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루민] 겨울아이 0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8/1/9/819700707f85ba4c85fca8ee4a5d5c88.jpg)
" 또 눈이야.. "
루한이 손을 들어 유리창에 덮힌 서리를 뽀드득 닦아내었다. 몇번 문지르니 대충 시야가 트였다. 밤 사이 많은 눈이 내렸다. 루한이 사는 숲의 동산에 눈이 쌓인다고 함은 몇일동안은 바깥 활동이 금지되는 것과 같았다. 루한은 눈이 내리고 쌓이길 반복하는것을 한참 보다가 주방에서 물을 끓였다.
" 루한, 벌써 일어났네? "
" 응, 밤새 조금 춥더라고. "
도르륵, 끓은 물을 잔에 따라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와 한기를 달래주었다. 루한은 눈을 느리게 깜빡이며 프림을 넣은 커피를 천천히 저었다. 스푼과 잔이 부딪히며 나는 유리의 맑은 소리만 루한의 공백을 울렸다.
" 식기전에 마셔. "
" 따뜻하다. 향도 꽤 좋은걸? "
루한이 잔을 건넸다. 잔을 받아든 그는 루한의 유일한 숲 속 친구이자 말동무인 레이. 새벽잠이 없는 레이는 언제 일어났는지 금발을 정갈히하고 흔들의자에 앉아 담요를 두르고선 혼자서 삐걱대는 흔들의자의 묘미를 느끼고있었다. 새벽공기라 추울법함에도 찬 공기를 양껏 느끼는 레이에게서 묘한 기류가 흘렀다.
은은한 원두향이 거실을 가득 채웠다. 가운을 걸치고 거실로 다시 나온 루한도 커피잔에 첫입을 대었다. 호록, 커피 한 모금을 마신 루한이 커피잔을 다시 내려놓았다. 달칵하며 접시와 커피잔이 부딪히며 맑은 소리를 냈다. 곧 레이는 다 비운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루한은 찰랑이는 커피를 보았다.
" 레이. "
" 알아, 괜찮아. "
" .... "
"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거야. 반드시 그렇게 돼. "
루한은 레이를 쳐다보더니 말이 없었다. 이내 빈 커피잔을 치우며 입을 뗐다.
" 이렇게 사는게, 맞는걸까, 레이. "
" 루한, 우린 이겨낼거고 지금도 그러고 있어. 얼마나 많은 시간이 이 곳에 머무르며 쓰일지 모르겠지만 난 후회하지않아. 세상에 죽음보다 두려운건 없어. "
" 난 말야.. 레이, 우리를 위해 이 곳에 머무른건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 근데 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어. 주어진 시간에 맞춰 하루하루를 급박하게 살아내는것..? 우리는 살아가는게 아니라 살아나는거야 레이. "
" 루한, "
" 잊었어? 우린 겨우 심신의 안정을 위해 자유를 포기했어. 알아? "
" 알아, 루한. 다 알아. 하지만 이 외엔 방법이 없다는거 너도 잘 알잖아. 어줍잖게 투정 부리지마. 우린 힘들어도 이겨내야해. 우리가 살기위해 불가피하게 죽어야했던 사람들에게 감사하라고. 너도 그런꼴 당하고 싶어? "
" 나갈래. 이 지긋지긋한 눈더미 속에서 갇히는 꼴은 이젠 절머리가 난다고. "
레이가 마음을 굳게 먹은듯 흔들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루한의 양쪽 어깨를 단단히 감싸쥐어 흔들었다.
" 이겨내야한다고 몇번을 말해 루한. 자신과의 싸움에서 우린 제일 강해. 강하지않더라도 강해져야 한다고. 약해지지마. 자유를 찾는 순간 넌 끝이야. 나중에 찾자고, 그때도 늦지 않아. "
" 그만하자. 그만. "
루한이 레이의 손을 뿌리치고 긴 가운을 더 꼭 껴입었다. 루한은 생각했다. 이겨내야지, 꼭 이겨내야지, 이겨내서 자유를 찾아야지. 최대한 빨리 새로운 삶을 찾아야지. 그럴거라고,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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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난해한 면이 있네요.. 전쟁물이라서 그렇습니다.. 이번 편보다 다음편이 더 재밌을거에여 다소 부족한 필력이지만 예쁘게봐주십사..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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