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 W.감각
BGM 동방신기 넌나의 노래
쾅하는 철음과함께 현관문을 박차고 들어온 경수는 신발을 아무렇게나 벗어던친채 집안을 들어섰다. 씩씩대며 주변을 둘러보던 경수의 시야로 소파에 등을진채 누워있는 종인이 들어왔다. 거실이곳저곳 굴러다니는 초록색 소주병이 거슬렸다.
"김종인. 일어나 이거뭐야 얼른 일어나서 해명해"
성큼성큼 종인에게로 다가온 경수는 종인의 등뒤로 휴대폰을 흔들어대며 입술을 곱씹었다. 헤어지자는 문자 한통 달랑 보내 놓은채 전화도 받지않는 종인때문에 장난이겠거니 했지만 요즘 따라 조금 달라진 종인의 행동에 불안함을 떨치지 못하고 결국 종인을 찾아온 경수였다. 경수의 윽박지름에 종인은 몸을 비틀며 휴대폰을 한번 힐끔 바라보았다. 곧 갈라지는 모난 목소리가 경수의 귀로 들려왔다.
"..말그대로..헤어지자고.."
"........."
"........."
"갑자기..무슨말이야.. 갑자기무슨말이냐고! 납득이 가게 이야기해!"
지친듯 이야기하는 종인에게 경수는 답답한듯 소리를 질렀다. 별로 큰 부딫힘 없이 함께해온 종인과 경수였다. 작은시간도 아닌 무려10년이였다. 경수의 고함에 종인은 몸을일으켜 무릎한쪽을 세워 머리를 박았다.
"..너한테 아무문제없어, 내가 문제야. 그러니까 헤어지자."
종인이 고개를 들어 눈물이 그렁그렁 고인 경수의 눈을 마주했다. 장난도 농담도 아닌 진심이였다.경수의 달달떨리는손안에서 아슬아슬하게 자리잡고 있던 휴대폰이 결국엔 땅으로 추락했다.
-
"꼭 휴학까지 해야해? 아니그럼 서울에 있지 배낭여행은 또 뭐야"
베란다난간에 팔짱을낀채 바깥바람을 쐬는 준면에게로 다정한 찬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투정어린 찬열의 물음에 준면은 푸스스웃으며 숨을 크게 한번 내쉬었다.
"그냥 너무 쉴틈없이 살아와서 혼자 여행이나 다녀올까하고, 도착하는곳마다 내가 사진찍어 보낼께 그럼됐지?"
종인의 집을 나온지 사일정도가 흘렀다. 마음을 놓아버리니까 조금편한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론 마지막에 모질게 쳐냈던 손이 뭇내 마음에 걸려 쓰려왔다. 준면은 마음이 약해지자 머리를 여러번 도리질을 치며 뺨을 두어번 내리쳤다. 하얗게 감긴 오른손은 이젠 어느정도 익숙해져왔다.
서울을 벗어나 여행을 하겠단 선택은 오로지 준면의 결정이였다. 종인의 흔적이 없는곳에서 더 넓은세상을 보고느끼고 오면 그때쯤이면 손도 아물것이고 표현력도 늘지 않을까하는 작은핑계.
문을닫고 거실로 들어오는 준면의 모습에 찬열이 한숨을 내쉬었다. 웃는척만 하고 있지 상태는 옛날보다 더 좋지않았다. 준면은 마치 영혼없는 인형같았다. 찬열이 주머니속 작은 쪽지를 힘겹게 쥐었다. 어떤게 준면을 위한길인지 아직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내일 몇시 비행기야? "
"12시40분.?"
"데려다줄게."
"으으응.. 혼자갈래. 정말 나 혼자 가고 싶어.너 작품전도 있고 바쁘잖아. 정말 혼자가고싶어 나 혼자해본게 없는것 같단말야. 마음약해질것 같아"
찬열이 준면에게 새끼손가락과 엄지를 내밀며 약속하라는듯한 손도장을 내밀었다.
"돌아올땐 웃으면서 돌아오기."
몇초간 멍하니 손을 바라보던 준면이 이내 새끼손가락을 걸며 엄지손가락을 꾹눌러왔다. 응 힘차게 끄덕이는 준면의 고갯짓에 찬열의 입에 미소가 걸렸다.
-
오랜만에 걸어나온 교정을따라 회화과의 작품전이 여기저기 걸려있었다. 푸석해진 피부끝을 매만지는 종인의 발걸음이 한 캔버스 앞에서 멈춰졌다. 가는 연필선들 사이로 자세하게 표현한 느낌이 어디선가 본듯했다. 그림속의 남자는 흐트러진듯하지만 깔끔하게 올라간 머리 밑으로 날카로운듯 단정한턱선 곧게 내려온 코끝 하지만 눈이 없었다.
"니얼굴치곤 준면이가 너무 잘그렸지."
종인이 뒤를 돌았을땐 삐딱한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있는 찬열이 서있었다. 여러장의 캔버스를 들고있는것이 작품들을 전시중인것 같았다.
"정답게 대화할 사인 아닌거 같은데."
"작품명이 뭔지 알아?"
종인의 말을 무시하며 제할말만 해오는 찬열이 아차싶었는지 작품제종이를 캔버스 귀퉁이로 가져다 붙였다. 0987245 김준면 손끝 작은종이위로 프린트된 작품명에 종인이 미간을 좁혔다.[손만뻗음 닿을거리에 있지만 막상 손을 뻗으면 손끝에서 머무르는 너. 마지막은 나를향해 보고 웃어주기를] 종인이 작은글자들을 손가락으로 몇번 문질렀다. 항상 빤히 바라보다 눈이마주치면 얼굴이 빨개져선 딴청을 부리던 준면이 생각났다. 왜그러냐 물으면 아니라며 방으로 쏜쌀같이 도망치던 준면의 잔상에 종인이 주먹을 그러쥐었다.
"12시40분"
"뭐?"
난데없이 시간을 불러오는 찬열에 종인이 뭐냐는듯 되물었다. 찬열은 시간을 확인하는듯 휴대폰을 확인하였다.
"인천공항. 홍콩으로 가는비행기 1시간반남았어. 준면이 잡아. 데리고 와서 저그림 완성시켜. 마지막으로 사람새끼흉내라도 내봐."
홍콩?인천공항? 종인이 잠시 머리를 울리는 여러 단어에 주춤거렸다. 자신을향해 소리치던 모습. 자신의 밑에서 얼굴을 붉히던 모습. 눈시울을 붉히며 서럽게 울던 모습 여러 준면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얽혀들었다.
'종인아 좋아해' 어디선가 들려오는듯한 준면의 작은 음성에 종인이 교정을 박차고 나섰다. 미친듯 달려가는 종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찬열이 준면의 캔버스를 올곧게 정리했다.
"돌아올땐 꼭웃으면서..약속지켜라."
-
드넓은 공항안을 이리저리 뛰어다녀도 준면의 머리한올도 볼수 없었다. 20분밖에 남지 않았다. 불덩이처럼 뜨거워진 휴대폰너머로는 전화를 받을수 없다는 여자의 음성만이 들려왔다. 종인은 이성을 상실한듯 휴대폰을 바닥으로 던졌다. 많은사람들이 눈초리를 보냈다. 종인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나가는 승무원을 잡고 물었다.
"여기 방송실어디에요."
"네?..?네?"
"안내방송하는곳 어디냐고!"
-
차가운 커피가 준면의 목을 타고 꼴깍꼴깍 넘어갔다. 이제 들어가야했다. 심호흡을 크게 한 준면이 비행기티켓 끝을 손으로 매만졌다. 다잊고 새롭게 가는거야. 준면이 다짐한듯 눈을 크게 부릅뜨고는 한발짝 나설때였다.
[아 저기 여기서, ]
안내방송사이로 시끌벅적한 여러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끄러운 말다툼사이로 곧들려오는 목소리에 준면의 몸이 딱딱하게 굳어갔다.
[김준면. 듣고있지. 너 지금 비행기 타면 내가 그거 폭팔시켜 버릴거야 . 뒤진다고 알겠지 타지마 딱 거기 있어. 전화 왜안받아 내가 전화받으랬지. 너내가 폭팔못시킬것 같지 거기 내가 폭탄설치진짜 했다. 그거 타면 정말 죽는다.]
준면의 눈꼬리를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분명종인의 목소리였다. 여긴또어떻게 알고 저런곳에서 뭘하는거야. 준면이 흐느꼈다. 준면은 종인의 목소리를 듣지 않을모양으로 귀를막고 한걸음 내딛었다.
[눈을 감오면 소리들 그대의 마음을 그대의 작은 생각들을 내맘의 많은 잡음 때문에 듣지 못했었나봐 미안해 미안해 눈물의 시간이 이젠 히스토리 걱정하지마 Because you're my melody 너를 연주할께 on&on 넌 나의 노래 내삶의 사운드트랙 인생의 무댈 밝혀주는 너를 사랑해 또 불러줄래 넌나의 노래 - 늘항상 곁에서 아름다운 꿈이 되어줘 또 불러줄래 넌 나의 노래 ... 나 너한테 처음들려주는거야 이거 듣고도 가면 너 진짜 배신자야 ]
[김준면 돌아와]
종인은 관리인에게 양팔을 잡힌채 끌려나왔다. 아알겠다고요 종인은 기분나쁘다는듯이 팔을 힘껏쳐냈다. 공항에서 왠 연애질이냐며 손가락질을 하는 직원을 뒤로한채 종인은 출국게이트로 뛰어나갔다. 전광판에 보이는 12:40자 홍콩비행기는 이미 출발한뒤였다. 종인은 결국 의자위로 주저 앉았다. 종인의 볼위로 뜨근한것이 느껴졌다. 처음흐르는 눈물때문에 당황한 종인은 어이없는 웃음을 지었다.
"왜울어.."
"!!"
작은 운동화를 신은 발위로 눈물로 범벅이된 준면의 모습에 종인이 놀란듯 벌떡 몸을 일으켰다.
"니가 뭘잘했다고 울어 바보야 흐, 쪽팔리게 여긴 왜왔어."
"김준면.. 안갔어..?"
"니가오라며!! 돌아오라며 !!"
결국 엉엉울며 팔로 얼굴을 가린채 눈을부비는 준면을 종인이 으스러질듯 안았다.
"잘했어. 잘했어. "
"흐으,, 내가 바보야.. 흑, 여긴 뭐한다고 왔어"
"김준면. 내가 너 좋아해. 내가 너 사랑해 그러니까 아무데도 가지마 내옆에 있어 내가 니 손끝닿는데 항상있을께 그러니까 너도 내 손끝닿는곳에 항상 있어"
속삭이듯 자신의 귓가에 고백하는 종인의 모습에 준면의 울음이 조금씩 멈춰졌다. 그런 준면을 품에서 떨어트린 종인이 준면의 두 뺨을 잡고 작은 입술위로 키스를했다. 두 남자의 입맞춤으로 여기저기서 찰칵이는 소리와 사람들의 소란스런 함성이들려왔다. 준면이 벗어나려했지만 종인은 시간이 좀더 지나고 나서야 그손을 놔주었다.
"사람들 많은 곳에서 무슨,"
"너 내꺼라고 인증샷."
"......."
".......준면아 연애하자"
-
끝!! 끝!!! 허무했어요...?....미안해요 제가 그래요...ㅎㅎㅎㅎㅎ 그래도 준면이를 영화속 여주인공처럼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ㅎㅎ
항상 달려와서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 감사합니당 워터파크님 재빠른님 손끝연재하는동안 너무너무 감사했어요
저는 곧 다른 글을 들고 찾아뵐예정이에요 아마 손끝 번외편도 올려드릴예정이에요 (메이비 예정)
처음 쓴 글이라 아주 똥똥글솜씨인데도 재밌게 읽어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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