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XX/이홍빈] 철없는 이홍빈과 너 26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c/1/6/c16e9a0fbd0ad5c9e5c6adefc9099f11.jpg)
![[VIXX/이홍빈] 철없는 이홍빈과 너 26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d/1/d/d1d883b6e5bedde8882bead32e98c7f8.jpg)
노크도 없이 네 병실에 들어온 홍빈이였어.
인기척에 감았던 눈을 떴고 홍빈이인 걸 알자마자 너는 반사적으로 일어나 앉았어.
홍빈이는 할 말이 없는건지 널 보고만 있다가 채워진 물통을 가져다 두는 듯 했어.
홍빈이가 물통을 내려놓자마자 너는 그 물통을 쳐 아래로 떨어뜨렸어.
"나가."
"... 별빛아,"
"당장 나가!"
악을 쓰듯 큰 소리를 내는 너에 홍빈이는 주춤주춤 뒷걸음질 쳤어.
"헤어지자, 그래 헤어지자.
이렇게 된 마당에 어떻게 내가 네 얼굴을 보고 살아, 어?
평생 너 기억할게, 그러니까 헤어지자.
헤어져줄테니까, 네 집에서 짐 다 뺄테니까 이제 편하게 다른 여자랑 떡치고 그래, 나 없이."
홍빈이와의 한바탕 끝에 너는 마음을 진정시키려 발 닿는대로 이리저리 걸어다녔어.
도착한 곳은 병원 로비였어.
병원에서 아이들 독감 주사라도 주는지, 타이밍이 맞게도 아이들이 많았어.
그 중에 한 아이가 네 쪽으로 뒤를 보며 달려오더니 결국 네 다리에 부딪혀서 넘어지고 말았어.
너는 손을 뻗어서 아이를 일으키려다 주춤 해.
아이는 널 올려다보더니 더 세차게 울어대기 시작해.
그래, 네가 보기에도 난 괴물이구나.
아직 빛도 보지못한 아이를 죽인 괴물이구나.
떨리는 손을 거두고 가만히 있는데 아이의 엄마 돼 보이는 사람이 와서 아이를 일으켰어.
가만히 있는 널 이상하게 훑어보고 곧장 아이가 원래 있던 곳으로 데려 갔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비참함과 우울함에 휘감겨 주저 앉으려 할 때쯤, 누군가 네 어깨를 감쌌어.
"안녕."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보이는건 학연이였어.
사실, 아까 멀리서부터 널 보고 있던 학연이는 너한테로 빠른 걸음으로 왔고, 마침 네 어깨를 감싸 안았던 거야.
학연이는 네 초점없는 눈이 안쓰러웠고 너는 그런 학연이의 마음이 느껴져 괜시리 눈가가 뜨거워져왔어.
학연이는 네 뒷머리를 손으로 감싸서 어깨에 기대게 해서 토닥였어.
"괜찮아요, 왜 울고 그래."
학연이가 달래면 달래줄 수록 너는 더 눈물이 나.
"괜찮아, 진짜 괜찮아요. 응? 그만 뚝 해요-"
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학연이의 어깨에 파고들 듯 얼굴을 묻자, 학연이는 말 없이 손을 내려 네 등을 쓸어내려줬어.
"나는...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해요...?"
어떻게 하긴, 나한테 오면 돼요.
턱 끝까지 올라온 말을 학연이는 겨우 삼키고 눈을 굴리며 대답을 생각하고 있었어.
"..., 살려주세요."
네 한마디에 학연이는 숨이 턱 막히는 듯 해.
"우리 아기도, 나도... 그 나쁜놈도 좀 살려주세요..."
이어지는 네 말에 학연이는 마음을 먹었어.
다시는 널 놓치지 않겠다고.
다시는 네 눈에서 다른 남자 때문에 눈물 흘릴 일이 없을거라고.
우는 널 겨우 달래고, 학연이는 너와 함께 네 병실로 가.
들어오자마자, 너는 네 침대에 걸터 앉았고 학연이는 그 앞 의자에 앉아서 널 살짝 올려다 봐.
"미안해요."
"전혀. 전혀 그럴 거 없어요."
네가 다시 슬픈 눈을 하자, 학연이는 벌떡 일어나 네 머리를 저 쪽으로 안았어.
그 때문인지, 너는 학연이의 심장소리가 생생하게 들려.
"내 이름, 기억해요?"
"..."
"못하는구나, 나는 기억하는데."
"차학연."
"반말?"
"차학연 씨."
네 대답에 푸흐, 하고 웃더니 학연이는 널 떼어내고 네 머리를 정리해 줘.
그리고 다음날, 그 다음날도.
일부러 학연이는 계약을 미루고 미뤄.
더 꼼꼼히 병원을 드나들며 일부러 네 병실도 들렀지.
"별빛아, 이거 봐요."
"반말 하지마요."
"내가 뭘 반말해요, 높이고 있는데."
"그치만..."
"짠. 피부 상할까봐 이거 사왔어."
학연이가 사온건 어울리지 않게도 마스크팩이였어.
"미백, 수분진정, 탄력..."
너는 주절주절하며 하나씩 꺼내서 냉장고에 넣는 학연이를 말없이 관찰하고 있었어.
"이거 하나씩 붙이고 자요. 난 이만 가볼게."
"그런 거 안해요."
"왜?"
"..."
아이를 잃은 후 부터는 모든게 의미없었고 하기도 싫은 너였어.
그런 네가 안쓰러워 찾아올 때마다 이것저것 건내주는 학연이였어.
어제는 책, 그 전날엔 저가 좋아하는 노래라며 노래가 가득 담긴 MP3, 그리고 오늘은 팩까지.
학연이는 네가 가만 있게 두지 않으려 하는 거였고, 다 하기 싫던 너도 조금은 움직이기 시작했어.
학연이는 기지개를 쭉 펴더니 서류 가방을 들고는 널 보며 웃어.
"나 이제 가볼게요. 혹시 저녁밥 먹기 싫으면 연락하고, 나가서 먹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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