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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밝았다. 레이는 여전히 금발을 정갈히하고 흰색 가운을 걸쳤다. 그리고 뭔갈 꺼내려는듯 느리고 조심스럽게 흰색 상자를 열었다. 상자 속에서 스티커가 색바랜 향수를 꺼내들어 두 손목에 뿌린 후 귀 밑을 문질렀다.    

    

은은한 향수향이 레이의 방을 가득 채웠다.     

    

    

    

" 역시, 그대로야. "    

    

    

    

향수를 다시 조심스레 상자에 집어넣곤 레이는 거울을 보며 입술을 앙다물었다. 그리곤 뭔갈 결심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옷장에서 곤색 수트를 꺼내들었다. 말끔히 세탁되어 레이답게 정갈했다. 윗 옷을 훌렁벗곤 돌아서서 옆구리를 쳐다보았다.     

    

그 날의 상처가 여전했다. 겨우 아물었건만 이제 또 시작인가. 연고를 상처에 바르고선 와이셔츠를 입고 단추를 하나하나 정성스레 잠구었다.    

    

레이는 곤색 넥타이를 매며 마지막으로 자신의 넥타이를 매주던 어머니를 떠올렸다. 어머니와 떨어진지 어느덧 10년이 다 되어가는구나. 이젠 혼자서 넥타이를 맬 수 있지만 아직 어머니의 솜씨를 따라가기엔 무리였다. 레이는 눈을 감고 어머니의 손길을 떠올리며 천천히 그 길을 따라갔다. 그 날의 향기가 아직 나는듯 하였다.    

    

마지막으로 벨트를 매고 말끔히 정장을 차려입은 레이가 거울 속의 자신을 보았다.    

10년전의 자신을 떠올렸다. 결국 달라진건 어머니의 존재구나. 정장 안감 속에서 레이가 누렇게 빛이 바랜 사진을 꺼내들었다. 오래된 사진이지만 아직은 멀쩡했다. 레이는 사진을 간직하다 결국 빛이 바래 사진이 물러서 가족의 얼굴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며 눈물을 글썽이던 한 병사의 말을 떠올리며 어머니가 모습이 담긴 사진을 코팅하였다.     

    

    

    

" 이젠 문제 없겠지. 어머니, 이대로만 계셔주세요. "    

    

    

    

    

코팅한 사진을 다시 정장 안감에 집어넣은 레이가 손목에 찬 은색 시계를 쳐다보았다. 벌써 2시군, 루한은 아직인가. 그리곤 루한의 방 문을 두드렸다.    

    

    

    

" 루한, 아직 멀었어? "    

    

" .... "    

    

" 오늘따라 오래 자는 것 같다. "    

    

" .... "    

    

" 루한, 할말이 있어. 들어가도 되지? "    

    

" .... "    

    

" 들어간다. "    

    

    

    

달칵, 혹여나 아직 자고 있을 루한을 배려하며 레이가 살포시 루한의 방문을 열었다.     

    

    

    

" ....루한? "    

    

" ......레이.. "    

    

    

    

레이가 본 루한은 뻘뻘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밤새 감기라도든듯 했다. 레이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루한의 이마와 자신의 이마를 짚었다. 확실히 열이났다. 루한, 괜찮은거지? 레이가 물었다. 루한은 힘겹게 뜬 눈으로 레이를 쳐다보며 애써 괜찮다며 쓴 웃음을 지어보였다. 괜찮긴, 레이가 피식 웃으며 루한을 일으켰다.    

    

    

    

" 루한? 어떻게 된거야. 어제 투정 부리더니, 아파서 그랬나? "    

    

" ..모르겠어. 무, 물좀 가져다줘.. "    

    

" 몸은 어때? 많이 아픈거냐? "    

    

    

    

루한은 대답대신 다시 기침을 두어번했다. 곧 레이가 물을 끓여왔다. 갓 끓인거라 뜨거울텐데 루한은 잘 마셨다. 레이는 그런 루한을 보며 생각했다. 어떻게 그런 난리통에서 살아 남았을까. 특유의 고집 쎈 성질 덕인가 아님 영악해보이는 얼굴 덕인가. 어찌되었든 루한은 아직 어렸다. 외모부터 생각까지 아직은 어렸다. 영특한 머리지만 누군가 챙겨줘야만 했다. 그게 자신이 되어 다행이라고 레이가 생각했다. 생각이 끝날즈음 루한이 빈 잔을 레이 앞으로 내밀었다. 나보고 치우라는건가, 옆 테이블이 놔두면 될 것을, 확실히 어려..    

    

레이는 잔을 받아들며 다시 침대에 누워 등을 돌린 루한을 보았다. 그리고 결심한듯 천천히 첫 입을 뗐다.    

    

    

    

" 루한, 다시 시작이야. "    

    

" .... "    

    

" 무슨 뜻인진 너도 잘 알거야. 곧 그들이 와. "    

    

" ...뭐라고? "    

    

    

    

루한은 미간을 찌푸리며 등을 돌려 레이를 바라보았다. 레이는 입을 한번 다셨다.    

    

    

    

" 오늘 새벽에 대장에게 연락을 받았어. 그들이 벌써 움직이고 있다는 소식을 받았대. 한달전 이미 엄포를 날렸다는건 너도 알고있지? 머지않아 그들이 이 숲에도 침범할거야. 그 말은 즉, "    

    

" ..곧 떠날 채비를... 해야.. 한다는 거지..? "    

    

" ..그래. "    

    

" 그래서 정장을 입었고? "    

    

" 맞아, 마음의 준비를 하는 차원에서. 어쨌든 쉬어두는게 좋을거야. 몸이 좋아지면 조금씩 준비를 하자고. "    

    

" ...알았어. "    

    

" 푹 쉬어둬. "    

    

    

    

레이가 루한의 방 문을 닫고 나왔다. 몇달전부터 걱정만 하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은신처로 숨어살던 이 집도 머지않아 곧 그들에게 발각될 것이고 우리의 흔적을 찾아 뒤 쫓아 올 것이다. 그래서 레이와 루한은 더 멀리 도망쳐야만 했다. 레이는 살짝 긴장하는것이 도움이 된다는 말을 떠올리며 당장 오늘 밤 그들이 올 것 처럼 행동하였다. 어제까지의 평화롭던 레이는 이제 없었다.    

    

루한도 막상 상황이 닥쳐오자 머리가 아팠다. 이럴수록 편하게 마음을 가져야하는데, 나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 몸 상태덕에 알 수 없는 초조함이 루한 곁에서 서성였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루한은 심호흡을 했다. 이런일 수도없이 겪어왔어, 괜찮아, 괜찮아.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레이가 불을 떼었는지 곧 방이 따스해졌다. 방의 온기덕에 루한은 쉽게 잠을 청할 수 있었다. 곧 루한이 색색 숨소리를 내며 잠에 들었다. 날카롭게 경계를 세운듯 주름잡힌 미간은 잠이들어도 여전했다.    

    

    

    

    

밤이 오고 어둠이 드리웠다. 레이는 흔들의자에 앉아 무언갈 곰곰히 생각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둑어둑한 밤이였다. 여느때 처럼 커피를 마시려 물을 끓이던 레이가 조용하고 급하게 루한을 불렀다.     

    

    

    

" 루한...!!! "    

    

    

    

    

얕게 잠들었는지 레이의 부름에 바로 방문을 조용히 연 루한이 땀에 젖은 머리칼을 쓸어넘기고 상기된 얼굴을 내비쳤다. 레이가 눈 짓을 했다. 외부인이 왔다는 신호였다. 루한이 총을 들었다. 갑작스러웠지만 이런 일은 군복무중 다수였다. 루한은 도리질을 하며 정신을 차렸다. 집중하자, 생사의 문제야 이건. 달칵하며 장전하는 소리와 함께 정적이 흘렀다. 레이가 문 옆에 등을 붙이고 마른 침을 삼켰다. 이상하리만치 고요했지만 고요를 통해 빈틈을 노리려는 적들의 꼼수라고 생각했다. 하나, 둘, 셋하면 쏘는거다. 루한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죽을 힘을 다해 싸우라는 대장의 말을 떠올렸다. 눈에 힘을 주고 심호흡을 했다. 레이와 루한이 번갈아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 하나. "    

    

" ..두울. "    

    

" ....셋!!! "    

    

    

    

루한이 사격 자세를 취했다. 다리가 떨렸다. 레이가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문을 발로 뻥찼다.    

    

    

    

" ...뭐야...? "    

    

    

    

총을 겨누는 동작을 취하던 루한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정자세로 돌아갔다. 레이도 마찬가지였다. 체, 뭐야, 민간인이네. 레이가 코웃음을 쳤다. 루한도 어이가 없었는지 실소를 터트렸다. 맥이 빠지는 기분이였다. 그래도 내심 한숨 돌렸다며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체, 그건 그렇고. 누구냐 넌. "    

    

    

    

레이는 총구를 바닥에 붙힌채로 시큰둥하게 물었고 루한은 외부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레이가 문을 발로 차는 바람에 넘어졌는지 외부인의 옷의 오른편에 눈 뭉치가 묻어있었다. 한 눈에 보기에도 키가 작고 체구도 작았다. 눈썹이 짙고 눈매가 시원하게 올라가 있어 루한을 올려다보는데, 묘한 느낌을 줬다. 빨간 비니에 강추위로 빨갛게 얼어버린 손을 쥐락펴락하던 한 아이가 중얼 거렸다.    

    

    

    

" 우..우민... 우민...우미인... "    

    

" 어, 어!... "    

    

    

    

혼자서 무언갈 중얼거리던 아이가 이내 중심을 잃고 이리 비틀, 저리 비틀 하더니, 정신을 잃고 루한의 어깨위로 풀썩 쓰러졌다.     

    

    

    

    

    

    

    

    

    

    

   

    

    

    

[EXO/루민] 겨울아이 02 (시우민 등장 편)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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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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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우와앗!! 드디어 민석이가 등장했군요 전쟁물이라 그런지 어두운 느낌도 있고 긴장감도 드네요 숲을 침범한다니ㅠ 어린 민석이와 어떤 사이가 될지 궁금하네요 다음편 기대할게요~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이야기가 매끄럽고 내용이탄탄한거같아여 다음편기대할개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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