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학과 조교랑 연애하는 썰
005
(부제 : 그 남자의 비밀)
부제 보고 다들 깜~~~~~~딱 놀랐지?
나도야. 아마 정말 식스센스 이후로 이런 반전이 있을까 싶다.
아 뭐. 심각한 비밀은 아니고. 나랑 김종인만 심각해진 사건이 하나 터졌었어.
서론이 너무 길어지면 또 우리 독자님들이 얼마나 큰 사건이길래.. 하면서 기대하실 거고.. 음.. 내가 그 기대에 충족시켜드리지 못하면.. 나를ㅠㅠ..떠..나시겠지..?
앙대ㅠㅠㅠ 나 떠나지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미안. 내 뺨 내가 한 대 때리고 자진납세 할게.
..오늘도 열심히 썰만 풀다 가겠습니다!!!!!!!!!!!!!!!!!! 충성 맹세!!!!!!!!!!!!!!!!!!!
음. 오늘 풀 썰도 연애 초창기 때의 썰인데 말이지.
아아아 물론 4편에서 썼던 썰보단 시기상 아주 조금 뒤의 일이야!
어쨌든. 음. 뭐 계속 얘기를 진행해보자면.
김종인과의 연애는 티격태격 속에서도 제법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었어.
뭐랄까. 확실히 스킨십 진도가 팍팍 나가니까. 애정이.. 더.. 생기고 그런거 있지?...호호호.
물론 이 때까지도 우리의 연애는 비밀로. 암암리에 진행되고 있었어.
그렇게 그 날도 모처럼 영화를 보기로 했고. 학교랑 제법 거리가 있는 '강변' 쪽으로 미리 영화 예매도 해 놓고 김종인을 기다리고 있었지.
"여보세요,"
"어 오빠. 영화 예매 끝! 언제 와?"
"나 지금 주차장이야. 10분 뒤면 도착하겠다."
"아. 응. 그럼 내가 음료수랑 팝콘 사놓고 있을게!"
"그러던지."
"..내 꺼만 산다."
"아. 미안. 내 것도 부탁해^^..."
"꺼져."
뚝.
원래 이럴 때는 전화 먼저 끊는 게 이기는 거 아님?ㅎㅎㅎㅎㅎ...
나 혼자 내가 이겼다고 좋아하면서 스낵바로 이동함.
스낵바 앞에 딱 서서 메뉴를 고르는 데.
원래 처음에는 팝콘이랑 콜라만 간단하게 먹으려고 했던 것도..... 이미 내 머리 속에서 리셋 되 버림.
아핳하핳핳.... 나쵸도 맛있겠고. 츄러스도 먹고싶고. 핫도그도. 아아.. 오징어도. ♥
그렇게 멍하니.. 5분 정도.. 서서 고민하다가 결국 패밀리콤보를 시키고 말았다...ㅎㅎㅎㅎㅎㅎ...
네모난 박스에 팝콘이랑 음료수 두 개랑 나쵸랑 오징어가... 담기는 그 영광스러운 장면을 눈으로 담으며. 입이 찢어져라 웃고 있는데. 뒤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더라.
"야. 돼지야."
세상에. 설마 이게 나한테 하는 얘긴 아니겠지.^^...... 하고는 뒤를 도는데.
아니긴 왜 아니겠어. 김종인밖에 없지 뭐.
뭐 연애 초기에는 콩깍지도 쓰이고. 자기 여친이 연예인보다 더 예뻐보일 때도 있다는데.
아니 뭐 그것까진 안 바란다 쳐.
뭐. 근데 돼................지?
"살기 싫지? 요즘 니가."
"너야말로 살기 싫지? 누가 또 이렇게 짧.."
"닥치고 이거나 먹어."
바로 또 이렇게 고나리 들어가시는 내 남친님의 입에 팝콘을 쑤셔넣었더니 그제서야 좀 잠잠해짐.
그렇게 한바탕 티격태격하면서 상영관 안으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지.
"나 이거."
김종인이 팝콘을 가리키면서, 자기 입으로 넣어달라는 시늉을 했고. 응?뭐가아? 하고 모르는 척 했다가 또 뚱한 표정으로 삐져있는 김종인을 보고
나는 또 귀여워 죽고. 저리가 하면서 뚱해 있다가 내가 '자기야. 이거 먹어요.' 하면서 팝콘을 먹여주니까 언제 삐졌냐는 듯 배시시 웃고.
그렇게 간만에 연인 행세 좀 해보나 했더니..........
원래 영화 시작 전에 보통 광고나 다른 영화 예고편들을 보여주잖아. 그 때도 그렇게 틀어주고 있는데.
내가 여배우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문채원 언니가ㅠㅠㅠ 나오는 거지.
그래서 내가 막 "아아아아. 문채원 너무 좋아ㅠㅠ 아 이언니 진짜ㅠㅠㅠ 제일 예뻐ㅠㅠㅠ 김태희 한가인보다 예뻐ㅠㅠㅠㅠ" 이러니까
옆에서 김종인이 나를 한심하다는 눈으로 쳐다보면서 "야.. 한가인보다는 아니지. 인간적으로 한가인은 건드리지 말자. 몰라?" 이러더라?
"저기요. 개취 존중. 모르세요? 개인의 취향 좀 존중해주시죠."
"아니. 그렇긴한데. 한가인은 아니지."
정말 단 한마디도 안 지고 그렇게 따박따박. 말대꾸를 하더라.
그래 너 말 잘한다. 됐냐? 는 식으로 "아 됐어 됐어." 이랬더니, "그래. 한가인은 진짜 건드리는 거 아니야." 하고 끝.까.지. 말대꾸를.^^....
"그래. 너나 한가인 많이 좋아하세요."
하고 내가 싫은 소리를 툭. 던진 후에서야
"아. 미안. 기분 나빴냐?" 이러더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계속 내가 얼굴에 '나 지금 기분이 몹시 안 좋음,' 을 계속 어필했더니. 김종인이 정말 딱 뭐..마려운 강아지 같이 안절부절 못하는 거 있지.
솔직히 좀 귀여워서 화 풀어주려고 했는데 이 기분이 또 나름 좋은거지. 맨날 김종인이 삐지면 내가 애교부리고. 내가 맨날 절절매고 그랬는데. 지도 한 번 당해봐야지.
계속 옆에서 "야아.. 삐졌어?.. 삐졌냐?...야...." 하면서 나를 툭툭 건들길래.
"나 영화 볼거야. 건들지마." 하고 내 딴엔 가장 무서운 표정으로 확 째려봤더니 주인한테 혼나고 벌 받는 강아지 마냥 축 쳐진 채 입만 삐죽삐죽 거리고 있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쌤통이다. 김종인.
속으로 그렇게 생각한 채 영화에 집중했지.
근데 하필 또 오늘 우리가 볼 영화가 로맨스 영환거야....ㅎㅎㅎㅎ..ㅎㅎㅎㅎ
'내 아내의 모든 것'이라고 이선균이랑 임수정이랑 류승룡이 주연인! 바로바로 그 영화!
내가 원래는 로맨스 영화보단 주로 액션.스릴러.판타지 쪽에 미치는 그런 여잔데.... 뭐 그냥 남자친구랑은 이런 영화도 보고 싶더라고.
사실 이미 마음은 다 풀려 있는 상태였는데다가. 영화에서 임수정이랑 이선균이 초반에 완전 달달하게 사귀는ㅠㅠㅠㅠ 그 장면을 보면서 이미 나는 녹아내리고 있었다능...
저 장면을 보니까 괜히 내가 다 설레고 달달해져서는. 맘 같아서는 김종인 손이라도 확 잡아버리고 싶었지만...
그 놈의 지조가 뭔지. 자존심이 뭔지. 잡지는 못하고 그냥 소심하게 김종인 손이 있는 바로 그 옆까지 내 손을 살짝 옮겨 놓는데,
눈치빠른 내 남친이 냉큼 손을 잡아 버림.
입모양으로 '뭐야..' 하면서 살짝 째려보는 내 얼굴에..는 이미 미소가 만개한 상태였고.
그런 나를 보며 "한가인보다 니가 더 좋아. 바보야.' 하면서 내 볼에 쪽. 하고 뽀뽀해주는 김종인 덕에 결국 우리의 사이는 원상복귀됐다고 한다. 하하.
그렇게 꽁냥꽁냥하면서 영화를 끝까지 다 보고 상영관을 나와서. 나는 잠깐 화장을 고치기 위해 화장실로 갔고.
김종인은 잠시 영화관 의자에 앉아 나를 기다리기로 했어.
영화를 보면서 얼마나 내 볼에 쪽쪽 거렸는지. (누가 그랬냐고? 왜 이래.. 알면서..(부끄)) 한 쪽 볼만 적나라하게.. 지워진 화장에 괜히 웃음이 나오다가
오래 기다리게 하면 백퍼센트 찡찡거릴 누구 때문에 얼른 팩트랑 틴트만 톡톡 바르고는 화장실 밖으로 나가서 김종인을 찾는 데,
앉아서 핸드폰이나 만지작거리고 있어야 할 김종인이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있는거야.
다들 알겠지만. 우리가 지금 비밀연애 중이잖아?
그래서 혹시라도. 우리 학교 사람일까봐 최대한 안 들키게 조심조심 다가가서 조용히 대화를 엿듣는데....
"와. 김종인. 이게 얼마 만이냐? 우리 졸업하고 거의 5년 만이지?"
"와. 그러네. 진짜 반갑다."
"와. 김종인. 대학원 다니면서 조교하고 있다더니. 핫바디는 그대로다??"
"ㅋㅋㅋㅋㅋㅋㅋㅋ그 입담은 여전하네. 변백현."
몰래 뒤에서 쭉 대화 내용을 들어본 결과. 졸업 후 5년 동안 연락이 끊겼다가 우연히 만난 고등학교 동창? 같았어.
뭐 우리 학교 사람만 아니면 알려져봐야 나쁠 건 없으니까. 하고 생각하면서 조금씩 김종인 쪽으로 다가갔지.
"그럼. 내가 또 한 일관성 하잖냐. 하하하. 근데 여긴 누구랑 왔어? 혹시.. 여자친구?"
"아. 응. 지금 잠깐 화장실 갔는... 어. ㅇㅇㅇ!"
정말 기가 막힌 타이밍에 나를 찾는 김종인의 레이더 망에 엉거주춤한 자세로 다가오고 있는 내가 포착됐고.
나는 어색하게 웃는 모습으로......... 그렇게 김종인의 여자친구로. 처음 소개가 됐지.
"와. 미인이시네요~ 반가워요. 저는 종인이 고등학교 동창 변백현이라고 해요."
"아. 안녕하세요. 김종인 여자친구 ㅇㅇㅇ 이에요."
"와. 진짜 신기하다. 김종인을 여기서 다 보다니. 것도 이렇게 예쁘신 여자친구랑. 와...."
"하하하. 감사해요. 종인오빠랑 고등학교 때 친하셨나봐요?~"
"네네네. 고3 때 같은 반이었어요. 그 때가 한참 월드컵 할 때라 대한민국 경기 있는 날이면 반 애들 전체가 야자 빼달라고 그렇게 선생님을 조르고 그랬었는데. 기억나냐 그 때?"
"ㅋㅋㅋㅋㅋㅋ내가 그 걸 어떻게 잊겠냐."
하면서 잠시 추억 회상에 들어간 두 남자를 흐뭇하게 쳐다보고 있는데.
그냥 문득 난 월드컵 때 뭐 했더라. 하는 생각이 드는 거야.
2006년에... 하... 맞아. 그 때 빅뱅이 데뷔했었지.
그 푸릇푸릇하던 애들이 이제 벌써 선배 소리를 다 듣고... 세월 참 빠르네.
하고선 혼자 추억 회상에 젖어 있는데.
"야. 난 아직도 니 눈물을 잊지 못한다. 우리나라 16강 달성 했을 ㄸ..." 라고 말하는 백현의 입을 김종인이 강하게 틀어 막는 것이다.
뭐? 김종인? 눈물?
이런 단어는 기가 막히게 캐치해낸 내가 "아. 오빠 좀 들어보자. 백현씨 왜요? 종인오빠가 어땠는데요?" 하고 김종인의 손을 떼면서 묻자.
김종인이 체념한 듯한 얼굴로 서 있었고 그 모습을 본 백현이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말을 하더라.
"아 그 땤ㅋㅋㅋㅋㅋㅋㅋ 16강 확정 되기 전 마지막 경기라 저희 집에서 여러명이 모여서 같이 축구를 봤거든요.
근데 김종인 이 자식이 워낙 잠이 많은 애라서 축구를 기다리면서 계속 꾸벅꾸벅 조는 거에요, 글쎄. 그래서 저희가 축구 시작 전에 몰래 얼굴에 낙서를 해놨었는데
저희도 막상 경기가 시작하니까 김종인한테 신경 못 쓰고 집중해서 보고 있었거든요? 근데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방금 또 상상했엌ㅋㅋㅋㅋ
무튼 후반 4분에 박주영 역전골이 터져서 저희 다 소리 지르면서 기뻐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정말 김종인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제 일어났는지 퉁퉁 부어가지고는 겁나 서럽게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는거에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굴에 낙서는 잔뜩 되있고... 아 그 때 생각하면 진짜 아직도 웃음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헐............자다일어나서 울었대. 너무 귀엽잖아ㅠㅠㅠ
내가 모르는 시절. 김종인은 여전히 귀여웠구나. 이런 생각에 자동 엄마미소를 지으며 실실 쪼개고 있는데... 음.. 잠시만?...
왜 2006년 월드컵이 16강 진출이지?....
"아. 저기 백현씨ㅋㅋㅋㅋ 근데 2006년에는 우리나라 16강 진출 못 하지 않았어요?"
"...네? 저 지금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얘기하는 거에요! 허정무 감독님 계실 때!"
"...네?"
그 때부터... 무언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걸 빠르게 짐작했다.
"저.. 백현씨. 그러니까... 2010년에 고3 이셨다는 거죠? 실례지만.. 나이가..."
"ㅋㅋㅋㅋㅋㅋㅋㅋ저 종인이 친구라니까요. 당연히 25살이죠. 아 맞다. 김종인이 빠른 년 생이라 저보다 한 살 어릴걸요? 24살. 맞지. 김종인?"
내가 정말 버퍼링 걸린 것 처럼. '아. 저 백현씨..가.. 25살... 종인...24살...25살...24살...24...스물..넷...." 하면서 비틀거리니까.
김종인이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는 백현이를 빠르게 돌려보내는 것 같았어.
나는 여전히.. 멘붕 속에 빠져 있었고.
내가 계속 비틀 비틀 거리니까 김종인이 '야. 일단 앉아봐.' 하면서 나를 영화관 의자에 앉히더라.
그렇게 김종인이 하라는 대로 따라 앉아서는 한참을 생각해보다가. 어느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어.
"야!!!!!!!!!!!!!!!!!!!!!!!!!!!!!!!!!!!!!! 김종인!!!!!!!!!!!!!!!!!!!"
돌아온 정신과 동시에 속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었던 무언가가.. 확 올라오더라.
"...내가.. 일부로 그러려고...그런건... 아니야....."
"뭐???????? 24살???????? 너 내가 26인거 알았어 몰랐어. 어???????"
"....알..았어."
".................와..............................내가 그동안......2살이나 어린 동생한테....ㅇ..ㅗ..빠...라고.....ㅋ.....ㅋㅋㅋㅋㅋㅋ........와...."
솔직히 뭐. 오빠라고. 부르는 거. 그래 그것도 오글거리고 후회스러웠지만.
그냥 김종인이 나를 속이고 있었다는 게. 너무 화가 나는거야.
백현을 만나지 않았다면 정말 언제까지 이렇게 숨겼으려나 싶기도 하고.
"실망이다 너."
정말 그렇게 뒤도 안돌아보고서는 밖으로 미친듯이 뛰어갔어.
나는 나름 전속력으로 달렸다고 생각했는데.. 남자의 달리기는.. 정말 무시 못하더라. 얼마 못가서 결국 나는 김종인한테 붙잡혔지.
"손.. 떼라."
"...데려다 줄게. 지금 지하철도 끊겼잖아. 너 여기서 집 먼 거 아는ㄷ.."
"택시탈거야."
"..안돼 위험해. 데려다만 줄 게. 응? 제발.."
결국 나는 끝까지 김종인 말을 개무시하고 택시를 잡았고 문을 열고 택시 안에 안전하게 탑승.........한 줄 알았는데.
잠기지 않았던 문은 김종인의 손에 허무하게 다시 열려버렸고. 그대로 김종인에게 질질질 끌려서 주차장까지 왔던 것 같아.
"씨발. 놔라. 김종인."
"....욕해도 상관없어. 난 너 데려다 줄거야."
"나 너 보기싫다고."
"..그럼 나 보지 마. 그냥 택시 탔다고 생각해. 뭐. 어떻게. 눈이라도 가려줘?"
이렇게 까지 완강하게 나를 데려다 주려고 하는 김종인을.. 진짜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없는거야.
그래서 결국 나는 김종인의 옆자리가 아닌 뒷자석의 문을 열고 탔고, 닫힌 문 밖으로 김종인이 "씨발!!!!!!!!!!!" 하고 소리 지르는 모습이 언뜻 보이는 듯 했어.
그렇게 우리 둘은 서로 단 한 마디의 대화도 없이 우리 집 앞까지 왔고. 나는 차가 멈춰서자마자 문을 박차고 내렸어.
그 때부터였나. 김종인의 차와 나의 간격이 점점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꾹꾹 참고 있었던 눈물이 나는 거야.
아..시발.. 왠 청승이냐. 달 밤에. 하면서 현관문 비번을 누르는데.
뒤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어.
"뒤 돌지 말고. 듣기만 해."
"..."
"...처음부터.. 말 안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어."
"..."
"물론 나도.. 내가 너보다.. 나이 상으로.. 더 동생이라는 거 알고.. 당황스러웠고. 너한테 이 말을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 정말 많이 했었어."
".."
"..근데 니가....."
"..."
"연하는 싫다면서."
"..!....."
"내가... 연하였으면 안 만났을 거라면서..."
"..."
"........난..... 그럼 어떡해야 돼..................나는...."
문득. 우연히 서로의 전 애인 이야기를 했던 날이. 머리 속을 스쳐지나갔다.
"오빤 그래서 내가 몇 번 째 여자에요?"
"너? 세번 째."
"와...... 난 오빠가 두 번 짼데... 뭐야. 나 억울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가 그렇게 억울해."
"나는 오빠한테 세번째 잖아요!!! 오빠는 나한테 두 번짼데.... 아니다. 첫 번째라고 해도 되겠다."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아 몰라요. 진짜 개쓰ㄹ...가 아니고 정~~~~~~~말 최악인 사람이었거든요."
그렇게 내 전 남친 이야기를 김종인에게 들려줬었다.
재수를 해서 대학을 들어온 나는 나보다 어린 동기들에게 먼저 다가가기가 어려웠었고, 그렇게 한동안 과 내에서 엇돌았었다.
그런 내게 전 남친..... 이라고도 부르고 싶지 않은. 누군가가 먼저 손을 내밀어 줬고. 나는 정말. 그런 그에게 모든 걸 다 내줄 수 있을 정도로. 사랑했고. 헌신적이었다.
모든 데이트 비용은 물론이고 기념일 선물까지 내가 다 준비해가면서 그렇게 바보처럼 정말 그 사람에게 올인했었다.
그런 나에게 그 남자는. 정확히 사귄지 300일이 되는 날. 유학을 가야겠다며 헤어지자고 말했고. 따라가겠다는 나를.... 정신병자 취급 했었다.
미친놈.
그 사람 얘기를 다시 떠올릴 때마다 머리가 지끈거려와서....... 그 때도 이 정도까지. 얘기해줬던 것 같은데.
여기까지 얘기를 해 놓고 내가 뭐라고 했더라.
아.. 맞다.
"그래서 난 이제 연하 안 만날 거에요."
"..."
"나보다 어린 것들은 남자로 대해주고 싶지도 않아."
그랬었지 내가. 참.
여기까지 생각을 하고 나니까. 아 이게 백퍼센트 김종인 잘못이라고도 할 수가 없는거야.
혼란스러워서 김종인을 보려고 뒤를 딱 도는 데.
김종인의 눈에서. 정말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어.
세.상.에.
너무 놀라서 곧장 김종인한테 달려가니까 김종인이 눈물 가득한 목소리로 "아 씨.. 내가 뒤돌아보지 말랬잖아." 이러더라.
"바보야. 니가 왜 울어ㅠㅠㅠㅠㅠ.." 하면서 나도 애처럼 눈물이 터져버렸고.
결국 우리 둘은 달 밝은 밤에. 늑대마냥....ㅎㅎㅎㅎㅎㅎ... 아파트 현관 문 앞에서 청승을 떨었다고 한다.
"연하는.. 진짜 싫어?"
그렇게 한참 뒤에 퉁퉁 부은 눈으로 고개를 든 김종인이 내 눈을 빤히 쳐다보면서 물었고,
"어. 싫어." 라는 내 대답에 다시 울먹이는 종인이의 입에 쪽. 하고 뽀뽀해주고는 이렇게 말했지.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야된대."
"..?.."
"연하는 싫은 데."
"..."
"김종인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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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 다시는 오빠 라고.... 안 불러 줄거야?" "와. 지금 나한테 그 걸 기대해?....... 이걸 확 죽일까보다." "......죽더라도 그 때 더 들어놀걸....." "오빠 짓을 해야 오빠라고 불러주지." 이렇게 귀여운 데 누가 오빠야. 하면서 김종인의 양 볼을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리는 데. 김종인이 자기 볼에 있던 내 손을 꽉 잡고 목에 걸더니. 그대로 키스를............. 달 밤에 울고 나서 그런가... 무슨 한 마리의 늑대 같았음. (그래 울프. 내가 울프. 아우. 아 사랑해요. 난 늑대고 넌 미녀!!!!!) 평소와는 다른 거친.... 남성의 향기가 폴폴 풍기는 키스에 정신줄을 반 쯤 놓고 있는데. 서서히 입술을 뗀 김종인이 내 입가에 흘러내린 침을 닦아주면서 이러는 거야. "이래도 오빠 소리가 안나온다 이거지?" "......야. 뭐 이 정도 가지고." 얼굴이 잔뜩 달아올라서는 김종인의 눈도 제대로 못 보고 말하는 나를 보던 김종인이 '그래?' 하고는 음흉한 미소를 짓더니. "두 번째 오빠 짓은." "..." "집에 들어가서 마저 해볼까." |
우쮸쮸쮸 입니다.
어. 제. 밤!!!!!!!!!!!!!!!!!!!!!!! 제 글이 잠시 아주 잠시동안ㅠㅠ..초록글에 머물러 있었다는 소식이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제 이 똥글을 사랑해 주신 모든 독자님들께 이 영광을 돌립니다.
원하시는 에피소드 신청 많이 많이 해주시구요~
암호닉은 늘 신청 받고 있으니 많이 신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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