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신혼!
신혼 여행으로 오게 된 유럽, 그 모두가 생각하듯이 경수와 저녁에 역사적인 밤을 새우고, 지금은 경수가 해주는 팔배게에 편히 잠에 취했다가, 내가 먼저 깨어 버렸다.
같이 창쪽을 바라보게 잠을 자서 그런걸까, 못본지 얼마됬다고 벌써 보고싶은지 뒤척뒤척, 끙끙대며 경수쪽으로 몸을 돌렸다.
새근새근 어제 모습은 어디갔는지 지금은 또 애기 처럼 잔다.
잘 움직여지지 않는 팔을 들어 경수의 눈썹부터 손끝으로 하나하나 느껴보았다.
눈썹도 잘생기고, 눈고 잘생기고, 코도 잘생기고, 입도 잘생겼네.
"입술도 잘생겼-흐익!"
손가락이 코에서 아래로 미끌어지듯 입술에 닿았을때 내 손가락이 아닌 내 입술과 경수의 입술이 맞다았다.
"언제 일어난거야, 일어났으면 말하지"
괜시리 부끄러워지는 마음에 빨개진 얼굴을 뒤로 몸을 경수 반대쪽으로 돌렸다.
"내가 그렇게 잘생겼어? 서방님 얼굴쫌 더 보고가"
능글맞게 큭큭 웃으며 뒤에서 안아오는 경수덕에 얼굴은 더 빨개지고 말았다.
"허리는, 괜찮아?"
아직까지 졸린건지, 애기처럼 뒤에서 내 어깨에 얼굴을 묻고 웅얼웅얼거린다.
"아파, 그런데 괜찮기도 해"
"그럼 한 번 더할ㄲ-"
"아침부터!!"
뭔가 둘만 있다고 해도 부끄러운 마음에 뒤로 돌아 황급히 손으로 경수의 입을 막았다.
"뭐가 어때, 우리 이제 부부인데?"
"몰라, 난 모르겠네요. 일단 우리 쫌 씻자, 찝찝해"
누워있을때만해도 그냥 허리가 조금 지끈거린다라는 느낌에 대강 이불로 몸을 가리고 땅바닥으로 발을 딛었을때
"아!!"
미칠듯이 허리의 뼈부터 꼬리뼈까지 뭔가 번개라도 내려친 기분에 일어서지도 못하고 바로 주저앉아버렸다.
"괜찮아?"
진짜 계속해서 찡한 허리의 느낌에 말도 못하고 고개만 도리도리 거리고 있었을까,
몸이 갑자기 붕- 뜨는듯한 느낌에 주위를 둘러보니
"어쩌겠어, 우리 부인님이랑 같이 씻어야겠네"
그 사이 이불은 또 언제 집었는지 경수의 팔 위에 올려진 나, 그리고 내 위에는 이불이 덮어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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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씻자니까? 뭐가 부끄러워"
"싫어, 먼저 씻어"
"너 허리 아프다며, 허튼짓 안할꺼라니까?"
"아니야, 너 씻고 나면 다 괜찮아 질꺼야"
"그게 말이 돼?"
"말이 안될껀 뭐야"
가뿐하게 나를 안아올린 경수는 성큼성큼 욕실로 걸어갔다. 그리고 나를 고려해서인지 변기위에 앉혀준다. 몸은 이불로 둘둘 둘러싸주며.
같이 씻자는 경수와 혼자 씻자는 나, 결국 내가 이겼다.
"그러면, 내가 너 씻는거 기다리고 씻을께"
"싫어싫어, 먼저 씻어"
"무슨 심보야, 대체?"
"놀부심보?"
이 와중에도 투닥투닥, 결국 샤워부스 안으로 경수가 들어갔다.
곧이어 들리는 물소리, 불투명 샤워부스라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멀리 경수 실루엣이 보이기는 한다.
샤워부스에서 조금 물이 흘러나와 내쪽으로 물이 흐르고 욕실안은 따뜻한 온기로 채워졌다.
"경수"
"도경수"
혼자 변기위에 앉아 발가락에 닿은 물로 경수 이름을 쓰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그리고 무슨 심보였는지 아직까지 아픈 허리를 이끌고 경수가 있는 부스쪽으로 걸어갔다.
샤워부스 문을 열었을때는 그 큰 눈을 더 동그랗게 뜬 경수가 나를 보고있었고
나는 문밖에 이불을 내려두고 그대로 경수에게 입을 맞췄다.
샤워부스 안은 샤워기에서 계속 나오는 따뜻한 물과, 그 물에서 나오는 열기. 그리고 경수와 나에게서 나오는 열기로 가득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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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망이네요. 연재를 계속 할수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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