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권/영철 |
새학기라 다들 시끌벅적이다. 서로 안면이 있는 아이들은 자기네들끼리 얘기하느라 바쁘고 나같이 타지에서 학년 시작할 때 전학을 온 애는 조용히 앉아있을뿐이다. 어차피 친구를 사귀는것에 대해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편이라 이어폰을 꽂고 평소에 즐겨 듣던 노래를 들었다. 빠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잔잔하지도 않은 비트에 슬쩍 잠이 들려는 찰라에 이어폰 한쪽이 쑥 빠졌다.
"안녕? 혼자야?"
무슨 노래 듣고있어? 마치 원래 알던사이처럼 친근하게 물어왔다. 이상하게 그 느낌이 싫지 않아 아무말없이 서로 한쪽씩 나눠끼어 노래를 들었다. 노래가 세곡이 지났을 쯤 그 아이는 내 손에 있던 엠피쓰리를 가져가 꺼버리더니 나를 일으켜세웠다.
"답답하지 않아? 좀 나가자."
대답을 채 하기도 전에 어느새 그 아이가 이끄는대로 걷고 있었다. 어디가는거야? 오랜만에 말을 하느라 목이 잠겨있었다. 그 아이는 물음에 답하지 않고 운동장을 지나 작은 샛길로 들어갔다. 타박타박 - 우리 둘의 발소리만 들렸다.
"들어가."
체육창고 쯤으로 보여지는 허름한 곳의 문을 열더니 들어가라며 내 등을 밀었다. 그제서야 상황이 잘못돌아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 밖으로 나갈려고 뒤를 돌려하자 그 아이는 나의 등을 앞으로 밀어버렸다. 그 아이의 완력에 앞으로 고꾸라졌고, 그 아이는 문을 잠궈버렸다.
"조영철, 맞지?"
너 저번학교에서 유명했다며, 남자한테 대주는걸로. 나도 맛 좀 보게해주라. 실실 웃으며 제 쪽으로 걸어 오는 그 아이를 향해 침을 뱉었다. 더러웠다. 친구가 생기길 원하지는 않았지만, 내심 전학 온 이학교에서 먼저 다가온 아이에게 고마웠다. 하지만 결국엔 이거였다.
"너도 그런 놈이냐?"
전학 오기 전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았다. 그리고 강간을 당했다. 죽기 직전까지 맞고 당했다. 이 곳에 오면 그런게 없을 줄 알았는데...눈물이 흐르지 않게 눈에 힘을 줬다.
"홍정호 알지? 걔가 그러더라고. 너만큼 맛있는 놈도 없다고."
이제 알것같았다. 놈은 홍정호의 친구였다. 잔뜩 비아냥거리던 놈은 매트 위로 나를 눕히곤 교복 단추를 풀었다. 무서웠고, 더러웠다.
"김영권. 내 이름. 잘하면 한 번만에 끝내줄게."
검게 다가오는 놈이 무서워 눈을 질끈 감았다. 또 다른 악몽의 시작이였다. |
| (김)주영/자철 |
"일어나 구자철."
몇 일째 안풀리던 수학문제의 해답이 보일려고 할 때쯤 책상위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사각사각- 조금만 더하면 답이 나올지도 몰라. 무아지경으로 문제를 푸는 자철의 손에서 샤프가 빠져나가는건 한순간이였다. 일어나라고했을텐데? 이번엔 또 뭐 때문에 이러는지 한숨이 먼저 나왔다.
"지금 한숨 쉬었냐?"
어? 니가 지금 한숨을 쉬었어? 주영은 잔뜩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로 자철의 머리를 툭툭쳤다. 따라나와. 자철의 샤프를 아무렇지않게 집어 던져버리고 휘적휘적 걸어나가던 주영은 뭘보냐며 괜히 구경하고 있던 학생들에게 손을 들어올렸다. 저놈의 허세. 보나마나 주영이 향할 곳은 체육창고이겠거니 따라가던 자철은 평소와 다른 방향에 어리둥절했다.
"김주영, 체육창고 그 쪽아닌데?"
알아, 오늘은 거기안가. 따라와. 주영과는 다섯보정도 떨어져서 걷던 자철은 갑자기 멈춰선 주영등에 고개를 박았다. 들어가. 문이 드르르 열리고 제 등뒤에서 떠미는 손에 의해 들어선 곳은 양호실이였다.
"그새 취향바꼈어?"
너 원래 어두컴컴한데서 하는거 좋아하잖아. 양호실침대에 걸터앉은 자철은 탁탁- 하나둘 단추를 풀었다. 오늘은 안할껀데? 양호실서랍을 하나하나 열어보던 주영은 금새 무언갈 쥐고 자철쪽으로 다가왔다.
"너 임마, 맞고 다니지마라."
주영이 침대에 빨간약, 연고, 밴드를 던지듯이 두고는 의자를 끌어와서 앉았다. 발라. 이 어이없는 상황에 자철은 코웃음이났다. 뭐냐? 지금 병주고 약줘? 자철이 노려보자 주영은 자철의 손에 연고를 쥐어주었다.
"내꺼는 나만 괴롭힐 수 있거든." |
성용/(박)주영 |
"박팀장님, 박팀장님?"
회의를 하다말고 잠깐 멍 때리는 바람에 은영씨가 눈 앞에 손을 휘휘 흔들어댔다. 어디 안좋으세요? 피곤하신가봐요. 눈 밑에 다크써클이며, 피부가 그렇게 푸석해서 어쩌냐며 주위의 여직원들의 쫑알쫑알거리는 소리에 피곤함이 배로 느껴졌다.
"어..잠시 쉬었다가 다시 하죠."
눈이 퀭한게 느껴질정도로 피곤함을 느꼈다. 화장실로 들어가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거울 속 제 모습은 마치 커다란 곰을 엎고 있는것처럼 무지하게 피곤해보였다. 잠을 깨우기위해 손을 씻고 있는데 화장실 문이 열렸다.
"어젯밤에 나 못잤어요, 피곤해요. 티 낼일있어요?"
세면대 옆에 서서 괜히 자신을 비아냥거리는 기성용을 째려보았다.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대꾸도 하기 싫어 일부러 물 튀기라며 손을 탈탈 털고는 성용을 밀치고 손을 말렸다.
"설마 나때문이라는거예요?"
나와는 다르게 깔끔한 성격인 성용은 항상 손수건을 가지고 다녔다. 손수건으로 두어번 손을 탁탁 닦은 성용은 다시 뒷주머니에 손수건을 넣었다.
"그러게, 내가 1팀 이지은씨랑 노닥거리지 말라고 했을텐데?"
입은 웃고 있지만 눈은 웃지 않은 채 말하며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그의 손짓에 소름이 돋았다. 야, 그건 회의할게 있어서 잠깐 얘기 한거라 그랬잖아! 성용의 손을 탁 치고는 몸을 돌려 나가려하자 성용이 재빠르게 화장실 칸안으로 밀어넣었다.
"그럼 어제 은영씨가 커피 타준건? 지현씨는 팀장실로 따로 불러서 둘이 뭐했는데?"
또 미처럼 눈이 뒤집어져서는 하나하나 캐묻는게 무서워 눈을 질끈 감았다. 주영아, 나 봐봐. 고개를 못돌리게 내 턱을 잡은 그의 손에 압력이 점점 가해졌다. 눈을 뜨면 나를 잡아 먹을듯 노려보는 그가 무서워 몸이 덜덜 떨려왔다.
"내가 다른 여자랑 노닥거리랬어, 말랬어?"
그러지말랬어. 대답을 강요하는 그의 말에 눈을 내리깔고 말했다. 그래, 그랬었지? 근데 왜 또 말을 안들어? 잠시 누그러진듯 했으나 내 말에 다시 화가 났는지 무릎으로 나의 중심을 꾹 눌렀다.
"흐읍"
갑작스러운 압력에 숨이 턱 막혔다. 여기서 당하고 싶어? 그래줄까? 나의 벨트를 풀려는 그의 손을 꽉 잡고 고개를 흔들었다. 눈물이 날것같았다. 이런 집착이라면 이젠 지긋지긋했다.
"그래도 여기서 당하긴 싫은가봐?"
비죽거리는 그의 얼굴을 보기 싫어 고개를 떨궜다. 나도 너 싫은짓 하고 싶지않아. 이쁜 우리자기 힘들면 안되잖아? 나긋나긋 조용히말하며 셔츠의 단추를 세 개쯤 풀때 화장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쉿- 내 귀에 속삭이듯 그가 말했다. 그러니깐 알아서 행동해, 또 혼나기 싫으면. 그 누군가가 나가는 소리가 들리자 그는 칸막이의 문을 열고 나갔다.
"박팀장님, 뭐하세요. 직원들 기다리겠어요." |
| 정호/승기 |
"어..정호야 오늘은 숙제해왔지?"
내가 그런걸 해왔겠냐?하며 손가락으로 귀를 파고는 후-하고 나에게 날려버리는 녀석때문에 조용히 주먹을 꽉 쥐었다. 아주머니의 부탁이아니라면 이런 거지같은놈의 과외선생질은 당장에라도 그만두었을텐데. 제 손을 꼬옥 잡으시며 하나밖에 없는 아들놈 대학은 보내야한다며 눈물을 훔치신 아주머니의 모습이 아른거려 다시 주먹에 힘을 풀고 슬쩍 웃어보였다.
"많이 바빴구나? 그럼 오늘은 진도만 나가자"
많이 바빴겠지. 밤새 축구보랴, 야동보랴 얼마나 바쁘셨겠어. 어금니를 꽉 깨물고 책을 펴자, 홍정호는 몸을 뒤로 젖히며 크게 하품을 했다.
"우리 이런 재미없는 이론공부말고, 실기로 바로 들어가는건 어때?"
글쎄, 미분적분을 어떻게 실기로 할수있을까. 이제는 저도 열이 조금 받아 팔짱을 탁 끼고 홍정호를 바라보았다. 도대체 니가 말하는 실기가 뭔데? 얼른 말해보라며 눈짓을 했더니, 탁자를 밀어버리고는 무릎발로 이 쪽으로 다가왔다.
아빠다리를 하고 있던 발로 다가오는 홍정호를 밀어내다가 턱 하고 발이 잡혀버렸다. 흐흐- 낮게 웃는 홍정호의 웃음에 소름이 돋아 발버둥을 치자 홍정호는 내 다리를 제 허리에 감쌌다. 두 다리는 이미 포위되버렸고 남은 거라곤 두 팔뿐이라 손을 붕붕 휘젓자 그것마저도 잡혀버렸다.
"히- 이쁘네 우리승기."
가끔 홍정호가 나를 보고 웃을 때 뭔가 찜찜했는데 이제서야 그 이유를 알게되었다. 다가오는 홍정호를 피해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자 한 손으로 내 턱을 잡고는 깊게 입을 마쳐왔다. 싫다고 몸을 버둥버둥거리자 홍정호가 내 혀를 더 깊게 빨아 올렸다.
"어때, 겁나 좋지?"
씨익 웃으며 홍정호는 내 입주위의 침을 닦아주었다. 이제 다 했으면 이 손 좀 치워주지? 부러 눈을 부라리며 홍정호를 위협했지만 홍정호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벨트를 풀었다. 홍정호가 움직일 때마다 허벅지에 닿는 뭉퉁한 무언가때문에 눈 앞이 새하얘졌다. |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함참썰에서 댓글달아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
이번에는 내사랑 너의사랑 참치가 아닌 국대선수들로 한 번 모아봤다능
권영빼고는 다들 마이너 잖음?ㅎㅎㅎㅎㅎ 이 역시 익스에서 한 번 풀었는거라능
재미있게보세요..... ㅎㅎㅎㅎㅎ 익스에서 추천 받은 커플 위주로 쓸꺼여요
한번씩 추천 받을때 와주세여 ㅎㅎㅎㅎㅎ 그렁 뿅 금방 다시 오게써여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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