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nder
(세훈 ver.)
"세훈아 세훈아, 일어나봐."
쇼파에서 졸린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킨 세훈은 자신의 앞에서 앞치마를 맨 채로 환하게 웃고 있는 징어를 보며 생각했다.
이건 꿈일 것이라고.
"정신 차려라. 오세훈."
얼마나 누나가 좋았으면. 이런 꿈까지 꿔.
라고 생각하면서 훠이훠이 사라지라고 징어 쪽을 향해 손을 내젓는데,
징어의 볼이 세훈의 손에 닿았다.
꿈치고는 굉장히 리얼한 촉감에 징어의 볼을 이리만지고 저리만져보는 세훈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세훈이 볼만 살짝 만져도 움찔댔던 징어였기에,
현실이라면 이럴리 없어. 라고 생각하면서 세훈은 꿈이 맞다고 확신했다.
이왕 꾼 거 제대로 꾸자. 싶은 마음에,
세훈은 징어의 두 볼을 만지작 거리던 손으로 두 볼을 꽉 쥐고는
징어의 입술에 쪽, 하고 입맞췄다.
"야, 오세훈. 너 뭐하는!"
"남의 꿈에 나와서는 그렇게 소리지르고 하는 거 아니야."
말이 끝남과 동시에 세훈은 다시 징어의 입술로 직행했다.
이번엔 뽀뽀 말고 키스,
하고 생각하며 징어의 아랫 입술을 빨아당기는데,
"야. 오세훈. 정신차려!!!!!!!"
하면서 징어가 세훈의 어깨를 강하게 밀어냈다.
"꿈에서도.. 나 밀어내는 거에요, 누나?"
"이거 꿈 아니야.. 세훈아."
"..네?.. 그럼 왜 누나가 우리 집에........."
아 맞다. 내가 어제 데려왔었지.
어제 밤, 그렇게 징어가 잠든 방을 나와 집 안에 있던 모든 술들을 입 안으로 털어넣은 세훈이었다.
평소 술을 곧잘 마시던 세훈이었지만, 각종 스트레스로 몸이 지쳐있는 탓에 술이 덜 깬 채로 아침을 맞이하게 되었고, 덕분에 이런 상황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머리를 이리 굴리고 저리 굴려 어제 밤의 일을 떠올린 세훈은
누가 물벼락이라도 뿌린 것처럼 술이 확 깨는 기분이었다.
"어..아.. 미안해요. 누나..아....."
세훈이 미안해 죽을 것 같은 얼굴을 하고는 징어를 쳐다보자,
징어가 한동안 세훈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작게 '휴..'하고 한숨을 내쉬더니
손을 뻗어 세훈의 머리를 헝클어 놓는다.
"..누가 술.. 이렇게 많이 마시래. 응? 못산다 내가 너 때문에."
'누나 때문이잖아요.' 라는 말이 턱 밑까지 올라왔지만, 지은 죄가 있었기에 세훈은 꾹 참기로 했다.
"..아..그냥 일이 좀 안 풀려서요.."
술 병과 함께 어지럽게 널려진 레포트 뭉치들을 보더니, 징어가 알겠다는 듯 '아..'하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의대 졸업반이면 지금 국가고시다 졸업논문이다 엄청 바쁜 시기일텐데. 내가 와서 방해만 하고 가는 구나 싶어 괜시리 더 미안해 지는 징어이다.
"속은.. 좀 어때?"
"아.. 뭐 이정도야 거뜬해요!"
하면서 웃어보이는 세훈이었지만, 사실 세훈의 속은 말이 아니었다.
20대 초반에는 며칠 밤을 술로 지새워도 멀쩡했는데 나도 이제 늙어가는 구나 싶어 괜스레 우울해지던 세훈이다.
"어휴 진짜 쪼고만게 누굴 속이려고? 니 표정만 봐도 딱 알겠는데, 무슨.
얼른 씻고 나와. 콩나물국 끓여놨으니까."
세상에.. 누나가 날 위해 콩나물국을 끓여놨단다.
이거 진짜 꿈 아니야?
하는 생각에 세훈이 그냥 그 자리 그대로 앉아 멍하게 징어를 쳐다보았다.
그런 세훈이 귀여워, 징어는 아프지 않게 세훈의 코를 살짝 꼬집어 주고는 "얼른 안 씻고 오면 저거 다 버린다?" 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세훈이 벌떡 일어나 화장실로 곧장 뛰어가다가 의자에 걸려 넘어질뻔 했다는 건 비밀.
면도크림을 잔뜩 묻힌 채로 몇 번이고 다시 나와서 "내꺼니까 절대 버리지마요!" 하고 징어에게 소리 쳤다는 건 안 비밀.
빠르게 준비를 마친 세훈이 부엌으로 향했을 때는 이미 징어가 음식을 다 차려놓은 상태였다.
의자에 앉아 세훈을 기다리고 있던 징어를 세훈이 한동안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 있자, 징어가 빨리 와서 앉으라는 손짓을 했다.
"너 안 앉으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후다닥 달려와서 의자에 앉는 세훈을 보고 징어는 또 한 번 웃음을 터트릴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아무말 없이 국을 몇 번 떠먹는 세훈을 지켜보다가, 징어도 밥을 먹으려고 수저를 드는데,
갑자기 징어 앞에 놓인 국그릇이 사라지는 것이었다.
"이거 다 내 꺼."
징어가 고개를 들어 보니, 세훈이 단호한 표정으로 징어의 국그릇을 자신의 쪽으로 옮겨놓고 있었다.
"야..오세훈. 나는 뭐 먹으라고~"
이리 내놔, 하면서 국그릇을 뺏으려고 손을 뻗는데 그 길쭉한 팔로 국그릇을 저 높이 올려버리는 세훈이다.
그러면서 한다는 말이,
"이거 먹고 싶으면, 다음에 또 해준다고 약속해요. 그럼 줄게요."
라는 거다.
징어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뭐?"하고 되묻자,
세훈이 웃음기 하나 없는 표정으로 대답한다.
"..늘 마지막처럼 굴잖아요, 누나는."
"..어?"
"언제든 도망가 버릴 사람처럼 나한테 약간의 여지도 안 주잖아요."
"..."
"..사람 마음만 잔뜩 어지럽혀 놓고서는.."
"..."
"그러니까 얼른 대답해요. 또 해줄거라고."
"..어?.. 아..응. 그럴게. 그럴게, 세훈아."
"예헷. 진짜죠?ㅎㅎㅎㅎㅎ"
징어의 대답을 듣고나서야, 다시 평상시의 세훈으로 돌아와 눈꼬리가 살짝 접히게 웃어보인다.
그 웃음이 평소와는 다르게 아파보여, 징어는 마음이 불편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데려다 주겠다는 세훈을 한사코 말려 학교에 보내 놓고 나서야 징어도 택시를 타고 카페로 출근했다.
어제 밤 폭우가 쏟아졌다는 말이 무성할 정도로 맑게 개인 하늘이 기분 좋게 느껴지는 징어였다.
카페 앞에 도착해, 셔터를 올리면서 문득 어제 일이 징어의 머리 속에 아련하게 스쳐 지나갔지만, 떠올리지 않으려 애썼다.
착각과 상상이 만들어 낸 환영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믿기로 했다.
유니폼으로 옷을 갈아입고, 영업준비를 하고 있는데, 알바생이 들어왔다.
"사장님, 저 왔어요~"
"어, 채린 양 왔어요? 어서와요~"
이채린. 징어의 카페에서 일하는 알바생 중 한 명이다.
나이는 22살이고, 현재 휴학을 하고 대외활동과 알바를 병행한다고 들었다.
강해보이는 얼굴과는 다르게, 싹싹하고 밝은 성격 탓에 징어가 가장 좋아하는 알바생 중 한 명이다.
음악을 참 좋아해 매일마다 셋 리스트를 뽑아오는 채린이 덕에, 오늘도 음악을 들으며 기분좋게 영업준비를 하고 있는데,
채린이 문득 무언가가 떠올랐는지 "아," 하면서 징어에게 말을 걸었다.
"아. 맞다. 사장님. 그러고보니까 어제 세훈오빠 안 오셨네요?"
"어, 채린 양이 세훈이를 어떻게 알아요?"
징어가 놀란 눈으로 하고 채린을 쳐다보자, 채린이 놀란 표정으로 말실수라도 했다는 듯 자신의 입을 몇 번 때리더니
이내 다시 말을 이었다.
"아.. 저.. 그게... 세훈오빠가 저희 학교에서는 꽤 유명하거든요."
"아.. 채린 양이랑 세훈이가 같은 학교였어요?"
"..네.... 사실 여기 알바 시작한 것도.. 세훈오빠 때문이었거든요.."
채린의 이야기는 세훈을 그저 어리고 철없는 동생으로만 보던 징어에게는 꽤나 신선한 충격이었다.
훤칠한 키에, 훈훈한 외모에, 약간의 유머감각까지 가지고 있는 세훈인지라 꽤나 인기가 있겠구나 라는 건 어느정도 짐작하고 있었지만,
세훈이 유명한 메티컬 집안의 외동아들이라는 것도, 그렇게 좋다는 여자가 줄을 잇는데도 눈길 한 번 안주는 소문난 철벽남이라는 것도 오늘 처음 알게 된 징어였다.
채린 또한, 세훈을 몰래 좋아하고 있던 한 사람이었고,
세훈이 자주 가는 카페가 여기라는 소문을 듣고 면접을 보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세훈이를 알게 된 뒤로, 알바생 안 뽑냐는 문의 전화가 빗발쳤구나.. 나는 또 우리 카페가 여대생들 사이에서 겁나 유명해진 줄 알았네.
괜스레 씁쓸해 지는 징어였다.
"아.. 정말?.. 몰랐네.."
"사장님, 진짜 모르셨어요? 저는 사장님이랑 세훈오빠랑 디게 친한 줄 알았는데..."
"어..음..그러게요... 내가 모르는 게 정말 많았구나.."
어제에 이어 세훈에게 계속 미안해지고 있는 징어였다.
그렇게 징어가 한참동안 앞으로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걸까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데,
채린이 조심스럽게 징어에게 말을 건내왔다.
"저..근데 사장님.."
"어, 네?네? 네! 채린 양."
"저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세훈오빠랑 무슨 사이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아,음.. 우리가 무슨 사일까.
징어는 갑자기 말문이 턱 막혀오는 기분이 들었다.
분명 나는 세훈이에게 많은 부분에서 의지하고 있고,
세훈이는 나를 좋아하고,
나는 어제 세훈이 네 집에서 잠을 잤고 (물론 정말 잠만!),
오늘 아침에.... 뽀뽀를..했고..........
그렇지만,
"아무 사이도 아니야."
우린 아무 사이도 아니었다.
남매도, 연인도, 친구도 아닌.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었다.
"아, 그렇구나. 저는 세훈오빠랑 사장님이랑 뭔가 있는 줄 알았어요. 헤헤. 다행이다. 저 그럼 쓰레기 좀 버리고 올게요~"
"어?..응..다녀와요~"
해맑게 웃으며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 채린의 뒤로,
얼굴에 잔뜩 그림자가 드리워진 징어가 보인다.
아침에 세훈이 징어에게 했던 말이 문득 다시 떠오르는 징어였다.
'언제든 도망가 버릴 사람처럼 나한테 약간의 여지도 안 주잖아요.'
내가.. 너한테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걸까. 세훈아.
너는..나를 만났으면 안되는 거였는데.
징어의 머리 속에, 세훈을 처음 만났었던 그 날이 아프게 스쳐지나갔다.
3개월 전,
1년여만에 다시 카페로 돌아온 징어였다.
아픈 기억은 다 떨쳐내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징어의 평생의 꿈이었던 카페를, 이렇게 놓칠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거의 1년이라는 세월동안 비워둔 카페에는
징어가 3년 전, 힘겹게 힘겹게 만들었던 단골 손님도, 입소문도 사라진지 오래였다.
많이 속상했던 징어였지만, 그래도 카페를 찾아주시는 몇 안되는 손님들이 있기에 힘이 났고,
징어 특유의 서비스 정신으로 그 손님들을 단골손님으로 만드는 데 힘썼다.
'레이니 데이' 만의 신메뉴도 만들기 위해 여러모로 준비도 해가면서.
그렇게 징어는 그 날도 어김없이 신메뉴 개발에 힘쓰고 있었고,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서오세요, 손님~"
카페 안으로 대학생으로 보이는 훤칠한 키의 남자가 한 손에는 제법 무거워 보이는 전공책을 들고 들어왔다.
"혹시 뭐 찾으시는 거라도 있으신가요?"
심각한 표정으로 한참동안을 메뉴판 앞에서 서성거리길래, 징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음.. 혹시 여기 초코버블티..있나요?"
그랬더니 그 남자가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아메리카노에 샷 추가 해주세요 라고 말할 것 같이 생겨서는 초코버블티라니.
의외의 취향에 징어는 하마터면 웃음이 터질 뻔 했다.
"아..음.. 현재 메뉴에는 없는데, 지금 개발 중이긴 해요. 혹시 그거라도 만들어 드릴까요?"
간신히 웃음을 참은 징어가 대답했다.
생각할 틈도 없이 바로 '네'라고 대답하는 그 남자 때문에 또 한 번 웃음이 터질 뻔 했다는 건 비밀.
"저 쪽에 앉아서 조금만 기다리세요~" 하고서는 징어는 버블티를 만들 준비를 했다.
아직 정식 메뉴로 나오기 전이라, 손님한테 대접하는 건 처음이기에 생각보다 긴장이 되던 순간이었다.
그렇게 버블티를 만들어서 아까 그 손님 자리까지 가져다 주고는,
다시 카운터로 돌아와 조용히 반응을 지켜보는 징어였다.
한번 쭉 빨아드리고는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젠장, 망했나보다.' 하며 좌절하고 있는데
갑자기 무슨 소리가 들려서 다시 손님 쪽을 쳐다보니
그 남자가 혼자서 버블티를 만지작 거리면서 '오호랏', '예헷' 하면서 감탄사를 내뱉고 있는 것이었다.
순간,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그 감탄사들이 너무 귀여워
징어는 참고 있던 웃음을 터뜨려 버리고 말았고,
징어의 웃음소리에 놀라서 징어 쪽을 쳐다본 그 남자와 눈이 마주쳐버렸다.
어떡해.....
징어 혼자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데,
그 남자도 당황했는지 현관문을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ㅠㅠ이젠 우리 카페에 안오겠구나..
하는 생각에 우울해 있는데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 남자가 다시 들어오는 것이었다.
"아.. 저 계산을 못하고 간 거 같아서.."
"아 계산 안하셔도 되요~ 이게 아직 정식 메뉴가 아니라서.. 저두 돈을 받기가 좀 그렇네요. 헤헤 대신 다음에 또 들려주세요!"
징어의 말을 듣고 그 남자는 한동안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서 있더니,
'아...네.. 감사합니다.' 하면서 나가려고 돌아서는 듯 하다 다시 징어 앞으로 와서는
"자주 올게요. 여기. 진짜로."
라고 말했다.
안 그래도 단골 손님들이 없어서 힘들어 하던 징어였기에,
말만으로도 고마웠던 징어가 있는 힘껏 환하게 웃으며
"고마워요~" 라고 말했다.
네, 그럼. 하고 뒤돌아서는 그 남자를 눈으로 배웅하고 징어도 다시 일을 시작하려는데,
현관문 앞에서 잠시 머뭇거리던 그 남자가 징어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웃는거... 예뻐요."
"..네?"
"아..저 그러니까.... 음... 자주 오고싶어질 거 같다구요. 웃는 게 예뻐서...."
"...아.."
"아어이ㅏ러리알잉;리 오세훈 너 지금 뭐래냐. 아오. 아. 안녕히 계세요."
그렇게 알 수 없는 외계어를 남발하더니 현관문을 열고 뒤도 한번 돌아보지 뛰어가는 세훈이었다.
귀여운 친구네.
징어는 생각했다.
뛰어서 심장이 뛰는 건지, 아까 본 그 웃음 때문에 심장이 뛰는 건지 모르겠다고,
세훈은 생각했다.
그로부터 벌써,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1초, 1분, 1시간, 1일, 1달. 2달. 3달.
너와 함께한 시간 속에서 우리의 거리는 얼마나 좁혀져 있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이성이 너를 밀어내는 사이에,
나는 너에게로 조금씩 걸어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랬으면 좋겠어. 세훈아.
| 작가의 말 |
댓글 써주시는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ㅠㅠ.. 아직은 제 글이 많이 재미가 없나봐요ㅠㅠㅠ... 이 똥손ㅠㅠㅠ 앞으로 더 열심히 써볼게요!!!! ♥ 암호닉 신청은 여전히 [] 요 괄호 안에 넣어서 댓 달아주시는 걸로 받고 있습니당~ 찬여열, 마지심슨 님 감사드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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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나라 3대느는 건드는거 아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