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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전정국] 청춘의 시작을 함께한 너에게 _ 01 | 인스티즈 

 


 


 


 


 


 

처음은 어떻게 시작했더라.  


 

사랑의 시작. 넌 아무것도 모르고 마냥 행복했을거야. 짝사랑이라도 상관 없이 그냥 정국이가 지나가는 순간 희미하게 느껴지는 그 향기가, 열심히 고개를 돌려 어떤 표정을 짓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다가 가끔 눈이 마주치는 그 순간이. 친구들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성격이 아닌 넌 혼자 끙끙 앓으며 고민했을지도 몰라.  

그러다 언제쯤, 자기 곁을 은근하게 맴도는 너에게 호기심이 생긴 정국이가 벽에 기대있다가 저기서 걸어오는 너를 보고는 살며시 인사를 건넸겠지. 


 

"안녕." 


 

너는 깜짝 놀랐다가 이내 간질간질한 마음을 붙잡고 애써 입꼬리를 쭉 잡아 내리며 고개를 끄덕였을거야. 그리고 작고 낮은 목소리로 대답해.  


 

"안녕." 


 

정국이는 네 대답을 듣고는 고개를 내려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넌 가방을 안고는 괜히 걸음걸이에 신경쓰며 강의실에 들어가지. 


 

점점 너희 둘의 눈이 마주치는 때가 많아져. 어떤 느낌이냐고? 글쎄, 그냥 설렜을거야. 드라마를 보며 가끔 느꼈던 그 설렘보다 더욱 큰 감정이 네 마음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네 볼을 붉게 칠하기도 했을거고. 하지만 여전히 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겠지. 너에게는 아주 소중하지만 그만큼 누군가에게 보여주기엔 쑥쓰러움도 컸을 테니까. 

그저 강의가 시작되기 전 가끔 고개를 살짝 돌려 너를 찾는 그 눈빛을 가만히 접어두고는 그날 밤 침대로 가져가 혼자 웃으며 다시 꺼내보곤 했어. 

그러다 술자리에서 너희 둘은 우연히 같은 테이블에 앉게 될거야. 넌 앞에 앉은 정국이를 보며 생각하겠지. 와, 진짜 잘생겼다. 정국이도 너를 보며 똑같은 생각을 했을지 몰라. 진짜로 예쁘다고. 어차피 이렇게 말해줘도 넌 믿지 않겠지만 말이야.  


 

둘은 서로 말을 꺼내기 어려워 할거야. 왠지 모르게 아무 말이나 막 뱉을수가 없었어. 술에 거하게 취해서 우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도 않았고 말이야. 그런 너희를 보며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던 친구들이 오늘따라 둘이 말이 없다며 음흉한 표정으로 분위기를 몰아갔을지도 몰라. 그런데 사실 두근거렸을걸. 너도, 정국이도 둘 다.  

어느정도 술에 취한 네가 집에 들어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면 정국이 옆에 앉아있던 친구가 정국이의 어깨를 밀며 재촉하겠지.  


 

"탄소 데려다주고 와야지, 전정국." 


 

그럴 필요 없는데, 하며 넌 연신 거절하지만 정국이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친구의 손길에 따라 순순히 일어나서는 너에게 말해. 


 

"가자. 데려다 줄게." 


 

집으로 가는 길에는 달이 아주 환하고 커다랗게 떠 있겠지. 날은 조금 추워서 넌 조금의 한기를 느끼며 정국이를 애써 쳐다보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거야. 꽤 보폭이 큰 너임에도 키가 커서 그런지 정국이가 조금씩 앞서나가기 일쑤였어. 그럼 넌 너도 모르게 그 애를 힐끔거리며 쳐다보곤 했을거야. 정국이는 네 눈빛을 느끼고 웃으며 말해. 


 

"왜 쳐다보는데 자꾸." 


 

"...그냥." 


 

아무렇지 않은 척 툭 대답하는 너지만 사실은 정국이가 나직하게 내뱉은 말에 목소리가 참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거야. 너도 알겠지만, 정국이 목소리가 좀 많이 좋긴 하잖아. 어쨌든, 그렇게 말 없이 차가운 공기를 느끼며 둘은 가끔 하늘을 올려다보고 또 가끔은 쓰잘데기 없는 얘기를 한두마디 정도 주고받으며 걸어. 그렇게 너의 집 앞에 가까워져 갈때쯤 너는 속으로 몇번을 연습하고서야 정국이에게 이렇게 말하며 걸음을 멈춰. 


 

"여기까지만 데려다 줘. 바로 이 앞이야." 


 

저 말 두 마디가 그렇게 떨렸는데. 다행히 더듬지 않고 잘 말했다고 넌 안심하며 정국이를 올려다 봐. 정국이는 그런 너를 보고 괜히 입술을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항공점퍼 주머니에서 부스럭거리며 휴대폰을 꺼내겠지. 그리곤 어리둥절하게 자신을 쳐다보는 너에게 내밀고는 턱짓으로 휴대폰을 가리킬거야. 


 

"니 번호 좀 줄 수 있나." 


 

"내 번호?" 


 

그 순간 넌 심장이 터지는 줄만 알았지만 역시나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며 휴대폰을 받아. 조금 언 손으로 네 번호를 천천히 꾹꾹 누르고는 정국이에게 건네지. 휴대폰을 받으며 따뜻한 온기를 조금 느꼈던 것 같기도 해. 정국이가 휴대폰을 받아 네 번호를 보고만 있자 넌 아차 싶은 마음에 다급하게 네 이름을 말해. 


 

"내 이름 김탄소야." 


 

이번엔 급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한껏 긴장한 티를 내며 튀어나간 네 말에 정국이는 말없이 휴대폰을 몇 번 눌러 번호를 저장해. 넌 잠시 뭐라고 저장했을까 궁금하지만 사실 별 기대는 하지 않아. 그래봤자 볼 일도 별로 없는 대학교 친구인걸. 정국이는 그런 네 맘을 모르는지 이무렇지 않게 항공점퍼 주머니로 다시 휴대폰을 쑥 집어넣으며 너를 쳐다볼거야. 넌 그 시선을 어떻게 간신히 받아내며 가로등 빛때문에 행여 못생겨보이지는 않을까 고민하지. 몇 시간만 같은 몇 초의 정적이 흐르고, 이내 정국이가 먼저 입을 열어. 


 

"안다." 


 

"뭐?" 


 

"니 이름." 

 

그리고는 잘 가라, 하고 돌아서는 그 넓은 등을 바라보며 넌 멍하니 서있었을거야. 내 인생에도 설렘이라는 게 존재하기는 하는구나, 하면서. 


 


 


 

그리고 너와 정국이는 점점 말을 많이 나누게 될거야. 길을 가다 마주치면 이제는 네가 먼저 장난스러운 웃음을 달고 정국이를 툭 치고는 하겠지. 그럼 정국이는 그런 네가 귀여워 괜히 시선을 피하며 참지 못한 미소를 얼굴 가득히 담았을거야. 넌 그런 정국이를 보는 게 좋았어. 척추 어딘가 간질간질해지는 느낌이었거든. 둘 사이는 어쩌다 교내 식당에서 마주치면 같이 앉을 정도는 아니더라도, 괜히 서로 힐끔대거나 카톡으로 유치한 대화를 조금 나눌 정도는 될거야. 


 

[정국이 내 앞앞 옆에 있다] 

[니 뭐가 그리 좋은데] 

[그냥] 


 

그렇게 대답하고 고개를 들어 정국이를 보면 참 나, 하고 웃으며 휴대폰을 내려놓는 게 보여서 너도 모르게 웃음이 나지. 같이 밥을 먹던 동기가 무슨 일이냐고 묻지만 역시나 넌 대답하지 않아. 그냥, 부끄럽기도 하고 이 순간을 온전히 둘만의 것으로 남기고 싶은 마음이 들었거든. 


 


 

너희는 곧 조금 더 가까워져 함께 밥을 먹기로 해. 정국이가 햄버거를 좋아한다는 말에 너희는 함께 대학가가 아닌 멀리 있는 동네에 있다는 맛있는 수제버거 집에 가기로 하지. 사실 넌 조금 걱정이 됐어. 수제버거를 먹다보면 입도 크게 벌릴거고 또 여기저기 소스도 흘리고 묻힐텐데, 정국이와 같이 밥을 먹다가는 그 꼴을 모두 보여줘야 하니까 말이야. 그런 네 걱정에도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새 너와 정국이의 약속 날이 다가와. 


 

[정국아 어디야??] 

[나 거의 다 왔는데 왜] 

[그냥ㅎㅎㅎㅎ 기대된다] 

[뭐가 또  

ㅋㅋㅋ] 


 

 버스가 멈추자 문 앞에 서있던 너는 급하게 머리를 정돈하고는 조심조심 버스에서 내려. 정국이는 이미 정류장에 앉아서 휴대폰을 만지고 있어. 그런 정국이를 놀라게 해주려고 넌 혼자 웃으며 살금살금 걸어가 어깨를 툭 쳤을거야. 하지만 네 생각과는 달리 정국이는 별로 놀라지 않은채로 고개를 들어 너를 쳐다보고는 인사하겠지, 왔나. 

그 짧디 짧은 사투리와 무심한 말투가 왜 그렇게 설렜는지 모르겠어. 괜히 부끄러워지는 마음에 너는 또 씩씩한 척 장군처럼 정국이를 잡아 끌며 말할거야. 


 

"빨리 가자! 배고프다." 


 

널 따라 일어나며 정국이가 작게 웃고는 물어, 니 아침 안 먹었나. 넌 괜히 말끝을 흐리며 대답하지. 먹긴 먹었어. 넌 그날 사실 아침밥을 아주 조금만 먹었거든. 일찍부터 씻으랴, 코디하랴, 화장하랴, 난리도 그렇게 난리가 아니었어서 앉아서 밥을 많이 먹을 시간이 별로 없었던거야. 평소에는 그렇게 후리하게만 다니던 네가 말이야. 누가 본다면 정말 놀랄만한 일이야. 정국이는 모르겠지만. 


 


 

유명한 곳이어서 그런지 수제버거 집에는 다행히 사람이 꽤 많았어. 정적 속에서 아무런 얘기도 없이 버거만 씹어먹는 게 걱정됐던 터라 너는 조금 안도하며 알바생이 안내해준 자리로 가 씩씩하게 앉을거야. 가방도 짐 넣는 통에 잘 내려놓을거고. 정국이는 뒤따라 네 앞에 앉으며 그런 너를 놀려. 


 

"장군감이네." 


 

너는 괜히 부끄러워져 우씨, 하고 장난치고 역시나 그런 네가 귀여운지 정국이가 작게 웃어. 참 이상한 일이지. 오버를 떨면서까지 귀여운 척 씩씩한 척을 해서 그 웃음이 그렇게 보고 싶으니 말이야. 너희는 머리를 맞대고 메뉴를 고르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버거가 나와. 니가 잘 먹겠습니다! 하고 외치고 나이프와 포크를 들자 정국이가 물어. 니는 음식 사진같은 거 안 찍나? 글쎄, 난 잘 안 찍는 것 같은데. 네 대답에 정국이가 수긍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도 나이프과 포크를 집어들지. 


 

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넌 버거를 많이 먹지 못했어. 왜냐고? 정국이가 배가 많이 고프지 않은건지 자꾸만 버거를 먹다 말고 너를 쳐다보는거야. 눈을 동그랗고 예쁘게 뜨고는 니가 빵과 패티를 입으로 넣으려고 하는 순간마다 같이 입을 벌려가면서 말이야. 정국이 입장에서는 열심히 먹는 네가 너무 귀엽고 기특해서 그렇게 쳐다본거겠지만 사실 그 눈길을 받는 입장에서는 정말 그렇게 부담일 수가 없었지.  


 

"야, 쳐다보지 마..." 


 

"안 볼테니까 니 맘껏 먹어라." 


 

네가 참다 못해 투덜거리면 정국이는 하나도 미안해보이지 않는 표정으로 웃으며 사과하고는 쳐다보지 않겠다고 해. 그 이후로도 너는 버거를 먹기 전마다 의심의 눈초리로 정국이를 얇은 눈으로 노려보지만, 정국이는 정말로 열심히 자기 버거만 먹고 있어. 다행인 일이지. 

 


 


 


 


 


 


 


 


 


 


 


 


 


 

________ 


 


 

단편 글로 쓰려던 건데 너무 졸려서 쓰다가 자요. 2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격하게 슬픈 새드엔딩도 아니에요.  

미지근하고 현실적인 엔딩이 될 것이므로 로맨틱한 걸 바라신다면 안 보시는게 좋을수도...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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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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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이네요...완결까지 달릴게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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