 우현의 머리를 쓰다듬어도보고, 볼도 꼬집어봤다. 그러자 우현이 내 배 위로 푸욱. 쓰러진다.
〃형때문에 나 못잔거 알지? 계속 이러고 있으니까 너무 피곤하다. 조금만 이러고있을께 주인님.〃
솔직히 조금 말해서 무겁긴했지만 나를 위해 고생한게 미안해 그냥 냅두기로했다.
얼마지나지 않아 우현의 숨소리만이 들려왔고, 내 눈에는 우현의 뒷통수가 보였다. 동글동글한게 귀여워 죽겠다. 머리는 또 엘라..? 뭐더라 그거로 감았는지 찰랑찰랑거리는게. 어두운 갈색머리가 우현에게는 잘 어울리는것같다. 그렇게 다시 밤이 찾아올 때 까지 나는 우현의 뒷머리를 쓰다듬으며 지냈다.
〃늘 민폐다 내가.... 넌 어디가지도 않았는데 괜히 너 사라졌다고 울기나하고, 감기까지 걸려서 너 고생시키고. 형이 많이 못났지? 미안해서 고개도 못들겠다 정말...〃
〃......〃
우현의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멈추고 고개를 젖혔다. 허공에 대고 우현에게 중얼 거렸다. 하지만 역시 우현의 숨소리만이 들릴뿐.
〃내가 많이 표현 못해서 미안해. 근데, 나 정말로 너 많이 사랑해. 하루도 너 없으면 안되고, 한 시도 너 없으면 공기가 사라진것처럼 괴로울것같아. 그러니까.. 넌 내가 죽을때까지 내옆에 꼭 붙어있어라. 주인으로써 명령이야. 알겠지?〃
〃너나 없어지지마 이 멍청한 주인님아.〃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우현이는 분명 자고있었는데... 천천히 고개를 드는 우현. 내손을 잡는다. 심장이 터질것만 같다. 내 속마음을 들킨것같아 부끄럽기도 했고,또 새삼스럽게 부드러운 우현의 목소리가 너무 좋았다. 노래부르듯이 잔잔히. 흘러가는 목소리가 날 떨리만들었다.
〃나도 똑같이. 나도 형이랑 똑같이 형이 없어지면 나 무너질거야. 아니, 무너져. 왠지알아? 형은 나야. 형이 없으면 나도 없는거고. 형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해. 그리고, 형이 슬프고 아프면 나도 똑같이 슬프고 아파. 그러니까, 형이나 나 버리지 마라.〃
〃우현아....〃
〃아, 근데 다른게 하나 있다. 형이 나한테 헤어지라해도. 내가 싫다고 해도 난 형한테 그런 모진말은 못해. 절대로. 알아둬.〃
우현의 목소리가 구슬펐다. 뭘그리 걱정하니 우현아? 난 늘 네 옆에 있잖아. 급 우울해진것같은 우현을 내 품 안으로 넣었다. 우리는 같은 곳에서 숨을 쉬고. 함께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를 나눠.
그것만으로 우리는 감사해야하고, 즐거워해야할 일이야. 난 그렇게 생각해. 우리 지금 감정에만 충실하자. 나머지 미래에 일어날 일들은. 일단 생각하지 말고 넘겨두자고. 난 지금이 행복하니까, 더는 생각하고 싶지 않아.
미래는 왠지, 쉽게 추측할 수 있을것만 같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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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감기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