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럽다." 윤두준 씨의 갑작스러운 말에 멀뚱히 그를 바라봤다. "아아. 보기에도 좋잖아요. 커플." "엇? 여자친구 없어요?" "왜요? 내가 여자친구 없으면 꼬실라고?" '기회만 되면 꼬시고 싶어요.'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팟- 하고 나타났다. "그냥.. 윤두준 씨 같이 잘생기고 능력좋은 남자가 애인이 없다니까 의외라서요." "에이.. 제가 무슨 잘생기고 능력이 있어요." "잘생겼다니까요." "아니에요." "윤두준 씨 정말이에..." 말을 맺기도 전에 에피타이져로 스프가 나왔다. 작은 도자기 그릇에 뚜껑이 덮혀 있어서 내가 뚜껑을 열어야 했다. 열자마자 은은하게 풍기는 냄새가 너무나도 따뜻했다. 내가 좋아하는 콘스프였다. 그래서 호호 불지도 않고 급하게 입에 넣었는데 천장이 다 까질 것 같았다. "아악!! 무.물!" 손으로 입을 막고 물을 찾았다. 윤두준 씨가 내 손에 컵을 쥐어주고 난 벌컥벌컥 들이켰다. 한 컵을 거의 다 비우고 정신이 돌아와서 윤두준 씨를 봤는데 뭐가 그리 재밌는지 키득거리며 웃고 있었다. "너무해요." 얄미워서 너무하다고 말하긴 했지만 윤두준 씨가 잘못한건 아니었기에 당장 사과하려고 했다. 근데 윤두준 씨가 나보다 먼저 웃음을 누르고 미안하다고 하는게 아닌가! 어떻게 이런 멋진 남자한테 안 반할 수가 있을까. 후후 불어가며 스프를 겨우 다 먹어갈 쯤 샐러드가 나왔다. 이후 차곡차곡 코스대로 요리가 나왔다. 드디어 본식인 스테이크가 나왔다. 예쁘게 꾸며서 나왔는데 짧은 인생이었지만 여태껏 먹어본 고기 중 제일 부드럽고 맛있었다. 나도 모르게 놀란 표정을 지으니, "그렇게 맛있어요?" 하고 나에게 묻는다. 말없이 끄덕였다. 정말 최고였으니까. 씩 웃던 윤두준 씨는 고개를 두리번 거리더니 손을 조심스레 들고 웨이터를 불러 와인을 시킨다. "윤두준 씨 운전하잖아요. 안돼." "그래도 분위기가 있지.. 어차피 코스요리 시키면 와인 나와요." 나에게 가볍게 미소를 짓고 웨이터에게 와인이름을 말하며 주문을 하는 윤두준 씨. 주문한 와인을 웨이터가 조심스레 나와 윤두준 씨의 잔에 와인을 따라주었다. 웨이터가 가고 전화벨이 울렸다. 내 것이 아니라, 윤두준 씨의 것이었다. 핸드폰을 귀에 대고 여보세요- 하더니 손짓하며 잠시 밖에 나간다고 한다. 윤두준 씨가 가고 난 멀뚱히 앉아서 다리를 움직이다 고개를 돌려 자세히 못봤던 레스토랑의 인테리어들, 그리고 윤두준 씨가 앉아있던 자리까지 보았다. 그리고 스테이크를 한조각 먹었다. 윤두준 씨에게 뭐라고 해 놓고 괜히 혼자 있으니까 와인이 궁금해졌다. 와인잔에 코를대고 냄새를 맡았다. 옅은 알코올 냄새와 향기로운 냄새가 났다. 와인잔에 입술을 대고 살짝 한모금 마셨다. 조금 쓴 맛이 나서 찡그렸지만 끝맛은 달았다. 쩝쩝거리며 맛을 느끼는 중에 윤두준 씨가 왔다. 머리를 멋쩍게 긁으며 웃었다. "기억나요? 그때 편의점에 같이 온 누나. 그 누나네요." 기억이 안 날리가. "아..네." "사촌누난데 이제 결혼하고 우리동네로 이사온다길래 동네 소개 겸 놀러왔거든요." 아. 사촌누나. 다행이었다. 사촌누나라서. 여자친구도 썸타는 여자도 아니고 그냥 사촌누나이기에 다행이었다. "그렇구나." "왜요? 누군줄 알았는데?" "..여자친구요." "에이... 상상만해도 끔찍하게. 생긴거만 여자지 하는짓은 순 남자거든요." 하하하. 정말 싫어하는 듯한 표정의 윤두준 씨 때문에, 또 걱정거리가 덜어져서 더욱 기뻐서 크게 웃었다. 그렇지만 너무 크게 웃어서 금방 웃음을 참아야 했다. 윤두준 씨는 멀뚱히 날 보더니 건배를 하자며 와인잔을 든다. 쨍- 거리며 잔끼리 울리는 소리가 났고 와인을 입에 가져다댔다. 힐끔 눈을 돌려 윤두준 씨를 봤는데 윤두준 씨는 그냥 잔을 내려두고 날 보는 것이었다. "안 마셔요?" "그쪽 말대로 난 운전해야 하니까." "그럼 나도 이제 안 마실래요." 사실 첫 맛이 쓴게 너무 강해서 뭐 맛을 느낄 것도 없었다. 본식을 다 마쳐갈 때 쯤 서서히 후식이 나왔다. 윤두준 씨는 아메리카노를 시켜 마시고, 나는 각종 주전부리들을 입에 넣고 있었다. 내 빈 와인잔을 봤던건지 웨이터가 와서 더 따라주냐며 물었다. 내가 뭐라 할 틈도 없이 윤두준 씨는 따르라고 했다. 내 잔에 조심스럽게 웨이터가 와인을 따르고 떠났다. "왜.. 나 안 마실건데." "어차피 공짜에요. 그리고 언제 또 이런거 마시겠어. 먹을 수 있을 때 즐겨요. 건배할까요?" 하더니 내 손에 와인잔을 쥐어주고 또 건배했다. 날 뚫어져라 보는게 민망해서 다시 또 한모금. 그리고 쓴 맛을 달래기 위해 후식을 먹었다. 써서 찡그린 표정을 달달한 음식을 먹으며 푸는 내 모습이 웃겼던건지 윤두준 씨가 날 보며 웃었다. 그럭저럭 식사도 끝나고 내가 윤두준 씨 와인잔에 있던 와인도 다 마시게 되었다. 사실 내가 조금 취기가 오르는게 귀엽다며 윤두준 씨가 먹으라고 날 어른 탓이다. 의자에서 일어나는데 갑자기 세상이 핑 도는것 같았다. 그래서 다시 자리에 털썩 주저앉게 되었다. "잠시만.." 손으로 이마를 감싸고 눈을 몇번 깜빡이고 다시 일어나 윤두준 씨와 함께 카운터로 걸었다. 그냥 살짝 붕 뜬 기분이었지, 뭐가 다르진 않았다. 레스토랑 문을 열고 나와 시원한 공기가 코 끝을 스쳤다. 나는 손이 시려워서 주머니에 손을 꽂고 윤두준 씨의 뒤를 따랐다. 발렛요원이 차를 미리 꺼내놓아서 바로 타기만 하면 되었다. 아까와 같이 나는 조수석에 탔고 안전벨트를 맸다. 따뜻한 히터바람을 맞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그냥 허밍거리며 불렀는데, 윤두준 씨가 칭찬을 해 줬다.난 기분이 좋아졌다. 용기가 생겼다. 다시 한 번. 표정을 보여주고 싶지도, 윤두준 씨 표정을 보고 싶지도 않아 눈을 감아버렸다. 그리고 말했다. "...좋아해요. 윤두준 씨. 정말.." ---- 암호닉-홈런볼, 곰, 양념치킨 (전 언제나 여러분이 암호닉을 가져오시면 기억해드려요.) -----_ 으억 드디어 고☆백☆ 워~~~~후~~ 오래기다이셨어요 고백까지. 전 요즘 컴백때문에 설레요. 그래서 오늘 시간 쪼개고쪼개서 겨우 또 한편 쓰러왔어옄ㅋㅋㅋㅋ 웡우어
△이사진이 내가 생각한 요섭이 풀린파마머리?
△이사진은 음.. 기본적인 손님알바생의 요섭이 모습? 애같은데 또 은근 섹시한..핳.... ㅜㅜㅠㅜㅜ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