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징이랑 종인이 처음 만난건 고1때였어.
너징은 막 입학한 풋풋한 신입생이고 학교 친구들이랑 붙어 있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다 떨어졌어
누가 누군지도 모르고 원체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냥 주위를 힐끔 힐끔 쳐다만 봐
누가 먼저와서 말을 걸어주길 원하는데 주위 애들은 다 친한 친구 한 두명이랑 같이 온 덕에 자연스레 너징은 혼자야
강당에 모여 형식적인 입학 축하한다는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끝나고 학생부장 선생님이 올라오셔서 간단한 규칙 몇가지를 알려주시고 각 반에 돌아가라고 하셔
너징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알람 꺼둔 카톡을 켜 쌓여있는 단체톡을 읽어
친구들 모두 너징을 걱정해 친해지면 정말 재밌는 친군데 너징 성격이 누구에게 먼저 다가갈 성격은 절대 아니니깐 그래서 너징은 친구들 사이에 애기라고 불려 아직 보살핌이 많이 필요해서
"아.."
"아.. 죄송합니다"
"..."
고개를 숙여 일일이 카톸 답해주면서 자신의 반으로 향하다가 너징은 누군가와 부딪혀
고개를 들고 쳐다봤는데 자신보다 20cm는 더 커보이는 남자가 서 있었어 양 옆에는 친구들이 있었고 그 사람에 뿜어져 나오는 포스가 자신보다 선배라고 생각 했어 얼른 사과하고 너징은 반으로 들어가 창가 자리에 앉았어
3월 초 따사롭게 비치는 햇살에 너징은 조금씩 꾸벅꾸벅 거렸고 이윽고 책상에 엎드려 잤어
누군가가 자신을 툭툭 치기에 너징은 부시시하게 일어나며 옆을 쳐다봤고 옆엔 아까 자신과 부딪힌 그 남자가 앉아있었어
"선생님 들어왔어"
"아..응 고마워"
너징은 손으로 머리를 대충 정리하고 선생님을 바라봤어 선생님은 간단한 자기소개 후 일번부터 차례대로 불러 앞에나가 자기소개 하는 걸 시켰어
너징이 제일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앞에 나가서 발표하는 거야 망했다.. 어떻게 저걸 안 할것인가 곰곰히 생각 하던 너징은 아무리 생각 해도 그 답이 안나오자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앞을 쳐다봤어
"김종인 나와서 자기소개 해볼까?"
드르륵-거리며 의자 끄는 소리가 너징 옆에서 들렸고 너징 옆에 앉아있던 남학생은 어느새 교탁앞에 서있었어
"이름은 김종인이고 키는 182 운동 좋아하고 귀찮은거 싫어해 가리는 음식은 없이 다 잘먹고 어..일년동안 잘 지내보자"
이름이 김종인이구나.. 키 진짜 크다..너 징은 조용히 혼잣말을 했고 점점 다가오는 자신의 순서에 머리가 백지처럼 하얗게 변해갔어
"자 그럼 다음은 오징어 한번 해볼까?"
"어..안녕 내 이름은 오징어고.. 낯을 좀 가려서 먼저 다가가질 못 해.. 나 나쁜애 아니니깐 먼저 좀 다가와주라..어 그리고 난 동생이 한명 있고 음.. 일년동안 잘 부탁해"
너징이 고개를 푹 숙이고 이야기를 하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이야기를 할땐 김종인이 턱을 괴고 너징을 바라보다가 눈이 마주치자 씨익 웃으며 고개를 숙였어 너징은 자기소개가 끝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고 화끈 해진 두 볼을 감싸고 자신이 말 실수는 안했는지 곰곰히생각 했어
"그럼 자기소개는 모두 끝났고~ 자리는 그대로 할까?바꿀까?"
그냥 그대로 해요!! 친한 애들끼리 붙은 애들은 자리 바뀌는게 싫었고 이도저도 아닌 애들은 아무 말 없이 크냥 자기 할 일만 묵묵히 하고 있어 그렇게 자리는 그냥 앉은 그대로 가기로 했고 너징은 책상 서랍에 넣어둔 핸드폰을 꺼내 페이스북에 들어가 뉴스피드 새로고침만 계속 누르고 있었어
"반가워 난 김종인이야 넌 오징어?"
"응.."
"이름 예쁘네 한달동안 잘 지내 보자 짝꿍"
"나도 잘 부탁해"
종인이 건낸 손을 잡고 대답을 하자 종인은 보기 좋은 웃음을 띄우며 밖으로 나갔어 종인이 나가자 너징 주변에 애들이 모였고 어느 학교에서 왔는지 누구랑 친한 애 있는지 물어보는 질문에 일일이 답해주고 번호 교환하자는 친구에 너징은 웃으면서 번호를 교환했어
"나도!나도 네 번호 줘!!"
너징은 아까 들은 목소리와 다르게 굵은 목소리에 그쪽을 쳐다봤고 교실 들어오기 전에 마주친 김종인 옆에 있던 친구임을 알았어
"아! 내 소개가 필요한가?난 이태민이고 4반이야! 그리고 김종인이랑 친구고 너랑도 친구 되고싶어! 있잖아 아까 종인이가..아! 왜 때려 김종인!!!"
"내자리야 나와 그리고 넌 너네 반 애들이랑 놀아 왜 우리반까지 와서 시끄럽게 하는데"
"왜! 난 다 친하게 지내고 싶어! 종인아 너가 날 좋아하는건 알겠는데 휴..형아 바쁜 몸이다"
"웃기는 소리하네 얼른 너네 반으로 안 가면 마치고 오세훈이랑 같이 너 데려갈꺼야"
"아 갈께! 가면되잖아!! 나쁜놈.. 징어야 안녕! 나중엔 꼭 번호 줘!! 또 보자!!"
정신없이 보낸 쉬는 시간이 끝나고 오늘은 정규 수업만 하고 마친다며 남은 시간에는 학생정보카드를 쓰자고 했어
내가 펜을 챙겨왔던가..너징이 가방을 뒤적거리며 펜을 찾을때 옆에서 종인이 자-하며 펜을 내밀었고 너징은 고맙다 대답하며 펜을 건내받았어
"고마우면 이태민 말고 나랑 번호 교환하자"
종인의 말에 너징은 순수하게 정말 궁금해서 종인에게 왜? 라며 물었고 종인은 횡설수설하며 아니 그러니깔 우린 같은반이고 또 짝이니깐 혹시.. 라고 대답하는 종인의 모습에 너징은 밝게 웃으며 알겠다고 대답 했다
이것이 종인과의 첫 만남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