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전정국] 내 마지막 이십대
w.1억
아주 포근한 꿈을 꾸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따듯한 햇살이 커튼 사이로 비춰지고, 내 옆으론 오유은이 있었다.
누군가에게 이 꿈에 대해 말을 한다면, 내게 한심하다며 콧방귀를 뀌겠지.
그래서 오늘의 꿈은 내 기억속에만 남을 뿐이다.
제5화
한낱 꿈이였다
#정국의 집 안
정국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거추장스럽게 손등에 달려있는 링겔들을 아무렇게나 뽑아두고서 거실로 나왔다.
언제 왔는지 윤기가 소파에 누워서 코까지 골고있자, 정국은 웃으며 욕실로 들어가 제일 먼저 양치를 한다.
양치를 하면서 거울을 들여다보던 정국은 유은을 떠올리며 또 유은이의 걸음걸이를 따라한다.
그러다 곧 진열대를 쳐버리면, 진열대 위에 있던 장식품들이 바닥에 우당탕- 떨어지고 만다.
인상을 쓴채로 뭔 소리야.. 하는 윤기에 정국은 급히 칫솔을 입에 문채로 말한다.
"아므긋뜨 아느.."
"너 말하는 건 왜 그래?"
급히 정국은 입에 가득 고인 거품을 세면대에 뱉고나서야 제대로 거실에 대고 말한다.
"아무것도 아니야!!"
윤기는 가끔 일이 없을 때야 정국의 집에 와서 하루를 보내곤 한다. 잠결에 '링겔 뽑지말고 계속 달고있어'라며 중얼거리자
정국은 윤기에게 보이지도 않지만,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거울을 보았다.
누가 이 얼굴을 보고 아픈 사람이라고 하겠는가, 누가 봐도 내 얼굴은 참 건강해 보이는 얼굴인데.
#이인백화점 2층
이제 조금은 덜아픈 발목을 매만지던 유은이는 여선이 부르자 급히 고갤 들고서 여선을 올려다보았고
여선은 갑자기 착한 눈을 한채로 유은이에게 말을 건다.
"이번 주말에 쉬잖아 유은씨.."
"네."
"나 대타 좀 해주라.. 선보러 가는데! 응? 엄청 좋은 사람이고.. 그때밖에 시간이 안 된다네.."
"아.."
"나도 시집 가야지이..."
"그래요 뭐.. 다음주에 그럼 여선씨도 제 대타 해주세요."
"당연하지!"
여선이 산난듯 유은이의 손을 잡고 방방 뛰다가, 점장이 지나가자 곧 꼿꼿이 서서 점장을 바라본다.
유은도 따라 반듯이 서서는 점장을 바라보자, 점장은 혀를 쯧쯧차며 유은이의 앞에 다가와 말한다.
"유은씨."
"네."
"화장이 너무 진한 거 아니에요??"
"화장.. 별로 안했는데요."
"입술이 너무 진하잖아."
"입술이요? 이ㄱ.."
이게요? 하며 입술을 가리키려던 유은이는 곧 점장이니 참자는 생각을 하며 고개 숙여 '죄송합니다'한다.
이 점장은 예전에 유은이에게 사귀자며 껄떡거렸던 사람이었고, 유은이 내치자 점장은 그 뒤로 유은을 괴롭히기도 했다.
별 보잘 것 없는 것에도 불만을 가지는 점장에 유은이는 별 수 없다는듯 그냥 고개를 숙이기로 한다.
몰래 유은을 보러 온 정국은 멀리서 유은을 힐끔 보다가 점장을 바라보았다.
뭐가 저렇게 시끄러워.. 조금은 인상을 쓴채로 점장을 보던 정국은 곧 저 끝에서 여자들이 웅성이는 소리가 들리자 그쪽을 바라본다.
석진이었다. 무슨 일인지 얼굴을 하나 가리지도 않은채로 유은이의 매장 앞으로 온 석진에 정국은 고개를 갸웃한다.
어디서 많이 봤는데.. 누구였더라. 아아, 티비에서 많이 나왔던 사람.. 그러니까.. 그게 누구더라.
"뭐해? 2층은 왜 훔쳐 보고 있어?"
"놀래라."
갑자기 뒤에 나타난 태형에 정국이 놀란듯 심장부근에 손을 올려놓자, 태형은 '미안..'하며 정국이 보던 곳을 본다.
"요즘 김석진 우리 백화점 자주오네. 나갈 때마다 화장품 사가더니.. 오늘도인가?"
"그래?"
"근데 너 여기서 뭐하냐니까?"
"그냥 백화점 잘돌아가나."
"별 걸 다 걱정하시네. 늘그렇듯 집에 가시지?? 잉??"
"걱정 마. 갈 거니까."
정국은 유은이의 얼굴과 점장의 얼굴을 번갈아 보다가 곧 한숨을 내쉬고선 태형을 따라 비상구로 향한다.
유은이 점장에게 혼나고 있었을까, 갑자기 여선의 눈이 놀란듯 휘둥그레지자 점장도 따라 뒤를 보았다.
자신의 뒤에 서있는 키가 큰 석진에 점장은 침을 꿀꺽 삼키고서 석진을 올려다보았고, 석진은 조금은 밝게 웃으며 유은이에게 말한다.
"유은아 그 때 말했던 화장품 받으러 왔는데."
"아.. 하하하! 대스타 김석진씨 아닙니까! 저희 백화점 애용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하하..!!"
"아, 네. 유은이가 여기서 일하니까.. 자주 오게 되더라구요."
점장은 석진의 말에 고갤 끄덕이며 뒷걸음질을 쳤고, 곧 유은이는 석진에게 주려고 챙겨두었던 화장품을 꺼내며 고개를 갸웃한다.
근데 저 사람 지금.. 내 이름 부른 거야? 유은아..라고??
점장이 뒷짐을 진채로 터벅터벅 걸어 유은이에게서 멀어지며 의아하다는듯 고개를 저었다.
오유은이랑 김석진이랑 아는 사이였어?? 어떻게? 도대체 어떻게..
유은이 화장품을 건내주자, 석진은 카드를 유은이의 코 앞으로 들이밀었고 유은이 카드를 받고서 결제를 한다.
여선은 둘의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다가 곧 고객이 화장품을 보러오자 바로 그 고객에게 붙는다.
유은이는 그 틈을 타 조심스레 석진에게 물었다.
"뭐예요..? 내가 언제부터 그쪽 친구였어요..?"
"엄청 혼나는 것 같던데, 제가 구해준 거 아니에요?"
"엄청까지는 아니구.. 원래 좀 또라ㅇ.. 아니.. 암튼! 그래도 덕분에 혼나던 거 끊기고 좋네요.
진짜 친구인줄 알고 쫄아서 가는데 풉.. 진짜 연예인 친구 한명 옆에 두면 이럴 땐 좋을 것 같네요."
"진짜 하면 되잖아요."
"뭘요?"
"연예인 친구요."
"그쪽이 해주시게요?"
"나 사실 유은씨랑 친구 하고싶어서 그 때 적립도 일부러 한 건데.. 내 번호 뜨는 거 보고 연락할 줄 알았는데.
연락은 커녕.. 친구추가에 뜨지도 않아서 조금 서운했어요."
"서운까지야.. 친구 해주면 좋죠.. 저 따위랑 친구를 해준다니.. 크으."
유은이 카드를 건내주자, 석진이 카드를 받아내고선 곧 포스기 옆에 있는 포스트잇을 가져가며 유은이에게 '펜 좀요'한다.
유은이 별 생각없이 펜을 건내주자 석진이 포스트잇에 자신의 번호를 써서 유은이에게 건내준다.
"제 번호요."
"오... 연예인 번호~~"
"꼭 연락 해요. 안 그럼 나 자꾸 이렇게 찾아올 거니까."
"네에~~"
"설마 내가 집도 데려다줬는데 그냥 스쳐지나간 사이로 끝내려고 했어요? 그럼 속상했을듯."
"뒤에 고객님 기다리시니까 비켜주시죠?"
"와 이젠 막대하네."
"가세요!~"
유은이 장난스레 웃으며 말하자, 석진은 웃으며 유은이에게 손을 흔들며 여선의 옆을 지난다.
여선은 침을 꿀꺽 삼키고서 석진을 올려다보다가 유은이 다른 고객님 결제를 해줄 때까지 기다리다가
고객이 가버리자, 바로 유은이의 앞으로 다가가 급히 말한다.
"유은씨!! 김석진이랑 친구에요!?!?!?!"
"아.. 그게.."
"친구!?!?!??????!?!?!"
"뭐 그렇게 됐네요."
"그렇게 된 건 뭐에요!?!?!?!"
#이화여자고등학교 3학년 1반 교실
소현은 필기를 하다말고 갑자기 공책으로 정국의 마지막 모습이 보이자 고갤 좌우로 흔들며 숨을 내쉬었고
옆에 앉아있던 친구는 소현이 고개를 젓자, 아프냐 묻는다.
"아니.."
"근데 왜 그래..? 어제부터 집중도 못하고.."
모르겠어.. 나 그 남자 한 번더 만나봐야 될 것 같은데.. 만나는 게 쉽냐고. 그 때 그냥 한 번 붙잡고 아무 얘기나 해볼 걸.
아침에 아무리 일찍 나가도 정국을 만날 수 없었던 소현은 학교에 오면 오롯이 정국 생각에 멍만 때리기 바쁘다.
#이인백화점 2층
유은이 몰래 하품을 하며 고객에게 허리 숙여 인사를 하고 있었을까, 쉬고 있던 여선이 저 멀리서 뛰어오더니 유은이에게 말했다.
숨은 좀 고르고 말하라구요..
"대박사건! 대박사건!!!"
"왜요! 왜!"
"대박 사거어언!!"
"왜오오...!"
"이점장 잘렸대!!"
"에?? 갑자기??"
"그래요! 갑자기 아까 웬 마부장한테 꼽주다가 부회장님 지시 받고 바로 짤려서 짐싸고 있잖아요..!"
"에!?"
점장이 왜 짤리는 거지..? 유은이는 한참 생각하는듯 눈을 굴려도, 생각이 날리가 없다.
부회장님이 점장을 짤라? 그렇게 몇년을 달고 있었을 정 든 점장을??
#엔티엔터테인먼트 건물 5층
석진이 회사에 있는 카페에 들어와 한참 앉아서 핸드폰만 들여보고 있자, 나나는 카페에 들어와 커피를 주문하고서 석진의 맞은편에 앉는다.
석진이 나나를 보지도 않고 가만히 핸드폰만 보자, 나나는 자신을 보지 않는 석진이 괘씸한지 콧방귀를 끼며 말한다.
"어이 김석진."
"정신 집중."
"하라고?"
"하는중이라고."
"뭐야 이 신박한 또라이는.. 핸드폰에 집중 해서 뭐하려고."
"용건이 뭐야."
"너 나랑 데이트는 언제 해줄 건데?"
석진이 또 말이 없자, 나나가 그 핸드폰을 덥썩 가져가 버렸고. 나나의 손에 들린 핸드폰이 카톡- 소리를 내자
석진이 나나에게 손을 뻗으며 조금은 눈이 커져서 말한다.
"내놔라! 내놔라! 중요한 카톡이야!"
"뭐가 그렇게 중요한데."
"내놔!"
나나가 고개를 저으며 핸드폰 화면을 보았고...
"카카오톡 광곤데?"
"……."
"중요한 게 카카오톡? 너 카카오톡이랑 계약했니?"
"그런 거 아니다, 내놔."
"짜식.."
석진이 조금은 시무룩한 표정을 짓자, 나나는 테이블 위로 핸드폰을 올려놓고서 팔짱을 낀채로 한숨을 내쉰다.
"여자 생겼냐?"
"여자사람 친구."
"여자 맞네."
"여자는 맞지."
"근데 네가 이렇게 핸드폰만 보고 있다고?"
"그래."
"야 울지 마라. 남자는 태어나서 세 번 운다고 했다."
"……."
"태어났을 때.. 군대 갔을 때."
"……."
"고래 잡았을 때."
"군대 가기 전에 대부분 고래 잡는다. 이것아.."
"풉.."
#이인백화점 앞
유은이 오늘도 피곤한듯 다크서클이 눈 밑까지 내려와서는 터덜터덜 걸어서 나오자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유은이는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며 고개를 숙인채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유은이의 앞에서 누군가 우산을 쓴채로 서서 고갤 숙인 유은이에게 말한다.
"저는 우산 있는데."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든 유은이 정국을 보았다. 정국이 혼자서 우산을 쓴채로 서있자
유은이는 또 너냐.. 하고 중얼거리며 정국에게 말한다.
"자랑이니..?"
"자랑은 아니고, 같이 쓸래요?"
"굳이 안그래도 되는데.. 비 그치면 갈테니까 혼자 가쇼."
"저랑 같이 쓰고 가는 게 싫어서 그런 거예요?"
"굳이 그거 때문만은 아닌ㄷ.."
"그럼 이거 누나 써요."
정국이 유은이의 앞에 다가와 우산을 손에 꼭 쥐어주었고, 정국은 그 말을 하고서 유은이의 옆에 선채로 유은을 내려다본다.
유은이 어이가 없다는듯 웃으며 정국에게 말했다.
"그럼 그쪽은?"
"난 저-기 차도 있고, 비 그치면 가도 되고."
"……."
"차 태워준다고 하면, 분명히 싫다고 할 거고.. 우산 쓰고 가세요."
"안타려는 건 또 어떻게 알았대.. 저런 비싼 차는 부담스러워서 싫어."
"부담스러워요? 그랬구나.. 진즉에 좀 말해주지!"
"뭐래.."
"안가요? 집?"
"……."
애가 원래 이렇게 잘생겼었나.. 좋은 냄새까지 나니까 뭔가 마음이 이상한 것 같기도 한데..
유은이 조금은 얼굴이 빨개져서는 스스로 계속 이 상황을 부정하려고 했을까...
"왜 그렇게 쳐다봐요? 어? 뭔가 얼굴 빨개지는 느낌."
"아니! 이거 잘쓰겠다고오!"
"나 때문에 미안해서 안가는 거면, 눈 감고 있을게요."
정국이 정말로 눈을 질끈 감자, 유은이는 정국을 올려다보다가 곧 후다닥 달려가고만다.
눈을 감고있던 정국이 한쪽눈을 게슴츠레 뜬채로 멀어져가는 유은이의 뒷모습을 보았다.
추운데 택시라도 타고 가지.. 정국은 유은이의 모습이 사라지고 나서야 천천히 걸어, 비를 맞으며 차로 향한다.
"나 돌았니.. 오랜만에 나 좋아해주는 사람 생겼다고.. 아무한테나 설레버리면 어떡하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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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이의 주저리]
뜨허으흙 저.. 마법에 걸려버렸어요..... ㅇㅣ런이런 더 길게 쓸 수 있옸는데.. 이놈에 마법이 하필 지금 ㅠ_ㅠ 흐브흐브
이런이런.. 마!! 도랏나!! 마!!!!!!!!!!!!!!!!!!!! 싀불딱! 우라질......
아 근데 쥴라 배고픈데... 살짝 예민해지네 이거.. 사람은 참 신기혀.. 배고프면 왜 예민해지는 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