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디] I N G (니가 그리워 난)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7/b/a/7bae8dc851c277d8f7c62c2d74fa3736.gif)
[카디] I N G (니가 그리워 난)
w.DammaL
BGM:인피니트-Memories를 들으며 읽으시길 바랍니다.
아주 오래된 기억이지만 아직도 가슴이 먹먹하게 그리워서 지금도 미치게 그 시절로 가고 싶을 때가 있다.
***
나른하고 따스한 봄날이다. 어느덧 벚꽃은 활짝 펴서 산뜻한 봄바람에 꽃잎이 휘날린다. 연한 분홍색의 꽃잎들이 여기저기 흩날리다 바닥으로 살포시 떨어진다. 세상이 온통 분홍빛으로 빛난다. 나의 봄날은 무슨색일까. 벚꽃같은 분홍색일까?
***
짙은 눈썹과 하얀 그의 피부톤, 커다란 눈은 사람의 눈을 사로잡을 수 밖에 없는 인상이었다. 그의 눈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어디론가 빨려가는 느낌이었다. 어디론가가 아마 그의 맘 일 것이다. 그러니 내가 그를 이렇게 한없이 지켜보고있지않는가.
"경수야"
하고 내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그는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경수야.."
내가 한없이 부르는 그의 이름은 허공에 멤돌기만 한다. 널 몰래 뒤에서 숨어 보며, 소리 없이 너를 불러 보며 나는 여전히 너의 뒷모습만 본다.
그가 내 이름을 부르면 어떨까, 하고 생각 해 본다. 아마 내 귀로 깊숙이 들어가 멤돌겠지. 그의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러주면 꽃잎이 볼에 닿은듯 간지럽겠지.
"종인아"
"응?"
정신을 차리고 그를 내려다 보고 답했다. 그의 눈동자에 내 모습이 비췄다. 그는 나를 보고있었다.
"어딜보는 거야?"
"... 너."
봄바람이 살랑거렸다. 벚꽃잎이 날라와 그의 볼을 스쳐갔다. 나는 그의 볼위를 손등으로 쓰다듬었다. 그가 살핏 웃는 모습이 꿈인 것 같았다. 깊이 쑤셔넣었던 대답을 억지로 위로 올려 보내자 그가 다시 웃는다. 내년 봄에도 그의 웃는 모습을 항상 보고싶다는 생각은 너무 헛된 생각이겠지. 이렇게 오늘도 한없이 내가 나를 밟는다. 그에게 용기를 내고프다. 너의 옆 사람이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날려고 하자 그가 내손목을 쥐었다. 우리는 학교 뒷편 정자에 앉아있었고 그는 내 손목을 잡아 다시 앉힌 채 내 무릎이 배게인냥 베고 누웠다.
또 다시 바람이 푸근하게 불어왔다. 그는 부드러운 바람이 피부결에 닿는 게 좋은지 큰 두눈을 감았다. 바람에 휘날려진 벚꽃잎이 그의 눈위에 살포시 앉았다. 그가 눈을 뜨자 속눈썹에 밀려난 벚꽃잎이 볼아래로 움직였다. 내가 웃자 그가 떼어달라고 말했다.
"너가 떼면되지. 머리만 움직여도 떨어지겠다."
"아아-떼죠"
원래 애교 잘 하지 않는 아이인데 갑작스런 애교에 당황하자 그는 민망한지 빨리...하며 끝을 어물었다. 멈칫대다 나는 그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자 그는 내 목을 쥐더니 금세 뽀뽀를 하며 떨어졌다. 볼위에 있던 벚꽃잎은 아래에 떨어져있던 꽃잎들에 섞여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내 볼이 벚꽃잎으로 물들어 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아, 김종인 얼굴 빨개졌어."
그가 빨개진 내 얼굴을 보며 놀린다. 내가 몸을 일으킬려고 하자 그가 머리에 힘을 주어 못가게 만들었다.
"이런 장난이 어딨어."
맘에 없던 차가운 말투와 짐칫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말하자 그는 장난끼 가득한 표정을 머금은 채 말한다.
"뭐 어때~ 친구 사이인데!"
우리는 연인사이도 아닌 친구사이다. 그러나 누가 보면 연인사이라고 말할 정도로 스킨쉽이 진할 정도로 진했고 우리 주변은 분홍빛으로 감싸고 있는 듯 보였다. 이 사이가 한편으로 좋기는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나를 절망감 들게도 하였다. 그러나 이 순간이, 내 생애에 가장 행복했던 설레임이고 내 생애 가장 큰 행복이었다.
내 생애 넌, 가장 아름답던 소년이다.
지금도 그 시간이 아름답게 아프다. 많이 애타던 시간이었지만 그때 그 설레던 풋풋함이 그리워서 다시 또 애틋한 그 감정을 느끼고플 때가 있다. '좋아해' 라는 말을 혼자서 연습하며 단 한번도 네게 말 못하며 그렇게 내 마음속에 묻혀두다 내 감정을 스스로 견디지 못해 말했다. 빈 교실에서 너와 나 둘만이 있었다. 그러나 창밖의 풍경은 먹구름이 나를 반겼다. 오전까지만 해도 햇빛은 우리들을 환하게 비추고있었는데, 나는 괜히 날씨를 탓했다. 창밖에서 가는 빗줄기가 떨어지고있었다. 너만 몰랐던 뜨거운 심장을 끝까지 전해지지 못했던 내 고백은 꽃잎이 살랑거리다 떨어지듯 내려 앉았다. 어쩔 수 없단 변명으로 엮인 유난히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현실이 내겐 넌 전부이기에 지금의 난 니가 너무 절실하다. 난 니가 그립다. 여전히 비는 소리없이 내린다.
인간이 끊임없는 실수를 반복하듯 계절도 바뀌어갔다. 어느덧 벚꽃은 아기가 엄마의 어리숙한 장난에 활짝 웃듯 피었다. 산뜻한 봄바람에 꽃잎이 휘날린다. 연한 분홍색의 꽃잎들이 여기저기 흩날리다 바닥으로 살포시 떨어진다. 세상이 온통 분홍빛으로 빛난다. 나의 봄날은 무슨색일까. 벚꽃같은 분홍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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