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gm on
8. 신애리의 유혹
황인준한테 집요하게 물어봐서 이동혁한테 관심있다는 아이의 이름을 드디어 알아냈다. 이동혁이랑 같은 반인 신애리라는 아이인데 황인준 피셜 아내의 유혹 신애리만큼 도라이란다.
“진짜 정신 잘 챙기고 다녀라 김여주. 하긴 뭐 이동혁이랑 너 거의 사귀는 거 애들이 알고있긴한데, 그래도 신애리 걔는 별종이라고”
솔직히 누군지 너무 궁금하잖아. 이동혁 반 뒷문 조금 열고 빼꼼 쳐다보고 있었음. 신애리랑 마주치면 무슨 말 할지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 하면서. 그러다가 이민형이랑 애기하고 있던 이동혁이랑 눈 마주친다. 강아지처럼 쫄레쫄레 와서는 왜? 나보러 왔어? 이런다. 응. 사실 너보러 온거 아닌데 너무 귀여워서 그냥 맞다고 거짓말했음. 근데 이동혁 옷이 뭔가 이상해서 유심히 보니까 목에 김여주 쓰여진 체육복 입고있는거야. 놀라서 손으로 가리키고
"뭐야 이거 내 거 아니야?"
"어??"
"내 거잖아"
"또 치대지.. 알았어 알았어 나 니 거야. 왜이렇게 귀엽냐 너"
갑자기 나사 하나 풀린 사람처럼 흐흐- 웃더니 볼꼬집고 말하는데 이동혁 왜이러는지 아시는 분? 뭔가 크나큰 오해를 하고있는 것 같은데.
"뭔소리야.. 이거 내 체육복 아니냐고"
혼자 서서 무슨생각하는지 가만히 있다가 아-하고 자기 혼자 박수 친다. 뭐가 아-야. 나는 또 니가 나보고 내 거라고 하는 줄 알았지. 아-. 갑분머. 갑자기분위기머쓱타드. 이동혁 웃다가 민망한지 애꿎은 체육복만 구겼다 폈다한다. 괜히 헛기침하고. 론리깔깔맨 이민형 눈치없이 아 이동혁 오바- 아핰핰 이러면서 쪼개는데 진짜 두갈레로 쪼개고 싶었음.
"동혁아~ 너 내기 졌잖아. 나 초코에몽 사줘! 매점가자"
이동혁이랑 서로 어색해서 아무말 안하고 쳐다만 보는데 갑자기 문 뒤에서 머리 길고 팔다리도 길쭉길쭉한 애가 이동혁한테 어깨동무하고 말한다.
촉이라는 게 있잖아, 아 얘가 신애리구나 싶었음. 키도 크고 되게 고양이같고 부티나보이는데 아우라가 딱 신애리. 몰래 쳐다보니까 아이라인 짙은 눈으로 나 내려다보는데 솔직히 약간 지릴뻔했음.
"혼자 가. 카드 줄게"
"아니, 나 갑자기 다른 거 먹고 싶어졌어"
"뭐?"
"못고르겠는데- 가서 고를래"
이동혁 손목 잡고 말한다. 아 귀찮은데.. 이동혁 웅얼웅얼 하면서 그 애 손목 슬쩍 떼고는 지갑꺼내고. 나보고 울상 짓고 갔다. 안간다는 애를 왜 데려가.. 쒸익쒸익. 여자애 뒷모습 째려보는데 이민형이 어깨 두드리면서 쟤가 신애리. 한다.
"걱정하지마. 이동혁 저런 애가 흔든다고 흔들릴 사람 아니잖아"
한숨 푹 쉬니까 꼴에 친구라고 위로해주는데 오랜만에 조금 쓸만했다 이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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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비몽사몽 눈 뜨니까 이동혁이 가방메고 내 볼 콕콕 찌르고 있다. 그만해 나 콕콕콕 스파게티맛 아니라고. 아, 언제 잠들었더라. 야자시간에 집중못하고 졸았더니 깨어나보니까 다들 가방싸고 나가고 있었음. 천천히 해. 급하게 가방싸니까 헝클어진 머리 정리해주면서 말한다.
집가면서 아까 내꺼드립으로 부끄러워하는 이동혁 신나게 놀리고 있는데 왠지 교문에 신애리같은 실루엣이 있는거임. 신애리 우리한테 와서는 뭐가 그렇게 재밌어? 물어본다. 넌 뭐해 여기서? 이동혁이 말하니까 너랑 같이 가려고 기다렸는데, 한다.
"싫어"
"왜- 나 혼자가기 무섭단 말이야아"
"너 친구 많잖아"
"여주때문에 그래? 여주야 같이 가자, 응?"
앙탈하면서 이동혁 손잡고 흔들어대는데 속이 다 뒤집어진다. 신애리가 나한테 같이가자고 말하는 순간 이동혁 신애리 동시에 나 쳐다본다. 이동혁이 입모양으로 싫어, 안돼 하는데 신애리는 응이라고 안하면 죽여버리겠어- 하는 눈빛으로 째려보길래 개쫄보 김여주는 응이라고 할 수밖에..
1분만에 과거의 내 자신을 원망함. 이동혁이랑 내 사이에 굳이 껴서 이동혁한테만 말을 걸고 이동혁 팔에 꼭 붙어서 가는데 나는 자꾸 옆으로 밀려났음. 신애리 꾸준히 말걸어도 이동혁 휴대폰만 보면서 무슨 말해 yes or no 지코처럼 신애리 말에 응, 아니 로만 대답한다. 그래도 내가 잘키우긴 했나보다.
“우린 다왔으니까 이제 가”
“하여간 진짜 무뚝뚝해. 잘가 동혁아~”
신애리 혼자 신나게 떠들다가 우리 아파트까지 다와서야 갔다. 오붓하게 둘이 오고 싶었는데.. 너 신애리랑 친해? 엘리베이터타고 이동혁한테 물어봤음. 하나도 안 친해. 앞만보고 말한다.
"근데 왜 너한테 말걸고 막 붙어서 가고.."
신경쓰여? 툴툴대고 입술 비죽 내미니까 내 뒷머리 만지작거리면서 내려다본다. 때마침 엘리베이터 문 열리고 우리집 앞까지 굳이 데려다주고 집에 가는 이동혁. 신애리가 계속 걸리지만 이동혁이 신경쓰지 말라고 했으니까. 근데 왠지 싸한 느낌에 창밖보니까 황인준이 신애리보고 도라이라고 한 이유를 깨달아버림. 신애리가 우리랑 같이 왔던 길 다시 돌아가고 있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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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에도 신애리는 우리 아파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음. 사실 이동혁한테 신애리가 어제 왔던 길 되돌아 가더라, 말해주고 싶었지만 내가 착각한 걸 수도 있고,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려고 말 안했다.
"여주야 그거 뭐야? 맛있어 보인다"
"이거? 유부초밥인데"
"그건 나도 알구. 어머니가 해주신거야?"
이동혁 두고 기싸움 하기 싫어서 대충 응, 이라고 대답하려는데 이동혁이 옆에서 내가 한건데. 말한다. 동혁아 왜그랬니.. 원망의 눈빛으로 쳐다보니까 입모양으로 왜? 하는데 정말 몰라서 묻는 거냐고..
"너희 진짜 친하구나- 아침도 챙겨주고"
"응 우리 친해"
"그래? 그럼 서로 연애상담도 해주겠네"
"응? 어.. 그렇지..?"
"그럼 동혁이는 제노얘기 많이 들었겠다! 그치?"
갑자기 구짝남 이름에 화들짝 놀랐음. 얘가 그 얘길 어떻게 알지. 나 혼자 조용히 좋아하고 조용히 차여서 이동혁 말고는 아무도 모를텐데. 놀란 건 둘째치고 이동혁 걸음 멈추더니 화났는지 정색하고 신애리 쳐다본다.
"야, 적당히 해"
"응? 뭐가? 여주랑 제노 서로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혹시 내가 잘못알고 있었나?"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물어보는데 나는 벙쪄서 대답도 못했음. 내가 아는 사이도 아니었던 애가 그 일을 어떻게 알지? 이미 지난 일이지만 나 혼자도 아니고 서로 좋아한다는 게 대체 무슨 소리인지. 어 잘못 알고 있었어. 하고 이동혁이 대신 대답해주니까 그제서야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신애리 관련해서, 얼굴 보기 조금 껄끄럽지만 이따 당사자인 이제노한테 물어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어색한 분위기로 마저 학교나 갔다.
+주토피아는 삽질일기가 끝나면 수정해서 다시 게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