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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W.감각


하얗고 넓은 켄트지위로 일정한 굵이의 선이 이리저리 그어졌다. 준면은 속눈썹 끝으로 작은 땀방울이 맺혔음에도 불구하고 연필을 쥔 손을 멈추지 않았다. 백현이 그런 준면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한시간동안 무서운 집중력을 보이며 종이위로 그려내린것은 인물화였다. 졸업작품전에 인물화라.. 백현이 간당히 코에 걸쳐진 까만뿔테안경을 고쳐올렸다. 날렵한 턱선에 시원하게 이마를 드러낸 헤어스타일이 아무리 봐도 여성상은 아니였다. 자화상이라고 하기엔 곱슬곱슬한 준면의 머리와 전혀 매칭되지않았다. 

머리칼에 음영을 모두 넣은 준면이 조심스래 눈이 위치할 곳에 연필을 가져갔다. 하지만 머뭇거리는 손이 자신없는듯 준면의 무릎위로 내려앉았다. 역시나 .. 고개를 푹숙인 준면이 그제서야 땀이찬 손바닥에 힘을 풀어보였다. 

왜그리다 말아? 어차피 연습인데, 마음편하게 해봐 임마, 백현이 다가와 재촉하듯 준면의 어깨를 잡아왔다. 준면은 말없이 완성되지 않은 크로키를 바라보았다. 졸업작품 만큼을 자신을 보고있는 종인을 그리고 싶었다.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라며 웃어넘긴지 벌써 5년이 훌쩍넘어버렸다. 결국엔, 준면은 힘없이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나이프를 쥔손이 계속해서 어긋났다. 준면은 별생각없이 이곳에 온 자신을 책망했다. 종인의 부름에 모든 행동을 중단하고 달려나온 자신이 한심해졌다. 오픈기념행사덕분인지 패밀리레스토랑안은 많은 학생들로 북적였다. 드문드문보이는 동기들과 인사하며 앉은자리엔 해맑은 웃음을 짓는 경수와 방금전까지 켄트지 위로 수없이 그려내린 종인이 있었다.
 
몇번을 봐도 이둘과 함께하는 만남에서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지지가 않았다. 준면아 맛없어? 경수가 포크를 입에 물고는, 준면을 바라보았다. 
속이안좋아서 라는 형식적인 인사를 받아친 준면의 시선끝에 종인이 들어왔다. 두어개정도 풀어진 하얀셔츠위로 애쉬블론드 색의 화려한 머리가 자연스럽게 넘어가 그의 이목구비를 더욱 뚜렷하게 보이게 했다.
콜록
 아까부터 조금 과하게 볼을 빵빵히 채우던 경수가 결국엔 제가슴을 두들기며 물을찾아왔다. 그에 자연스럽게 종인이 물을 건네주며 경수의 작은등을 쓸어내렸다. 잠시 눈이 마주쳤지만 아주잠깐이였다.준면은 썰리지도 않은 고깃덩이를 우걱우걱 집어삼켰다. 얼른 이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디저트까지 깨끗이 비운 경수의 입가로 종인이 손가락을 가져다 그 흔적을 닦아내었다. 익숙하게 그 손길을 받아낸 경수가 그제서야 준면의 시선을 느끼곤 민망하다는듯 종인의 손을 쳐내었다. 

"미안, 준면이 너 요새 너무 힘이 없어보여서 내가 초대한자린데 너무 나만 많이 먹은것 같네.."
"아냐, 나 많이 먹었어. 고마워"

식탁을 이리저리 살피며 민망한 웃음을 지어오는 경수에 준면이 환하게 웃어보였다. 꽉다문 입술은 울음을 삼키고 있지만 준면의 웃는모습은 마치 새겨놓은 조각처럼 익숙해보였다. 항상 같은자리에서 같은모습으로.  

 
식당을 나서려는 그들의 앞으로 요란한 장대비가 쏟아졌다. 준면은 그제서야 오늘 전국 소나기가 내릴것이라던 기상캐스터의 맑은 목소리가 생각이났다. 검정 긴우산하나가 종인의 손에 들려있었다. 남자세명에서 쓰기엔 당연 역부족이였다. 거기다 아까 밀어넣은 고깃덩어리가 결국엔 속에서 난리가 난것같았다. 이상태로 저둘과 함께했다가는 길 한가운데서 오바이트를 할 수도 있을것 같았다.

"둘이서 쓰고가. 나는 다시 학교들어가봐야해서 뛰어갈께."
"에? 어떻게 우리끼리 쓰고가 같이 쓰고가자. 뭐해 김종인 얼른 준면이 말려"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는 종인을 툭하니 경수가 팔꿈치로 건들였다. 그제서야 아하고 탄식한종인이 검정우산과 준면을 번갈아바라보았다. 계속해서 괜찮다는 준면과 그 손을 잡고 떼를쓰듯 말리는 경수가 종인의 눈에 들어왔다. 

"같이 쓰고갈래..?"

종인의 낮은 목소리에 실랑이하던 두 동그란 머리통이 종인을 올려다 보았다. 준면은 순간을 놓치지 않고 경수를 종인의 품으로 밀어넣었다. 헛발을 디딘 경수를 잡아올린 종인이 고개를 들었을땐 준면은 이미 후드를 뒤집은채 빗속으로 뛰어들어갔다. 희미하게 작아지는 뒷모습에 종인이 미간을 찌푸리다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



세찬 빗소리와 시계초침소리만이 집안을 울려왔다. 준면이 외박을 하지 않는다는것은 종인이 누구보다 잘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준면이 새벽2시가 되도록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못믿을 방송이 일기예보라더니, 소나기는 지랄. 쉴새없이 퍼붓는 하늘에 종인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헤집었다. 내색을 안해도 분명 탈이 났음이 분명했다. 같은 양의 밥을 먹어도 보통사람보다 느린 속도의 준면이 큰 고깃점들을 입안에 밀어넣을때는 말릴까도 싶었지만, 쓸데없이 준면을 또 헤집어 놓긴 싫었다. 하얀얼굴로 웃어보이며 경수를 저에게 밀어내는 손길이 스쳐지나갔다. 종인의 미간이 점점 좁아졌다. 왜 자신을 계속해서 나쁘게 하는지, 지금 자신의 옆자리는 분명 10년간 아무문제없이 경수로 인해 채워져 왔다. 준면이 자신을 좋아한다는것을 알아도 그와 같이 살아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종인의 생활에 녹아내린 준면을 이제와서 부정하는건 무리였다. 준면은 자신이 아니면 곧 부서질것같은 존재였다. 그런 준면의 마음을 알면서 차갑게 내칠수도, 그렇다고 없는마음으로 그를 받아줄수도 없는 종인이 결국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와함께 탁자위에서 밝은 화면과 함께 웅웅울려대는 휴대폰에 종인이 손을 뻗었다. 준면이였다. 여보세요. '어 어 , 여기 혹시 같이 사시는 친구분이신가요? 저 , 아잠시만 알겠어 지금, 준면이가 많이 취해서요 빌라 앞까진 왔는데. 아무래도 내려오셔야 할것같은데' 
준면의 휴대폰에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종인이 아는 목소리는 아니였다. 술에 절러 꿍얼대는 준면의 목소리가 함께 흘러들어왔다. 계단을 내려가는 종인의 발걸음이 남모르게 빨라졌다. 




"우와아 종이니다아"


자동문이 열림과 함께 작은몸이 종인을 껴안아왔다. 비를맞아서 뜨거운건지 술을 마셔서 뜨거운건지 , 후끈거리는 몸을 한채 술에절어 베시시 웃어대는 낯선 준면의 모습에 종인이 당황했다. 

"이거 준면이 가방입니다."

낮은저음이 울려퍼짐에 종인은 그제서야 자신의 앞에 서있는 남자에게 눈길을돌렸다. 종인보다 조금큰기에 시원한 이목구비 , 준면에게 이런친구가 있었던가. 잠시 생각을 곱씹은 종인이 곧 가방을 받아들었다. 정신좀 차려 욘석아, 다정하게 종인의 품에안긴 준면의 볼을 살짝 잡아당겼다. 그모습이 꽤나 친해보였다. 으응 차녈이 잘가- 손까지 흔들어보이며 인사하는 준면의 모습에 웃음지은 차녈이란 남자는 종인에게 고갯짓으로 작게 인사를 하곤 시동이걸린 차안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비때문인지 종인의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분명 비때문이었다.






-
가슴아파하는 주인공이 있으면 백마탄 완댜님이 있어야 정석이라고 어디선가 들은것 같은..
준면이만 너무 가슴아프면 공평하지 못하겠죠?
댓글써주시고 재밌게 읽어주신분들 너무 감사합니다.하트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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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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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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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감사합니다. 재빠르신 . 여러사람울리는 우리 니니군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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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우와 이편보니까 더미칠껏같은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또다시워터파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연재오래했을 좋겠단생각이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ㅍㅍ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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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추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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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오늘이곳이 핫플레이스♬♬ 여기가 바로 장마 ♬♬감사합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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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진짜 자까님 3편..3편!!!!!!!!!!!!!!!!!!!!!!!!!!!!!!!암호닉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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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암호닉항상 받아요에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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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감각에게
[워터파크/신청] 찡끗! 하라라라라라ㅏ라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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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6에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감사합니다 워터파크님매력에 풍덩풍덩 ㅋㅋㅋㅋㅋㅋㅋ아이거 좋은데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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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감각에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항상 장마내리게 하실게여><ㅋㅋㅋㅋㅋ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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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워터파킄ㅋㅋㅋㅋㅋㅋㅋ댓글보다빵터졓어욬ㅋㅋㅈㅋ
1편보고바로넘어왓늠다ㅈ신알신뿅!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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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저런 신선한 암호닉 사랑입니다 제가 헤엄도 쳐드려요 감사합니다 하트하트 저는그럼 3화 마저쓰러..세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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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ㅠㅠㅠㅠㅠ너무 좋아요.. 종인아..너..그거 좋아하는거야 준면이 좋아하는거라고.. 준면이가 안불쌍해 졋음 좋갯어 ㅠㅠ 차녀라♡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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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신알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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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흔한 남자들의 착각 / 차녈왕자님 저도 좋아요에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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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정말제스탸일이예요ㅜㅜㅜㅜ저원래댓글잘안쓰는데쓰고가용ㅜㅜ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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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으잉 저는야 선택받은여자 아 싸랑해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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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백마탄 왕댜니뮤ㅠㅠㅠㅠㅠ 종인이마음을 독자들에게 흘려주다니 작가님 쎈쓰..♥ 작가님 폭풍연재는 사랑입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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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여러분의 댓글도 사랑입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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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헐...진짜 현기증나요ㅠㅠㅠㅠ헝헣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진짜 제 취격 빵야빵야........ㅠㅠㅠ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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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 헠 갑자기 또 현기증나시는 분이 나타나셨어요 ㅠㅠㅠㅠ 감사합니다. 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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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4
백마탄 차뇰ㅠㅠㅠㅠㅠㅠㅠㅠ 종인이의 질투에 한몫 할것같은 예감이드네영ㅋㅋㅋㅋ♥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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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5
다시보는 거지만은 준면이 참 안됐다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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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6
와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이렇게이어지는가신가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 진짜 개좋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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