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마. 넌 나를 잊지마. 그리워 나도.
백현은 낡은 편지장을 쥐고선 기찻길에 억지로 올라탔다. 그리고선 창가자리에 앉아 멍하니 창문 밖 풍경을 바라보았다. 역에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아들을 떠나 보내는건지 눈물을 흘리지만, 그런 아들이 대견하기도 한 어머니의 주름 패인 모습은 아름다웠다. 그리고 친구들끼리, 여행을 떠나는 무리의 모습도 보였고,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보내는 한 여자는 남자를 안고서는 돼지 멱따듯 엉엉 울어댔다. 남자는 그런 여자를 차마 달래지도 못하고선 고개를 푹숙인채 그여자의 등을 토닥여주다 결국에는 얄궃게 지나가는 시계침에 여자에게 손을 흔들고선 기차에 올라탔다. 여자는 그런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너에게 지금 손을 흔들어주며 배웅하지만, 내마음은 안 흔들리니까 돌아와.
그런 여자의 말을 끝으로 소나기가 갑작스레 찾아왔다. 사람들은 모두 멱딴 목소리로 비를 피하려 걸음을 재촉하기 바빳지만 그 여자는, 비인지 눈물인지 모를 물을 얼굴에서 뚝뚝 흘린채 기차가 떠날동안 남자를 바라보며 손을 계속해 흔들어주었다. 그런 둘의 모습은 하나의 동화였으며, 산성비 같았다. 지금 사랑하는 경수. 자신의 연인을 강물에 뿌리고 온채 돌아온 백현에게 그런 둘의 아름다운 모습은 악이였다.
울지마. 그렇게 울지마. 사랑해 나도.
남자의 말이였다.
소나기가 그칠때쯤, 기차는 이미 연기를 날린채 열심히 달리고 있었고 백현은 그런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 웃으며 고속으로 달리는 기차의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낡은 편짓장에는 경수의 소나기가 잔뜩 젖어 글씨가 흐릿 잘 보이지 않았다.
울지마. 그렇게 울지마 사랑해 나도.
프롤로그입니다. 믿기 어려우시곘지만 너무 짧은글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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