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여보세요? ㅡ 응, 지은아! 뭐 해? ㅡ 나 지금 컴퓨터. 학원 숙제 하는 중! ㅡ 우리 반 배치 고사 결과 나왔어! 얼른 봐봐. 나는 9반인데 제발 같은 반 되라 제발... ㅡ 헐, 진짜? 기다려 봐. 좀 보고 다시 전화 줄게. 별로 친하지는 않았고 그냥 같은 학원에서 얼굴만 아는 정도의 친구의 전화에 1차 당황, 반 배정이 나왔다는 말에 2차 당황. 뭐야 이거? oo초등학교 이지은... 이지은... oo초... 한참 만에 찾아낸 이름은 13반에 있었다. 헐, 오빠 말로는 1학년 13반 5층이라던데 어떻게 올라가지라는 걱정이 제일 먼저였고 그 다음으로 몰린 두려움은 같은 반이 된 애들이었다. 뭐야 김종인에 박민하에... 나중에 나이 먹어서 생각하면 이불 차게 될 소위 말하는 일진들이 둘이나 있다. 그래도 가장 큰 문제는 김종인이었다. 아오, 쪽팔려. 이제 나는 개 망했구나... ㅡ 헐, 야 지은아 너 은주랑 같은 반이네! 부럽다. ㅡ 진짜? 은주야! 우리 같은 반이야? 다행이다, 그래도. 은주가 있어서... 근데 지금 몇 시니? 시계를 보니 8시 20분이다. 오늘 분명 등교가 50분까지 라고 했고 어제 나는 롯데월드를 갔다왔고... 30분 남았고... ? ? ? ? ? 아침부터 개망했다를 소리치며 냅다 달리는 단정한 중1의 모습이었다. 비가 올 것 같다며 엄마께서 챙겨주신 노란빛 우산을 한 쪽 팔에 걸며 은주에게 문자를 하며 뛰었다. ' 지은아 종 쳤어! 얼른 와ㅠㅠ' '헐 진짜? 망했다 알겠어' 8시 52분 쾅! 앞문을 힘있게 열고 들어온 지은은 순간 아차 싶었다. 첫날부터 지각에 힘있게 앞문을. 미쳤지 하면서도 빈자리에 앉아 우산을 툭 던지니 선생님께서는 지은을 아련하게 쳐다보며 말씀하신다. 저 학생은 첫날부터 찍혔다 라고 생각하겠죠? 라며. 네 선생님 제 마음을 너무 잘 아시네요. 근데, 그것보다는 너무 패기가 넘쳤던 제 모습이 너무 쪽팔리네요. 지은은 속으로 주문을 외우며 고개를 한 번 돌렸다. 1분단에는 은주가 있었고 3분단에는 김종인이 보였다. 내 앞에는 박민하가 있었고... 무서웠고... ㅡ 근데 지은아, 저기 삼분단 세번째 앉은 애 있잖아. ㅡ 누구? 김종인? ㅡ 응응. 쟤 왜 저렇게 검정색이야? 쉬는 시간이 되어 은주와 앞문에서 친구들을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은주의 물음에 그야말로 빵 터진 지은이었다. 너무 진지하게 물어오는 은주가 귀엽기도 했고 자신은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한 얘기를 해 주니 통쾌하기도 했다. 왜 그러냐는 표정의 은주에게 아니라며 두어번 고개를 흔들어 주고 화장실을 가며 말했다. ㅡ 잘 모르겠어, 같은 학교였던 건 맞는데 같은 반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ㅡ 그래도! 지나가다 몇번은 봤을거 아니야? 그래 봤지. 남자화장실에서, 5층에서 4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그리고 수학여행에서? 그리고 졸업식 날 한 번 보고... 뭐 근데 걔는 항상 검정색이었던 것 같은데 ㅡ 그치. 근데 항상 검정색이었는데? 그냥 원래 그런 거 아닌가? ㅡ 우와... 그래도 한국인인데 원래 저럴 수도 있구나... 지은은 한 번 더 시원히 웃고 화장실을 나가 변백현을 만나러 갔다. 얼른 6학년 때 쌤 보러 가자 해야지. 룰루 기분 좋다! - ㅡ 내 놔라, 내 인절미! ㅡ 너 이거 안 먹어야 살 안 쪄! 급식이 맛 없기로 유명한 학교라 그런지 인절미가 나온 오늘 같은 날, 지은은 밥 먹는 속도가 느린 보미의 음식을 뺏어 먹었다. 항상 당하기만 하던 보미가 어쩐일인지, 지은을 향해 뛰고 있었다. 인절미를 입에 물며 뛰던 지은이 앞으로 고꾸라져 넘어졌다. 안경이 산산 조각이 났다. 한 번도 안경을 벗고 집 밖을 나서본 적이 없던 지은은 당황스러웠다. 지금은 점심시간이고 수업이 끝나려면 2시간이나 남았다. 지은은 5,6,7교시를 안경 없이 보내야 하는 것이다. OMG ㅡ 이지은. ㅡ 왜. ㅡ 무섭게 뭘 또 정색까지 하냐... ㅡ 아? 미안! 왜? ㅡ 너 안경 왜 벗었어? ㅡ 부러짐. ㅡ 아 그렇구나 근데 너 그게 나아 더 예쁘다. 처음 김종인과 나눠본 대화였다. 점심 직후 5교시가 영어 모둠 수업이었는데, 종인과 지은이 같은 조 였던 것이다. 예쁘다는 말에 지은은 종인을 한참 쳐다봤다. 왜, 뭐 묻었어? 아니. 너 혹시 눈 나쁘니? 응. 아 그래서 그랬구나, 그래서 내가 예뻐보였구나... - ㅡ 흐헝헝, 쌤. 싫어요. 우리 이대로 2학년 올라가면 안 되는 거에요? ㅡ 아이구, 내 새끼 아까워서 어떻게 보내나. ㅡ 야, 야, 이지은 너 그만 울어... 애들 다 쳐다보잖아... ㅡ 끅, 흡. 야 넌 안 아쉽냐? 애들이 얼마나 좋았는데. 후우, 은주가 한숨을 푹-. 내쉰다. 워낙 반에 애착이 강했던 지은이었으니 그럴만도 하지, 뭐. 울면서도 선생님께서 주시는 2학년 반배정 꼬리표를 보면서 5반인 사람을 외치고 있다. 울던지 소리 지르던지 하나만 해라 좀. ㅡ 나 5반이야, 이지은. 종인이었다. 울지말라는 뜻인 건지 지은의 어깨를 톡톡치며 친구들과 등을 보이며 쓱-. 지나친다. 지은과 종인은 같은 반이 된 이후로 많이 친해졌다. 물론 종인이 기억을 못하는 건지, 안 나는 척하는 건지. 남자화장실 얘기는 1년 동안 한 번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재수 없는 놈이라고 생각했던 종인을, 지은은 호감을 가지고 보게 되었다. 그니까 알고보니 종인은 예전에 지은이 안경을 처음 벗기 시작한 날 예쁘다는 소리를 한 것처럼 잘 흘리는 놈이었다. 물론 그게 종인의 의도는 아니었다. 종인은 그냥 솔직한 아이였다. 그 솔직함이 지은에게는 굉장히 큰 치명타였지만 뭐 어쨌든. 너무 힘들다... 다음부터는 빠른 전개 해야 할 것 같네요. 6학년 때부터 중학교 졸업 후 까지 쓰려면...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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